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암사죠. 주지스님 바꿔 주세요!' '......' '아, 주지스님 안 계세요? 왜 대답이 없어요?' 문득 어찌 잘못 되었는지 짐작이 갔지만 장난기가 생겨 대답했다. '아∼예, 주지스님은 출타하시고 상좌만 있는데요.' '아, 그럼 주지 오면 전하세요. 보름날에 본 절에서 모임이 있다구요.' 그쯤 되니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지간에 모인다면 뭔가 중요한 회의일 성 싶은데 계속 장난질해 버리려니 켕겼다. 막 수화기를 놓으려는 스님을 붙들어 얼른 고백했다. '저 죄송한데요. 여긴 절이 아니고 출판사 현암삽니다.' '아따, 이 사람 그럼 얼른 말해야지, 원.' 이 회사에 입사한 첫날 받은 전화 해프닝이라 나중에 사주한테 얘기했더니 더러 받는 전화인데 대답
'절에 갈 때 뭘 갖고 가나요?'(초보 불자) 기도수건·염주·의식집 등을 잘 챙기면 신행활동이 더욱 즐거워 진다. '가방 속에 뭐가 들었냐구요? 보물이 들었지요. 절에 갈 때 꼭 챙겨가야 할 것들이 들어있어요.' 신행경력 10년 이상을 자랑하는 베테랑급 불자들과 처음 불교에 입문한 초발심 불자들과의 '수준' 차이가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순간이 있다. 법회나 기도를 위해 법당에 들어서 자리를 잡는 순간 초보 불자들은 빈손으로 자리를 펴고 앉는데 비해 베테랑급 불자들의 가방 속에선 손때 묻은 '신행소품'들이 줄줄이 나온다. 신행 활동을 더욱 즐겁게 도와주는 '신행소품'들을 베테랑 불자들의 조언으로 고르고 챙겼다. 깔끔한 예절 '기도수건' = 법당에 있는 좌복은 여러 사람이 함께
박보하 씨 그에게는 ‘큰스님 전문 사진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의 카메라 렌즈를 거치고 나면 큰스님 얼굴의 선 고운 주름과 살뜰히 풀먹인 장삼 자락의 올곧음이 고스란히 사부대중에게 전해지는 까닭이다 사진작가 박보하(37) 씨. 그는 사진작가이며 일찍이 우리가 보지 못한 산사의 작은 아름다움을 찾아내 온기 불어넣은 사진으로 돌려주는 문화발굴자이다. 홍조를 띠며 넘어가는 저녁노을에 발그레하게 물들어 버린 법당의 꽃문살 창호와 주인을 기다리다 삼라만상을 다 깨우친 듯 가지런히 댓돌 위에 앉아있는 선방 앞의 고무신 한 켤레. 말없이 나선 포행길에 문득 주고받는 큰스님과 상좌스님의 미소. 절 집안에 한 두 번쯤 발을 들인 적이 있다면, 고개를 들어 눈 한번
자연오염에 책임지라 그간 인간이 자연을 학대해 온 결과가 이제 조금씩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지는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듯이, 물, 물, 물 하면서 기갈에 허덕이고 있는 동안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남미 어느 국가에서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는지 사상 최대의 홍수로 난리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의 조화가 참으로 고르지 않습니다. 저는 할 수만 있다면, 우주법원에다 형평성을 잃은 이런 자연의 처사를 고소해서, 그 동안 우리 농부가 고생한 것에 대한 배상금을 받아내고, 이런 균등하지 못한 처사를 벌인 자연에게 자격정지 수만 년, 아니 수억 년을 내리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인간이 자연을 오염해서 생긴 일이니, 너희가 책임지라는 판결이 나올 것만 같아 두렵기만 합니다.
