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반드시 선한 행동이 선한 결과로 이어지고, 악한 행동이 악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의구심이 인다. 나쁜 짓을 하고도 떵떵거리는 사람이 주변에 있을 때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행동과 결과 사이에는 여러 변수가 있다. 결과가 바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윤회를 인정한다면 행동과 결과가 같지 않더라도 이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선한 행동을 할 이유가 생기고, 잘못된 것을 바꾸려는 용기도 생긴다.사랑의교회 공공도로점용 사태가 일단락 됐다. 2010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는
북한이 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정부 간 대화를 제안함으로써 남북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김정은 등장 이후 계속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긴장은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말 폭탄을 이어가면서 전쟁에 대한 우려는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북의 대화 제의 이후 2년 간 끊겼던 판문점 연락채널이 연결되고 고위급 회담이 예정되면서 대화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외교를 통해 2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면서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한다는 “한반도 운
극명하게 대비되는 양극단의 삶으로 기억되는 스님이 있다. 백양사 방장 지선 스님이다. 스님의 삶은 맑고 고요한 불교수행자로서의 삶과 분단과 독재의 그늘에서 신음했던 굴곡진 현대사의 한복판을 뚫고 지나간 치열했던 민주투사의 삶이 함께 응축돼 있다. 그래서 스님의 모습은 줄곧 두 가지 시각에서 평가됐다. 고불총림 방장 주석하면서민주화사업회 이사장 맡아투철한 출가수행자의 삶과치열한 민주투사의 삶 공존5·18 계기 민주화운동 투신6·10항쟁 신호탄 사자후 주역 1999년 이후 17년 수행전념지난해 다시 민주화 현장으로앎과 실천이 투철한 수
무술(戊戌)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제와 오늘 단 하루사이에 바뀌는 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마는, 적어도 우리의 의식 속에서 어제와 오늘은 전혀 다른 새날입니다. 특히 법보신문의 올해는 매우 의미 있는 해입니다. 올해로 창간 3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는 느낌이 더욱 새롭습니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합니다. 창간 이후로 3번이나 강산이 변하는 동안 법보신문은 굳건히 창간 때의 정신을 잃지 않고,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올해 법
한해가 가는 길목은 스산하다. 연필심처럼 뾰족하게 남은 한해 끝자락에 서면 지난 일 년을 돌아보는 자기고백의 시간을 갖게 된다. 돌이켜보면 부처님이 아니고서야 어찌 지난 삶에 허물이 없겠는가. 그럼에도 매년 되새김질해 반성하는 것은 허물을 조금씩 덜어 더 나은 미래의 자양분으로 삼기 위함이다. 해의 끝자락에 설 때마다 떠오르는 금구성언이 있다. ‘금강경’의 가르침인 ‘여로역려전(如露亦如電)’이다.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다”는 뜻이다. 무엇이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을까? 일체 유의법, 즉 우리 곁에 있는 모든 것이 그렇다는 뜻이다.
