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승단은 보름마다 실시하는 포살(布薩, uposatha)과 함께 자자(自恣, pavaraṇa)라는 훌륭한 제도를 갖고 있다. 자자는 3개월 안거(安居, vassa)의 마지막 날, 전체 대중이 한 자리에 모여 법랍이 가장 높은 장로부터 지난 3개월 동안 자신의 허물을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스러운 바가 있으면 지적해 달라고 요청한다. 만일 지적을 받으면 잘못을 참회하거나 해명해야 한다. 이러한 갈마를 통해 자체적으로 승단을 정화하고 승단의 화합을 유지할 수 있었다.그러면 ‘자자건도(自恣犍度)’는 어떻게 제정되었는가? 붓다께서 사위성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르 꼬르동 블루 런던캠퍼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두 번째 사찰음식 강좌가 성황리에 회향했다.문화사업단(단장 원경 스님)은 8월17·18일 르 꼬르동 블루 런던캠퍼스 채식 전문 조리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사찰음식 강좌를 진행했다. 문화사업단은 올 4월 주영국한국문화원 및 르 꼬르동 블루 런던캠퍼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1년도 르 꼬르동 블루 런던캠퍼스의 ‘채식 전문 조리 과정(Plant-Based Culinary Arts)’에 사찰음식 정규강의를 총 2회 진행키로 했다.이번 2차 정규강좌는 사찰음식 전
보조사상연구원(원장 김방룡)이 최근 ‘보조사상’ 제60집을 펴냈다.이번 권호에는 9편의 논문이 실렸다. ‘월례발표 논문’으로는 △완주 송광사 대웅전의 변천과정과 소조삼세불좌상에 대한 고찰(신해 스님/동국대) △행복경제학과 불교: ‘관계’ 개념을 중심으로(이상호·김성옥/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문화재로서 폐사지의 가치 인식과 보존․활용에 관한 제도적 기반 마련(류호철/ 안양대)이 수록됐고, ‘투고논문’으로는 △원효의 ‘무량수경종요’와 ‘아미타경소’는 어떻게 다른가-저술 목적과 내용을 중심으로(미탄 스님/ 동국대) △동계 경일의 ‘主人
부처님에게는 외아들이 있었다. 속가시절 이웃나라 공주 야소다라와 결혼해 29세때 라훌라(Rahula)라고 하는 아들을 보았다. 17세에 결혼했으니, 꽤 늦게 아들을 본 셈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라훌라는 ‘장애’라는 의미이다. 출가를 가로막는 가장 강력한 존재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고따마 태자는 아들이 태어난 날 밤 출가를 감행했으니, 라훌라는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이야기만 전해 듣고 자라났다.그러던 중, 정각을 성취하고 2년 뒤에 부처님은 모국인 까삘라왓뚜를 방문하게 되고, 아들인 라훌라를 처음 만나게 된다. 라훌
토끼는 크게 산토끼(hare)와 집토끼(rabbit)로 나뉜다. 유럽인들은 토끼를 굴(窟)을 파지 않는 산토끼와 굴을 파서 사는 집토끼로 구분했는데 아시아 토끼들은 굴을 파지 않고 살기 때문에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토끼는 산토끼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빨간 눈의 흰 토끼와 다르게 ‘인도 토끼(Lepus nigricollis)’는 전체적으로 짙은 검은 색을 띤다. 특히 목덜미에 검은 띠를 두른 것처럼 보여서 ‘검은 목 토끼(Black-naped Hare)’라고도 부른다. 얇은 귀와 검은 털 때문에 웅크리면 크고 칙칙한 돌처럼 보여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국제행사가 오랜 노력 끝에 탄생하게 됐습니다. 세계일화국제불교영화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 불자들의 자긍심이 되고 포교에도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세계일화국제불교영화제는 불교를 소재로 삶과 인간, 그리고 보편적 진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들을 모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영화를 통해 세계 곳곳의 일상 속에 내재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목격하고 내 안의 붓다를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길 발원합니다.”‘2021 세계일화국제불교영화제’ 개막에 앞서 주윤식 조직위원장(사단법
세상에는 수많은 스승들이 있다. 그들은 나름의 관점에서 자신이 다른 스승들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거나, 다른 스승들은 진리를 알지 못한다고 말하거나 하면서,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보다 결속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많은 스승들 가운데 누가 진짜인지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들을 한다. 사실 이 부분은 매우 관심이 가는 부분이긴 하다.부처님께서 사왓띠의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실 때, 바라문 삥갈라꼿차(Piṅgalakoccha)가 부처님을 뵙고 나눈 대화가 ‘맛지마니까야’ ‘나무심에 비유한 작은 경(Cūḷasār
