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종교와 비교되는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다와 같은 포용성에 있다. 불교는 여러 나라로 전파됐지만, 그 지역의 문화와 불화하지 않고 융합하며 새로운 불교로 태어났다. 그렇기에 기독교와 같이 치열한 이단 논쟁에 빠지거나, 칼을 들고 싸우는 폭력의 덫을 피해 갈 수 있었다. 각 지역과 나라에 따라 불교의 형태와 모양이 조금씩 다를지라도 세계의 불자들은 일불제자(一佛弟子)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곳곳으로 퍼진 불교는 특히 중국에서 가장 큰 변화의 과정을 거쳤다. 불교 전래 초기엔 경전 내용을 중국의 당시 문화적 수준에서 이해하는 격
공(空)은 반야경, 중관, 유식, 여래장, 정토, 선 등 대승불교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개념이다. 그렇기에 공을 모르고 대승불교를 말할 수 없다.이 책은 용수를 중심으로 공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대승불교 입문서다. 저자는 가지야마 유이치(1925~2004) 전 교토대학 명예교수. 공사상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반야·중관사상, 인식론·논리학을 중심으로 불교의 문헌학적·철학적 해석에 큰 업적을 남긴 석학이다. 저자는 ‘숫타니파타’와 ‘담마파다’ 등 초기경전에 나타난 공사상의 근원을 파헤치며, 설일체유부의 실재론을 논파한다. 또 반야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십송율’ ‘마하승기율’ 등 초기불교 율장들을 번역해 온 조계종 교육아사리 보운 스님이 남방불교 율장 ‘팔리율’을 완역했다. 지난 2022년 ‘남전대장경’ 분류체계를 인용해 ‘팔리율Ⅰ’을 처음 간행한 데 이어 이번에 마지막 부분에 해당하는 ‘팔리율Ⅴ’를 우리글로 번역했다. 이는 초기불교 율장을 국역하겠다는 발원으로 2013년 ‘근본설일체유부’의 율장을 번역한 이후 10여 년간 오직 한길을 걸어온 스님의 원력이 만든 결실이다. 팔리경전은 부처님 직계 제자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구전한 것을 토대로, 기원전 1세기
책은 국보 ‘쌍계사 진감선사대공영탑비’ 비문을 최초로 완역한 전 불국사 강주 일해덕민 스님이 이를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해설한 것이다. 진감선사대공영탑은 쌍계사 창건주 진감혜소 선사의 덕을 기려 세운 것으로 887(진성여왕 1)년에 세워졌다. 그러나 탑의 비문이 난해한 한문으로 기록돼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덕민 스님은 어려운 비문을 원문과 함께 직역하고 평설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했다. 스님은 강의를 통해 쌍계사 개산과 창건의 역사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왔다. 특히 쌍계사 개산조사인 삼법대비화상, 창건조사인
3월호 특집은 ‘세대 갈등의 불교적 해법’이다. 세대 갈등은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다. 세대 간의 소통 부족은 갈등을 심화시키고, 사회 불안 등의 심각한 문제로 이어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번 호에서는 세대 차이와 갈등 원인을 살펴보고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세대 갈등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해소 방안을 살펴본다. ‘한국 사회에서 세대 갈등의 원인과 현상’(박재흥) ‘세대 갈등에 대한 불교경전의 가르침’(이미령) 등의 글이 담겼다. 대한불교진흥원.[1721호 / 2024년 3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현대인들에게 매일 삶 속에서 마음 챙김과 자기 성찰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고대 불교 전통에서 유래한 52가지 우화를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삶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각각의 이야기는 독특하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를 통해 독자는 일상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보다 평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된다. 미카엘 슈타인반트 지음·원당희 옮김/세창미디어/1만8500원.[1721호 / 2024년 3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
