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이자 본지에 ‘클래식으로 감상하는 불교’를 연재하고 있는 김준희씨가 제25회 만해대상 평화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세계적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에 관한 기고문을 보내왔다. 김준희씨는 천재적 피아니스트였던 다니엘 바렌보임이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세계평화를 위해 행보에 주목하며 그가 만해 평화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경을 조명했다. 특히 불교계에서는 비교적 낯설게 느껴지는 다니엘 바렌보임에 대한 이해를 통해 평화와 공존을 위한 문화의 힘에 불자들이 보다 주목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편집자만해
파커 J. 파머(Parker J. Palmer)는 신화란 ‘삶의 사실들 속에서 성취될 수는 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열망’이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좌파든 우파든 열망과 현실의 간극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그 차이를 창조적으로 끌어안아야, 신화는 우리의 현재를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도록 북돋아줄 수 있다고 한다.반면 우리가 ‘열망’과 ‘현실’을 혼동한다면 개인은 물론 국가까지 깊은 곤란에 빠질 수 있다. 즉 신화가 국가의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가를 먼저 확인한 후 신화에 담긴 비전을 복원하면서 현실을 그 비전에
하이트 교수에 따르면 좌파·우파의 도덕성 논쟁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좋고 싫음’을 먼저 따지는 것이다. 그리고 바른 마음은 개인보다 집단 차원에서 더 강력해진다. 내게 바른 마음이 있다면, 타인에게도 바른 마음이 있다. 그러므로 직관이나 감정으로 이뤄진 각자의 도덕적 판단과 바른 마음들은 서로 충돌하기 마련이다. 도덕은 사람들을 더 뭉치게 하거나 눈멀게 한다. 특히 인종·지역·종교·정치와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도덕이 우리를 뭉치게 한다는 것은 결국 이데올로기를 내걸고 각자의 편에서 서로 싸우게 한다는 것
인류는 수백만년 진화 과정에서 소규모 집단에 속해 생활해 오면서 다른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느냐 여부가 생존을 좌우했다. 수백만년 진화 과정뿐 아니라 지금도 우리는 인간 관계의 파트너로서 서로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끊임없이 평가하고 평가받는다. 그럴 때면 ‘자신은 옳고 다른 사람은 틀렸다’고 판단하고 심지어 단죄까지 하려고 한다. 사회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 뉴욕대 교수는 도덕성, 소위 바른 마음(Righteous Mind)을 올바르게 살기 위한 지침이라기 보다는 주변 평판을 살피고, 좋은 평판을 얻기 위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민주주의와 마음 그리고 음식선택’이라는 기고를 보내와 이를 6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국제 채식연합회(IVU)를 대표해 세계 NGO대회와 유엔회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편집자서구 문명은 전환점이 된 데카르트의 ‘코기토 에르고 숨’ 즉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래로 근대성의 철학적 심리적 기반을 개인의 자유에 대한 찬양에서 발견했던 만큼, 서구 문명에서 개인주의가 새삼스러운 특징이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개인
29년 전 부처님의 자비를 실현하기 위해 불교계가 뜻을 모아 나눔의집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피해자이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시기 위한 시설이었습니다. 정부가 일찍이 일제피해자들에게 합리적인 보상을 하고 피해국민으로 예우하면서 민족정기를 바로잡아야했습니다. 그러나 친일파 청산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일제피해자들을 외면했습니다. 정부도 보호하지 못했던 위안부 피해자를 모셔온 지 28년만에 나눔의집 사태를 만났습니다.나눔의집 운영진은 이 사태에 반박하거나 변명하기보다 성찰적 자세로 임하면서 사태를 지혜롭게 해결해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6월14일 ‘법거량의 기능과 역할, 필요성’ 제하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윤 대표는 지난해 12월11일 ‘전등록’과 ‘백장청규’ 등 선문헌에 대한 고찰로 오늘날 선수행 풍토를 지적했으며, 1월26일에는 ‘누가 더 오래 앉아 있느냐’가 수행의 척도가 되고 있는 선원 문화를 고찰했으며, 3월3일에는 ‘한국선의 병통, 불립문자의 곡해’라는 기고를 보내왔다. 