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오전 동국대 교수회관 1층 사학과 김상현(54) 교수 연구실. 이른 아침부터 김 교수는 이 곳 연구실을 찾은 ‘KBS 역사스페셜’ 제작팀과 함께 ‘원효 스님’을 주제로 3시간째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올해 부처님 오신날 특집으로 '원효'를 다루기로 결정한 제작팀이 그 구체적인 방향설정을 위해 김 교수에게 자문을 요청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며칠 전에는 대구 MBC가 봉축 특집으로 ‘의상 스님’을 기획했다며 일본에서 스님의 사상사적 영향을 추적하는데 동행 취재해 줄 것을 부탁 받기도 했다.최근 잦아진 언론·방송계의 자문 협조에 앞서 김 교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신라불교사와 관련한 ‘권위자’로 학계에 익히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그 동안 기존 사학계가 불교사를 정치적·경제적·문화사적 사관에
등산하는 길에 혹은 부처님을 찾을 목적으로 하루에도 사찰을 찾는 사람이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른다. 하지만 그 곳이 부처님의 법을 잇기 위해 피눈물로 고행 정진하던 고승 대덕들의 발자취가 스며있는 곳으로,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보살행을 실천했던 역사의 현장으로 인식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고승과 명찰》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사찰 한 귀퉁이의 기와 조각 속에도 역사의 신비와 선현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보여준다. 소설가이며 현직 서울경제신문 문화부장인 황원갑 씨가 10년간의 사료조사와 현장 답사를 통해 완성한 《고승과 명찰》은 한국불교사의 맥을 이어온 고승·대덕들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사상을 그들이 주석 했던 사찰과 문화재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학업이나 취업 준비로 바쁜 젊은이들이 자신의 진로와 무관한 책을 읽기란 나름대로 굳은 결심을 필요로 한다. 더욱이 쉽게 읽히지 않는 불서의 경우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와중에 책을 읽으려 마음을 내어도 막상 좋은 불서를 선택하기란 그리 만만치 않다. 매일 매일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럴 때 참고할 만한 것이 추천도서다. 각계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도서들을 선택해 읽는 것이 후회를 최소화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번 ‘청소년·대학생을 위한 추천불서 35선’에는 경전·교리·전기·수행·역사·문화·문학 등 다양한 불서들이 선정됐다. 먼저 경전분야에서는 부처님의 직설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숫타니파타》와 《법구경》이 꼽혔으며, 교리서로는 여러 불교학자가 자신의 전공분야
불상 복장에서 나온 국보급 문화재를 암거래하려다 3월 28일 전북지검에 검거된 밀매업자들 중에 신도회장 등 사찰 내부자가 포함돼 있다는 소식에 교계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성보가 도난당할 때마다 내부자의 협조나 공조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풍문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에 이러한 풍문이 처음으로 사실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 동안 간단없이 계속돼온 도난과 그 때마다 1회성 땜질용으로 제시됐던 대책들이 전면적으로 재검토 돼야 함을 알려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검찰이 이번에 이들에게서 압수한 불교문화재만해도 100여 점에 이르고 있고, 이를 싯가로 추산하면 3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소식이고 보면 앞으로도 이같은 범죄는 얼마든지 재연될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불교계에
불교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지역축제가 새 봄을 맞아 잇따라 열린다. 4, 5월 중으로 열릴 예정인 지역축제는 4월 15일부터 5월 11일까지 경남 합천에서 열리는 ‘통일기원 팔만연등축제’를 비롯해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충남 공주에서 열리는 ‘계룡산 산신제’,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 전북 전주에서 열리는 ‘2000 전주 종이문화축제’, 5월 19일부터 23일까지 경남 하동에서 열리는 ‘2000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 등 4개 행사. 해인사와 가야면청년단체협의회가 주축이 된 ‘통일기원팔만연등축제제전위원회’(공동위원장 보광 스님)이 마련한 ‘통일기원 팔만연등축제’는 “종교를 초월한 민족문화로서 호국팔만대장경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현대인의 정신문화 위기를 극복한다”
