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정토사(주지 덕진 스님) 신도 분들과 함께 중국의 문수성지 오대산 가는 길이다.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 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티 없는 진실한 그 마음/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일세’ 게송이 처음 울려 퍼졌다는 그 산은 산시성(山西城 산서성)에 있다."석굴서 핀 자애미소 ‘감탄’ 허공에 매달린 절 ‘압권’부처님 닮으려 했던북위 사람들 정성에 ‘합장’" 베이징(북경. 北京)에서 육로를 통해 산시성 중심부로 들어서려면 황토고원(黃土高原)을 지나야 한다. 그 언제부터인가 고비사막에서 인 바
“서러운 사람 “저 숲길 걸어서 오시라. “눈부신 신록에 “그 눈물 다른 사람 볼 수 없으니 “실컷 우시라. “그리고, 저 미소 받으시라.” 그 누가 기도했다. 신록의 6월엔 푸른 희망을 갖자고.‘숲이 우거지는 계절 초록의 계절이여/ 당신의 눈부신 색깔로 내 영혼 푸르게 물들여 주시어/ 온 세상 비추는 푸른 등 되게 하소서/… …/ 내 작은 가슴에 푸른 향기 가득 심어/ 초록 향기 필요한 자들에게 맘껏 나눠 주는/ 6월 되게 하소서’개심사 연못도 6월의 햇살과 바람을 온 몸으로 안고 있었다. 연못가 아름드리
"반가사유상도 자취 감추고 바위로 돌아갈 터무상은 우주 관통하는 진실"조용히, 천천히 걷고 싶어 입소문 나지 않은 평탄한 길을 택했다. 반가사유상 만날 수 있다는 얘기 한 토막 얼핏 들은지라 약간의 설렘만 품안에 넣어 두고 떠난 길이다. 미륵마을(남하리 3구)과 염실마을(남하리 2구)을 잇는 3km의 증평읍 남하리길은 어린 시절 무작정 걸었던 시골 길 그대로여서 정겹다. 증평민속체험박물관 바로 옆에 자리한 미륵마을의 ‘남하리2구 사지’에는 석조보살입상과 두 분의 석불입상만이 서 있다. 석조보살입상이라 하지만 미륵불로 보이는 이
"시대의 실상 모른 체 하려는 무관심은 비겁한 회피 우리는 인형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인간이다 신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야 할 인간이다" 법정 스님 만나러 가는 길이다. 무소유길 따라서 ‘무소유’ 펼치며 가는 길이다. 숲과 숲을 이어주는 저 작은 다리 건너야 진짜 무소유길이다. 저 숲에서 이 숲으로 들어설 때 둘이 오지 말라는 듯, 혼자서 조용히 발밑 살피며 오라는 듯, 폭 좁은 나무다리 하나 저렇게 놓여 있으니 저 다리 건너야 진짜 무소유길이다. 길섶에 글판 하나 서 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봄 햇살과 꽃 향기를 안은 증평 남하리사지 3층 석탑이 한 때 미륵마을이라 불렸던 염실마을을 품고 있다. 바위 위에 세워진 3층 석탑((충북유형문화재 제141호)은 고려 시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탑 옆 20m 지점에 삼존불과 반가사유상, 여래불이 새겨진 바위 마애불상군(충북유형문화재 제197호)이 자리하고 있다.채문기 상임논설위원 penshoot@beopbo.com1292호 / 2015년 4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지난 30여 년 동안 자신만의 독창적인 선화세계를 구축해 온 허허당 스님이 5월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바람의 기억’을 연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일 작품은 40여점. 가로 1200cm, 세로 280cm의 초대형 화폭에 100만 동자를 담은 ‘새벽’도 전시회를 통해서는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어서 화단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칠레 사막 한 가운데 서 있는 타조! 모래마저 녹여버릴 듯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태양 앞에 꼿꼿이 서서는 그 붉은 태양마저 삼켜버리고 있다. 단숨에 한강물도 들이킬 기세고,
