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안달루시아 오 셀 링 수행센터와 베날마데나의 스투파. 지중해를 병풍처럼 마주하고 서 있는 이 스투파는 스페인의 정열속에서 피어난 황금꽃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 “나는 몇 시간 동안 계속 이 스투파 앞에 서서 지중해 해변에 세워진 이 멋진 스투파의 아름다움을 찬미했다. 현재 유럽 전역에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는 불교를 상징하는 것들 중 하나인 스투파가 언젠가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이 유럽 대륙을 뒤덮을 것으로 믿는다.” 프랑스에서 스페인의 안달루시아로 향하는 전세기를 타고 이 근방에서는 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불교 센터가 있다는 곳으로 향한다. 스페인의 시에라네바다 산맥이 따사로운 지중해와 만나는 그 곳에 자리 잡은 티베트 불교 센터로…. 나는 약 20여
오랜 시간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던 아잔타 석굴 내부의 유물들은 인도불교예술의 결정판이라 불린다. 그러나 이 유물들은 당국의 보호에도 불구하고 이미 상당수가 훼손된 상태다. 그의 이름은 존 스미스. 그는 인도 주둔 영국군의 대위였지만 만약 호랑이 사냥을 위해 마하라슈트라의 외딴 지역으로 가서 현무암으로 된 기둥에 낙서를 남겨놓지 않았다면 그의 이름은 그저 영원히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가 석굴을 방문했던 날의 날짜를 새겨놓았다. 1819년 4월. 영국군의 우연한 발견 동료 대위들과 군인들을 뒤로 남겨두고 길을 떠난 존 스미스 대위는 계획에 없었던 강가에 우연히 도착하게 되었다. 그 강 근처에는 마치 오랜 시간이 흐르며 바람과 물에 의해 형성된
구법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현장 스님을 묘사한 그림. 귀국 이후 현장 스님이 저술한 '대당서역기'는 중앙아시아의 수많은 국가들에 대해 밝힌 최초의 문헌으로 남아있다. 중국 출신의 현장 스님은 627년 당 왕조(618~ 906)의 수도였던 장안을 출발하여 거센 물결로 소용돌이치는 강들을 건너며 또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사막들을 횡단하며,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높은 산들을 오르고 내리면서 또 아무도 살지 않는 황무지를 묵묵히 걸으면서 믿기 힘들만큼 대단한 여행을 이어나갔다. 그의 여행기는 당시 지리학적 정보나 고유의 관습 등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존재했던 미지의 작은 나라들에 대한 정보를 주는 최초의 기록문이자 가장 믿을만한 자료로서 여겨지고 있다. 동-서양
콘크리트 빌딩에 묻힌 카르마파의 사원구도원력 사라지고 황금 스투파만 남아 룸텍 사원의 전경. 룸텍 사원에는 한동안 17대 카르마파를 둘러싼 카규파 내부의 혼란을 통제하고자 군사들이 배치되기도 했다. 인도를 셀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번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품고 있던 나는 마침내 2003년 인도의 몇 지역을 여행하고자 짐을 꾸렸다. 인도에 도착한 나는 이번 여행의 긴 여정을 델리와 뭄바이에 이어 오래 전 포르투갈 인들의 지배를 받았던 지역인 디우(Diu)로 향하면서 시작했다. 디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기르(Gir) 국립공원은 아시아의 유일한 사자 서식지라는 이야기에 그 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사자들과의 대면을
지난 2002년 석가족의 집단 개종 당시의 모습. 석가족을 포함한 많은 불가촉천민들은 이제 불교를 통한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 그들은 인도 사회에서 가장 억압받고 학대 받는 자들이다. 그들의 공식적인 이름은 ‘달리트’. 인도의 힌두교 사회 계층에서 가장 낮은 계급으로 간주되는 자들이다. 그들의 몸이 더러움 그 자체라고 여기는 다른 계층의 사람들은 그들과의 신체적 접촉을 오염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들은 ‘언터쳐블’, 즉 ‘불가촉천민’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오늘 날, 인도 전역에 사는 수 천명의 불가촉천민들은 자신들에 대한 이러한 불공평한 대우를 더 이상 참지 않기로 결심하고 비인간적 카스트 제도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사실 이러한 카스트 제도가 인도에 도입된
프랑스에 한국과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이 꿈이라는 몽생미셸의 한국인 불자 화가 박정자 씨. 늘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그림의 영감을 찾는 그녀의 마지막 바램은 몽생미셸 근처에 한국 문화 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폰토송’이라는 곳은 그 유명한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으로 노르망디와 브르따뉴의 두 주(州)가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곳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이다. 약 1000년 전에 세워진 천주교인들의 성지(聖地) 몽생미셸은 유럽에서 가장 큰 조수간만(潮水干滿)의 차이를 보여주는 바위 섬 한가운데 위치한 지형적 특징 때문에 더더욱 유명하다. 유네스코에서 문화 유적지로 지정한 이 곳은 프랑스에서 에펠탑 다음으로 많
