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회생활을 포기할 수 없고, 불법을 버릴 수 없다는 이중적 딜렘마를 알고 있다. 사회생활은 소유의 길을 가게하고, 불법은 존재론적 길을 가야하는 초점 불일치의 어려움을 우리는 직면하고 있다. 불법은 사회생활 속에서 존재론적 길을 가야하는 난해한 길의 선택을 요구한다. 여기서 불법수행의 어떤 결단이 요청된다. 자의식을 어떻게 하면 무화하거나 줄일 수 있겠는가? 우리는 자의식을 무화하거나 줄이려고 하면 할수록 자의식의 강도가 더 뚜렷이 각인되고 부각되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나를 지우려고 노력하면 그만큼 그 자의식이 더 예리해지는 역설을 너무나 자주 경험한다. 여기서 우리는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하나의 역설인 대승의 방도를 익힌다. 그 방도는 소승의 도덕적 정공법 대신에 대승의 존재론적 사고방식을
▲ 천태종 총무원과 원각불교사상연구원이 6월4일 서울 관문사에서 개최한 천태불교학술대회. 염불은 삼국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가장 대중적인 수행법이다. 그러나 염불은 그 대중성과 역사성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총림에서조차 홀대 받을 정도로 위상이 낮은 실정이다. 천태종 총무원(원장 정산 스님)과 원각불교사상연구원(원장 권기종)이 6월4일 서울 관문사에서 개최한 천태불교학술대회는 염불신앙의 역사와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였다. 염불은 부처님의 광대원만한 자비를 인식해 마음의 평화를 찾는 ‘안심입명(安心立命)’의 길이며, 지극한 신심으로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닮아가는 수행법임을 재확인 했다.
당 고종 661년 평양으로 출병신라도 북벌군 편성해 당 지원고구려 강력한 저항으로 고전당 퇴각하며 신라에 암호 전달 ▲원효가 당시의 신라왕실이나 귀족들과 유대가 있었다고 해서 그들의 권력을 비호하고 비위를 맞추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효는 궁중이나 귀족들의 집을 드나들기보다는 오히려 어려운 사람들의 벗이 됐지만 그렇다고 왕실이나 귀족을 굳이 멀리할 필요도 없었다. 그림은 분황사 소장 원효대사 진영. 원효(617~686)는 삼국통일을 전후한 시기에 살았다. 한반도는 전쟁의 와중에 휩싸여 있었고, 지루한 전투는 끝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러한 풍진 세상에서 일생을 보냈던 원효, 그는 비록 출가 수행자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국가 사회의 현실과 등
▲스님은 항상 순수한 초심자가 될 것을 당부했다. 보조국사의 ‘계초심학인문’, 원효대사의 ‘발심수행장’, 야운 스님의 ‘자경문’을 하나로 묶은 ‘초발심자경문’은 불교입문의 지침서로 이 땅의 수행자들이 수백년 동안 이 책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고 선심을 길러왔다. 하지만 ‘초발심자경문’이 이토록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을 실감하게 할 만한 상세한 해설서가 나오지 않았던 시절, 일타 스님은 “‘초발심자경문’은 신심과 원력과 지혜가 저절로 생겨나게 해서 불법의 세계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된다. 분명 이 법문을 의지하여 살아가는 자는 길이길이 후회 없는 삶을 영위할 수 있고 반드시 자기를 살리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며 직접 ‘초발심자
▲왼쪽부터 공광규, 유자효, 송기원, 방민호. 조계종 총무원(원장 자승 스님)이 주최하고 현대불교문인협회와 계간 ‘불교문예’가 주관하는 제16회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자에 공광규 시인 등 4인이 선정했다. 현대불교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효탄 스님)는 3월21일 “제16회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자로 시 부문 공광규 시인, 시조 부문 유자효 시조시인, 소설 부문 송기원 소설가, 평론 부문 방민호 문학평론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공광규 시인의 ‘낙타의 인생’ 외 4편, 유자효 시조시인의 ‘번뇌’ 외 4편, 송기원 소설가의 ‘노량목’, 방민호 문학평론가의 ‘이광수 장편소설 원효대사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이다. 시상식은 4월30일
