분노와 폭력의 악순화으로 얼룩진 전 세계에 ‘용서’와 ‘화해’를 호소하는 달라이라마의 메시지를 한권의 책으로 엮은 『용서』가 화제의 신간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의 저자 빅터 챈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용서』 한국어판 발매를 기념해 방한한 빅터 챈은 방한 직전까지도 달라이라마와 함께 델리에서 열린 한국인 불자들을 위한 법회에 참석하는 등 30여년 가까이 달라이라마를 지척에서 보아온 인물이다. 그는 한국민에게 전하는 달라이라마의 영상 메시지와 함께 달라이라마의 근황과 그가 말하는 진정한 용서의 의미에 대해 부연했다. 다음은 빅터 챈과의 일문일답. -. 27일부터 30일까지 델리에서 있었던 한국불자들을 위한 법회의 분위기는 어땠는가. 달라이라마는 한국불자들이 법문을 언제나 진지하게 듣고 혹은 열
보리방편문 몸 속서 꿈틀대도록 정진 집착 남아도 평온하니 큰 내면의 혁명 청화선사 보리방편문 『일만송 수행일기』는 『아, 달라이라마, 지혜의 큰 바다』, 틱낫한 스님의『평화로움』등을 번역한 강옥구 시인이 ‘보리방편문’을 일만독송하며 자신의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솔직 담백하게 기록한 수행서다. 1998년 5월 25일 ‘보리방편문’첫 송을 시작한 그는 매일 50번씩 독송해 갔다. 한문 200자가 채 안되는 ‘보리방편문’이지만 그속에는 “안팎으로 일어나고 없어지는 모든 현상과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의 덧없는 행동들을 마음이 만 가지로 굴러가는 아미타불의 위대한 행동 모습으로 생각하고 관찰하라”는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는 청화 스님이 준 텍스트와 해설을 대조하며 독경해 갔다. 처음엔
실오라기 같은 길을 통해 몸을 낮추니 어진 말은 채찍만 보고 천리를 가네 중국의 일급 명승지인 여산폭포로 안내도하고 서산스님 친견도 거들겠습니다. 중국에는 여산폭포를 읊은 시들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에 이백의 시가 우리의 관심을 가장 많이 모읍니다. 이백의 여산폭포는, 폭포와 동화된 이백을 느낄 수 있으며 읽을수록 청량감과 생동감이 살아납니다. 소동파도 여산폭포에 관한 한, 李白의 詩 이상은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이 자리에 여산폭포를 불러들이면 곧 바로 여산의 폭포가 여기에 존재하고 나의 것이 되는 것이니 그 청량감과 생동감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1. 廬山瀑布 (李白) 日照香爐生紫烟 遙看瀑布掛長川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 아침 햇살이 향로봉에 비추어 자금광
한반도 최남단에 자리한 마라도 기원정사(주지 혜진 스님)가 도량의 면모를 일신하여 지난 9월 12일 관음전 낙성 및 관세음보살상 점안 법회를 가졌다. 사진제공=지문 스님 남제주에서 40여분 배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야 하는 마라도의 크기는 약 10만평으로 상주 주민은 80여명이다. 거친 파도로 뱃길이 끊기는 100여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500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드는 섬이어서 기원정사측은 지난 6월 해수관음상 개금불사를 마친데 이어 이번에는 기존의 팔각정을 관음전으로 재증축하여 국토 최남단에 자리한 절로서의 위상을 가다듬었다. 점안법회에는 법홍 스님(송광사)과 지묵 스님 등 10여명의 스님과 100명의 신도가 참가했으며 서울 연화회가 육법공양을 올렸다. 김민경 기자 mkkim@beop
여시아문(如是我聞). 일시(一時). 불(佛). 재사위국기수급고독원(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여대비구중(與大比丘衆). 천이백오십인(千二百五十人). “이와 같이 들리었다고 생각하세요. 먼 옛날의 어느 날이 아닌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이며 보문사입니다. 천이백오십 비구들이 아닌 여러분입니다. 천이백오십 비구가 부처님을 친견하고 있기에 기수급고독원은 빛이 났습니다. 바쁜 일상을 놓고 부처님 말씀(금강경)을 마주한 여러분이 있기에 보문사도 빛이 납니다.” 空과 空이 내는 묘음에 귀기울여라 순간 「금강경」은 시공을 초월해 우리 곁에 왔다. 그리고 부처님 말씀으로 생생히 전해졌다. 이전에도 경전은 있었고 금강경이 부처님 말씀이 아니라고 의심 한 번 해본 적이 있었는가. 그럼에도 대진 스님의 조용한 일갈이