종교가 위기를 맞고 있다. 출가자나 성직자의 길을 가겠다는 사람이 크게 줄고 있다. 조계종은 최근 출가자 모집 공고를 냈다. 출가자 감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계종이 직접 각종 방송과 신문, 홈페이지 등에 공고를 내 출가자를 모집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조계종은 청년출가자에 대해 중앙승가대, 동국대 불교대학 입학 시 등록금 및 수업료 전액 지원, 대학원 장학금 수여 등 각종 당근책도 함께 내놨다. 출가자 감소에 따른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절박하게 느껴진다.조계종에 따르면 매년 출가자는 2013년 213명, 2014년 226명,
문재인 대통령이 조계사를 참배하고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예방했다. 대통령이 직접 총무원장을 예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처님오신날 같은 특별한 날에 조계사를 방문한 사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행사 차 참석한 것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문 대통령의 조계사 방문은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과 함께여서 더욱 주목받았다. 스리랑카는 부처님의 치아사리가 있는 불교국가로 시리세나 대통령 또한 신심 깊은 불자로 알려져 있다. 한국·스리랑카 수교 40주년을 맞아 시리세나 대통령을 국빈초청한 문 대통령이 스리랑카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조
한 해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계절은 겨울의 한복판으로 들어간다. 겨울은 추위와 배고픔으로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힘든 계절이다. 그래서인지 이맘때가 되면 춥고 배고픈 이웃들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진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온정이 몰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곳곳에 숨어있던 가슴 따뜻한 사람들의 사연을 접하다보면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것”이라는 생각에 시나브로 젖어들게 된다. 그러나 비록 착각일지라도, 이런 살만한 세상에 대한 감상을 느낄 여유마저 최근 사라져 버렸다. 재벌 3세의 꼴사나운 갑질과 18세 실습생의 안타까운 죽음이 냉혹한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지 1년여 만에 인근 포항에서 또다시 지진이 발생했다. 5.8규모였던 경주 지진에 비해 다소 약한 5.4 규모의 지진이었지만 피해는 극심했다. 주택이 1000여 동 이상 부서지고 학교도 200곳 이상이 피해를 봤다. 이재민도 20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도로와 교량, 상하수도의 파손도 잇따랐다. 정부는 수험생들의 안전을 위해 수능을 일주일 연기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경주지진을 포함해 1년 만에 재 발생한 포항지진을 통해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해졌다.그러나 포항지진이 몰고
한국은행이 최근 9월 경상수지 결과를 내놓았다. 한 달 경상수지 흑자가 122억1000만 달러로 월별 경상수지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의 삶은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남루해진다. 나라는 흑자를 냈는데 내 살림은 나아진 것이 없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이런 통계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이런 통계를 접할 때마다 부탄이라는 나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부탄은 세계 최초로 국민총생산(GDP)대신 국민총행복(GNH)을 국정지표로 삼은 나라다. 부탄의
조계종 33·34대 총무원장을 지냈던 자승 스님이 10월30일을 퇴임했다. 조계종 역사상 8년 임기를 마친 유일한 총무원장으로 남게 됐다. 평가는 호불호가 갈린다. 자승 스님은 역대 어떤 총무원장 보다 많은 비판을 받았다. 새겨들을 것들도 있지만 과한 것도 없지 않았다. 특히 자신들의 일탈로 종단을 혼란케 해놓고, 오히려 종단과 총무원장을 비판하는 후안무치(厚顔無恥)는 내내 남루한 종단의 현 주소를 일깨웠다.10년 전 쯤으로 기억된다. 언론에 이스라엘과 독일에 관한 한 교수님의 글이 실린 적이 있다.독일의 젊은 정치인이 이스라엘을
깨달음은 찰나에 이뤄진다. 선에서 말하는 치열한 수행의 여정은 찰나의 깨달음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찰나는 무엇일까? 보통 눈 한번 깜빡할 정도의 짧은 시간을 말한다. 경전 속 찰나를 면밀히 분석한 학자들은 75분의 1초라고 밝히고 있다. 그야말로 번갯불이 번쩍하는 순간이다.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이 자신을 바꿔놓고, 삶을 바꿔놓고, 세상을 바꿔놓는다. 찰나, 그 짧은 순간의 깨달음이 우주의 끝나지 않을 영속의 흐름을 바꿔놓는다. 2600년 전 붓다에게 일어난 그 순간의 깨침의 인연이 2600년이 지난 지금껏 우리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신고리5·6호기 건설이 재개됐다. 10월20일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 회의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최종 조사한 결과 59.5%가 공사재개를 선택했다. 공사중단을 선택한 사람은 40.5%였다. 청와대는 즉각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당시 ‘탈원전’을 공약했다. 그리고 당선 이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고리5·6호기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전문가와 시민들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3개월에 걸쳐 학습과 토론을 통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비록 시민참여단이 신고리 원
