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시장 건물에 선원을 열고 저잣거리 포교를 실천하고 있는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이 수행자로서 또는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반추해보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많은 이들이 함께 느끼고 공유했으면 하는 내용의 글들을 엮어 책으로 발간했다.언론매체에 기고했던 글들을 비롯해 신도들을 위한 법문용으로 쓴 글 등 총 70편을 묶은 『부루나의 노래』가 그것.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스님이 수행자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여러 상념을 털어놓고 있는데, 특히 스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나 아버지에 대한 연민 등은 수행자로서 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삶의 애환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고종 사회부장, 총무부장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저잣거리에 포교원을 차리고 포교의 일선에
사람들은 영원히 살 것처럼 죽음을 밀쳐냅니다. 하지만 길 위에 서면 알 수 있습니다. 버려야 얻듯이, 죽음을 곁에 두는 것이 죽음을 떨쳐내는 것이라는 것을…. 2004년 3월 1일, 남원 실상사의 새벽은 고요했다. 천년 넘게 자리를 지킨 탑들이 아침을 부르고 있었다. 도법 스님은 전날 잠을 설쳤다. 떠남에 익숙한 터였지만 그 날만은 느낌이 각별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부처님께 인사를 드렸다. 10년 넘게 말없이 인사를 받아왔던 부처님, 그날도 그저 빙그레 미소만을 머금을 뿐이다. 스님은 10년 동안 몸담고 있던 실상사의 주지 자리를 내던지고 이렇게 지리산을 내려왔다. 탁발 순례를 나서기 위해서였다. 스스로의 깨우침을 위한 수행의 길은 아니었다. 탐욕으로 이글거리는 사람들에게 평화와 생명의 메시지를 전
유심상 작품상 수상자. 왼쪽부터 이가람, 유자효, 김종회 씨. 올해의 ‘유심’ 작품상 수상자가 결정됐다. (사)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1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6회 유심작품상 수상자로 △시 부문-이가림 △시조 부문-유자효 △평론 부문-김종회 등 3명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으로는 최동호 고려대 교수(시인), 신달자 명지대 교수(시인), 김제현 시조시인, 김재홍 경희대 교수(문학평론가)가 참여했다. 먼저 시 부문을 수상한 이가림 시인은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빙하기’가 당선된 이래 지금까지 40년 넘게 작품 활동을 해온 중진시인이다. 그는 지금까지 『빙하기』(1973),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1981), 『순간의 거울』(1995),
80년에 이르는 부처님의 생애와 깨달은 이후의 삶은 그 자체의 나열만으로도 방대하다. 부처님의 행동 하나, 행적 하나, 말씀 한 마디에 의미와 가르침이 담겨 있으니 이를 다 담아낸다면 팔만대장경 못지않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옛 사람들이 부처님의 생애를 팔상도 등 8개의 시기로 간략히 나눠 설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국대 겸임교수인 정각 스님은 이를 다시 탄생과 성장, 출가와 깨달음, 교화와 전법, 열반 등으로 간략화해 그야말로 부처님의 생애를 단숨에 읽어나가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가르침에 대해서는 그 핵심을 적절히 결합시켜 부처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제1부 탄생과 성장에서는 마야부인의 꿈으로부터 룸비니동산에서의 탄생, 궁궐에서의 어린시절, 백조를 둘러싼
