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시들면 꽃잎은 퇴비가 됩니다. 그리고 그 퇴비 위에서 정말 아름다운 꽃이 새롭게 피어납니다. 당신의 번뇌는 당신의 퇴비이고 당신의 꽃입니다. 그것은 슬픔, 회의, 시기심, 거절의 마음일 수도 있고 이해, 사랑, 용서일 수도 있습니다. 번뇌는 유기적(有機的)인 것입니다.” 화를 다스려 마음의 평화를 얻는 방법을 자상하게 일러 주었던 틱낫한 스님이 이번에는 짧지만 강력한 언어로 현대인의 아픔을 따스하게 감싸 안았다. ‘지금’을 희생해 ‘미래’의 파랑새를 좇는 이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에 이끌려 서로 상처 주고 아파하는 현대인들에게 『틱낫한의 포옹』은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다. 참으로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서만 만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까닭이다. 스님은 과거란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
한국불교사 하면 두꺼운 학술서적을 떠올리기 쉽다. 어려운 용어에 수두룩한 한문은 몇 장을 넘기기도 전에 주눅부터 들게 하기 십상이다. 반대로 불교사 전체를 다룬 번역서에서 한국불교사는 생략되거나 너무 소략해 ‘영양가’ 없기 일쑤다. 이런 가운데 김경집 진각대 교수가 펴낸 『역사로 읽는 한국불교』는 지난 1600여 년간 한국불교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사상, 정책, 문화적인 측면에서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불교가 이 땅에서 고대왕국 형성기에 국가와 지배층에 의해 적극 수용됨에 주목한다. 그런 까닭에 한국불교는 국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때로는 나라와 온 백성의 안녕과 복을 책임지는 인천(人天)의 스승 역할을 맡았고, 때로는 국가를 개혁하는 칼자루를 쥐기도 했으나 개혁의
차와 명상의 만남을 통해 차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행복도량 대원정사 주지 지장 스님이 최근 『행복한 명상 생활』을 내 놓았다. 몰입과 통찰의 테크닉이라는 부재가 붙은 이 책은 초의차명상원, 대원불교대학, 부산여대 사회교육원 등 대학 및 사회 각 기관에서 강의한 내용을 총 망라해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으로 최초의 차 명상 교재라 할 만 하다. 그러나 이 책은 답답하고 고답적인 교재의 틀에서 벗어나 마치 한 권의 수필집을 보는 듯 담박하다. 은은한 여백의 시원한 편집, 차 한 잔의 여유처럼 평온하기만 한 글쓰기. 이 책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미덕이다. 사람들은 명상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 눈 감고 고요하게 앉아 있어야만 한다거나, 삶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무겁고
앞서 『마하바라타』가 전쟁이야기라고 소개하였습니다만 사실 배경이 그럴 뿐이지 책 속에는 인생살이에서 기억해야 할 귀한 이야기들이 넘실댑니다. 주인공 유디슈티라는 야차에게 붙잡힌 동생들을 찾아 나섭니다. 야차는 자기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하면 동생을 살려주겠다고 합니다. “위험할 때 사람을 구해주는 것은?”“용기”“바람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것은?”“마음”“메마른 지푸라기 보다 더 말라비틀어진 것은?”“슬픔에 겨운 마음”“죽을 때 누가 따라가는가?”“다르마”“행복이란?”“좋은 일을 한 다음의 결과”“무엇을 버려야 만인의 사랑을 받게 될까?”“자만심”“무엇을 버려야 슬픔이 가고 기쁨이 올까?”“분노. 이것을 버리면 더 이상 슬플 이유가 없습니다.”“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것은?”“사람들은 매일매일 사람들이 죽
기독교 교리가 불교의 교리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밝힌 저서 『법화경과 신약성서』를 통해 예수의 불교 차용설을 주장, 화제를 불러일으킨 민희식 박사가 예수와 붓다의 생애를 비교해 그 유사성을 밝힌 신간이다. 1세대 불문학자이자 불교와 기독교문화 연구에 천착하고 있는 민희식 박사는 예수와 붓다의 조상 계보에서부터 시작해 입태, 출생, 성장, 고난, 전법, 죽음 그리고 사후 교단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적에서 예수와 붓다가 보여주고 있는 놀랍도록 흡사한 장면들을 순서대로 소개하고 있다. 성경과 경전의 여러 대목들을 직접 인용해 대조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한 사람의 생애를 두 가지 책에서 각각의 표현법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성자의 탄생을 경배하기 위해 동방박사와