조계종 중앙신도회 산하 날마다좋은날(이사장 주윤식)이 불교를 소재로 제작된 전 세계 영화를 함께 감상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날마다좋은날은 8월26~30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2021 세계일화 국제불교영화제’를 개최한다. 영화제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증명으로, 주윤식 이사장과 윤성이 동국대 총장이 공동조직위원장, 차승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가 집행위원장으로 참여한다.2021 세계일화 국제불교영화제에는 불교영화제, 불교국가 대사관 등이 선정한 15개국 62편의 영화가 연꽃(LOTUS), 라일락(LILAC), 동백꽃(CA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니까야를 읽는다.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은 대응하는 아가마와 대조해 보기도 한다. 그러면 선명하게 이해될 때도 있다. 초기경전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감동이 조금씩 다르다. 예전에는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경이 요즘에는 가슴에 와 닿는 경우도 있다. 연륜이 쌓이지 않으면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일 것이다.나는 최근 ‘빱바뚜빠마-숫따(Pabbatū pa ma-sutta, 산의 비유경)’(SN3:25)를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이 경은 꼬살라국의 빠세나디(Pasenadi, 波斯匿王) 왕과 붓다의
인도의 국조(國鳥)는 인도 공작새(Indian Peafowl)이다. 학명 ‘Pavo Cristatus’는 고전 라틴어로 ‘볏이 있는 공작’을 뜻하는데, 여기서 볏은 머리 위 부채 모양의 화려한 장식깃털을 말한다. 목주변이 푸른색이어서 ‘블루 공작(Blue Peafowl)’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인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힌두신 쉬바(Śiva)의 목이 파란 색인 것과도 연관된다. 인도신화 중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인 ‘우유바다 휘젓기(Samudra Manthana, 乳海攪拌)’에서 선신과 악신은 불멸주(不滅酒)를 차지하기 위한 줄다리기를
자본주의의 시장경제체제는 이윤추구라는 개인의 이기심에만 기초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기적 욕망이 지적 호기심, 도덕적 열정과 헌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타심 등과 함께 어우러져 작동하면서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추동력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20세기를 거쳐 오늘날, 자본주의가 세상을 더 낫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은 크게 약화되거나 이미 사라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처럼 오늘날 자본주의는 “와인을 증류해서 알코올만 추출한 그라빠(Grappa)”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그라빠엔 와인이 주던 아름다운 색깔도 풍미도 사라지고 우
고려 예술의 백미로 손꼽히는 고려불화를 계승하고 이 시대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한 걸음 발전시키고 있는 조이락 불화작가가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지난달 경주 마하보디사원에서 초대전 ‘꽃을 핀 바라밀’을 통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불자들을 따뜻하게 위로한 데 이어 최근 서울 종로 갤러리한옥에서 열린 초대전 ‘대자대비-어화둥둥 아가야’에서는 아기를 안고 있는 수월관음도를 선보이며, 불보살님의 대자비가 세상을 밝히길 다시 한번 염원했다. 작가는 법보시를 통해 불자들의 자비가 세상을 따뜻하게 품어주길 거듭 발원했다.그는 “교도소, 군법당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의 ‘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으면 강한 분노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동물로 원숭이를 소개한다. 인지 동물행동학에서도 원숭이는 새끼들을 가르치기 위해 새끼들이 자신을 보고 있을 때는 치실질을 평소보다 두 배 정성스럽게 했다. 지나간 행위에 실수를 깨닫고 다른 선택을 했어야 한다고 후회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원숭이는 집단생활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유지하면서도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서로 타협하고 다수결을 선호한다고 한다. 우두머리의 독재가 아니라 지도부의