며칠 전 평창동 키미갤러리에서 전시를 보았다. ‘HAPPY’란 제목으로 열린 기획전시였는데 다들 행복이란 키워드를 조형화 한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행복을 그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도대체 가능할까? 나는 작품들 사이로 지나면서 이런 저런 궁금증을 떠올렸다. 이층 전시실로 올라가니 전망이 탁 트인 조그마한 베란다를 끼고 있는 야외카페가 있었다. 그곳에서 산들을 보고 눈 아래 풍경을 보는 즐거움을 행복처럼 향유했다. 정작 행복은 이곳에 있었다. 그 조망의 시선이 기꺼이 허용되는 장소에서 숨을 고르고 사방을 둘러보면서 말이다. 그러한 잠시 내 시선은 벽에 걸린 몇 점의 작품들에 가 닿았다. 그래픽 디자인작품이며 캐릭터를 이용한 산뜻하고 선명한 그림 몇 점이었다. 그것은 이기섭의 ‘마우미마음이’라는 캐
독일 잡지 ‘게오 비센’이 2002년 실시한 설문에서 현존 인물 중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3%가 달라이라마를 꼽았으며 교황은 14%로 2위에 그쳤다. 서구인들에게 있어 달라이라마라는 존재가 얼마만큼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투시타센터 내부. 남녀 쌍신상의 모습이 이채롭다. 최근 서구에서 불고 있는 티베트 열풍에 달라이라마의 인기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 열풍이 달라이라마 개인의 독주로 이루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서구 불교계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 티베트 강원의 저력과 서구 학계에 축적된 티베트 불교에 대한 연구성과가 든든한 뒷받침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주로 중국이라는 필터를 통해 전해져온 우리 불교가 2천 년대에 들어서며 불교사상 최대의 불교 전래 루트(route)에 대한 일대 역추적(逆追跡)과 다양한 전통의 불교수행 편모(片貌)를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황금의 기회를 누리고 있다. 전통불교 혼용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소승 불교 경전 원본과 비파샤나 수행법, 티베트식 진언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대승 밀교, 금강승 수행 등이 그것이다. 세계가 좁아지고, 우리 불자들의 활발해진 성지순례와 유학의 덕이다. 이러한 다양성을 만끽하면서도, 필자는 우리 천수경의 수행에는 우리식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작(作)탄트라 사다나(성취법)에 의한 티베트식 수행에는 불교 산스크리트 진언을, 각각 병행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학계에서 제시하는 서로 다른 원어(原語) 버전에도 불
진흙소가 뛰어 오른다 덕숭총림 방장 원담스님 옛 스님이 이르기를 “일갈(一喝)에 산이 무너지고 바닷물이 마르니 전체가 활짝 벗어나 규모(規模)가 없다. 진흙소가 구름 밖으로 뛰어 오르니 아름다운 소문이 거리마다 가득하다” 했는데 대중들은 이 소식을 알겠는가! (주장일타) 일갈(一喝)은 봄날의 우뢰 같느니라. 무사노옹갈일성(無事老翁喝一聲) 건곤요탕대풍생(乾坤搖湯大風生) 천변백운은산곡(天 白雲隱山谷) 창파화뢰송유룡(滄波化雷送遊龍) 일 없는 노옹(老翁)의 한 소리 할에 하늘과 땅이 요동하고 큰 바람이네 하늘 끝 흰 구름은 산 계곡에 숨고 푸른 파도는 우뢰로 변해 용을 보내네 선객이 입 하나를 가지고 천하 사람들의 머리를 밟으려 하더니 노사(老師)에게 선뜻 실수를 저질렀다
