主人夢說客 客夢說主人주인몽설객 객몽설주인今說二夢客 亦是夢中人금설이몽객 역시몽중인(주인은 나그네와 꿈을 이야기하고/ 나그네는 주인에게 꿈 이야기를 말하네./ 지금 꿈을 말하는 두 나그네여/ 이 역시 꿈속의 사람들이지.)삼몽시(三夢詩)로 널리 알려진 이 시의 원제는 삼몽사(三夢詞)다. 조선 중기 청허휴정(1520~1604) 스님의 시문이다. 스님은 임진왜란이 일어나 나라가 풍전등화처럼 어려울 때 선조가 내린 팔도십육종도총섭이라는 직첩을 받아 73세의 노구를 무릅쓰고 승병장으로 활약하였다. 세간에는 서산대사로 알려진 고승이며 묘향산 보현
제9회 조계종 신행수기 및 발원문 공모전의 신행수기 분야에는 일반 부문 60편과 교정교화 부문 54편 등 총 114편이 접수됐다. 이들 중 공동주관사인 법보신문사의 1차 심사를 통과한 일반 부문 22편과 교정교화 부문 26편에 대한 신행수기 본선 심사를 진행해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심사기준은 글 속에 담긴 감동, 바람직한 신행담, 작품의 진실성 등으로 정했다. 또한 기복적이거나 영험적인 내용의 응모작들을 선정 대상에서는 가급적 제외하기로 했다. 대상인 총무원장상은 김도연 불자의 ‘무아로써 ‘진아’를 꽃피우리’가 선정됐다. 이 작
17살 막내는 영정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백중이었다.나는 대학 여름방학 내내 채소 농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휴대폰도 챙기지 않고 일하다가 숙소에 와서야 전화를 확인했다. 막내이모의 전화였다. 전화를 했더니 수화기 너머로 흐느끼는 이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연아, 우리 재원이가 죽었대.” 앞이 캄캄했다. 하염없이 울기 시작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이모는 나를 안고 울기 시작했다. 영정사진 속 막내 동생은 해맑게 웃고 있었다.“아가, 아가, 거기는 아직 네가 갈 자리가 아니잖니.
하얀 뭉게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높게 날아오르며, 희망과 기대를 보여주는 2010년 10월 중순의 청명한 하늘이 나의 가슴을 꽉 메우고 있었다. 2010년 포교사 시험에 합격하여 연수를 마치고 평소에 어린이포교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포교사단 부산지단은 중등부소속 어린이 포교팀에 자원했고 부산지단은 나를 어린이포교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연꽃팀에 배치했다. 연꽃팀은 사찰에 예속되지 않고 포교사들이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발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팀이었다. 그렇게 어린이포교 실천을 위해, ‘길 없는 길’을 걸어온 지 12
부처님 법을 배우고 익힌다는 것은 낡은 생각과 편견에서 벗어나 치우친 오류의 틀을 깨는 것이다. 나는 낡은 믿음을 걷어내고 진리의 믿음으로 다가가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망상과 망념을 내려놓고 끊임없는 정진으로 오랫동안 훈습되어 왔던 묵은 때를 씻고 게으름에 빠지지 않도록 나사를 단단히 조인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기도와 내 삶에 대한 반성과 통찰. 이를 통해 생명의 존귀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로 삼는다. 끊임없이 내려놓는 훈련을 통해 거칠고 질긴 오랜 습성들을 하나하나 벗어던지는 훈련이다. 그것은 인내와 역
불교학연구회(회장 임승택)와 경북대 동서사상연구소가 5월 21일 오전 10시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과 온라인 화상회의 줌으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요가와 명상–텍스트와 그 변용(transformation)’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세미나는 모두 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 ‘불교명상-텍스트와 그 변용’에서는 △정려의 구성요소를 둘러싼 여러 학파의 해석-‘만족’을 중심으로(김성철/ 금강대) △무실라와 나라다는 합리주의와 신비주의의 상징인가(한상희/ 경북대) △반야바라밀은 멸진정인가(이영진/ 경북대) △티베트 선사상(차상엽/ 경북대)이
인천 연수구 옥련동 청량산 중턱에 위치한 ‘호불사’는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간절히 호념하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호불사(護佛寺). 이 절 이름에는 부처님의 진리와 자비광명이 만 중생의 가슴마다 새겨져 영겁에 길이 남길 바라는 의미가 담겼다. 2010년 입적한 (재)대한불교일붕선교종 종정 붕해 스님이 인연을 맺기 전까지 이곳은 ‘청룡사’라는 이름의 작은 암자였다. 붕해 스님은 1974년 운수행각 중 이곳과 인연이 닿았고, 전법을 통한 중생제도를 서원하며 청룡사에 바랑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서원한 내용 그대로 사