5월 하순에 영상자료원에서 한국영화감독주간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3월의 이두용 감독부터 12월의 박종호 감독까지 대표작을 상영한다. 젊은 관객은 생소하지만 50대를 넘긴 전후세대에게는 낯익은 감독들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필자는 화요일(5월 22일)에 장일호 감독의 ‘석가모니’(1964)를 관람하기 위해 영상자료원에 갔다. 30년을 넘게 연출활동을 펼쳤던 장일호 감독이 그 자리에 참석하셨다. 그 분은 영화의 제작 배경과 현장에서 있었던 흥미있는 에피소드를 관객에게 들려주면서 감상 분위기를 북돋우고 계셨다. 장일호 감독은 신필름에서 연기지도 조감독으로 출발하여 ‘의적 일지매’(1961)로 감독 활동을 시작했다. ‘의적 일지매’의 성공은 사극 전문 감독으로 충무로에 알려지게 되
흠뻑 물기를 머금은 분홍 꽃잎이 후드득 떨어진다. 문득 불어온 동풍 때문인가? 연꽃이 고개 숙여 흔들리는 듯 하지만 연 그림자 드리운 수면은 여전히 고요하다.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연꽃의 고결함과 넉넉한 여백의 미를 담고 있는 수증 스님의 연꽃그림전이 열린다. 6월 20일부터 26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수증전’에는 스님이 2년간 그린 문인화 신작 35점이 전시된다. 지난 99년 공평아트센터에서 열린 ‘일지하엽수련전’ 이후 2년만에 만나는 스님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에는 연꽃 외에도 새, 수선, 석류 등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우리 자연의 숨은 장면들이 담겨졌다. 절 앞 텃밭을 가꾸거나 포행 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생명들과의 대화가 더욱 깊어졌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불교계에서 폭력사태가 잇따라 발생해 말썽이 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동국대 불교학부의 교수로 있는 비구 스님이 역시 교수로 있는 비구니 스님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한 것이고 (본인은 그러한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불교방송의 한 간부사원이 신입사원을 교육한다며 술에 취해 폭언과 폭행을 하고 심지어 수습 여사원의 배를 발로 걷어차는 만행을 저지른 사건입니다. 몇 년 주기로 일어나는 종단 분규사태의 후유증으로 인해 이처럼 불교계에 폭력사태가 만연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수치스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폭력을 행사했거나 폭력 의혹을 받는 당사자들이 모두 불교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비중 있는 위치에 있는, 타의 귀감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라
인천불교의 중심도량이 될 인천불교회관 건립이 6월 17일 기공식을 시작으로 가시화된다. 인천불교회관은 교육도량의 필요성을 절감한 부평 마하연 포교원장 일지 스님에 의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이 추진된다. 일지 스님은 “불교새가 취약한 인천지역에서 불교를 중흥시킬 전진기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8년 인천조계종사암연합회와 강화 보문사, 조계종 총무원 등이 4억 8천여 만원의 기금을 출연해 마련한 남구 구월동 일반상업지구내 213평 대지에 세워질 인천불교회관은 지역의 각급 불교단체가 입주해 명실상부한 인천불교의 센터로 자리잡게될 전망이다. 그동안 막대한 비용 때문에 건립 시기를 미루던 인천불교회관 건립에 원을 세운 일지 스님은 “지금 현재 모든 조건이 충족된 것은
사람들은 마음이 지치고 사는 일이 힘들어질 때 산을 찾는다. 산사에서 마음의 위안과 새로운 삶의 힘을 얻는 것이다. 종교에 관계없이 아집과 편견, 집착을 모두 쉬고 자신을 돌아 보고 넉넉해지는 것은 왜 일까? 비록 인공적인 건물이지만 절은 산과 조화를 이루어 이미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산에 사는 수행자들은 절에 찾아오는 세속의 지친 나그네에게 몸과 마음에 자연의 감성을 일깨워 주고자 노력한다. 그러기에 도량을 가꾸고 불사하는 일에도 세심한 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돌담 하나라도 민족문화의 유산이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절은 사람들의 귀의처이며 민족문화의 중심으로 기능한다. 수행자는 늘 이러한 절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절을 복원하고 보수하고 신설하는 불사를 하
