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斷食)이 유행이다. 과거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단식을 했지만, 지금은 너무 먹어 단식을 한다. 간헐적 단식, 정기적 단식이니 하는 단식 프로그램도 많고, 여기저기 단식원이 갈수록 성업 중이다.단식하면 떠오르는 3명의 인물이 있다. 부처님과 구한말 최익현, 자연주의적인 삶과 존엄한 죽음으로 유명한 스콧니어링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깨달음을 이루기 전 6년간 고행했다. 음식을 최소화하다 나중에는 아예 곡기를 끊어버리는 혹독한 수행이었다. 당시의 부처님 모습을 조각한 것이 고행상이다.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의 고행상은 앙상한 갈비뼈와
“청산 숲 깊은 골에 일간 토굴 지어 놓고/ 송문을 반개하고 석경에 배회하니/ 녹양 춘삼월하에 춘풍이 건 듯 불어/ 뜰 앞에 백종화는 처처에 피었는데/ 풍경도 좋거니와 물색이 더욱 좋다/ 십 년을 기한 정코 일대사를 궁구하니/ 일찍이 모르던 일 금일에야 알았구나….”나옹 스님의 ‘토굴가’를 바이브레이션까지 넣어 할머니 앞에서 불렀다. 그러면 할머니는 그제야 얼굴에 웃음기가 돌며 마음을 풀었다.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이사장 원상 스님은 20대 후반에 85세 된 할머니와 토굴 같은 작은 절에 살았다. 그 시절, 상쾌한 아침에 흥에 겨워
미얀마 불교미술을 국내에 소개하는 첫 번째 자리가 마련된다.부산박물관(관장 송의정)은 11월19일부터 2020년 1월12일까지 ‘2019년 국제교류전 미얀마의 불교미술’을 개최한다. 전시에는 대표적 불교국가인 미얀마의 엄선된 불교미술품 110여 점을 국내 최초로 일반에 공개한다. 이번 국제교류전은 부산박물관 개관 41주년과 이달 말 예정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및 ‘한-메콩 정상회의’ 부산 개최를 기념해 마련됐다.부산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2017년부터 미얀마 현지 박물관 자료조사와 미얀마 종교문화부 고고학국립박물관국과 긴
1983년 12월22일, 서울 조계사 담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속초 신흥사 폭력사건으로 출범한 비상종단 총무원장 서운 스님 측이 총무원을 접수하기 위해 뚫은 구멍이었다. 서운 스님 측은 인수인계를 거부한 진경 총무원장 측이 버스를 동원해 조계사 출입문을 봉쇄하자, 쇠망치로 가로세로 1m 크기의 구멍을 뚫었다. 이 구멍을 통해 서운 스님 등은 조계사에 진입했고, 경찰과 법원 집달관을 앞세워 총무원 청사를 접수했다. 이로써 1983년 9월8일 종정 성철 스님으로부터 조계종 22대 총무원장에 임명된 서운 스님은 봉은사 총무원을 나와
“부처님, 당신이 고행을 버리고 은둔자들의 숲을 떠나 마을 가까운 숲으로 찾아가셨듯이, 저희도 이제 위례신도시의 황량한 뜨락으로 찾아왔습니다. 저희에겐 이곳이 붓다가야가 될 것입니다.”한국불교중흥을 발원하며 목숨 건 정진에 나서는 9명 위례천막결사 대중들이 11월4일 위례 상월선원에서 봉불식을 봉행하고 결사에 임하는 각오를 부처님께 고했다. 특히 결사 대중들은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서 선정에 들면서 맹세했듯, 어느 세상에서도 얻기 어려운 저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에서 죽어도 결코 일어서지 않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이날
위례천막결사에 나서는 9명 스님들이 11월4일 오전 10시 상월선원 봉불법회에서 결사에 임하는 각오를 담은 고불문을 봉독한다. 고불문에는 결사기간 동안 결사 대중 스스로 정한 청규가 올곧이 담겨 있으며, 부처님을 따라 깨달음에 이르겠다는 지극한 발원이 담겨 있다. 법보신문은 위례천막결사 상월선원 대중들의 고불문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위례천막결사 고불문] 한 자루의 향을 사르고, 삼가 부처님 전에 고합니다.당신께서는 녹야원에서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시며 말씀하셨습니다.“세상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욕망의 길이요, 하나는
曹溪禪風何處覓(조계선풍하처멱)霜林獨座透祖關(상림독좌투조관)月燭雲捲照大千(월촉운권조대천)拈花微笑卽次在(염화미소즉차재)조계선풍 어디서 찾으랴.서릿발 속 오롯이 앉아 조사관을 뚫어라.달빛 구름 걷히고 대천세계 빛나니염화미소가 바로 이 자리리라.10월13일 새벽이었다. 동국대 이사장 법산 스님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앉았다. 눈을 지그시 감고 허리는 꼿꼿이 세웠다. 일순간 의식이 명경(明鏡)처럼 투명해지더니 돌연 시구들이 하나둘 선명히 떠올랐다. 스님은 그 시구를 한 글자 한 글자 종이에 옮겨 적었다. 자신이 시를 지었다기보다 저절로 지어졌