열반(nibbāna)은 불교수행의 목적을 의미한다. 이를 달리 해탈이라고도 하고, 깨달음이라고도 한다. 열반, 해탈, 깨달음의 의미를 엄밀하게 분석하면 다소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거의 동의어로 파악해도 큰 무리는 없다. 그런데 열반은 ‘죽음, 소멸’과 같은 의미로도 이해된다. 하지만 초기불교에서는 그 의미가 거의 확정적으로 사용되는데,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사라진 상태(탐진치의 지멸)’로 설명된다.‘상윳따 니까야’4권에 ‘소나의 경(Soṇasutta)’이란 경전이 있다. 이 경전에서 장자의 아들인 소나는 부처님께 열반에 들지
고려불화 재현을 위해 정진 중인 조이락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서울 종로 갤러리한옥은 6월30일부터 7월9일까지 조이락 작가 초대전 ‘대자대비-어화둥둥 아가야’를 개최한다. 조 작가는 용인대 대학원에서 고려불화와 유물재현을 공부했으며 모사와 보존과학 부문 문화재수리 기능자다. 서양화가로 활동하던 중 우연히 본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에 매료돼 불화의 세계로 들어온 지 20여년이 됐다. 8번의 개인전과 30여회의 초대전 및 유물모사 작업에 동참했으며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청, 대구 부인사 등에서 그
학교법인 동국대가 미국 LA에 위치한 DULA 매입 계약을 취소한다. 이와 함께 46년간 사용해온 동국대 전산원 명칭 변경을 논의하기로 했다.학교법인 동국대(이사장 성우 스님)는 6월22일 서울 동국대 본관 로터스홀에서 제377회 이사회를 열어 DULA 매입 계약 취소의 건 등을 논의했다. 동국대는 1996년 DULA의 전신인 LA 로얄한의과대학과 동반적 관계를 맺고 대학 운영에 협력해왔다. 이후 2019년 학교 매입을 위해 200만 달러의 계약금을 전달하기도 했으나, DULA가 계약금 전액 반환과 함께 계약 취소를 요청함에 따라
불교를 사랑하는 장애인 모임 보리수아래 회원인 피아니스트 최준이 연주회를 갖는다.6월30일 오후 7시30분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이번 연주회 주제는 ‘Again, Start-이젠 괜찮아질거야’다. 최준은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며 희망을 발견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곡들로 무대를 구성한다.공연에는 최준이 작곡한 총 15곡이 소개된다. 첫곡은 이번 공연의 주제이기도 한 ‘Again, Start’로 코로나19 시대 모든 사람이 따뜻하게 사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이어 ‘Spring Rain’ ‘Summer Aca
구미 천해사가 6월14일 불교계 국제구호협력기구 더프라미스(이사장 법보 스님)에 동티모르 홍수 피해 이재민을 위한 긴급후원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천해사 관계자는 “더프라미스와 인연으로 최근 홍수 피해를 입은 동티모르에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후원을 결정했다”며 “오랜 기간 해외 아동 지원 사업을 통해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준 더프라미스의 행보에 동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천해사는 2018년 6월에도 더프라미스와 함께 아프리카 말라위 아동들을 위해 어린이집 급식과 우물 2기 건립을 지원했다.전달된 후원금은 동티모르 수도 딜리와 리
우리나라의 고전소설 ‘토끼전’은 용왕을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하는 거북이의 이야기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거북이가 아니라 자라가 주인공이다. 자라를 뜻하는 한자가 별(鼈)이므로 ‘별주부전(鼈主簿傳)’, 토끼가 주인공일 때는 ‘토생원전(兎生員傳)’이라고 한다. 꾀 많은 토끼가 자신의 간이 육지에 있다고 속여 위기를 모면한다는 우화인데, 이는 불전설화인 용원(龍猿)설화에 근거한다. 용(龍)은 용왕이고 원(猿)은 원숭이로 보지만, 인도문화권에서 용은 악어를 뜻하기 때문에 ‘악어와 원숭이’ 이야기로 풀이한다. 인도의 용원설화는 부처
한국선학회(회장 정도 스님)가 최근 ‘선학’ 제58호를 펴냈다.이번 호에는 △연담의 행정과 사상(이복희·정도 스님) △‘산시산수시수(山是山水是水)’에 대한 출전과 의미 고찰(지은 스님) △현대적 행복론에 대한 선불교적 접근(덕산 스님) △불교수행체계와 현대명상 연구 고찰(서광 스님) △‘진심직설’에서 진심식망의 작용과 공부(한선옥) △삼론종의 변증법적 중도 사상(조윤경) △Secularization and Desecularization of Modern Korean Buddhism(조기룡) △朝鮮時代僧軍制度及其在禪宗史的意義(박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