(재)선학원(원장 성해스님)은 지난 11일 서울 안국동 동 선원에서 `한국불교계 정화사 간행위원회'현판식을 가졌다. 선학원 원장 성해스님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방 이전의 만해˙용성스님의 독립운동 활동사를 포함해 근세한국불교 전체를 한 눈에 볼수 있는 책이 3년 후에 발간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저 착하게만 살아야 한다는 막연함에서 부처님의 진리를 믿고 따르며 살아왔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엄청난 힘의 존재에 대해 깊은 성찰에 잠기곤 했다. 오매불망 인간이 바르게 살아가야할 진리를 설하시는 스님께 정말 숙연해지는 마음 금할길 없다.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는데 불교도 대중속으로 같이 호흡하며 두손모아 기도만 하는 구시대적 불교에서 벗어나 생활 속의 불교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계(戒)˙정(定)˙혜(慧)를 실천할 수 있도록, 8정도를 깊이새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일체의 그릇됨을 막고 악행을 그치게하는 인류공통의 덕목으로 믿고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고 깨달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공부하면서 알기 시작한 불교진리는 사찰에 나가면서 구체화됐다.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부터는
고려대장경 전산화 첫손…기초자료·논집 잇단 출간 연구소·학회 창립 줄이어…세계불교학술회의 개최 토론없는 세미나, 원측 1300주기 행사 없어 아쉬움 [이창윤 기자] 불교학계에서 '96년은 의미있는 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그만큼 예년에 비해 굵직굵직한 연구업적이나 행사들이 많이 축적되거나 열렸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새해 벽두(1월 19일)부터 학계는 물론 불교계 전체를 들뜨게 했던 고려대장경의 `전산화 입력 완료'다. 해인사고려대장경연구소(소장 종림 스님)과 삼성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이루어낸 이 작업은 현존하는 모든 대장경을 통합하는 `통합전자대장경'의 기틀을마련하고 불교대중화를 기약하는 쾌거로 평가된다. 이 작업은 아직까지 대장경이라는 정보를 컴퓨터에서 사용
(사)가산불교문화연구원 불교원전전문학림 `삼학원'은 동계 계절학기 교육을97년 2월까지 실시한다. 불교원전연구과정(한국불교금석학·한문·범어·티베트어·팔리어), 불교어학연구과정, 일반어학연구과정으로 열리는 이번 강좌는 매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실시된다. 02)765-9602 광주 관음사는 제33회 창립법회를 28일 오후 6시 관음사 대법당에서 개최한다. 3부로 나뉘어 진행되는 이날 법회는 개막식 행사에 이어 태권도 시범,브레이크댄스 등 사부대중과 함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062)223-7666 강원도 신흥사 포교당에서는 26일부터 28일까지 원각사 법당과 알프스 리조트에서 겨울 불교학교(썰매캠프)를 개최한다. 0392)34-7393 서울불교청년회는 송년 정기법회를 27일 오후 7시 만
지구종말론 교인 돈독한 불심으로 교화 …결혼 골인 불교에 처음 귀의할때 세웠던 서원(誓願)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불자와 같이 항상 자신을 되돌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덕신스님(현 조계종총무원 문화사회부)의 결혼식(95년 11월 5일 조계사 문화회관) 주례사를 화두(話頭) 삼아 살아간다는 노승욱(30·법명 성춘) 임은주(26)부부. 이들 두사람은 부처님의 가피가 아니었다면 자신들이 결혼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들 두사람의 결혼에 대한 양가 부모님의 반대, 두사람의 종교적인 갈등 등당시 이들 두사람은 결혼에 `골인'하기 위해서 많은 난제(難題)를 풀어야만했다고 한다. 부인 임씨는 5년전만해도 `지구종말론'을 주창하는 ㄷ교의 서울지역 회관에다니는 교인이었다고