“인적 없는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흐느끼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 / 속세에 두고 온 님 잊을 길 없어 법당에 촛불 켜고 홀로 울적에 아~ 아~ 수덕사의 쇠북이 운다. …”1966년 세상에 나온 이 노래 ‘수덕사의 여승’은 숱한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그때까지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송춘희를 ‘10대 가수’ 반열에 올려주었다. 그러나 이 노래의 영향력은 전혀 엉뚱한 이미지를 수덕사에 남겨 불교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수덕사는 비구니 스님들만 계신 곳 아닌가요?”하고 묻기도 한다. 아마 우리 국민들 중 수덕사가 비구니 사찰
“법의(法衣)는 여러 생에 걸친 원력의 막중함과 일찍이 심어 둔 지혜의 종자가 성숙되어야 입을 수 있다.”스님들 사이에 전해지는 가르침이다. 다생에 걸친 ‘숙연(宿緣)’이 있어야만 가능할 만큼 ‘삭발염의’의 지중함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스님들은 새벽에 깨어나 씻으면서 삭발한 머리를 만지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솟아오른 번뇌 망상만큼이나 자라난 무명초를 삭도를 들어 단박에 베어낸다. 입은 승복을 다시 보며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것 또한 수행인으로서의 자긍심이다. 그러면서 쌀 한 톨에 깃든 시주 은혜의 무게가 일곱 근이나 됨을
9명 스님이 한국불교중흥을 발원하며 동안거 위례 천막결사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조계종 안팎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스님들이 정진하는 ‘상월선원’ 주변에 신도들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야외천막법당이 들어선다. 이에 따라 위례신도시 상월선원 주변은 승속이 하나 돼 한국불교의 변화와 쇄신을 발원하는 불자들의 새로운 수행 공간이 될 전망이다.위례 천막결사 관계자에 따르면 불자들이 결사 대중스님들을 외호하면서 함께 기도와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상월선원이 위치한 위례신도시 종교용지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말이나 휴일 등
자유한국당 삭발과 스님들 회의 사진에 한국당 문구를 합성한 사진을 연관시켜 스님들을 조롱해 피소된 소설가 공지영씨가 사과했다.공지영씨는 10월2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하고 “정말 죄송하다. 생각이 너무 짧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원행 스님은 “당사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서로 오해를 푸시길 바란다”며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셨으니 앞으로 불교계에 관심을 더 갖고, 좀 더 숙고한 뒤 신중하게 (발언)하시라”고 당부했다. 공씨는 “다음 소설은 ‘라훌라’를 주제로 불교소설을 준
아루나찰나 산에 도착한 벵카타라만은 아루나찰라 신을 모신 사원을 찾아갔다. 그 누구로부터도 방해를 받지 않은 채 그는 성소에 들어가 링가(linga : 전대자를 상징하는 남근 모양의 심볼) 앞에 섰다. 격정이 소용돌이쳤다. 그는 링가를 껴안았다. 잠시 후, 격정이 가라앉으면서 완전한 엑스타시 속에서 그는 아루나찰라 신과 하나가 되었다. 그는 사원에서 나왔고, 머리를 깎겠느냐는 누군가의 물음에 응하여 삭발했다. 그는 자기가 갖고 있던 남은 돈과 먹을 것을 모두 버렸다. 입고 있던 옷을 찢어 허리만 걸치는 간단한 옷으로 바꿔 입고 그는
조계종 ‘선원총람’에 존재하지 않는 선원이 선다. ‘서리를 맞으며 달을 벗 삼아 정진하는 도량’이라는 의미를 함축한 상월선원(霜月禪院)이다. 이 선원이 들어설 곳은 위례신도시 종교용지이고, 문을 여는 때는 불기 2563년 동안거 결제가 시작되는 올해 11월11일이다. 45일 남겨 둔 상황에서 ‘어떻게 선원을 짓는가?’라는 노파심은 걷어 두어도 좋다. 대들보, 창방, 서까래가 필요 없는 천막법당이다. 한 겨울의 서릿발 칼바람이 휘몰아칠 허허벌판에 조성될 천막 법당에 방부 들일 수행인은 현재까지 9명이다. 수행시간은 하루 14시간 이상
부산을 대표하는 어린이청소년 포교도량 홍법사가 부처님오신날 홍보대사 역할을 펼치는 단기출가 동자 스님을 사전 모집한다.홍법사(주지 심산 스님)는 오는 10월31일까지 제14기 동자승 단기출가 참가자를 모집한다. 2020년 4월10일부터 31일까지 21일 동안 홍법사에서 스님들과 함께 생활하게 될 동자 스님들은 사찰에 적응하는 행자 생활을 거쳐 삭발수계의식을 비롯해 영축총림 통도사, 부산 연등축제, 해군작전사령부 등을 찾아 부처님오신날의 기쁨을 전할 예정이다. 성별에 관계 없이 만 4·5·6세 아동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정해진
