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을 ‘쇄신’하겠다며 자신 있게 내놓은 검찰총장 인사가 결국 망신으로 귀결됐다.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천성관 씨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비리가 드러나 결국 사퇴했다. 사필귀정의 전형적 보기다. 처음 천성관 씨가 검찰총장으로 발탁되었을 때 대다수 언론이 ‘파격인사’라고 평가했다. 당시 신문들을 되짚어보면 ‘파격’의 실체를 간파할 수 있다. 청와대 대변인을 ‘배출’한 「동아일보」는 “천성관 후보자와 먼 혈연관계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오랜 측근” 또는 “권력기관의 고위 인사”가 천 씨를 천거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선택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논조가 정반대의 신문이지만, 천 씨의 검찰총장 내정에 대통령 의중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분석에는 일치했다.
중수부 검찰들의 ‘사악한’ 수사가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며 분노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그 ‘표독한’ 수사의 배후에 정치 권력이 도사리고 있다는 정황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나라에는 원망과 절망, 저주의 언어가 가득합니다. 봉은사에서 노 대통령을 위한 49재를 지낸다며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그 위에, “대한민국 검찰 중수부 소속 검사들은 봉은사 출입을 삼가주십시오”라는 글귀가 있어 세인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에 대해 명진 스님은 “부처님 말씀 중에 파사현정(破邪顯正)이란 말이 있어요. 속된 것, 사악한 것을 버리고 올바른 것을 따르라는 가르침입니다. 부처님의 제자인 수행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참된 길이 무엇인지 묻고 찾아야 합니다”라며
불교의 계율 중 첫째가 ‘살생하지 말라’이다. 이는 생명의 소중함을 표현하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다. 이 세상에 존재되는 수만 종류의 생명체도 살기 위해서 존재한다. 곧 삶은 생명체의 존재 이유다. 자신의 생명은 물론이요, 남의 생명까지도 존중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최근 통계에 의하면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심각할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7년도 현재 15분마다 1명꼴로 자살을 시도하고 있고, 하루에 35명 정도가 자살하여 1년이면 1만 3000여명이 자살함으로써 자살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라고 하니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과 노인들의 자살률이 높아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우리 사회는 지난 40여년간 근대화, 산업화
불자로서 부처님께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만든 책 가운데 한 권이 『상처 입은 치유자(Wonded Healer)』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으로 저자는 영국 런던대학에서 심리치료학을 가르치고 있는 리처드 맨키비치 교수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현대 사회와 한 개인이 겪고 있는 여러 정신병리학적 증상들을 지적하면서 그것 때문에 생긴 상처와 아픔을 오히려 치유의 원천으로 바꾸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는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보다는 동조하지 않으면 배타적 적개심으로 공격하는 자세가 난무하는 사회로 점철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간으로 하여금 새로운 생활양식을 창출해 주었던 테크놀로지가 오히려 인간의 삶을 파멸로 이끌기
“국민이 부처다” 참으로 신선한 법문이다. 귀가 번쩍 뜨였다. 불기2553(2009)년 6월15일 조계사 대웅전 앞. ‘이명박 정부의 참회와 민주주의의 발전을 염원하는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 1447인 시국선언’이 천명한 말이다. 시국선언문은 “국민 위에 군림하며 비뚤어진 공권력에 의지해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집회 등의 자유를 유린해온 지난날을 깊이 반성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국가적 희망과 미래도 없다”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시국선언을 놓고 숫자를 비교하기란 못난 짓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1987년 6·10 민주항쟁 당시 750여명의 서명에 견주어 서명자가 2배에 이른 사실은 분명 음미해볼 진전이다. 1994년 종단개혁 이후 15년, 조계종 변화를 입증해준 선언이라 해도 좋을 듯싶다. 조계종의 달라진 모
봉하 마을 추모 대열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추모객들은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상황에 대해 분노하기도 하고, 고인의 미덕을 찬양하며 이른 죽음을 애달파 한다. 나는 또 다른 안타까움을 말하고 싶다. 대통령이 방문객들의 부름을 받아 나오면서 시작된, 반갑고 흥겹고 진지했던 봉하 이야기판의 사라짐에 대해서. 대통령이 퇴임하여 시골 고향으로 내려가 그곳의 생활인으로 살아가게 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이어, 많은 국민들이 감동했다. 참 따뜻한 모습이었다. 자전거에 손녀를 태우고 들판을 달리는 모습이 그랬고, 오리 농법으로 키운 벼를 수확하는 콤바인을 운전하는 모습이 그랬다. 고향 강 습지를 되살리기 위해 쓰레기를 줍고 뒷산 장군차 밭의 풀을 뽑는 모습도 그랬다. 그중 가장 찬란한 순간은 봉하