▲천태소지관 불교수행은 선정과 지혜의 증득에 달려 있고, 그 증득할 수 있는 법은 지관(止觀)으로 통한다. 따라서 예로부터 불교수행은 ‘지관’이란 두 글자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서 지관은 지(사마타)를 통해 선정을 얻고, 관(위빠사나)을 통해 지혜를 얻는 수행법이다. 이에 따라 천태지의대사가 자신의 지관수행 체험에 근거해 지관수행법을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밝혀놓은 ‘천태소지관’은 불교수행의 기본 교과서로 평가받아 왔다. 이 책은 선종에서 중시해 온 좌선수행 방법들을 자세하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고, 그런 이유로 오랫동안 선종에서 좌선수행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또한 원효대사 역시 ‘기신론소’에서 지관을 설명할 때 상당
조계종 총무원(원장 자승 스님)이 주최하고 현대불교문인협회와 계간 ‘불교문예’가 주관하는 제16회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자에 공광규 시인 등 4인이 선정했다. 현대불교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효탄 스님)는 3월21일 “제16회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자로 시 부문 공광규 시인, 시조 부문 유자효 시조시인, 소설 부문 송기원 소설가, 평론 부문 방민호 문학평론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공광규 시인의 ‘낙타의 인생’ 외 4편, 유자효 시조시인의 ‘번뇌’ 외 4편, 송기원 소설가의 ‘노량목’, 방민호 문학평론가의 ‘이광수 장편소설 원효대사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이다. 시상식은 4월30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각 1
김춘추와 문희의 결혼은김유신이 추진했던 정략선덕여왕 후원 가능성도 ▲경주시 서악동에 있는 신라 29대 태종무열왕릉(사적 제20호)의 전경. 경내의 비각에는 비석의 몸체는 없고 귀부(龜趺)와 이수(首)가 남아 있으며, 이수에 ‘태종무열대왕지비(太宗武烈大王之碑)’라 새겨져 있어 신라왕릉 중 묘 주인의 신원이 확인되는 유일한 능이다. 신라 진평왕 47년(625) 무렵. 정월 보름 김유신(金庾信)의 집 앞. 김유신과 김춘추(金春秋)가 함께 공을 차며 놀고 있었다. 이때 김유신(595~673)은 31세, 김춘추(604~661)는 22세였다. 유신은 춘추의 옷고름을 일부러 밟아서 떨어뜨리고는 말했다. “우리 집이 가까이 있으니, 가서
불법은 ‘무엇이 정의다, 진리다’ 라고 애써 강조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불법은 도덕윤리적 사고방식에 얽매이는 사상이 되어서 도처에 선/악과 진/위를 너무 뚜렷이 분별하는 경계선을 확연히 긋게 된다. 한국사회가 지금 그런 경계의 병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중생신이자 동시에 법신이다. 이 말은 우리가 중생이자 동시에 부처임을 말한다. 많은 분들이 우리가 중생이자 동시에 부처임을 말하나 그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가 중생의 고집만 꽉 차있으면서 자기 생각이 진리이고 자기 행위가 정의라고만 주장한다면, 우리 사회는 구제불가능의 저주만을 외쳐대는 꼴이 되고 만다. 우리는 원효대사를 본받아 우리 사회를 위하여 시급히 하심(下心)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우리는 원효대사의 주장처럼 스스로 하심하여
▲경전학교의 법화경 강의 ‘경전학교의 법화경 강의’는 봉은사 교무국장 법성 스님이 2010년 봄부터 여름까지 봉은사 경전학교에서 ‘법화경’을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법화경’ 공부에 뜻을 세운 이라면 혼자 책을 펼치고 앉아서도 강의실에서 직접 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법화경’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갈 수 있다. 1장에서는 인도와 중국, 그리고 한국의 ‘법화경’ 권위자들이 ‘법화경’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대승불교 최고의 논사로 손꼽히는 인도 세친 논사의 ‘법화경론’은 인도에서 집필된 현존 유일의 ‘법화경’ 주석서다. ‘법화경’을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 세친의 핵심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수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
