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게 불성 없다는 말은우리에게 그대로 적용 돼 깨닫거나 깨닫지 못하거나불성은 소용없는 개념일 뿐 업식 작용이 남아있는 한우리는 부처가 될 수 없고 만약 이미 부처 되었다면불성, 그 자체가 의미없어 어떤 스승이 물었다. “개에게도 불성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자 조주(趙州) 화상은 대답했다. “없다!” 무문관(無門關) 1칙 /조주무자(趙州無字) ▲ 그림=김승연 화백 1. 일체중생은 불성을 지니고 있다 ‘열반경(涅槃經)’에는 중국,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불교계에 파란을 불러일으킨 유명한 구절이 하나 등장합니다.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이란 구절
갓등과 연료 인연다하면등불이 그냥 사라지듯이육신이 사대로 흩어지면우리 또한 그냥 사라질 뿐 자비의 수고로움을감당하지 않은 사람은결코 삶과 죽음에서자유로울 수가 없다 도솔(兜率) 종열(從悅) 화상은 세 가지 관문을 설치해서 배우려는 사람에게 물었다. “깨달은 사람을 찾아 수행하는 것은 단지 자신의 불성을 보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지금 그대의 불성은 어디에 있는가? 자신의 불성을 알았다면 삶과 죽음으로부터 해탈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죽음에 이르렀을 때 어떻게 그대는 삶과 죽음으로부터 해탈하겠는가? 삶과 죽음으로부터 해탈할 수 있다면 바로 가는 곳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육신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가 흩어질 때, 그대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무문관(無門關) 47칙 / 도솔삼관(兜率三關)
창살에 걸린 코끼리 꼬리제거해야 할 마지막 번뇌 창살 통과 못한 물소 꼬리탈출구 알려주는 자비마음 홀로 깨달음에 만족한다면자비의 가르침에 위배 돼 오조(五祖) 법연(法然) 화상이 말했다. “비유하자면 물소가 창살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 머리, 뿔, 그리고 네 발굽이 모두 창살을 통과했는데, 무엇 때문에 꼬리는 통과할 수 없는 것인가?” 무문관(無門關) 38칙 / 우과창누(牛過窓檽) ▲그림-김승연 화백 1. 선종도 튼튼한 이론 토대가 있다 중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그러니까 동아시아에서 가장 특징적인 불교는 선종(禪宗)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 대한 이
구별 불가능한 것에 대해서침묵하는 것이 옳은 태도 말로 설명이 불가능한 일은중생이 결합된 깨달음 상태 어떤 스님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법(法)이 있으신가요?”라고 묻자, 남전(南泉) 화상은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스님은 물었다. “어떤 것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법인가요?” 남전 화상은 말했다. “마음[心]도 아니고, 부처[佛]도 아니고, 중생[物]도 아니다.” 무문관(無門關) 27칙 / 불시심불(不是心佛) ▲그림=김승연 화백 1. 디테일에 집중 말고 핵심을 직시하라 우리나라에서는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게 되면, 상기된 얼굴로 대화를 조심스럽게 시도합니다. “저,