동남아시아의 중심에 자리 잡아 주변 여러 국가의 문화를 풍부하게 받아들였음에도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은 적이 없으며 자신들의 문화를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나라. 3만 여개의 사찰이 존재하고, 어느 곳을 방문해도 부처님과 스님에 대한 존경과 왕실 가족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곳. 바로 태국을 지칭하는 설명이다. 『태국에서 보물찾기』는 보물을 찾아 전 세계를 여행하며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만화로 알아가는 ‘세계탐험 만화 역사상식’ 시리즈의 16번째 책이다. 이 책은 가상의 숨겨진 보물을 찾는 주인공들의 모험을 통해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꾸며진 학습만화다. 주인공 팡이와 토리는 우연히 태국 왕실을 지켜준다는 전설의 황금 불상을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이들의 모험에는 역사는 물론
‘중년에는 자못 불도(佛道)를 좋아하였고근간에는 또 종남산 기슭에서 살거니흥취가 일면 매양 홀로 나서서는마음이 흔쾌한 일들을 혼자서만 알 뿐이다마냥 거닐다 흐르는 물 다하는 곳에 이르러선앉아서 구름 이는 때의 장관을 바라보며어쩌다 숲속의 노인을 만나기라도 하면더불어 담소하느라 돌아갈 줄 모른다’ 시불(詩佛) 왕유는 시선(詩仙) 이백, 시성(詩聖) 두보와 더불어 당시(唐詩)의 황금기를 이끈 대시인이다.이백이 풍류 넘치는 삶을 살며 호방한 필치와 낭만적인 서정으로 시운을 만나지 못한 개인적 시름과 울분을 토로했다면 두보는 우국우민의 충정을 바탕으로 침울하면서도 사실적인 필치로 전란의 고통에 신음하는 민초들의 삶을 반영했다. 반면 유마경의 주인공 유마힐(維摩詰, 유마) 거사에서 마힐(摩詰)을 자신의 자(字)로
모든 사람은 본래 부처님! 내 생명이 바로 부처님 무량공덕생명이라는 찬란한 대긍정의 세계를 열어 보인 이 시대의 보현보살 광덕 스님. 지난 1999년 사바 세연을 거두고 대원적 무상삼매에 들었지만 그 가르침은 여전히 생명의 언어로 메아리치고 있다. 광덕 스님 열반 9주기를 기해 발간된 『마음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또한 스님이 남긴 투명한 언어의 사리다. 70년대 중반부터 99년 2월 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설하신 법문 중에서 미출간된 말씀들을 중심으로 엮은 것이다. 우리 몸이 소중한 까닭, 죽지 않는 법, 최상의 기도법, 미운 사람이 있거든, 마음이 일체를 이룬다, 불법 생활과 세속생활, 원인 없는 병은 없다 등등. 가능한 일반 불자들의 신행 사례담을 중심으로 한 법문들을 가려 뽑아 쉽고 재미나게 읽어
옛날에 출가를 하면 꼭 외워야 할 것으로 『초발심자경문』과 함께 『화엄대예문(華嚴大禮文)』을 꼽고는 했다. 『초발심자경문』이 출가자가 마음가짐과 언행에 대해 조목조목 밝혔다면 『화엄대예문』은 불법승 삼보에 대한 귀의와 예경, 참회의식을 집대성한 예참의식문으로 불보살님에 대한 찬탄, 예경, 참회의 깊고 깊은 마음과 중생에 대한 부처님의 대자대비, 중생을 고해에서 건지려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해월 스님이 편역한 『화엄대예문』에는 원문과 쉬운 우리말 번역을 함께 싣고 있다. 특히 화엄대예문의 전체적인 구성과 내용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초심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편역자 해월 스님은 “화엄대예문은 원통불법의 진전이요, 화엄교학의 정수”라며 “석가세존께서 보리도량을 떠나지
당신은 불자입니까. 질문이 참 모호하다. 불교만큼 관용 넘치는 종교가 없다는 세간의 평가만큼이나 대답 또한 자의적일 수 밖에 없다. 불교를 좋아하면 불자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면, 그것도 아니면 적어도 정식으로 수계를 받고 오계(五戒)정도는 수지해야 해야 하는 것일까. 2004년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 조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번 이상 법회에 참석하는 불자는 전체 불자의 3.5%에 불과했다. 할머니가 절에 다니기 때문에 자신도 불자라고 대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자들 스스로 생각하는 불자의 자격 조건은 상당히 모호하다. 윤창화, 고명석 공저『불자생활백서』는 불자들의 생활 지침서이다. 불자들이 알고 실천해야 할 기본 상식 79가지를 엄선해 살갑게 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