한국 선수행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윤 대표는 ‘당송사원의 생활과 철학’을 저술해 불교평론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무자화두 10종병에 대한 고찰’ 등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이 올해도 진행 중입니다. 그럼에도 거리와 사찰에는 연등이 달리고 늘어나는 연등만큼 부처님의 탄신을 축하하는 불자들의 마음이 부풀어 오릅니다. 거리와 절 마당을 수놓은 연등의 밝은 불빛은 아마도 다시금 보살의 길을 서원하는 불자들의 마음일 것입니다.우리는 신에 짓눌린 종교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종교라는 이름은 곧 신에 대한 신앙으로 치환되고, 신의 마음에 들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 21세기인 지금도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불교는 독특한 종교입니다. 신의 선택이 아닌 자신이 구
법보신문이 보물 법주사 마애여래의좌상의 오염·박락·풍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보도한 가운데 김지영 한국전통문화대 연구교수가 4월9일 ‘법주사 마애여래의좌상 지속가능한 보존대책, 원형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제하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김 교수는 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과에서 ‘한국 석빙고의 손상 메커니즘 해석과 보존환경 평가’로 박사학위를 받은 석조보존 전공연구자다. 이코모스한국위원회 및 ICOMOS-ISCS(이코모스석조학술위원회)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편집자최근 법주사 마애여래의좌상이 방치되어 손상되고 있다는 법보신문 기사를 접하였다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3월3일 ‘한국선의 병통, 불립문자의 곡해’라는 기고문을 보내왔다. 윤 대표는 지난해 12월11일 ‘전등록’과 ‘백장청규’ 등 선문헌에 대한 고찰로 오늘날 선수행 풍토를 지적했으며, 1월26일에는 ‘누가 더 오래 앉아 있느냐’가 수행의 척도가 되고 있는 선원 문화를 고찰한 글을 보내왔다. 윤 대표는 ‘당송사원의 생활과 철학’을 저술해 불교평론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무자화두 10종병에 대한 고찰’ 등 논문이 있다. 편집자오늘날 한국 선불교의 큰 병통 가운데 하나가 ‘불립문자(不立文字)’에 대한 곡해다. ‘不立文
부산 해운대구 작은절수행센터 교장 일진(日震) 스님이 한국 선수행 문화와 관련해 2월4일 기고를 보내왔다. 일진 스님은 1979년 송광사에 입산해 1985년부터 문경 봉암사 선원을 비롯해 송광사, 통도사, 해인사 등 제방 선원에서 30년 넘게 선공부에 매진했다. 현재 블로그( https://blog.naver.com/existinggg)로 대중과 소통하며 선수행과 조사어록을 지도하고 있다. 편집자한국불교 선가(禪家)의 스님들 중에는 화두가 일념(一念) 여부를 가지고 평생 씨름하는 분들이 많다. 조주의 심처(心處)를 깨달으면 되는 것
신축(辛丑)년이 밝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겨웠던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왔습니다. 경자(庚子)년에서 신축(辛丑)년으로 우주의 기운이 바뀐 만큼 올 한해는 불행보다는 행복이, 슬픔보다는 기쁨이 가득하길 바라봅니다.올해 신축년은 흰 소의 해라고 합니다. 신(辛)은 금(金)으로 흰색을, 축(丑)은 12지간의 동물 중 소를 뜻합니다. 그래서 흰 소의 해라고 합니다. 우리 문화에서 소는 고집이 세고 어리석은 측면도 있지만 대체로 풍요, 부유함, 길조, 의로움, 자애, 여유, 우직함 같은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 것은
전국선원수좌회(의장 선법 스님)가 11월16일 합천 해인사에서 오늘날 선원 수행 풍토의 문제점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활로를 찾기 위해 개최한 좌담회가 큰 화제가 된 가운데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12월11일 선의 황금기라는 당송시대와 비교를 통해 한국 선원의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보내왔다. 윤 대표는 ‘당송사원의 생활과 철학’을 저술해 불교평론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무자화두 10종병에 대한 고찰’ 등 논문이 있다. 편집자현재 우리나라 선원은 ‘좌선제일주의’, ‘좌선지상주의’라고 할 수 있다. 선원에 따라서 적게