경남 김해 도심포교도량 바라밀선원이 선차실(禪茶室) 개원 1주년을 기념해 헌다의식과 차 명상을 체험하는 법석을 마련했다.바라밀선원(주지 인해 스님)은 4월17일 경내에서 선차실 ‘여수동좌(與誰同坐)’ 개원 1주년 기념 ‘선차(禪茶) 법회’를 봉행했다. 차행법숙우회(대표 강수길) 초청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3층 대웅보전 헌다의식 및 사시불공, 4층 불자와 일반인이 함께하는 차명상으로 전개됐다. 이날 차행법숙우회는 대웅보전에서 ‘천처(淺處)’ 다법으로 차와 향, 꽃을 불전에 공양했다. 이어 선차실에서는 간결한 흐름 속에서 여러 사람이
(사)한국불교학회가 제정한 성운학술상(불교학술진흥상) 다섯 번째 수상 논문으로 배금란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의 ‘토함산 석굴암의 종교 상징적 의미 연구-십일면관음의 위상과 기능을 중심으로’와 동국대 불교학과 박사과정생 도욱 스님의 ‘한국 미타 염불 신앙에 대한 고찰-불설아미타경과 금강산 건봉사 사례를 중심으로’가 각각 선정됐다.한국불교학회는 4월19일 보도자료를 통해 2월27일까지 접수된 논문들을 대상으로 심사위원회가 엄정한 심사 절차를 거쳐 5편(우수상 2편, 장려상 3편)을 선정했으며, ‘대상’ 심사기준에 부응하는 논문
이제까지 우리는 초기불전에 나오는 보살 관념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제 대승불교에서의 보살 관념의 특징을 보자.대승의 사상이 아무리 다양하다고 해도 그 실천주체가 보살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일치한다. 때문에 대승의 기원은 보살운동과 밀접히 관련이 있다.보살관념의 유무와 관련해서 인도에서 대소승의 차이를 지적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이는 5세기 초에 인도를 순례했던 법현의 ‘불국기’에서 부파는 사리불탑이나 아난탑 또는 목련탑을 숭배하지만, 대승은 반야바라밀과 문수사리 등을 공양한다. 8세기 의정의 ‘남해기귀내법
원효 스님이 ‘법화경’의 근본을 밝히고 경의 뜻을 요약해 설한 논서 ‘법화경종요’를 번역하고 해설했다. 단, ‘법화경종요’의 전체 5문 중에 ‘제1문 묘법연화경의 큰 뜻’과 ‘제4문 경의 이름을 해석함’만 다루고 있다. 이 두 부분만 이해해도 이 경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고 저자 정목 스님은 말한다.정목 스님은 “원효 스님은 사상과 삶의 모습 모두, 범부가 헤아릴 수 있는 범주를 초월했다”며 “원효는 한국의 부처님이시다”고 책 머리에서 단언한다. 역사 속, 저술 속에서 발견한 원효 스님에 대한 찬탄만이 아니다. 정목 스님 스스로가
봄을 시샘하듯 세차게 불어온 바람도 불자들의 열정을 식히지 못했다. 추위를 가르고 울려 퍼진 범종소리에 하나 둘 모여든 불자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문수보살과 오백나한을 염원하며 삼매에 빠졌다.참선수행도량 서울 삼각산 화계사(주지 수암 스님)가 3월29일 경내 대적광전에서 ‘문수‧나한 33일기도’ 회향 법회를 봉행했다. 화계사는 2월25일 문수‧나한기도를 입재하고 33일간 매일 기도 정진해왔다. 수암 스님에 따르면 화계사의 문수‧나한 기도는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과 나한의 명호를 염송함으로써 모든 중생이 보리심을 내어 바른 생각‧
원효의 80여종 저서 가운데 ‘대승기신론’ 관계 저술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원효는 ‘대승기신론’ 연구로 종합적인 불교사상체계를 수립했다. 원효의 ‘대승기신론’ 관계 저술로 이름이 전해지는 것만도 ‘대승기신론소’ 2권, ‘대승기신론별기’ 2(1)권, ‘대승기신론종요’ 1권, ‘대승기신론요간’ 1권, ‘대승기신론대기’ 1권 등 5종이며 근대에 ‘대승기신론’ ‘소’ ‘별기’를 하나로 통합하여 엮은 ‘대승기신론소기회본’ 6권이 있고, ‘대승기신론’ 관련 특정 문제를 다룬 저술로서 ‘일도장’ 1권 ‘이제장’ 1권 등도 있다. 원효
조계종이 3월30일 서울 조계사에서 제15대 종정 중봉당 성파 대종사의 추대 법회를 봉행하기로 한 가운데 성파 대종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상불경보살(常不輕菩薩)의 정신으로 갈등과 대립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첫 가르침을 내렸다.성파 대종사는 3월24일 영축총림 통도사 해장보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시대는 모두 자신이 잘난 것만 강조해 대립과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시대일수록 상불경보살의 정신이 필요하다. 모든 존재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공경하는 자세,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경하며 살