시험이라는 평가형식은철저하게 노예의 삶 강요 화두는 시험이 아닌 시험주인으로 서야 절로 뚫려 아난(阿難)이 물었다. “세존(世尊)께서는 금란가사(金襴袈裟)를 전한 것 이외에 별도로 어떤 것을 전해주시던가요?” 가섭(迦葉)이 “아난!”하고 부르자, 아난은 “예”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가섭은 말했다. “문 앞에 있는 사찰 깃대를 넘어뜨려라!” 무문관(無門關) 22칙 / 가섭찰간(迦葉刹竿) ▲그림=김승연 화백 1. 내면의 심층에 있는 기억 아뢰야식 당혹스런 일입니다. 직장에 출근하자마자, 놀라운 장면이 벌어집니다. 책상 위에 종이 한 장과 검정 사인펜이 놓여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집착하는 마음도 내 마음그대로 보는 것도 내 마음선입견이나 집착을 버리고여러 면 보면 분쟁 사라져 혜충(慧忠) 국사(國師)가 시자(侍者)를 세 번 부르자, 시자는 세 번 대답했다. 그러자 국사는 말했다. “내가 너를 등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알고 보니 네가 나를 등지고 있었구나!” 무문관(無門關) 17칙 / 국사삼환(國師三喚) ▲그림=김승연 화백 1. 생멸문도 진여문도 모두 한 마음 불교는 ‘집착’에서 벗어나 세상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합니다.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걸 벗어던지고 보는 것, 이것이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진여
여러 문제를 말하는 사람은삶과 무관한 사변적인 관심 지적 허영 사로잡힌 질문엔그저 침묵하는 것만이 자비 누구나 제대로 길 걸으려면갈림길서 하나는 포기해야 외도(外道)가 세존(世尊)에게 물었다. “말할 수 있는 것도 묻지 않고, 말할 수 없는 것도 묻지 않으렵니다.” 세존은 아무 말도 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감탄하며 말했다. “세존께서는 커다란 자비를 내려주셔서, 미혹의 구름에서 저를 꺼내 깨닫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그는 예의를 표하고 떠나갔다. 아난(阿難)이 곧 세존에게 물어보았다. “저 사람은 무엇을 깨달았기에 감탄하고 떠난 것입니까?” 그러자 세존은 말했다. “채찍 그림자만 보아도 달리는 좋은 말과 같은 사람이다.” 무문관(無門關) 32칙 / 외도문불(外
‘본래면목’이나 ‘불성’은단독성을 가리키는 개념 나를 포함해 모든 존재의단독성 깨닫고 살아갈 때 그것이 곧 온갖 꽃 핀 화엄 조주(趙州) 스님이 남전(南泉) 화상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도(道)입니까?” 남전 화상은 “평상심(平常心)이 도(道)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조주가 말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고자 노력하면 되겠습니까?” 남전 화상은 “그렇게 하고자 한다면 곧 어긋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주가 반문했다. “하고자 않는다면 어찌 마음을 항시 고르게 하는 것이 도라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남전 화상은 말했다. “도(道)는 ‘안다’는 것과도 그리고 ‘모른다’는 것과도 상관이 없다. ‘안다’는 것은 착각의 상태이고, ‘모른다’는 것은 멍한 상태일 뿐이다. 만일 진실로 ‘하고자 함이 없는
백척간두는 본래면목 상징이것마저 버려야 불교자비타인에게 완전히 몸 던져야타인 모두가 주인임을 확인 석상(石霜) 화상이 말했다. “백 척이나 되는 대나무 꼭대기에서 어떻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겠는가!” 또 옛날 큰 스님은 말했다. “백 척이나 되는 대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는 사람은 비록 어떤 경지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아직 제대로 된 것은 아니다. 백 척이나 되는 대나무 꼭대기에서 반드시 한 걸음 나아가야, 시방세계가 자신의 전체 모습을 비로소 드러내게 될 것이다.” 무문관(無門關) 46칙 / 간두진보(竿頭進步) ▲그림=김승연 화백 1. 경험자만이 실연 아픔 제대로 위로 불교의 자비(慈悲)는