어떤 이들은 많은 것을 갖고도 불행해 하는데 어떤 이들은 가진 것 없이 편안해 보일까. 누군가는 뺏고도 만족치 못하는데 누군가는 그냥 주고도 행복해 하는 걸까?고희를 훌쩍 넘긴 원로학자 황명찬(73) 건국대 명예교수는 이것이 ‘마음’ 때문이라고 말한다. 탐냄과 욕심과 어리석음으로 일렁이는 마음에 휘둘린다면 행복은 늘 저만치 있지만 마음을 찾고 다스릴 때 이 세상이 곧 극락이라는 것. 그의 『마음』은 참다운 행복을 찾아 떠나는 내면의 여행이다. 오랜 세월 수행을 하면서 저자가 직접 체험하고 느낀 일들을 담담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 황 교수는 사물의 진실상을 깨친 사람은 저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산과 냇물을 보는 것도, 그리고 산과 들에 피는 들꽃을 보는 것도 즐겁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평생 무소유를 지향해야 할 수행자의 삶. 하지만 발우는 헤진 가사와 더불어 수행자에게 소유가 허락된 몇 안 되는 물건 가운데 하나다. 극도로 절제된 삶을 위한 최소한의 도구이자 탁발에 의지하고 무소유로 구도 정진하는 수행자의 표상인 것이다.그런 까닭에 발우는 단순한 밥그릇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발우에는 무소유의 검박한 마음과 깨달음의 지혜, 또 뭇 생명에 대한 한없는 감사의 마음과 깨달음에 대한 수행자들의 허기도 소복이 담겨 있다. 옛 조사 스님들이 제자에게 전법의 증표로 굳이 발우를 물려주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명 스님의 『깨달음의 벗, 천하일발』은 이런 발우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물론 올바른 발우공양 방법까지 세세히 알려주는 발우의 지침서다.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이 “이 책을
보통사람에게 죽음은 늘 남의 일이다. 교통사고로 매일 수십 명씩 죽고 수백 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허나 자신과는 무관하게 여긴다. 죽음은 ‘그들’만의 몫일 따름. 장례식이나 화장터에서조차 마찬가지다. 죽음은 그저 너도나도 가리어야 할 기피의 대상일 뿐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죽음이 남의 일이 될 수 있을까. 누군들 죽음의 강 ‘삼도천’을 건너지 않겠으며, 의령수(衣領樹)에 생전의 옷을 걸고 죄를 묻는다는 할멈과 할아범을 피할 수 있으랴.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불쑥불쑥 찾아오는 죽음. 하여 온 천하를 쥐락펴락 했던 진시황도 어쩌지 못한 것 아니었던가. 하지만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죽음은 고향으로의 회귀요, ‘삶’이라는 질기고 고된 짐을 내려놓는 깊은 휴식이다. 큰스님들이 마지막 남
“시를 쓸 때면 심한 몸살을 앓곤 한다. 쓰고 나면 쓰고 난 기쁨의 크기보다 더 큰 두려움에 애를 태우곤 한다. 나이가 들수록 시를 쓴다는 것의 어려움은 커가고, 그 속에서 남들보다 쉽지 않은 삶에서 낮은 대로 서는 법을 배우곤 한다.” 시인 최명숙 씨의 말이다. 남들보다 쉽지 않은 삶, 낮은 대로 서는 법 배우기? 무슨 뜻일까. 그렇다. 최 씨는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였다.말 한마디 하려면 얼굴부터 일그러지고 손이 먼저 올라가는 장애를 가졌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 애를 쓰면 쓸수록 몸은 더욱 비틀어진다. 그러나 그녀는 ‘신체의 장애’를 ‘삶의 장애’로 생각지 않는다. 남들과 다르다고 누구를 원망하지도 세상을 탓하지도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현실에 만족한다.남들과 조금 다르다
박사학위 논문 주제는 학자에게 명함과 같다. 그동안 연구해 온 결과물인 동시에 그 주제가 향후 학문의 흐름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는 까닭이다. 그렇기에 불교 주제 박사학위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우리 불교학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라 할 수 있다. 본지에서는 3회에 걸쳐 국내학위, 해외학위, 그리고 외국인이 한국불교를 주제로 쓴 박사학위논문 현황을 소개 분석한다. 편집자교리분야 禪 으뜸…고려사 연구 인기조선-근현대 연구자도 꾸준히 증가1970년대 초부터 나오기 시작한 박사학위 논문은 지금까지 모두 520편으로, 70년대 13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