이번 성지순례에서 방문하게 될 중국 10대 사찰의 하나인 항주 영은사 중국 제일의 관음성지인 보타·낙가산을 직접 참배하고 그 지역 큰스님들의 법문을 들을 수 있는 성지순례 및 방생대법회가 열린다. 법보신문이 주최하고 불교전문여행사인 (주)일광 주관으로 10월 4일부터 8일까지 4박5일간 실시되는 이번 관음성지순례는 보타·낙가산을 중심으로 상해, 영파, 항주 등에 있는 불교유적까지도 세심히 살펴보고 참배도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절강성 불교협회 큰스님과 보타산 불교협회 방장 스님이 참여하는 한중 방생대법회도 봉행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제사- 법우사-혜제사 등 사원 참배 불긍거관음원 이근원통 수행처도 백미 이번 성지순례는 짧은 기간에 비해 볼거리 많다
삼성(三聖. 임제 의현의 제자) 스님이 설봉 화상에게 물었다. “그물을 찢고 나온 황금빛 물고기는 무엇을 미끼로 잡아야 합니까?” “그대가 그물을 찢고 나오면 말해 주겠다.” “1천5백 대중을 거느리는 화상께서 말머리도 알아듣지 못합니까?” “노승이 절 일에 바쁘다 보니...” ‘황금빛 물고기’를 모르는데 ‘미끼’를 어찌 알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송(頌)을 엿보면 짐작이나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물을 찢는 황금빛 물고기/물속에 조용히 있을 리 없다./하늘을 흔들고 땅을 휘저으며/지느러미를 떨치고 꼬리를 흔드네./고래가 뿜는 파도는 천길이나 나르고/우레소리 진동하니 회오리 바람인다./이 호쾌한 소식을 아는 이 몇이나 될지.” 일체번뇌의 그물을 찢지 못하면 물이 마를때까지도 그
‘금강경오가해 강의’는 불국사 승가대학 학장 덕민 스님이 지난 4월 1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불국사교육문화회관에서 강의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법보신문은 덕민 스님의 ‘금강경오가해 강의’를 시간적-지리적 제약으로 동참하지 못하는 불자들을 위해 지면을 통해 그 생생한 현장을 전달합니다. ⑧ 감포 이견대의 유래 해설 지난 하안거 결제일에 사부대중이 다 모여 법회를 했는데 조실스님의 육성 법문을 들으니 조실스님의 면모와 선사상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조실스님의 옷자락에서 청풍명월이 흘러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生也全機現 死也全機現(태어날 때에도 기틀을 온전히 해서 훤하게 나타내고 죽을 때에도 기틀을 온전히 해서 훤하게 나타낸다. 즉, 진리는 생사거래에 관계없이 항상 우리 곁에 충만
오름이란, 제주도 화산도상에 산재해 있는 기생 산화구(작은 산)를 말한다. 옛날 화산폭발로 제주도가 생성되었을 때 한라산 자락에도 소규모의 많은 작은 폭발이 있었는데, 이 때 생긴 분화구를 오름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제주에는 무려 370개 정도의 오름이 산재해 있다. 오름의 어원은 몽고에서 온 ‘오람’이란 것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오름은 제주의 주요 상징물 중의 하나이다. 제주에 가서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오름을 주의 깊게 감상하고, 거기서 어떤 감회를 느꼈다면 제주를 제대로 본 것이라 해도 좋다. 오름은 제주지역 민초들에게는 삶의 현장이었다. 삼별초의 마지막 항쟁 터도 오름이었고, 오늘날에는 제주 사람들의 생활 터전이기도 하다. 제주 사람들에게 있어 오름은 희망이요 그리움이요, 또한 미
바람은 묶지 못한 뜬구름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내게 출렁이는 파도는 깊이를 잴 수 없고 가까이 할 수 없는 이슬 아득히 맑은 금강석이다 네게 죽지 않는 하늘 넉넉한 태양이며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는 우주를 꽉 채우는 별이다