티베트 닝마파 한국지부인 세첸코리아를 설립해 티베트 불교를 한국에 알리고 있는 저자가 티베트 불교와 명상, 삶에 관한 주제로 매일 아침 SNS에 올린 글 가운데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았던 글을 엄선해 책으로 엮었다. ‘명상 필사집’이라는 부제처럼 저자는 왼쪽에 자신의 글을, 오른쪽에 그 글을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저자가 전하는 명상의 글을 읽고 필사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다 보면 마음을 차분하게 다듬을 수 있다. 용수 스님 지음/스토리닷/2만원.[1721호 / 2024년 3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일상의 사물에 투영된 잔상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해 온 신장련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는 ‘모래시계’를 비롯해 70여 편의 시가 담겼다. 밝게 빛나는 둥근 달을 바라보며 시인은 “어두움도 쓰다듬으면 환하게 살이 오르고, 세월을 넘어선 아픔은 말랑하게 품속을 파고들어 속삭이듯, 기다림도 사랑이고 무관심도 때론 약이 되니 순응하며 쉬엄쉬엄 살자”고 말한다. 세심하게 일상을 관찰한 시인의 따뜻한 언어에 위안을 얻는다. 신장련 지음/우인북스/1만원.[1721호 / 2024년 3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동물과 짐승은 어감이 무척 다르다. 동물은 무언가 귀엽고 친근한 느낌이지만 짐승은 사악한 느낌이 먼저 든다. 동물은 식물을 제외한 움직이는 생명체 모두를 뜻하니, 사람도 큰 틀에서는 동물에 속한다. 그러나 사람을 짐승에 비유하면 욕이 된다.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을 짐승에 비유한다. 그러나 실상은 짐승보다 사람이 더 잔인하고 무섭다. 짐승은 배가 고파 사냥하고 배가 부르면 그치지만 사람은 배가 불러도 사냥하고 쌓아놓기 위해 죽인다. 재물이 썩어나도 재물을 더 모으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는다. 그러니 사람을 짐승만
“불교와 유교라는 두 전통은 2000년에 걸친 세월 동안 치열한 갈등과 대립 속에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도 서로의 사상적 접점을 찾고, 인간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왔다. 선인들이 보여줬던 그런 정신을 되살린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대립과 갈등, 분열과 투쟁이라는 사회적 병을 치유하는 데 양약이 될 지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차이를 넘어 화합과 공존의 지혜를 찾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 (성철사상연구원 이사장 원택 스님)성철사상연구원과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소장 김도일)가 불교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하다. 공기의 존재를 느끼며 살기란 어렵다. 그래서 고맙다는 생각조차 없다. 그러나 밀폐된 공간에 갇히거나 물에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로소 공기의 존재를 강하게 인식한다. 공기를 들이마시며 숨 쉬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느끼게 된다.걷고 달리고 움직이며 보고 듣고 말하는 일상의 삶이 보통의 사람에게는 공기와 같이 자연스럽다. 인식하지도 못하고 특별하게 고마움을 느끼지도 않는다. 그러나 장애인에게는 인간이라면 누려야 할 이런 사소한 일들이 마치 기적처럼 느껴진다. 밀폐된 공간에
과잉의 시대다. 굶어 죽는 이는 드물어도 영양 과잉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이들은 수없이 많다. 앎도 마찬가지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지식에 휩쓸리고 지식에 갇혀 자신을 옭아맨다. 건강을 위해선 좋은 먹거리를 골라 적당한 양을 꼭꼭 씹어 삼켜야 하듯 지식도 좋은 내용을 선별해 사유의 과정을 거쳐야 지혜가 된다.이 책은 방대한 초기 불경에서 가려 뽑은 307개 게송이 실렸다. ‘담마빠다’에서 192개, ‘숫따니빠따’에서 90개, 4부 니까야와 ‘테라가타’에서 25개를 선정했다. 게송들은 군더더기가 없고 들어서 금방 알 수 있으며, 샘물
‘월간 불광’ 3월호 주제는 십우도이다. 십우도는 마음을 소에 빗대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을 열 장의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심우도(尋牛圖)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호에는 ‘곽암 선사의 십우도(정운 스님)’ ‘보명 선사의 목우도(윤희조)’ ‘티벳불교의 목상도(차상엽)’ 외에 ‘일본 불교의 십우도(지미령)’ ‘선시 속의 소(동명 스님)’ ‘한국화의 소(손태호)’ ‘십우도를 모티브로 활동하는 박그림 작가 인터뷰’ 등이 수록돼 십우도의 다양한 면을 살필 수 있다. 1만2000원. [1720호 / 2024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