우리의 육식은 더 많은 생명을 죽이는 지름길이다. 육식을 통해 죽음의 순간 생명들이 가진 원한과 공포에 따른 ‘업’이 우리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승가에서는 육식을 금하고 있다. 석가모니가 어느덧 여든 살이 되던 무렵 그의 사촌 동생이자 언제나 그를 따르던 제자였던 데바닷타(提婆達多/Devadatta)가 석가모니에게 채식 식사의 도입과 같은 승가(僧伽)의 몇몇 규칙들을 수정하실 의향이 있냐고 여쭈어보았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부처님께서 규칙들을 수정하실 생각이 없다고 말씀하시고 그 당시 지켜지고 있던 규칙들을 그대로 계속 사용하셨다고 전해진다. 즉 스님들은 공양으로 얻은 고기를 먹을 수는 있지만 그 고기는 그들을 위해 도살된 고기여서는 안되며 스님들이 동물들의
부처님의 전생이야기 ‘자타카’의 내용을 새겨놓은 보로부두르 사원의 부조. 그제서야 남자는 ‘이 고귀한 코끼리가 내가 달리면 멈추는구나. 그리고 내가 멈추면 다시 나에게 다가 오는 구나. 분명히 그는 나에게 해를 가할 리 없어. 아마도 나를 돕고 싶은 것일지도 몰라’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용기를 내어 걸음을 멈추고 코끼리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선량한 코끼리 왕’이 천천히 다가와 말했다. “나의 인간 친구여, 왜 당신은 공포에 빠져 울며 헤매고 다니는가?” “코끼리 왕이시여, 나는 방향감각을 완전히 잃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절망적 상황에 빠지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너무 두렵습니다” 이 말을 들은 ‘깨달음의
자타카 이야기 중 ‘깨달음의 단계에 도달한’ 코끼리 왕과 길 잃은 남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은 남긴다. 소중하게 간직되어온 불교 문학의 규범을 모아 놓은 ‘자타카(Jataka) 이야기’ 혹은 본생경(本生經)에는 약 550 개의 일화와 우화(寓話)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 이야기들은 때때로 동물들을 통하여, 또 때때로 인간을 통하여 미래의 부처님, 즉 싯타르타 고타마의 전생에 관한 대중적인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이 이야기들의 시간적 배경은 기원 전 300년경부터 서기 400년에 이르는 기간이었고 공간적 배경은 불자들과 힌두교도들이 모두 성스러운 곳으로 간주하고 있던 인도의 바라나시 근처였다. 그 당시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들이 극도로 적었던 관계로
‘토마스 복음서’가 발견된 이집트 나그 하마디의 ‘쿤란’ 동굴. ‘토마스 복음서’에 나타난 초기 기독교 사상은 불교와 매우 유사하다. 혹시 기독교의 “성(聖) 토마스(Saint Thomas) 복음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성 토마스의 복음서는 오랫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묻혀 있다가 1945년 나그 하마디라 불리는 이집트의 사막 도시의 동굴 속에서 52개의 파피루스가 발견되면서 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하지만 도대체 기독교의 성서 한 부분의 발견이 우리의 불교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사실 여기에는 엄청난 의미가 담겨있다. 약 1600여 년간 묻혀 있었던 이 귀중한 문서는 예수와 가르침과 부처님의 가르침 사이에 상당한 유사성이 존재함을 증명하고 있기
오늘 나는 런던 동부의 한 도서관에서 젠 불교를 가르치는 스승들에 관한 정보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아름답고 감동스런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하고 싶다. 이 이야기는 898년 중국 한신 사원의 주지 스님이셨던 퉁왕 스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중국 상해 용화사(龍華寺) 미륵불상의 웃음이 천진난만한 우밍 스님의 웃음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존경 받는 스승이신 퉁왕 스님 나이도 들고 몸도 아파 누워있는 저는 이 편지를 쓰는 것이 이 세상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이 편지를 읽고 계실 때면, 저는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존경하는 스승님의 지도 하에 함께 공부했던 그 때 이후로
갈수록 수많은 프랑스인들이 불자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서양인들이 진정한 영적 진리를 찾고자 하는 갈증을 느끼고 있다. 영적권리를 찾고자 하는 과정에서중 그들 종종 불교의 다양한 종파들과 접하게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프랑스 전역에 고루 퍼져 있는 120여 개의 주요 불교 센터들만 보더라도 이러한 경향을 잘 설명해준다. 프랑스 북부의 릴에서 남부의 페르피니앙, 서부의 켐페르에서 동부의 스트라스보그에 이르기까지 프랑스에는 현재 수많은 불교 센터들이 세워져 있다. 프랑스에 설립된 불교 센터들을 살펴보면 티베트 불교, 동남아시아의 불교, 극동아시아의 불교는 물론이고 닝마파, 상좌부(上座部), 그리고 젠 린자이 센터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