SNS로 정치적 입장을 피력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곤 하는 소설가 공지영씨가 이번에 스님들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모욕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피소됐다. 특히 스님들 회의 모습에 자유한국당 문구를 합성한 사진을 황교안 당대표 삭발 관련 기사와 연관시켰던 공지영씨는 뒤늦게 사과하면서도 “합성한 사진이 아니”라고 주장해 다시 폄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조계종 중앙종회 종립학교관리위원장 혜일 스님과 종회 사무처장 호산 스님은 9월26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 공지영 트윗글에 대해 등기 당일특급으로 고소장을 발송, 접수했다.고소장에 따르면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9명의 스님들이 한국불교 중흥을 발원하며 '동안거 야외천막결사'를 진행한다. 100여일 간 천막 하나에 의지해 혹한을 견디고, 치열한 정진을 통해 한국불교의 수행풍토를 새롭게 변화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출가수행자의 결연한 의지를 모아 극한에 도전하는 야외천막 결사는 침체된 한국불교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자승 스님과 수좌 정묵, 무연(동광), 성곡(서울 약사암 일심선원 한주), 중앙종회의원 진각, 호산, 심우, 도림, 전 양평 상원사 주지 재현 스님은 1
순혈 유자(儒子) 임을 자부한 신진 사대부의 득세로 불교는 조선이 개국하자마자 쇠락의 길을 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숭유억불 탄압은 강도를 더해갔다. 사찰은 대부분의 재산을 몰수당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불온한 세상이 됐다. 스님들의 과거시험인 도첩제 또한 폐지돼 유능한 인재들이 불교로 유입되는 통로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조선 중기, 신진사대부들의 패악은 극에 달했다. 이들은 사찰에서 고기와 술을 요구했고 사찰 재물을 태우고 보물을 약탈해 가는 일을 버젓이 자행했다. 사찰을 폐사시켜 조상의 묘지로 사용하기도 했다.
정치권에 삭발(制饔)열풍이 불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소위 보수정치인들의 삭발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삭발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이어지면서 삭발의 의미가 희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삭발하면 국민들은 불교를 떠올린다. 불교는 삭발의 종교다. 삭발은 출가정신의 상징이다. 출가수행자가 머리카락 한 올 남기지 않고 모두 깎는 것은 번뇌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단호한 결기의 표현이다. 불가에서 머리카락을 무명초(無明草)라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삭발이
스님! 여여(如如) 하신지요?미혹한 제자 ‘진광’입니다. 스님께서 원적에 드신지도 어언 14주기가 다 되어 옵니다. 그렇게 꽃은 피고 또 지고를 반복하며 14년이란 세월이 흘렀건만 제 가슴 속에 항상(恒常) 하시는 스님의 크고 너른 자비덕화는 해가 거듭될수록 더해만 갑니다. 원래 생전에 불효한 자식들이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고 나면 더욱 애달픈 것과 같은 이치인 듯합니다.남미를 여행할 적에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스님의 전화를 받았지요. “이제 들어와서 나를 도와다오”라는 한마디에 2박3일간 비행기를 타고 귀국을 했었지요. 귀국해 인사드리
둥그런 디딤돌 하나하나 밟아가며 도량에 들어섰다. 서울 도심의 작은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2층 카페. 이색적이다. 찻집 창문에 새겨진 ‘테이크 아웃’. “자유롭게 거닐어 보시라!”는 주지 스님의 바람을 새긴듯하다.찻집 마당 곳곳에 작은 부처님 앉아 계신다. 언제 저리 고운 부처님들을 품에 다 안았을까. 고찰(古刹) 숨결 배인 낡은 기와로 쳐놓은 담장. 고아해 정감 있다. 그 옆 나무 아래에 키 낮은 벤치 놓여 있다. 그림자 속으로 들어와 나뭇잎 사이로 들어차는 눈부신 햇살을 담아가라는 뜻일 터다. 두 팔 활짝 벌린 듯, 양 옆으로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