21세기를 특징짓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지난 세기 세계를 이끌었던 서구중심의 문화로부터의 탈피가 심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개발과 물량위주로 인한 서구 근대정신의 폐해와 한계를 극복하여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류문명의 중심이 동양으로 옮겨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고 있다. 자유분방한 사고와 시장원리를 최고의 가치로 발전해 왔던 서구의 물질위주의 사상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세계적인 석학들은 21세기를 ‘환태평양의 시대’라고 규정하고, 유구한 역사와 심오한 정신문화를 간직한 한국, 일본, 중국 등의 문명으로부터 인류에게 행복을 안겨줄 가치를 캐내고자 탐구해 오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어느 국가도 내놓을 수 없는 독특한 전통 문화를 찾는다면
경기도 양평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국유림에 조성한 수목장림 ‘추모원’ 이 개장을 했다는 소식입니다. 수목장이란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지정된 수목의 밑이나 주위에 묻어 장사를 지내는 것을 말하며, 수목장림은 이러한 수목장을 하기 위해 지정된 산림을 말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수목장림은 숲을 아름답게 조성해 공원처럼 만들어 살아있는 자들에게는 숲을 느끼고 숲속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돌아가신 망자(亡者)는 자연으로 돌아가 나무와 함께 상생을 하면서 자연회귀에 따르도록 한다는 것이 그 취지이며 의미라고 봅니다. 수목장림은 그렇기 때문에 묘지가 아닌 숲 그 자체인 것입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신수사상과도 연결 지어 생각을 할 수 있어 전통성까지도 가지고 있기에 그 의미는 더욱 깊다고 봅니다. 또 그
“거룩하신 부처님! 부처님은 일찍이 나라 일이 잘 되려면 민족이 모여앉아 함께 의논하라 이르셨습니다. 그래서 남과 북(북과 남)의 사부대중은 오늘 부처님오신날에 이 나라 방방곡곡 사찰에서 일제히 봉축법회를 열고 통일의 서원을 발원합니다. 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이룩하자면 겨레의 가슴마다에 통일의 환희를 안겨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변함없이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부처님오신날.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발표된 공동발원문에 나오는 다짐이다. 남과 북에서 각각 공동법회를 여는 형식으로 발표된 공동발원문은 “우리 모두가 어엿한 통일보살”로 살아가자고 남과 북의 불자들에게 제안했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남북관계가 시나브로 악화하는 데 있다. 공동발원문도 “지금은 비록 화해와
요즘 우리나라 여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거듭 접하게 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소중한 목숨을 스스로 끊기에 이르렀을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은 자살을 충동적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려운 상황을 잠시 모면하고자 떠올린 실천력 희박한 단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에 비해 결국 자살을 시도한 경우는 타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치명적 고통을 전제하는 것이다. 자살의 동기는 타인에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 면이 많아 ‘의문사’로 남기도 했다. 관련 정보가 독점되는 군대에서의 자살은 더욱 그랬다. 그동안 군 당국이 자살로 몰아가려 했던 의문사가 타살이거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자살이었다는 사실이 군의문사 진상조사위원회에 의해 하나둘 밝혀졌다. 그런 군 당국의 태도를 여성들의 죽음을
3박4일의 짧은 일정으로 일본에 다녀왔다. 일본 나가노현 우에다시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경로원과 연꽃마을과의 개호 기술향상과 인적 교류를 위한 실무 협약식에 참석하고 선진 시설을 견학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동경 나리타 공항에 내려 나가노로 가는 고속도로 주변에 펼쳐진 일본의 봄 모습은 한국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약간 늦은 봄이라 벚꽃은 바람에 날리고 있지만 다른 봄꽃들은 형형색색 자태를 뽐내며 이방인을 맞이한다. 시골 풍경은 우리와 다른 것이 없으나 논과 밭이 정연해 보이고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튿날 6시부터 젠코지(善光寺)를 참배하기 위하여 서둘렀다. 몇 년 전에도 방문한 사찰이지만 이번에는 색다른 마음으로 참배를 결심 했으나 만만치가 않을 것 같다. 작년 10월에 kbs ‘백
이제 며칠만 지나면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날입니다. 전국의 사찰들은 이 날을 기리고 축하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절집 안은 물론, 거리 곳곳마다 연등을 장식하며 조금은 멋지고 화려하게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려고 합니다. 자유와 책임의 존재인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의미 있고, 보람 있는 그리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삶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하여 의미 있고 보람 있는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발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근본은 사람이기에, 누군가의 말처럼 삶이란 그 무언가에 또는 그 누군가에게 정성을 쏟는 일입니다. 그 때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터득합니다. 하지만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