“동심 속 ‘부처’ 찾는게 교육의 목표” ‘꼰대’ 선생과 ‘버릇없는’ 아이들의 365일 의례적 덕담 탈피… 생생한 교육 현장 담아 ‘학교가 붕괴’되고 ‘교육이 무너진다’는 말에 우려와 걱정보다는 체념과 외면이 앞서지는 않는가. 어느 현직교사의 일기장을 훔쳐보자. 1985년 교단에 첫발을 딛은 후 4년만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됐다 94년 봄 복직한 불어 선생님. 복직 후에도 전교조 부산지부 편집국장으로 일하다 어느 날인가는 갑자기 머리를 빡빡 밀고 교단에 선 ‘꼰대’ 선생님이 1년간 기록한 학교, 그 ‘특별한’ 공간 속의 기록이 뜻밖의 희망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산 영도구 영도여자고등학교 불교 교사 윤지형 씨가 기록한 생생한 교육현장 일지
새벽 5시. 아침을 시작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이혜선(59) 씨의 집 작은 기도방에는 벌써부터 새벽을 깨우는 목탁소리가 울려 퍼진다. 예불, 반야심경을 끝내고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참회정진과 금강경 독송이 끝나면 어느새 오전 7시. 서둘러 집안 청소와 아침식사를 끝내고 조계사로 출발. 딸 둘을 모두 출가시켜 이제는 편안하게 쉴 나이가 됐지만 여기저기 그가 벌려놓은 일들을 일일이 챙기느라 하루 24시간이 오히려 부족하다. 남편 서정래(59, 흥화산업 대표이사)씨와 함께 입학한 조계사 불교대학에 다니고 있는 그는 조계사 기본교육생과 불교대학 출신들을 각 지역에서 관리하는 지역 법등이 출범하면서 인천부천김포지역 초대 법등장과, 서울 강서지역과 인천지역을 묶는 광역5지역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평화실천 광주전남불교연대’는 호남 지역 참여불교운동의 구심점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5·18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었던 전남 지역의 386불자와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사찰의 지도자급 스님 등 100여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평화실천 광주전남불교연대’(이하 광주연대)가 4월 18일 오후 6시 30분 광주 선덕사(주지 행법 스님)에서 출범한다. 이해모(35·법명 본연·사진) 광주연대 사무국장은 “그 동안 광주, 전남 지역에는 참여불교운동을 주도할만한 단체가 없어 사찰이나 불자들이 개별적으로 시민·사회 운동에 동참하다보니 그 효과가 미약했다”고 지적하면서 “광주연대가 주축이 돼 평화, 환경 등 6개 분야의 참여불교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안학교 세우겠다'는 스님 가급적 수행의 본분에 충실하길 성격이 나쁜 탓에 지나치게 자주, 거침없이 말을 하는 편이다. 정직하지는 않지만 솔직하다고 해야 할까. 종종 상대방을 당혹케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있다. 업장이 두텁기 때문이겠지, 죽기 전에는 고칠라나 하면서 그냥 저냥 살고 있다. 얼마 전 10년 넘게 지켜보고 있는 한 스님에게 안부전화를 넣었다가 예의 그 못된 버릇이 또 발동했다. 스님은, 스님이 몸 담고 있는 지역사회에 대안학교를 세우고 싶다고 했다. 스님의 그 호연스런 말이 마침표를 찍기도 전에 내 입에서 왜 그 일을 스님이 해야하는데요, 그건 다른 머리 기른 사람들이 해도 되니 스님은 그냥 수행이나 하시지요라는 주제가 넘어도 한참이나 넘은 훈수가 불쑥 튀어
교계 청년불자들이 8.15를 맞아 통일을 위한 염원을 담은 다채로운 행사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불교청년회(회장 김규범)와 통일정진불교연대(집행위원장 성태용)는 8월 11일부터 1박 2일 동안 조계사에서 통일기원 철야정진 문화제를 개최했다. ‘나 그대 가슴에 통일의 오작교 되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조계사 청년회와 대한불청, 통일정진불교연대 회원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통일기원 정진 1080배와 통일 노래, 통일 탑돌이, 통일지도 만들기 등 통일 문화제도 열렸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도 8월 11부터 16일까지 5박 6일간 6.15 공동선언 이행 실천을 위한 2001년 대불련 통일 순례를 실시하고 있다. 대구를 출발해 경산, 옥천, 대전, 서울, 마석 등을 순례하는 이번 행
“들꽃-곤충 모두 어린이 친구예요” “도시에만 살아서 흙이라곤 밟아본 적 없는 어린이들이 견학을 오면 신기한지 하늘동산에 살고 있는 개구리나 풍뎅이, 메뚜기, 들꽃 등의 생물들과 금새 친구가 된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옥상생태공원으로 성남의 경동보일러 옥상에 조성된 ‘하늘동산21’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안은경(29) 씨. 안은경 씨는 정토회가 실시하는 20기 생태학교를 졸업하고 경동보일러에 하늘동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입사했다. 안은경 씨가 2년 째 관리하고 있는 도심의 고층 빌딩 속 별천지인 ‘하늘동산’은 환경부가 추진 중인 환경사업으로 도심 속 생태공간 복원에 대한 연구 끝에 만들어진 ‘생태공원’이다. 12층의 경동보일러 옥상에 펼쳐진 하늘동산21에 자라고 있는 각종 야생