"법당 뒤 켠 장경각 담장아래백매 몇 송이 숨어서 웃음 짓네그대, 隱梅라 부르노니 수줍지 마라" 선암사로 갔다. 정호승 시인의 ‘선암사’처럼 눈물이 나서가 아니다. 선암사 무우전 흙돌담길 옆 백매(白梅)를 보기 위함이다. 겨우내 내렸던 눈 그치고, 봄기운 오르는 3월이면 순백의 자태 내 보이는 저 매화를 두고 사람들은 ‘선암매(仙巖梅)’라 했다. 꽃 중에서도 유독 매화를 좋아하는 홍선웅 판화가는 고려시대부터 꽃을 피워 그 향기 지금까지 전하니 ‘고려매(高麗梅)’라 해야 한다고 초봄만 되면 지인들에게 목청을 높인다. 그럴만한 이유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가 마음수련, 명상, 요가 등의 사회 트렌드를 좇는 한국불교의 현재 모습에 대해 우려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러한 활동은 대중의 흥미를 유발할 뿐 포교저변을 확대시키는데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 이사가 짚었듯이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시작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100만 명이 참여했으나 한국갤럽의 2004, 2014 ‘한국인의 종교’ 설문조사 결과에 나타나듯 불교 신자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그것도 3대 종교 가운데 불교가 유일하다. 따라서 시대의 유행인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불자들의 종교
‘버릴것 하나 없는 가난한 눈빛 하나로 짧은 심지 하나 강 깊은데 박고’버거워도 살아가자야! 기가 막히다. 한 발 앞은 낭떠러지고 한 발 뒤는 절벽. 오산의 사성암은 절벽과 절벽 사이에 절묘하게 앉아 있다. 처마에 매달린 풍경처럼 허공에 매달린 암자! 그렇다고 아슬아슬하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쭉쭉 뻗어 오르려는, 유유히 흐르는 구름도 단박에 움켜잡아 이리저리 흔들어 보려는 양 당찬 위용을 뿜어내고 있다. 회색과 적갈색의 막돌이 자아낸 돌담과 계단은 유럽 중세의 한 고성(古城)으로 이어진 돌길을 연상시켜 이국
꽃과 꽃 사이로 펼쳐진 풍경 그대로가 화엄세계다. 화엄사 각황전 삼백 살 노매(老梅)가 피우는 꽃은 붉다 못해 검붉어서 흑매다. 선암사의 600년 고매(古梅)가 무우전 돌담서 만개해야 열흘 후 흑매가 제 모습을 보이는데 올해는 화엄사 흑매가 앞서 피었다.채문기 상임논설위원 penshoot@beopbo.com[1289호 / 2015년 4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창틈으로 보인 산은 하늘에 닿았고 누각아래 부는 바람 물결로 여울지네"정족산(鼎足山)! ‘솥발뫼’라니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멀리서 보면 솥뚜껑을 거꾸로 얹어 놓은 형상을 하고 있다 해서 ‘솥’이라 하고, 솥을 받치는 세 개의 다리와 같다 하여 ‘족’이라 했다고 한다. 마니산(摩尼山) 줄기가 서쪽으로 뻗어나가다 여기에 이르러 세 봉우리로 솟았으니 그렇게 이름 할만하다. 양양과 울산의 정족산 유래 또한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동문과 남문 중 어디로 들어서도 멋진 풍광을 보여주는 삼랑성(三郞城)이지만 굳이 남문을 택해 서문으로
"자네는 집 밖 쫓아다니고 나는 집안에 앉아 있네. 집 밖에 있는 건 무엇인가?"설악산과 소백산에 변산바람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니 봄이라 해야 할까? 하나, 며칠 전에도 눈이 내린 서울이다. 봄이라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어야 봄이니 서울의 봄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햇살은 춘삼월 기운을 담아 따듯하다. 그 햇살, 일주문 현판에도 앉았다. 수락산 학림사(水落山 鶴林寺)! 고고함을 상징하는 두루미와 연관 있을 터. ‘학이 알을 품은 형국’이라는 학포지란(鶴抱之卵)에서 유래됐을 게다. 일주문에서부터 대웅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