지난 번에 법신은 법성의 보이는 측면이고 법성은 법신의 안보이는 측면이라는 것을 말한 적이 있었다. 법의 몸과 법의 마음과의 관계가 우주 법계를 읽는 두가지 모습이라는 것을 우리가 말했다.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불자의 모습은 부처님을 맹목적으로 믿는 신앙의 종교가 아니다. 기독교는 무엇이든지 믿어야 함을 늘 강조하지만, 불교는 믿어야 할 교리가 근원적으로 없다. 오직 불교의 믿음은 이 우주에 늘 있어 온 우주적 사실을 제대로 아는 것이다. 가장 원초적 사실은 더 이상 그것을 더 원초적으로 설명할 방도가 없기에 불교는 그 사실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이지, 기독교처럼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믿고, 인격적 하나님의 세상주재를 믿고, 인격적 하나님의 선악심판을 믿고, 인격적 하나님이 영혼을 천국으로 이끄는 구원을 믿
불교는 삼국시대에 이 땅에 전해진 이후 인도나 중국과는 또 다른 한국적 불교로서 융합과 재창조의 과정을 거치며 끊임없이 현세의 불국정토를 지향해왔다. 특히 이 땅에서 1700여 년에 이르는 오랜 세월을 이어오며 우리 민족의 정신사는 물론, 정치·사회·문화·경제사적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영향을 미쳤음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불교는 민족의 정신사에 큰 자취를 남겼다. 난세에 영웅이 일어나듯 불교 암흑기마다 걸출한 고승대덕이 나타나 불법을 수호하고 법맥을 이어왔고, 외세의 침범으로 이리저리 쫓겨 다니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서민과 고락을 함께 하며 불법을 펼쳤다. 때문에 민중은 불교를 의지해 삶을 살 수 있었고, 그것은 곧 민족수호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 현존하는 국보 및 보물급 문
유난히 극성스럽던 불볕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불교학계에도 결실의 계절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대한불교진흥원, 계간 불교평론, 불광연구원, 불교학연구회 등이 최근 가을학술대회의 스타트를 끊은데 이어 30여 곳이 넘는 불교 관련 학회, 연구원(원), 사찰 등에서 올 하반기 불교 주제 학술대회 일정을 속속 내놓고 있다. 표 참조 이번 하반기에는 유독 불교인물을 조명하는 학술세미나들이 많다. 보조사상연구원은 한국 선종의 중흥조인 보조국사 지눌(1158~1210) 스님의 열반 800주년을 맞아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 학자들을 초청해 지눌 스님의 사상을 규명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또 임진왜란의 영웅 사명당 유정(1544~1610)대사의 열반 400주년을 맞은 표충사도 다양한 선양사업을 전개하는 동시에
“부처님은 인간은 누구나 불성(佛性)을 가진 평등한 존재임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불교는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자아를 발견하고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 그 높은 정신적 성취를 통해 민족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왔습니다.(…)”-2001년 5월 부처님오신날 봉축메시지. 한국현대사에 있어서 최고 지도자로 존경받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상은 수많은 책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어느 하나의 사상에 치우치지 않았고, 편견을 갖지도 않았다. 따라서 여느 수행자 못지않은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보았고, 종교 역시 개인의 신앙과 관계없이 존중하면서 그 사상을 배우고 따랐다. 그렇다면 그가 바라본 불교는 어떤 종교였을까. 김대중 전
학생의 잠재력·소질 발현시키는 교육현장 만들 것불교계, 방과 후·토요 휴업 프로그램 적극 참여해야 독실한 불자로 교계 대표 교육행정가인 설동근 전 부산 교육감이 8월 16일 교육과학부 제 1차관으로 취임했다. 설 차관은 초등학교 교사로 사회에 첫 발을 내 딛었었다. 그러나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외항어선 선원으로 전업했으며 각고의 노력 끝에 중견 해운업체를 경영하는 CEO로 성공가도를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갖고 있던 설 차관은 과감하게 사업을 접고 다시 교육 현장으로 돌아왔고 10여 년 동안 부산 교육감으로 재직하며 부산 교육 혁신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5회 연속 전국 교육평가 1위’라는 신화도 이런 노력의 결과였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삼배를 하며 염불과 사