차별 없이 동등하게 보호받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방법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함께 생각해 보는 책이다. 일상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노동‧젠더 문제, 인종 차별, 장애 혐오, 국가폭력 등을 알아보고 이러한 차별과 혐오가 왜 일어나는지, 인권의 사각지대는 어디인지 살펴본다. 나아가 차별과 혐오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함께 생각해 본다. 박혜영‧천선영‧김희교‧강제숙‧김성환 지음/보리/1만5000원.[1720호 / 2024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깊은 회의를 느낀 저자가 마흔이 되던 해 대기업을 그만두고 캐나다로 건너가 응급구조사로 살며 느낀 일상을 다룬 책이다. 응급구조사로 마주한 삶의 풍경은 하나같이 잔혹하고, 애처롭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런 현장을 접할수록 저자는 복잡하게 꼬여 있던 자신의 삶을 풀어나갈 실마리를 발견한다. 오늘도 자기만의 현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을 이들에게 저자가 전하는 응원이 담겼다. 김준일 지음/한겨레출판/1만7000원.[1720호 / 2024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저자 로넬(한국명 이나니)씨는 방글라데시 치타공 산악지역에서 태어난 줌머(Jumma)인이다. 10대 나이에 샨티바히니 평화군으로 활동하다 체포돼 3년간 옥고를 치렀다. 1994년 한국에서 재한줌머인연대(JPNK)를 창립했고, 지금까지 이주민 인권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책은 저자가 자신의 지난한 삶을 되돌아보며 인권활동가로 살아가며 느낀 이야기이다. 제목 속 ‘바르기’는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차크마족의 전설 속 새다. 로넬 차크마‧권미영 지음/도서출판 말/1만8000원.[1720호 / 2024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
“내가 나를 온갖 것에서 찾았는데/ 눈앞에 바로 주인이 나타나네/ 하하 웃으며 만나 의혹이 없으니/ 우담발라 빛이 세상에 흐르는구나.” (경봉, 화엄산림 6일째 1923년 12월 13일)경봉정석(1892~1982) 스님은 ‘통도사 군자’ ‘영축산 도인’으로 불릴 만큼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이다. 16세에 통도사에서 성해남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강원에서 교학을 익혔으며, ‘양로염불만일회(養老念佛萬日會)’를 결성해 염불 대중화에 이끌었다. 마산포교당을 비롯해 경남 일대 포교당 주지를 맡아 대중 포교에 나서는 등 통도사와 한국
“마음챙김과 집중은 영적 수행의 가장 핵심적인 에너지입니다. 우리는 마음챙김 상태로 차를 마시고, 아침밥을 짓고, 샤워를 할 수 있으며, 우리의 일상이나 세상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어려운 일들을 다룰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합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어떤 긴장이나 이완 또는 고통이 함께 있을지라도 단지 당신의 몸을 알아차린다면 당신은 이미 깨달음을 성취한 것입니다.”시인이자 평화운동가로 달라이라마와 함께 생불로 추앙받았던 틱낫한 스님. 그는 불교사상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며 1960년대부터 참여불교를 주창했으며, 1982년
이 책은 한반도에서 시작된 사건이자 고유한 사상적 자원으로서 개벽사상이 무엇인지 이론적‧실천적 차원에서 조망한다. 또 수운 최제우, 해월 최시형, 증산 강일순, 소태산 박중빈 등 세상의 대변혁을 기도했던 개벽 사상가들의 사유가 녹아 있는 생생한 문헌자료와 풍부한 도판, 저자들의 토론을 토대로 개벽사상의 계보와 그 변혁운동의 역사를 탐색했다. K사상의 역량을 확인하고 세계화의 가능성도 조명했다. 백낙청 김용옥 외 지음/창비/2만6000원.[1719호 / 2024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
‘임제의 진인관 연구’를 주제로 동국대에서 철학박사를 받은 저자가 학위논문을 일부 보완한 것이다. 선서화가인 저자는 임제어록을 접하고 선에 매료돼 선사상을 공부하게 됐다. 그에 따르면 임제는 살아있는 사람이 부처이고, 지금 살아 있는 이 자리가 극락이라고 강조했다. 죽은 후에 환생한다는 생각을 털끝만큼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임제라는 것이다. 이 책은 바른 수행을 하며 지금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그대로 극락세계에서 살아가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임성순 지음/남청/3만원.[1719호 / 2024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