깨달았다 생각하는 것과실제 깨달음은 전혀 달라어느 곳에서나 주인돼야진짜 부처라 할 수 있어 남전(南泉) 화상이 말했다. “마음은 부처가 아니고, 앎은 도가 아니다.” 무문관(無門關) 34칙 / 지불시도(智不是道) ▲그림=김승연 화백 1. 선종은 이론 대신 치열한 수행 강조 동아시아 대승불교의 양대 산맥은 교종(敎宗)과 선종(禪宗)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종이 도시에 기반을 두고 있고 그만큼 엘리트 중심적인 경향을 보였다면, 선종은 시골에 기반을 두고 펼쳐져 민중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릅니다. 교종이 경전과 이론을 강조했다면, 선종은 마음과 치열한
공으로 세상 본다는 것은있는 그대로 본다는 의미 마음 속의선글라스 벗어야푸른 허공 바로 볼 수 있어 점심공양 전에 스님들이 법당에 들어와 앉자 청량(淸凉)의 대법안(大法眼) 화상은 손으로 발[簾]을 가리켰다. 그때 두 스님이 함께 가서 발을 걷어 올렸다. 그러자 대법안 화상은 말했다. “한 사람은 옳지만, 다른 한 사람은 틀렸다.” 무문관(無門關) 26칙 / 이승권렴(二僧卷簾) ▲그림=김승연 화백 1.‘타타타’는 있는 그대로를 의미 ‘타타타(tathatā)!’ 대중가요의 제목으로도 쓰일 정도로 유명한 불교 개념이지요. 한자로는 ‘진여(眞如)’나 여여(如如)라고
무소유, 보시가 아니라면어떤의미도 가질 수 없어 보시는 인류애적인 사랑수행의 시작이자 마지막 조산(曹山) 화상에게 어느 스님이 물었다. “저 청세(淸稅)는 고독하고 가난합니다. 스님께서는 제게 무언가를 베풀어 주십시오.” 조산 화상은 말했다. “세사리(稅闍梨)!” 그러자 청세 스님은 ‘네’라고 대답했다. 이어 조산 화상은 말했다. “청원의 백씨 집에서 만든 술을 세 잔이나 이미 마셨으면서도, 아직 입술도 적시지 않았다고 말할 셈인가!” 무문관(無門關) 10칙 / 청세고빈(淸稅孤貧) ▲그림=김승연 화백 1. 부처가 되는 수행의 길, 바라밀 일체의 집착과 편견을 제거하여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달마간경과 참선을 더불어 주장전설의 달마와는 큰 차이 혹암 스님은 화두를 통해달마에 대한 집착 없애려고폭풍우처럼 우리를 몰아쳐 혹암(或庵) 화상이 말했다. “서쪽에서 온 달마는 무슨 이유로 수염이 없는가?” 무문관(無門關) 4칙 / 호자무수(胡子無鬚) ▲그림=김승연 화백 1. 달마는 새로운 기풍 도입한 혁명가 체 게바라(Che Guevara, 1928~1967)를 아시나요. 쿠바에 사회주의 혁명을 완성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던 혁명가입니다. 냉전 시대에도 체 게바라는 영원한 혁명과 영원한 젊음의 아이콘으로 동구권이나 서구권의 대중들에게 군림했습니다.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지요
깨달음 읊조리는 것과 실제 깨닫는 것 사이엄청난 간극이 존재 석가모니 부처님 옆서당당히 선정에 든 여인임제의 수처작주 체득 옛날 문수(文殊) 보살이 여러 부처들이 모인 곳에 이르렀을 때, 마침 여러 부처들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오직 한 명의 여인만이 석가모니 자리 가까이에서 삼매(三昧)에 들어 있었다. 그러자 문수는 세존에게 물어보았다. “어찌해서 저 여인은 부처님 자리에 가까이 할 수가 있고,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입니까?” 세존은 문수에게 말했다. “이 여자를 깨워 삼매의 경지에서 나오게 한 다음에, 네가 직접 물어보도록 하라!” 문수는 여인의 주변을 세 번 돌고서 손가락을 한 번 탁 튕기고는 여인을 범천(梵天)에게 맡겨 그의 신통력을 다하여 깨우려고 했으니 깨우지
타인의 평판에 신경쓰면스스로 주인공 될 수없어 부처와 같은 깨달은 이는말과 침묵 어떤 수단에도결단코 동요되지 않는다 오조(五祖) 법연(法然) 화상이 말했다. “길에서 도(道)에 이른 사람을 만나면, 말로도 침묵으로도 대응해서는 안 된다. 자, 말해보라. 그렇다면 무엇으로 대응하겠는가!” 무문관(無門關) 36칙 / 노봉달도(路逢達道) ▲그림=김승연 화백 1. 태양을 가리니 비켜주시오 깨달음에 이르렀다는 것, 혹은 부처가 되었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자신의 삶을 주인공으로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주인으로 사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당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마
