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이 아직 납자로 선지식을 찾아 법을 물을 때, 한번은 장경 화상을 찾아가 선상 주위를 세 번 돌고 석장을 한 번 내리친 후 우뚝 섰다. 화상이 이 광경을 보고 말했다. “옳구나, 옳아!” 마곡은 다 시 남전 화상을 찾아가 똑같이 선상을 세 번 돌고 석장을 한 번 내리친 후 우뚝 섰다. 이를 본 남전 화상이 말했다. “아니지. 아니야!” 그러자 마곡이 남전 화상에게 물었다. “장경 화상은 옳다고 했는데 어째서 화상은 아니라고 하는지요?” 남전 화상이 답했다. “장경 화상은 옳지만 너의 행동은 틀린 것이다. 그렇게 바람의 힘으로 돌아가다가는 결국 파멸로 끝날 뿐이다.” 장경(章敬·754∼815); 천주 출신. 속성은 사씨. 법명은 희휘. 마조도일의 문하에서 심요를 깨치고
정상좌가 어느 날 임제 화상을 찾아가 물었다. “어떤 것이 불법(佛法)의 가장 요긴한 뜻입니까?” 이에 임제화상은 대답 대신 선상에서 내려와 대뜸 정상좌의 멱살을 잡고는 뺨을 한 대 때린 후 확 떼밀어 버렸다. 임제 화상의 돌연한 행동에 당황한 정상좌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멍한 표정으로 서 있자, 옆에 있던 사람이 이렇게 일렀다. “이 사람, 왜 예배하지 않는가?” 정상좌는 이 말을 듣고 예배를 하려다가 그만 홀연히 깨달음을 얻었다. 임제(臨濟·?∼867); 임제종의 개조. 조주 남화사람으로 어릴 적부터 총명하여 출가 후 제방에 다니면서 경론을 많이 탐구하여 특히 계율에 정통했다. 황벽 희운의 법을 이었으며 시호는 혜조선사. 정상좌(定上座); 임제의 제자라는 것 이외에
Q : 무엇이 바른 신심(信心)인가요? A : 자기를 깨닫는 공부는 믿음이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불교를 그저 듣고 이해하려고만 하려 합니다. 그런데 이해하는 것도 믿음이 있으면 이해를 깊이 할 수 있지 믿음이 없이 들으면 귀에 머물지 않고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믿음은 이해하는 것을 마음에 연결시켜주어 잡념은 줄어들게 하면서 지혜로 바꾸게 하는 기틀을 마련해 줍니다. 저는 가끔 믿음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런 말을 전해줍니다. “마치 환약을 만들 때 많은 한약제를 가루로 갈아 꿀로 배합해 환을 만들면 모든 가루가 꿀로 인해 하나로 모아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람은 여러 가지 생각들이 일어나고 많이 아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우리 마음대로 자제가
1937년 3월10일 아침의 일이었다. 잠시 충남 마곡사의 주지를 맡고 있던 만공 스님은 그날 서울행차를 준비하고 계셨다. 다음날인 3월11일 조선총독부 회의실에서 미나미(南次郞)총독이 주재하는 조선불교31본산 주지회의가 소집된 때문이었다. 만공 스님은 마곡사 주지 당시 총독부에 일갈했다. 총독 꾸짖은 스님의 사자후 당시 스님은 시봉하고 있던 어린소년 몽술행자가 스님께 여주었다. “공양간에서 듣자니 노스님께서 오늘 경성(京城)에 가신다고들 하던데 정말시옵니까요?” 이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만공 스님은 벽력같이 소리를 지르셨다. “너 이녀석 몽술아! 몽술이 너는 도대체 조선사람이더냐, 왜놈이더냐?” “예에? 그야 저는 조선사람입니다요. 노스님.” “그런데 어째서 조선사람