군 사법부 증언-증거 무시 2000만원 추징 “법당 건립을 위해 석탑을 보시 받은 것이 뇌물수수일 순 없다. 불교의 명예 회복을 위해 다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 5월 31일 속개된 선고 공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김태복 장군이 공판 직후 “불교와 군포교의 명예 회복을 위해 끝까지 법정 투쟁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장군은 “30년 동안 청렴결백하게 군 생활을 해 온 장군의 말은 안 믿으면서 군 검찰로부터 온갖 협박을 받아 위증을 했던 군 관계자들의 일관성 없는 증언을 신뢰하는 군 사법부의 태도는 납득할 수 없다”면서 상고의 뜻을 거듭 강조했다. 고등군사법원 사법부는 이날 선고 주문에서 “피고인이 뇌물을 수수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증인들의 증언은 세
서울 충정로 수효사엔 15년째 지역 내 독거 노인을 위해 무료한방진료를 해온 불자가 있다.한방요법 자원봉사자 홍경일(44)씨. 그는 성훈따주기로 유명한 성훈 스님으로부터 한방요법을 전수 받은 이후 지난 87년부터 수효사에서 무료한방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후 1시면 열일 제쳐두고 이곳을 찾는 홍 씨는 음식을 먹고 채해서 온 노인부터 퇴행성관절염이나 혈액순환이 좋지 않아 고생하는 노인까지 한방요법 따주기나 부황, 뜸, 침 등을 놓아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만 찾는 불자들 사이에서는 ‘약사보살’로 통한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이곳을 찾을 노인들을 생각하면 빠트릴 수가 없어요. 이분들이 어쩌면 전생에 나의 부모님이나 형제일지도 모르니까요” 홍 씨와 함께 봉사를 하고 있는 공덕회는
홀로 있다는 것은 외로움이나 고독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 외로움이나 고독이란 느낌이 우리의 속 뜰을 더 생생하게 비춰 주고 우리 존재의 근원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와 깊이를 가져다준다. 혼자 있다는 것은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한없이 충만한 것이다. 쉽게 생각해 보면 헛헛하고 외로워 보일지 모르지만 텅 빈 가운데 성성하게 깨어있는 속 뜰은 마구잡이로 채워 넣는 소유의 정신에 비할 바가 아니다. 홀로 있을 때 우리는 참으로 함께 할 수 있고, 작은 나의 허울을 벗고 전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몸뚱이만 그저 덩그러니 혼자 있다고 해서 다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혼자 있으려면 번거로운 우리의 소유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잔뜩 소유하고
두 겹으로 겹쳐 놓은 좌복 위로 굵은 땀방울이 떨어진다. 뚝…뚝…. 경칩을 지나고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오전 나절 법당엔 여전히 찬 기운이 남아있다. 목탁 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 석가모니불 ' 정근에 맞춰 오체투지로 몸을 낮추는 81살 조응호 옹의 이마와 옷은 한 여름 소낙비라도 맞은 듯 땀에 흠뻑 젖어 있다. 8년째 매일 300배 3월 10일 부처님 출가재일(음력 2월 8일)부터 3월 17일 열반재일(음력 2월 15일)까지 8일간의 정진기간을 맞아 서울 강남 봉은사 법왕루에서는 1만배 정진 기도가 봉행됐다. ' 내 안의 부처님을 보라! 도전 1만배 정진 '이라는 플랜카드가 걸린 법당에서는 1백여 명의 불자들이 얼굴이 붉게 상기되는 것도 잊은 채 일배 일배에 혼신의 힘을 쏟고
동국학원이 흔들리고 있다. 불자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진행돼 오던 동국대 불교종합병원 개원이 처음 계획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를 넘기게 되었다. 지난 3월 불교종합병원에 취직하기 위해 응시한 500여 명의 응시자들은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다 못해 연일 동국대 홈페이지 등에 거센 항의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26일 열린 동국학원 이사회에서는 기본적인 정관개정조차 통과시키지 못함으로써 의료원장 임명은커녕 직원채용도 무기한 유보된 상태다. 이번 이사회 결과에서 알 수 있듯 동국학원 행정 곳곳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한 동국학원 이사의 지적처럼 정관개정이 있기도 전에 의료원장을 선임하고, 추가 예산안을 통과시키기도 전에 이미 자재를 구입해 공사를 진행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