선가에 담판한(擔板漢)이라는 말이 있다. 커다란 널빤지를 등에 짊어진 사람이라는 뜻인데, 한쪽 면만을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하는 외골수들을 이르는 말이다. 등에 널따란 널빤지를 짊어지면 고개를 아무리 돌려도 뒤를 볼 수 없다. 주변을 살피지 못하고 오로지 앞만 볼 수 있기에 담판한은 자기 확신이나 편견에 사로잡혀 일방통행으로 흐르기 쉽다. 그래서 선가에서는 고정관념이나 행위에 골몰하는 담판한을 크게 경계했다.10월12일 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끝났다. 설정 스님과 수불 스님의 양자대결에서 설정 스님이 당선됐다. 선거인단 319
1996년 1월6일 젊은 가객(歌客)이 떠났다. 가수 김광석, 불과 33살의 나이였다. 사인은 자살. 슬프고도 아린 그의 목소리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등병의 편지, 그날들, 부치지 못한 편지 등 노래는 맑고 청명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을 적시는 묘한 쓸쓸함이 배어있었다. 그는 죽기 전까지도 곧 있을 콘서트를 준비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특히 장애를 갖고 있는 어린 딸에 대한 그의 애틋함을 알기에 지금도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믿지 못한다.그는 독실한 불자였다. ‘무소유’의 저자 법정 스님과 ‘맑고향기롭게’ 운동을 함께 했고
불교에는 개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다. 보신탕 문화의 잔재가 아직 남아있지만 불자들은 예외였다. 불자들에게 개는 가까운 인연의 환생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우란분경’에 개로 환생한 어머니를 제도한 목련존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지옥에 가 있는 어머니를 개로 환생케 한 뒤 제도해 극락정토에 천도시켰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불자들은 개를 부모나 친인척 같은 가장 가까운 인연의 환생으로 여긴다. 사찰 설화에도 개로 환생한 부모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개로 환생한 어머니를 품에 안고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친견했다”는 김갑용 이야기는 대표적
심즉시불(心卽是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곧 부처라는 뜻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왕의 아들로 태어나 최고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세상의 지식을 모두 배웠지만 ‘삶은 고해’라는 기막힌 상황을 해결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잠든 새벽, 세상 모든 이들이 부러워하는 것들을 뒤로 하고 왕궁을 나와 설산으로 들어가셨습니다.출가 해탈한 부처님 가르침선에선 ‘마음’ 하나로 정리고통받는 중생 구제 방법도결국엔 마음 씀에 달려있어경전은 마음으로 가는 지도길 찾아 스스로 가는 것이 선부처님께서 출가를 하
올해 초 법보신문 출판 자회사 모과나무는 ‘성철평전’을 펴냈다. 누더기 옷을 기워 입으며 평생 출세간을 떠나지 않았던 성철 큰스님의 맑은 삶을 담은 ‘성철평전’은 촛불정국의 혼란 속에 큰 화제가 됐다. 2월에 열린 성철평전 출간 북 콘서트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 문재인 대통령 등 정치 지도자들이 축하영상을 보냈다. 당시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던 문 대통령은 ‘성철평전’ 내용 중에서도 가장 감명 깊은 가르침으로 ‘불기자심(不欺自心)’을 꼽았다. “자기를 속이지 말라”는 가르침이 가진 의미는 깊다.
선사들의 어록 중 가장 극적인 가르침으로 ‘살불살조(殺佛殺祖)’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이 말은 임제 의현(臨濟義玄,?~867)의 경책으로 스님의 어록을 모은 ‘임제록’에 수록돼 있다.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죽인다”는 의미로 불경스런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 비판이나 비난은커녕 후대 스님들로부터 극찬이 끊이지 않았다. “자신의 깨달음에 방해가 된다면 부처나 조사라도 과감하게 버려야 된다”는 가르침이야말로 불교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의 염원을 담은 촛불집회를 통해 탄생된 정부인만큼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금강경’의 마지막 사구게에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연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易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이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뜻은 이렇습니다. “모든 유위법은 꿈과 같고, 환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다. 또 이슬과 같고, 번갯불과 같다. 그러므로 마땅히 이와 같이 봐야한다.” 삶은 탄생과 죽음사이서 계속되는 선택의 연속유위적인 세계서 벗어나 본래 ‘나’ 없음 자각해야부탄이 행복한 나라된 건국민이 의지하는 지도자와불교 향한 깊은 신심 비결매 순간 연기적 사고만이지혜로운 판단으로 이어져지금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