보조스님 ‘수심결’해설서 중 최고 원문 해설-용어 풀이 탁월해 물질이 풍요로운 시대, 먹고 사는 것이 어느 정도 해결된 시대를 살면서도 사람들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 세계 어느 나라의 어린이들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의 어린이들이 상대적으로 후진국인 인도네시아의 어린이들보다 ‘만족지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은 물질과 풍요가 행복의 절대조건이 아님을 잘 알려주고 있다. 이는 어린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제 자리를 잃어버린 채 삶의 가치를 혼동하고 외부의 충격이나 조건에 이끌리고 있다. 모두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의 고승 보조스님은 사람들이 저마다 부처임을 깨달아 현실 속에서 희망과 용기를 갖도록 하는 소중한 가르침을 남긴 선
천년고찰-천혜의 자연 경관 속 질주 사막-초원의 별밤 체험 프로그램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던 고대 로마인들의 자부심에서는 어쩐지 오만함이 묻어난다. 지구상의 모든 문화와 부와 권력을 한 숨에 들이마시려는 거대한 야욕의 구호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이야 무슨 잘못이 있으랴. 단 한번 나그네가 발끝을 돌려 돌아서 준다면 그 길은 모든 세상과 맞닿아 있는 거대한 가능성의 출발선이 되는 것 아닌가. 서력의 기원이 아직 존재하지 않던 마이너스의 역사시대부터 이미 많은 이들이 발길을 동쪽으로 돌려 로마를 떠났다. 그들은 동-서양을 가로막던 거대한 산맥을 넘어 목숨을 통행료로 요구하는 잔혹한 아름다움의 사막을 가로질렀다. 운강 제13굴과 본존의 교각 보살상. 한 걸음에 한
지난해 한국자동차를 직접 중국으로 반입해 대륙을 횡단하는 실크로드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한중자동차문화교류협회(회장 현광민. 이하 한중교류협회)가 이번에는 중국정부와 손을 잡았다. 오는 5월 31일부터 개막되는 ‘제1회 중국 오대산-내몽고-북경 대장정’은 한중교류협회와 중국국가체육총국 및 법보신문이 공동 주최, 민간 문화교류의 새 장을 연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오대산 탑원사. 특히 개인 소유의 차량에 대한 중국 반입-운행을 가능케 함으로써 주마관산 식의 중국 여행을 자유롭고 꼼꼼한 성지순례로 한 차원 끌려 올렸다는 평가다. 한중교류협회 측은 이번 공동 주최를 계기로 한국 불교계와 중국체육총국의 유대 강화를 위해 대장정 출발에 앞서 만남의 자리도 가질 계획이다. 한중교류협회는 운
하루는 상서 벼슬을 하는 진조 거사가 자복 화상을 친견하러 찾아갔는데, 화상은 그가 오는 것을 알고 손가락으로 일원상을 그려 보였다. 이에 진조가 말했다. “제가 이렇게 와서 앉지도 않았는데 벌써 일원상을 그려서 어쩌자는 것입니까?” 이에 화상은 방장실의 문을 꽝 닫고 들어가 버렸다. *일원상(一圓相); 선문에서 절대 진리의 표상으로 자주 등장함. 일원상을 최초로 그린 사람은 혜능의 제자인 혜충 국사로 알려져 있음. *진조(陳操·생몰연대 미상); 당나라 때의 거사. 목주도명에게 선을 배웠으며 목주자사를 지냈다. *자복(資福·생몰연대 미상); 5대 당말(五代唐末)의 선사. 법명은 여보(如寶)이며 양산혜적의 법을 이은 서탑광목(西塔光穆)의 제자
Q : 참선과 위파사나는 어떻게 다른가요? A : 일반적으로 미국에는 히나야나 메디테이션과 마하야냐 메디테이션이 있습니다. 요즈음 한국에도 히나야나가 좋으냐 마하냐나가 좋으냐 시비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사람들은 대승선, 소승선하는데 히나야나는 작은 호수에서 항해하는 반야의 배를 말하고 대승선은 큰 바다를 항해하는 반야의 배를 말합니다. 본래 불법에는 대소승이 없지만 환경과 그 문화에 따라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큰 바다에 가려하면 큰 파도 속에 작은 배는 엎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수행법도 남방불교에서는 무더운 환경에 맞는 방법인 소승선인 비파사나가 많이 발달되어 있고, 북방불교에서는 계절적인 환경으로 대승선인 간화선이 발달됐습니다. 큰 나무로 예를 들면 나무에는 잎사귀가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