시는 자기니까 쓸 수 있는 글깨달은 사람의 말은 시가 돼 물은 그 자체로 형태 없지만그릇 따라 여러 모습 드러내 말과 침묵 문자 메이지 말고자기 말을 하는 것이 깨달음 어느 스님이 물었다. “말과 침묵은 각각 ‘이(離)’와 ‘미(微)’를 침해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이와 미에 통하여 어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풍혈(風穴) 화상이 말했다. “오랫동안 강남 춘삼월의 일을 추억하였네. 자고새가 우는 그곳에 수많은 꽃들이 활짝 피어 향기로웠네.” 무문관(無門關) 24칙 / 이각어언(離却語言) ▲그림=김승연 화백 1. 깨달은 사람의 말은 시가 된다 오도송(悟道頌)을 아시나요
방편은 눈높이 가르침깨달음 이룬 사람에겐중생을 이끌어야 하는막중한 책무 남아있어 어느 날 덕산(德山) 화상이 발우를 들고 방장실을 내려갔다. 이때 설봉(雪峰) 스님이 “노스님! 식사 시간을 알리는 종도 북도 울리지 않았는데, 발우를 들고 어디로 가시나요?”라고 묻자, 덕산 화상은 바로 방장실로 되돌아갔다. 설봉 스님은 암두(巖頭) 스님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암두 스님은 말했다. “위대한 덕산 스님이 아직 ‘궁극적인 한 마디의 말[末後句]’을 알지 못하는구나!” 덕산 화상은 이 이야기를 듣고 시자(侍者)를 시켜 암두 스님을 불러오라고 했다. 덕산 화상은 암두 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 암두 스님은 아무도 안 들리게 자신의 뜻을 알려주자, 덕산 스님은 더 이상 아
스님이 스님에 머무르면결코 부처는 될 수 없어 마 삼근 화두의 핵심은고정된 관념 틀 깨는 것 어느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그러자 동산(洞山) 스님이 말했다. “마 삼근이다.” 무문관(無門關) 15칙 / 동산삼근(洞山三斤) ▲그림=김승연 화백 1. 화두, 주인으로 살아야 풀 수 있어 선불교의 매력은 화두(話頭)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화두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가리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모든 풀기 어려운 문제, 그러니까 수학적 문제, 물리학적 문제, 혹은 경제적 문제 등이 모두 화두는 아닙니다. 왜냐고요. 화두는 노예로
스님들의 묵언 수행은좋은 업을 짓기 위한치열한 자기노력 과정말에 대한 부정 아니라제대로 말하기 위한 수행 향엄(香嚴) 화상이 말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나무에 올랐는데, 입으로는 나뭇가지를 물고 있지만 손으로는 나뭇가지를 붙잡지도 않고 발로도 나무를 밟지도 않고 있다고 하자. 나무 아래에는 달마가 서쪽에서부터 온 의도를 묻는 사람이 있다. 대답하지 않는다면 그가 질문한 것을 외면하는 것이고, 만일 대답한다면 나무에서 떨어져 생명을 잃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런 경우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무문관(無門關) 35/ 향엄상수(香嚴上樹) ▲그림=김승연 화백 1. 제대로 말하려면 침묵해야 묵언수행
상근기 부처되는 것 아니라부처 향한 치열함이 상근기 스승이 시키는 대로 한다면결코 부처가 될 수는 없다 ▲그림=김승연 화백 어느 스님이 노파에게 “오대산으로 가는 길은 어느 쪽으로 가면 되나요?”라고 묻자, 노파는 “똑바로 가세요.” 스님이 세 발짝이나 다섯 발짝인지 걸어갔을 때, 노파는 말했다. “훌륭한 스님이 또 이렇게 가는구나!” 뒤에 그 스님은 이 일을 조주(趙州)에게 말하자, 조주는 “그래, 내가 가서 너희들을 위해 그 노파의 경지를 간파하도록 하마”라고 이야기했다. 다음 날 바로 노파가 있는 곳에 가서 조주는 그 스님이 물었던 대로 묻자, 노파도 또한 대답했던 대로 대답했다. 조주는 돌아와 여러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