"원폭 피해자 2세대의 고통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인간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입니다” 지난해 3월 인터넷 일간신문을 통해 자신이 ‘원폭 피해 2세대’ 임을 공개하고 본격적으로 원폭 2세 환우들의 인권보호를 호소하기 시작한 김형율(34․한국 원폭2세 환우회 대표․사진) 씨. ‘면역글로블린 결핍증으로 인한 선천적 폐쇄성 폐 질환’이라는 생소한 병명을 안고 살아가는 김 씨는 불과 10년 전 만해도 부산불교교육원 제 6기 교육생 출신으로 교육원 간사를 역임했었다. 김 씨는 “1995년도부터 폐의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어 몇 차례나 폐렴수술을 받으면서 원폭 1세대인 어머니로부터 방사능 물질이 유전된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씨를 중심으로 지난 3월에 결성된
한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던 큰스님들. 이 분들의 사상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한국불교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지난 4월 5월 보조국사 지눌 스님과 용성 스님들의 사상과 생애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한데 이어 오는 10월에는 국내외 석학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성철 스님의 사상을 집중 탐구하는 대규모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지난 5월 개최된 대각사상연구원 학술대회. 백련불교문화재단 부설 성철 선사상 연구원이 10월 15일 성철 스님 열반 10주기를 추모해 ‘깨달음의 문화적 지평과 그 현대적 의미’라는 주제로 여는 이 대회에는 박성배(뉴욕주립대), 목정배(서울불교대학원대학 총장), 전헌(뉴욕주립대), 노찬영(조지메이슨대), 김경집(동국대) 등 한국인
교불련, 첫 7개국 교수불자대회 개최 8월19~ 21일 백담사…석학 400명 동아시아 각 국의 불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우의를 다지고 불교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연기영)는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백담사 만해문학기념관에서 제1회 동아시아교수불자대회 및 제2회 한국교수불자대회를 개최한다. ‘동아시아 문화와 불교’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불자교수를 비롯 중국, 스리랑카, 태국, 인도, 몽골, 미얀마 등 7개국 불자교수 4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동아시아의 석학들은 각 국이 공동으로 직면하고 있는 절실한 과제를 공론화하고 불교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불교 위상을 제고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교수불자들의
올해로 불교에 귀의한지 만 4년이 된다는 남편 김원일(법명 원감˙55)씨는자신이 부처님의 가피를 받게 된 것은 부인 문숙자(법명 묘각심˙53)씨의 공덕이라며 자랑이 대단하다. 그도 그럴것이 불과 4년전만 해도 불교의 `불(佛)'자도 몰랐던 그를 불자의 길로 인도한 사람이 바로 자신의 아내이기 때문이다. 4년전 어느 휴일 그는 평소 즐겨찾던 낚시터로 낚시를 하러 가게 됐고 1백일기도정진 중이었던 문숙자씨는 부산 관음사로 발길을 향하게 됐다고 한다.당시만해도 김원일씨는 20년 동안 민물낚시를 하며 익힌 `손맛'(낚시꾼들이물고기를 낚을 때의 느낌을 일컫는 속어)을 가장 큰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던터였다. 아무런 생각없이 자신의 쾌락만을 위해 살생을 하는 남편에게 사찰에 가서 참회를 해야한다고 충고했던 문숙자씨
두번째 진리의 수레바퀴인 반야바라밀이란 무엇인가. 경에서는 "아라한의법을 주지도 않고 범인의 법을 버리지도 않으며, 벽지불의 법을 주지도 않고 아라한의 법을 버리지도 않으며, 불법을 주지도 않고 벽지불의 법을 버리지도 않으며, 또한 함이 없는 법을 주지도 않고 함이 있는 법을 버리지도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반야바라밀은 경에서 설하고 있듯이, "물질적 존재가 바로 일체지이고, 일체지가 바로 물질적 존재이다. 나아가 일체종지가 바로 일체지이고, 일체지가 바로 일체종지이다. 물질적 존재의 진실된 모양 내지 일체종지의 진실된 모양은 하나의 진실된 모습이어서 둘이 없고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반야심경》에서는 이러한 반야바라밀을 네가지 성스러운 진리와 관련하여 `고통.고통의 원인.고통
대한불교청년회(회장 이상번) 제33차 정기대의원총회가 지난 14일 부산불교 신도회관에서 열렸다. 총 1백18명의 대의원중 73명이 출석한 이날 총회에서 대불청은 95년 주요사업보고와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법장(수덕사 주지)스님이 대불청 부총재로 추대되어 추대식을 가졌으며, 제18대 대의원 의장으로 양승찬(서울 지구)씨가 선출됐다. 96년도 사업계획으로 △만해대학 설립 △사단법인 설립추진 △만해스님 기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합의했다. 특히 사단법인 설립건은 사단법인 설립 추진위원장인 이상번씨에게 위임키로 결정했다.
