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민들 관심도 매우 크다. 그동안 정부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불가피성을 역설해 오고,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의 문제점들을 부각시키면서 위기감을 고조시켰기에 개혁을 지지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그에 반해 공무원연금 수혜 당사자인 공무원들의 피해의식과 배반감 역시 만만치 않다. 이 문제가 대화의 소재가 되고, 그 가운데 이해 당사자가 끼어있게 되면 자칫 태도가 상반되는 사람들끼리 얼굴을 붉히기 쉬운 위험한 주제가 되었다.그리고 실제로 그 문제로 인해 얼굴을 붉히고 사이가 틀어져 버린 사
우스개로 시작하고 싶다. 대학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그 대학 어느 학과 교수들이 두 파로 나누어져 대화조차 단절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연구실은 같은 층에 있었다. ‘앙숙’인 교수들이 연구실과 강의실을 오가며 마주칠 때마다 ‘지옥’이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학생들이다. 어느 교수 연구실에 갔다가 다른 교수 눈에 띌까 걱정이다.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대학원생들의 ‘고충’은 더 컸다.들머리에서 ‘어느 대학’이라고 썼지만, 그런 일은 어느 대학, 어느 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대학에 그런 학과가 적어도 하나 이상은 있다.
“등잔에 기름이 다하고 심지가 말랐다(油盡燈枯)” 장제스(蔣介石)의 오른팔 격이었던 대만의 논객 천부레이(陳希雷)가 장제스에게 남긴 유언이다. 공산당원임이 드러나 체포된 딸과 사위를 장제스가 풀어주자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말이다. 자신의 역할이 끝났고,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게 되었음을 함축한 구절이다.최근 개헌 논의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탐탁지 않아 해서 주춤하고 있지만 개헌의 필요성은 오래 전에 제기되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개헌을 추진했다. 제18대 국회에서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11월에 들어서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고 있다. 가난한 서민들은 이제 난방비에 신경을 쓸 때가 되었다. 현재 인류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화두의 하나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이다. 우리가 이 기후변화를 피부로 느낌으로써 실종되어가는 봄과 가을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춘하추동의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되는 천혜의 기후를 가졌었다. 그러나 이제 그 혜택이 사라지고 긴 겨울과 여름 사이에 짧은 봄과 가을이 있을 뿐이다.현재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이슈로써 에너지확보와 지구온난화를 빼놓을 수 없다. 에너지는 국
조계사 국화축제 ‘시월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도량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꽃길을 걸으면서도 눈 앞에 펼쳐진 ‘화엄국토’ 현장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카메라(CAMERA)는 라틴어로 ‘방, 침실’이라고 하는데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어두운 방’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그 ‘어두운 방’을 들여다보자.사막과 초원을 오가며 움막생활을 했던 아랍인들은 천막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빛이 들어 와 어두운 천막 안에 바깥의 풍경을 거꾸로 비추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됐다. 빛의
‘대학(大學)’에 “덕이 근본이요 재물은 말단이다”라는 말이 있다. 인격적인 탁월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요, 재물은 부차적인 것이라는 말이다. 너무도 고전적인 말이요, 또 상식적인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현실에서는 진부하고도 고리타분한 말이 아닐까 싶다.부자를 보고 “잘 산다”라고 표현하는 말의 사용이 그것이다. “잘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인데 단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것을 보고 “잘 산다”는 것은 경제적인 부유함을 삶의 최고 목표로 보는 의식의 표현이다. 이런 말을 쓰고 사는 우리는 자연스레 재물을 근본
참사공화국. 대한민국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물론 수치다. 자살공화국, 드라마공화국, 학벌공화국, 삼성공화국, ‘빨리빨리 공화국’ 따위의 대한민국 ‘별칭’에 부끄러운 하나가 더 늘어난 셈이다.미리 전제하거니와 자학할 뜻은 전혀 없다. 하지만 참사가 끝없이 이어지는 데도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현상은 또렷하다. 2014년 4월16일의 세월호 참사가 온 국민을 ‘국상의 슬픔’으로 몰아갔는데도 대한민국은 6개월 넘도록 ‘진상규명 특별법’조차 만들지 못했다. 그 뿐인가. 참사가 일어난 바로 옆 바다인 홍도 부근에서 9월30일 유
“현실정치보다 더 혼탁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대중들이 종단에 등을 돌리고 있다.” 한 중견언론인의 조계종에 대한 진단이다. 지난 7월 개혁불사 20년을 맞아 열린 토론회에서 나온 우려의 목소리였다. 그는 “비구를 제외한 구성원이 배제되고 돈과 권력을 틀어쥐려는 모습들이 대외적으로 노출되면서 종단에 대한 실망감이 팽배해졌다”며 “종교적 권위의 확보·창출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 언론인의 걱정을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조계종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조계종의 뿌리이기도 한 선학원 분종사태가 벌어졌다. 종
최근 세 종교지도자들의 행적이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즉 구원파 유병언 회장의 객사,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그리고 용화선원 송담 스님의 조계종 탈종이다. 이 비상한 행적들이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를 생각해보기로 하자.지난 4월 유병언 회장이 소유한 세월호가 진도 근처에서 침몰하여 300여명이 사망 또는 실종하자 그는 책임을 면하려고 도주하였다. 그를 검거하기 위하여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수많은 인력을 동원하였으나 실패했고 그는 7월 순천에서 객사한 노숙자로 발견되었다. 그의 사망으로 그가 교묘하게 은닉한 천문학적 재산을 회수
1990년대 중반, 회사 퇴근 후 한 번에 100권의 책을 등에 지고 계단을 오르내리던 때가 있었다. 도매서점에서 한 4년 ‘알바(?)’했으니 무수히 많은 책들이 필자 등에 업혔다. 어느 날, 화려한 듯 간결한 디자인의 책이 입고 됐다. 처음엔 50권, 며칠 뒤 200권이 들어오더니 어느 새 1000권, 2000권이 밀려왔다. ‘천년의 로마 역사에 대중을 초대한 수작’이라 평가 받았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의 이야기다.‘로마인 이야기’ 열풍은 10년 넘게 지속됐다. 좀 비약해서, 지하철 승객 10명 중 한 명은 이 책을
우리나라처럼 신앙의 자유와 포교의 자유가 혼동되고 있는 곳이 없는 듯하다. 신앙의 자유는 무한대로 보장된다. 개인이 어떤 종교를 믿든 간에 그것은 그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제한할 어떤 이유도 없다. 그러나 그러한 자유를 포교의 자유와 혼동할 때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마련이다. 포교는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성립한다. 자신의 신앙을 남에게 전하는 행위는 종교인으로서 당연한 일이겠으나, 그것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불편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엄연히 타인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되는 것이다. 인간의
세월호 참사가 시나브로 잊혀가고 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유가족들이 애면글면 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에 대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내내 모르쇠다. 게다가 ‘세월호 단식’에 반대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이른바 ‘보수’를 자처하는 ‘일베’ 회원들이 피자와 치킨으로 ‘폭식투쟁’을 벌이는 생게망게한 일이 벌어졌다.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다. 대다수 신문과 방송은 ‘갈라진 광장’이니 ‘좌우로 분열된 광장’이니 ‘증오로 갇힌 광장’ 따위로 광장이 제 구실을 못한다는 보도와 논평을 쏟아냈다. 얼핏 보면 객관적 접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