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죄자들 절에 갔다’는 박태균 교수, 가톨릭 신앙 작용했나

  • 교계
  • 입력 2023.07.20 14:51
  • 수정 2023.07.21 13:37
  • 호수 1690
  • 댓글 8

가톨릭방송 등, 박 교수 세례명 ‘가브리엘’ 소개
“방송서 스님을 ‘중’…박 교수 불교관 드러낸 것”
공개 사과·유튜브 해당 영상 삭제 요구 목소리도
“불교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빌미 돼선 안 돼”

박태균 서울대 교수가 올해 6월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동아시아 정세와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유튜브 캡쳐]
박태균 서울대 교수가 올해 6월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동아시아 정세와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유튜브 캡쳐]

박태균 서울대 교수가 유튜브 채널 ‘3프로 TV-경제의 신과 함께’에 출연해 “1950년대 범죄를 저지르고, 군대나 절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불교계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 교수가 ‘가브리엘’이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교수가 유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불교계에 모욕적인 주장을 펼친 것도 특정 종교에 편향된 시각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톨릭 평화방송·평화신문 등에 따르면 박 교수는 ‘가브리엘’이라는 세례명으로 활동해 왔다. 실제 박 교수는 2020년 9월 ‘코로나 사태에 대한 교회의 진단은 무엇이고 이후 사목 방향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모색하는 cpbc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의 역할’에 대한 내용을 언급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앵커는 그를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박태균 가브리엘 교수”라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이듬해 6월 가톨릭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사)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이 공동주최한 ‘2021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날 심포지엄’에서도 ‘박태균(가브리엘)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이라는 자격으로 주제발표를 했고, 올해 6월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도 ‘동아시아 정세와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2010년 ‘교회사연구 35집’에 “한국 근현대 천주교 역사에 중심에 서 있었던 노기남 대주교”를 집중 조명한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 교수는 가톨릭계의 대표 학자로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교수가 자신의 종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면, 다른 종교에 대해서는 배타적 시각을 가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특히 박 교수가 유튜브 채널 ‘3프로 TV-경제의 신과 함께’에서 뚜렷한 근거도 없이 “1950년대 범죄를 저지르고 절로 가는 사람이 많았다”거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산으로 가서 중이 됐다”는 주장은 불교에 대한 그의 편향된 시각이 반영된 발언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스님을 의도적으로 낮추거나 폄훼할 때 사용하는 ‘중’이라는 표현도 박 교수의 불교관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제정 스님은 “역사를 전공한 교수가 뚜렷한 근거도 없이 1950년대 출가한 스님들을 범죄자로 내몬 것은 도무지 용납할 수 없다”며 “더구나 공개적으로 스님을 폄훼하기 위해 ‘중’이라는 표현까지 쓴 것은 불교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독재의 역사관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학자가 21세기인 이 시대에 국립대학의 강단에 있다는 게 통탄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불교계 내부에서는 박 교수에 대한 공식 참회는 물론 그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3프로 TV’의 영상도 삭제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역사학계의 저명인사로 꼽히는 박 교수의 근거 없는 주장이 향후 불교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는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불교계는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10·27법난’의 쓰라린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0·27법난은 “불교계에 비리가 있다”는 확인되지 않는 투서를 근거로 신군부가 “불교계를 정화하겠다”며 전국 사찰을 군홧발로 짓밟은 사건이다. 그러나 훗날 10·27법난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 신군부에 접수됐다는 투서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 같은 역사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박 교수에 대한 참회와 정정, 해당 영상 삭제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 특위 위원장 선광 스님은 “역사학자의 편향되고 왜곡된 시각에서 나온 주장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훗날 이것조차 하나의 역사 자료가 될 수 있다”며 “불교계 차원에서 반드시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특위 차원에서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90호 / 2023년 7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