순수불교의 회복 성철의 일생은 단조로웠다. 견성하여 무심지를 체득하고 대휴헐지에 달도한 자는 천만군상이 분요한 속에 있어도 심산궁곡에서처럼 심신이 평안하다고 성철이 말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해방,6.25 전쟁, 4.19 학생혁명, 5.16군사 쿠데타, 50.60년대의 정화운동, 80년의 광주항쟁과 법난 등의 역사적 사건들, 즉 세속에서 살아가는 중생이나 불교 종단 전체가 경험했던 굵직한 사건들의 와중에서, 그가 주로 머문 곳은 갖가지 군상으로 붐비는 서울이나 광주가 아니라 산간의 선방이나 토굴이었다. 성철이 평생 동안 가장 심혈을 기울인 일은, 한국불교가 상실했다는 견성의 표준을 회복하고 바로잡는 일, 다른 말로 하면 선의 돈오성 즉 순수성을 고불고조의 사상에서 재발견하는 일이다. 《
소는 농사신으로 숭배의 대상 심우도, 소를 통해 깨달음 과정 묘사 역대 고승, 소와 관계된 호로 자신의 경지 드러내 '97년 정축년(丁丑年) 새벽을 알리는 소(丑)의 부지런한 울음소리와 함께 새해가 밝았다. 전통적인 농경문화를 중심 축으로 발전해 왔던 우리나라에서 소는 단순한 가축의 의미를 뛰어넘어 '여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영물(靈物)로 여겨져 왔다. 소에 대한 이러한 관념이 전통적으로 이어져오게 된 것은 우직하고 온순한 소의 성질과 농경사회에서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가축이기 때문이다. 벽화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소는 고대사회에 이미 목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과 농경사회에서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동물로여겨졌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제주도에 전해지는 삼성혈(
원효학과 저사불교의 새장을 개척한 사단법인 한국불교연구원 원장 고 불연 이기영 박사의 49재가 지난 12월 27일 서울 개포동 한국불교연구원 법당에서 엄숙히봉행됐다. 고 이기영 박사의 49재에는 유가족을 비롯, 직지사 주지 녹원, 조계종포교원장 성타 스님과 대한불교진흥원, 서돈각 이사장, 정병조 동국대교수 등 3백여명의 불자들이 참석, 고인의 왕생극락을 기원했다. 이날 49재에서는 만해사상선양회가 제정한 제1회 만해상 학술부문 상이 고 이기영 박사의 영전에 봉정됐다.
칠현산은 전에는 아미산이라고 했다. 불경에 나오는 산이름을 취한 것만해도 이곳이 불연이 얇지 않음을 일러주는 터이나 먼먼 옛적의 사연은 전하는 게 없고 고려 문종 때 혜소국사와 관련한 명칭연기만이 근방에 자자하다. 칠현산 중턱에 혜소국사가 암자를 짓고 수도하던 때의 일, 그가 거처한 그 아래 마을에는 백정들이 모여 살았다. 그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닫고자 토굴에 머무는 혜소국사에 대한 경의는 커녕 "그래 할 짓이 없어 굴속에 살면서 고생을 사서한담." "도가 밥 먹여주나"는 등 산중턱을 향해 손가락질까지 해대며 국사를 비웃고 빈정거릴 줄은 알아도 살생을 업으로 삼는 자신들의 죄가 나날이 두터워져 가는 줄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밤. 한 백정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호들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