일상의 기도와 수행, 순례의 지극한 신행담을 찾는 대한불교조계종 신행수기 공모가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기도와 신심으로 가피를 받은 불자들의 이야기 가 담긴 신행수기는 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불자로서의 삶을 새롭게 서원하는 계기가 돼 왔다. 또한 일체의 고통과 갈등을 극복한 감동의 이야기는 꿈을 잃고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과 힐링의 메시지로 전달됐다. 지나친 입시경쟁과 미래에 대한 청년세대의 꽉 막힌 불안감,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불치의 병마가 주는 죽음의 공포, 연이은 사업 실패에 따른 극단적인 좌절감, 장애를
“부처님은 ‘법화경’에서 한 사람을 제도하려면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농부가 필요한 곳에는 농부로, 정치인이 필요한 곳에는 정치인으로, 장자가 필요한 곳에서는 장자로 모습을 나투어 중생이 무명에서 벗어나도록 이끄셨습니다. 이제 송강범음범패전승회는 법보신문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법보시가 무명으로 헤매는 중생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길 기원합니다.”대한민국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의 맥을 잇는 송강범음범패전승회(회장 도연 스님)가 법보신문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회장 도연
지난 2월24일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매일 사상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해외 불교지도자들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세계적인 영적지도자이자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주 달라이라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5일째인 2월28일 공식 웹사이트 ‘달라이라마 닷컴’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을 위한 대화의 희망’이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종식되길 기원했다.달라이라마는 성명에서 “우리 세계는 상호 의존적이어서 두 국가 간의 폭력적인 갈등은 나머지 세계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지난밤 내내 감겨있던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킨다. 고요함이 가득한 가운데 가족들이 잠에서 깰까 조심하며 이불을 정리한다. 그리고 집 한켠에 마련한 법당에 앉아 염불을 외기 시작한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지극한 마음으로 염불을 외며 의식을 깨우고 오늘 하루도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하길 발원한다. 근무하는 학교로 출근하면 쉬는 시간 틈틈이 요약된 ‘법화경’을 사경한다. 글자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획을 긋는다. 퇴근 후에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108배를 시작한다. 하심하는
“하늘에 두 개의 해가 떴으니 이를 어찌할꼬?” 신라 경덕왕 19년(760)에 일어난 이 기이한 현상을 해결하고자 왕은 월명 스님(月明師)에게 산화공덕을 주재할 것을 청하였다. 이에 월명 스님은 다음과 같은 향가를 불러 이 괴이한 혼란을 해결하였다. “오늘 여기에 산화가를 부르며 뿌리는 꽃아, 너는 곧은 마음의 명을 받들어 미륵좌주 모셔라.” ‘삼국유사’에서 일연은 이 향가를 도솔천의 미륵보살을 모시고자 하는 ‘도솔가’라고 설명했다. 이 일화의 배경에 정치적 대립이 있는지 아니면 혜성의 출현과 같은 천체현상의 이변이 있었는지 논란이
살며시 다문 입에 미소를 머금어 깨달음의 희열을 드러내는 동시에 조형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이 2월28일 보물로 지정예고 됐다.‘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15세기 조선 불교 조각의 걸작으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늘씬하고 가는 신체, 안정된 비례, 높은 육계와 고요한 얼굴, 장식적이고 유려한 옷주름과 탄력적 양감, 생동감 있는 세부 표현이 돋보이고 중국 명나라 티베트 불상 양식을 수용한 매우 희유한 사례”라며 “조선 전기 불상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큼 우수한 예술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