“장학승 선발은 조계종의 3대 불사인 도제, 포교, 역경 불사 중 도제 불사이자 불교와 종단 발전을 위한 맞춤형 인재불사의 시작입니다. 조계종단에 몸담고 종단을 이끌어갈 수 있는 스님들을 집중 지원할 것입니다.”지난 7월 26일 조계종 장학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 보광〈사진〉 스님이 조계종 장학승 선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2년 간 위원장 소임을 맡게 된 보광 스님은 “장학승을 선발, 종단 차원에서 지원하는 일은 10년 뒤에 결실을 맺는 불사”라며 “사심 없이 미래 조계종단에 필요한 분야가 무엇이며 여기에 필요한 인물이 누구인지 심사숙고해 지원할 장학승을 선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장학위원회에서 밝힌 장학승 선발 분야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계율·율장·청규, 한국불교사, 초기불교, 대승불
『증도가(證道歌)』는 당나라 8세기 초 유명한 육조 혜능(慧能)조사의 문하로 불리워진 영가(永嘉)대사가 손수 지은 ‘도를 증득한 노래’를 말한다. 불교사에서 혜능조사의 문하에 오대 산맥이 있었다. 이른바 남악 회양(南嶽 懷讓), 남양 혜충(南陽 慧忠), 영가 현각(永嘉 玄覺), 청원 행사(靑原 行思), 하택 신회(荷澤 神會) 등이 그것이다. 영가대사는 이 산맥 중의 하나이지만, 본디 육조 혜능으로부터 도를 인가받기 전에 천태종의 탁월한 고승이었다 한다. 그가 육조 혜능을 찾아 뵙고 깨친 도를 인증받고 『증도가』를 읊었지만, 그는 우수한 부처의 선근을 선천적으로 갖고 있었든지, 득도한 것이 세수 31세였다고 한다. 그가 열반에 든 것이 세수 39세(서기 713년)였고, 그 해에 또 육조조사도 입적했다고 한
여러 경전에 등장하는 정토는 정말 어딘가에 있는 걸까? 아니면 불교는 마음을 다루는 종교라는데 정토도 마음의 문제일 따름일까? 원효대사를 비롯한 많은 고승들이 염불하면 정토에 갈 수 있다고 했는데 맞는 말일까, 아니면 방편이었을까? 또 정토가 실재한다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정토학회(회장 도업)와 부산 홍법사(주지 심산)가 7월 7일 오후 1시 30분 부산 홍법사에서 ‘과연 제불의 정토 존재하는가’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정토신앙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중진학자들이 참여해 정토에 관한 여러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불의 정토세계’란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는 동국대 명예교수 도업 스님은 정토란 무엇인지, 정토의 세계는
국민들의 염원과 격려로 복원된 낙산사는 화마의 상처에서 회복된 지금 어느 때 보다도 밝고 활기찬 여름을 맞고 있다. 세계 최대나 최대의 반열에 오르는 불사가 되기보다는 해를 품은 동해의 파도와 줄달음치는 강원의 산자락을 한 줌도 놓치지 않고 담아내는 도량이 되길 염원했던 낙산사. 그러한 노력은 전각의 기와나 처마가 산과 바다를 가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단아하고 섬세한 도량을 탄생시켰다. 또 도량 구석구석에는 낙산사의 역사와 전설을 비롯해 우리의 옛 사찰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상징과 문양, 그림과 조각 등 전통의 미학들이 자리를 잡았다. 눈을 낮추고,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어 낙산과 만나는 순간, 도량을 가득 채우고 있는 그 아름다운 상징의 세계가 눈에 들어온다. 올 여름 도량 곳곳에 숨어있는 아름
부처가 산속의 수행자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대중 속에서도 나타난다는 믿음 자체는 중생의 번뇌가 짙은 곳에 또한 부처의 해맑음이 솟아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서산대사가 ‘불용구진(不用求眞=애써 진리를 구하려고 하지 말라)’하고 ‘불용사중생심(不用捨衆生心=중생심을 애써 버리려고 하지 말라)’이라고 강조하지 않았던가. 다시 『신심명』의 글귀로 돌아간다. “진여법계에는 남도 없고 나도 없음이라. 재빨리 상응코자 하거든 둘 아님을 다만 말할 뿐이로다. 둘 아님은 모두가 같아서 포용하지 않음이 없나니, 시방의 지혜로운 이들은 모두가 이 종취로 들어옴이라.” 달마대사로부터 시작된 중국의 선종은 2대 혜가대사, 3대 승찬대사로 이어지면서 보통사람들이 부처로 서서히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부처님의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