이제열 법림선원 지도법사가 11월30일 법보신문에 ‘현각 스님의 혜민 스님 비판은 악구’라는 기고를 보내왔다. 이에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침체된 한국불교가 그나마 사회적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몇몇 스님들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은 바 크다. 불교라는 울타리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과 함께 호흡하면서 삶의 여정에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과 평온을 가져다주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바로 이러한 활동의 선두에 선 것이 혜민 스님이었다.혜민 스님은 전 국민의 호응을 받는 대중적 멘토였다. 미국 명문대 교수 출신에다 준수한 외모, 세련된
며칠 있으면 14주를 기점으로 선택적 낙태법의 입법예고 기간이 끝난다.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불교계 내 낙태에 대한 전문가”에 대한 것이었다. 어느 순간 내가 전문가로 둔갑해 있었다. 그 만큼 태어나지 못하는 생명에 대해서 불교계가 고민이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재 정부에서 ‘14주 이내의 생명에 대해서는 낙태를 허용하고, 15주 1주차부터 24주차까지는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로 보고 상담 및 24시간의 숙려 기간을 의무로 한다.정부는 어떠한 기준으로 14주 이내의 생명에 대한 낙태를 허용한단 말인가? 14주
성낙주 선생을 추억하며뒤늦게 본 법보신문오랜만에 뵈온 성낙주 선생어, 내보다 훨씬 젊네싶은데예순 여섯이라 하니내보다 여섯 살이나 많았구나그래도 그렇지, 급히 떠나기에는너무 젊지 않으신가아직 석굴암 이야기 많이남았을텐데2001년인가, 교토의 겨울어느 유학생 후배의 자취방에서처음 만난 선생‘석굴암의 이념과 미학’ 들고 오셨지그 책을 하룻밤에 다 읽어치운어느 중학생을 보시고혀를 차시더니천년도 더 넘는 일본 고대문화를하루에 다 보시겠다강행군 하시더니, 그날 저녁술자리에서 털어놓으신총평 한 말씀“우리는 우리 역사도 안 가르치고남의 역사는 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정에 따라 정부는 10월7일 형법‧모자보건법개정입법예고안을 냈다. 40일간의 입법예고 기간을 통해 임신 14주까지의 낙태에 대해 허용하는 형법 개정안이다. 기존의 법에서는 성폭력을 제외한 모든 낙태가 불법으로 처벌받아야 했다면, 이번 개정되는 법은 임신 14주까지의 임신 중절을 임산부 의사에 따라 낙태를 허용한다. 15주 1주차부터 24주차까지는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로 보고 상담 및 24시간의 숙려 기간을 의무로 한다. 아울러 자연유산 유도약물을 허용 도입하며, 의사의 개인적 신념에
차별 없는 세상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우리 종단도 주목하고 변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중 하나가 출가자의 평등 문제다. 사실 비구·비구니 성차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같은 차별은 가부장적인 제도를 운영하는 비구스님들만의 문제가 아닌 차별 받는다고 느끼는 비구니스님들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당사자인 비구니스님들이 문제점을 알고 개선할 의지가 필요하다. 당사자가 변해야 제도가 변하고 종단이 변한다.종단 내 성 역할에 있어 비구·비구니의 입장차는 클 수밖에 없다. 수많은 비구니스님들이 각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계룡시종합사회복지관장 진원 스님 기고 전문국가인권위원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국민에게 물었다. 88.1%의 국민들이 찬성을 표했다. 불교 종단 내에 구성원들의 인권의식은 일반국민들의 정서보다 높게 나왔다. 23가지의 이유로, 4가지 영역인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재화·용역에 있어서 값싼 노동력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교육이나·훈련을 받을 권리를 침해해서도 안 되고, 시설 이용 시에 이러한 이유로 거부를 당하거나 이용이 불편하게 해서도 안 되다. 또한 행정서비스에서 차별이 금지된다. 이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계룡시종합사회복지관장 진원 스님이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 특별기고를 보내왔다. 진원 스님은 2009년부터 10여년간 여성긴급전화 1366 경북센터장을 역임하는 등 여성 및 성소수자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편집자법보신문이 최근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구니스님 96%, 재가불자 81.8%, 비구스님 77.8%, 불교계 구성원 대부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평등의 원칙에 있어서 높은 인식을 드러냈다. 이는 불교의 이념인 생명평등 사상에 근거한 반영일 것이라고 본다. 23개 차별금지법 항목 중 다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