며칠 전, 제주에서 철인 3종 경기가 있었다. 수영 3.8km, 싸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쉬지 않고 이어 달리는 경기이다. 한마디로 인간한계를 확인하고자 하는 철인들의 잔치이다. 수영출발에 앞서 가장 앞자리에 왠지 부자연스럽게 서있는 청년이 있었다. ‘설마’했는데 분명 오른쪽 무릎아래가 없었다. 정상인도 완주하기 힘든 경기에 정말로 뛸까? 마라톤은 휠체어로 달리는 것일까? 출발 징소리와 함께 경기에 집중하면서 그 청년을 잊었다. 수영과 싸이클이 끝나고 마라톤을 하는데, 반대편에서 바로 그 청년이 달려오고 있었다. 숨이 막혔다. 그는 주걱과 같은 인조다리를 달고, 이미 10km 반환점을 돌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후루하타 도시오(39). 일본청년인 그는
“고통도 즐거움을 깨닫게 되는 경험 피하지 말고 깬 마음으로 이겨내야” 3월 28일 천안 국립중앙 청소년 수련원. 틱낫한 스님과 함께 하는 3일간의 수행이 시작되는 날. 분노, 질투, 욕심, 시기 등 몸에 훈습된 풍진을 털어 낼 묘약이라도 받을 듯 사람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수련생들은 스님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고개를 연신 젖혀 스님이 들어올 문을 바라본다. 틱낫한 스님이 보이자 300여명의 수련생들은 해변가의 파도처럼 출렁거린다. “키는 좀 작다” “사진하고 똑같다.” 여기저기 수군거리던 소음도 잠시 청아한 종소리가 울렸다. 웅성거리던 강당은 곧바로 고요한 적막에 휩싸인다. “Good friends”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스님의 첫 법문은 이렇게 시작됐다. “
구름.돌.물.해 이 모두 십장생무늬에 든다. 이들엔 수명길기를 바라는, 장생(長生)사상이 들어있다. 이런 세상 속에 깨끗함으로 피어난 연꽃 또한 변함없는 청정세상이 계속되기를 기원하는 것이 아닐런지. 끊임없는 파도, 걸림없는 구름 변함없는 돌. 이 모든 이연에도 걸림 없기를…
김정희 씨 “용수 불이사상 잇는 전통 대승불교” 조용헌 씨 “능엄선은 소리로 깨닫는 수행법” 불교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 속하는 수행을 집중적으로 다룬 이번 두 논문이 주목받는 것은 교리연구의 차원을 넘어 수행의 방법과 그 의의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에 비교적 많이 알려진 간화선이 아니라 천태나 능엄의 선수행법를 깊이 있게 접근한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서울대 철학과 김정희 씨의 「천태지의의 불교수행론 연구」는 지의(538~597)의 원돈지관(圓頓止觀) 수행법이 용수의 공사상에 근거하는 대승불교의 수행법임을 밝힌 논문이다. 원돈지관은 부처님의 사념처관 중 관심(觀心)이 진리를 통찰하기 위한 유일한 수행법으로 김 씨는 천태지의가 마음에 대한 이론적 근거로 제시했던 ‘
우리시대의 대표명창 안숙선 명창이 부른 ‘판소리 불타전’이 출시됐다. 안 명창은 올해까지 다섯 해나 매년, 부처님오신날이면 안성 도피안사 대중과 지역민을 위해서 판소리로 부처님의 일대기를 노래했었다. 부처님의 강생과 고뇌, 출가, 고행과 성도, 전법륜, 대열반 등 부처님의 일생을 아니리, 중모리, 빠른 중중모리 등 갖은 음률과 장단으로 때론 큰 파도처럼 굽이치게 또 때론 화엄의 바다처럼 고요하게 노래한 음반이다. 절에서의 연주실황을 담아 현장에서 앉아 듣는 듯한 환희심을 일게하는 음반이다. 031)585-8700
한글 의식문 보편화로 동참자도 이해 쉬워 마음으로 함께해야 '참 뜻' 천도재란 영가를 극락으로 보내는 의식이다. 수많은 종교 중에 영가를 천도시켜 극락으로 가게 하는 천도재는 불교만의 독특한 의식이다. 천당과 극락이 어디 있느냐고 묻지만 극락은 공간적인 세계가 아니라 유심의 세계다. 다시 말하면 마음 가운데에 지옥도 극락도 있다는 말이다. 그 지옥과 극락은 바로 자신이 만들기 때문에 천도재는 극락의 마음을 갖도록 하는 의식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성싶다. 옛날에는 한문으로 의식을 진행 해서 동참자는 멀뚱히 자리만 지키고 앉아 있어야 해서 장시간 힘들고 지루했다. 영가들도 어려운 한문이라 쉬운말만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말 천도재를 많이 하고 있어 참석자도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