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 안드레는 예수의 첫 번째 제자였다. 형제인 베드로에 가려 존재감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신앙심은 매우 깊었다고 한다. 예수의 최측근으로 그리스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다 십자가에 처형됐다고 알려진 인물이다.기독교 수호성인이라는 안드레의 이름이 몇 해 전부터 불교계에 종종 등장한다. 안드레라는 학생이 2016년 불교종립 동국대의 제48대 총학생회장으로 출마해 당선되면서부터다. 자신이 목사 아들이자 개신교인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안드레는 4년 전 동국대 총장 선출과정을 거치며 불교 인터넷 매체에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당시 그가 핵심
지난달 11월15일 치렀던 수능시험 성적이 최근 발표되면서 여기저기서 희비가 교차한다. 놀고 싶은 것 참고 밤잠 줄여가며 숱한 나날을 보냈을 수험생들이 한 번의 시험으로 운명이 갈릴 수 있다는 것은 잔혹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런 만큼 수능과 관련해서는 늘 뒷얘기가 무성하고 화제꺼리도 많다.올해는 ‘불수능’이라고 할 정도로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의 영역 모두 어려웠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그럼에도 난관을 뚫고 만점 고지에 오른 수험생이 9명이나 나왔다. 이들 가운데 서울 선덕고 김지명군은 군복무 중에 만점을 받은 김형태 일병과 더
전법과 교화의 학술적 지평을 열어간다는 모토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던 불광연구원이 문을 닫는다. 불광연구원 운영 주체인 서울 불광사가 최근 불광연구원에 12월을 끝으로 폐원한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불광사가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재정 문제라지만 속내는 보복성 결정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온다. 불광연구원에서 근무하던 연구원들도 당장 해고될 상황에 내몰렸다. 지난 9월28일 지홍 스님이 불광사 창건주 자리를 내놓으면서 문도들과 합의했던 ‘불광사 산하기관 종사자에 대하여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2018년 11월 현재 대한민국 인구는 5163만여명. 이들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사용하며 한국인으로 살아가지만 영어 때문에 곤란을 겪지 않은 이들이 드물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거나 혹은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처음 배우는 영어는 입시, 입사에서 비껴하기 어려우며 종종 진급에도 크게 작용한다. 곳곳에서 조기영어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영어 교습비가 대학 등록금보다 비싼 곳도 적지 않다. 지난 10월 스웨덴 교육기업인 EF에듀케이션퍼스트가 발표한 국가별 영어능력지수(EPI)에서 한국이 31위로 대만(48위), 일본(49위)
안성 도피안사 주지 송암 스님은 요즘 부쩍 한숨이 늘었다. 산악인 고 김창호 원정대장과 대원들이 네팔 히말라야 구르자히말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부터다.김창호 대장의 원정대가 히말라야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 참변을 당한 것은 지난 10월10일쯤이었다. 총 45일간 계획했던 이들의 여정은 10월17일 원정대 전원이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막을 내렸다. 김 대장은 세계 최단 기간인 7년 10개월 6일 동안 히말라야 14좌를 무산소 완등한 세계적인 산악인이었다. 신중하고 담대했던 김 대장이 주도한 코리안웨이 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를 방문하면서 허왕후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00여년 전 인도 아유타국에서 왔다는 고대 가락국 김수로왕의 비(妃)가 21세기 한국과 인도의 친선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오른 것이다.모디 총리는 11월5일 김 여사를 만나 “허왕후 기념공원은 2000년간 이어온 양국 관계가 복원되고 전 세계에 그 깊은 관계를 잘 보여주는 동시에 다음 세대에도 양국 관계의 연속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문 대통령도 인도를 방문했을 때 “인도 우타
고려시대부터 700여년간 전승돼왔던 불복장작법이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 예고됐다. 여법했던 의식은 세월이 가면서 점차 생략되고 설행할 수 있는 스님들마저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이번 무형문화재 지정 예고는 불복장작법에 생명력을 부여했다고 볼 수 있다.불교 무형유산은 오랜 세월 무관심의 영역이었다. 이는 국가 지정문화재 현황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유형문화재 2004건 중 불교 관련이 1280건으로 전체 63.9%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국가무형문화재 140종목 중 불교 관련은 영산재(제50호, 1987년
바야흐로 명상의 시대다. 수십 년 전까지 명상은 수행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이제 그리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없다.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스키, 박찬호, 고소영, 김하온 등 유명 인사들이 명상 애호가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스탠포드대학,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 등에서 명상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한해 미국에서 쏟아지는 명상 관련 논문도 1200편이 넘는다.심리상담 및 치료가 일상화된 미국에서 불교명상을 이용하는 전문가들이 절반을 넘어섰으며, 첨단기술의 성지라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며칠 전 참선하는 스님과 우연히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선원장을 맡고 있는 스님은 의외로 현행 간화선 수행 풍토에 비판적이었다. 오늘날 한국 선원에서 스님들이 정진하는 방식은 어느 때부터인가 선의 본류에서 너무나도 동떨어졌다고 탄식했다.스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줄곧 앉아있는 좌선 일변도의 수행 방식에 대해 지적했다. 선의 황금시대라는 당송시대 활동했던 수많은 선사들의 어록이 남아있지만 어느 곳에도 좌선을 강조하는 구절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우리나라 선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줬던 임제 선사의 상당법어 마지막 구절인 ‘구립진중
1999년 여름으로 기억한다. 인제 백담사에서는 제1회 만해축전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국내외 저명 학자들과 조병화, 김남조, 유안진, 신달자 시인을 비롯해 만해 스님의 사상과 문학을 기리는 이들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20세기 한국문학을 총 점검하는 대규모 심포지엄이 열렸고, 한국무용, 시낭송회, 장기자랑 및 퍼포먼스도 열렸다.이 행사가 향후 만해 스님의 사상과 문학을 세계화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찬사가 잇따랐다. 이러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소설가 조세희씨였다. 그는
2016년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가를 표현한 소설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겪게 되는 차별은 주인공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이어진다. 성인이 되어서도 차별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학과 회사에서의 성희롱을 비롯해 육아를 홀로 감당하면서도 ‘맘충’으로 비난받는 김지영이라는 인물을 통해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고단한 삶을 보여준다. 출간 후 이 책은 20~30대 여성들의 전폭적인 공감을 얻어내며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됐다.최근 이 소설의 영화화와 주연배
조성택 고려대 교수는 근대 한국불교 이해를 위한 새로운 키워드로 ‘딜레마’를 제시했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유럽 식민지처럼 식민자와 피식민자의 종교가 다를 경우 피식민자의 전통종교는 저항과 새로운 민족담론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되지만 한국의 근대불교는 그렇지 못했다. 당시 선진적 근대불교의 모델로 인식됐던 일본불교를 따르자니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잃게 되고,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강조하다 보면 새 시대의 사회적 유용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딜레마에 직면했다. 더욱이 조선왕조는 500년간 불교를 억압했던 탄압자 성격이 강했고, 일본은 한국
‘부러진 화살’은 2012년 개봉한 영화다. 2007년 벌어졌던 김명호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의 석궁사건을 소재로 만든 법정스릴러다. 제작비 5억원의 예산으로 만들었지만 340만명이 영화관에서 관람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영화는 실화에 바탕하고 있다. 성균관대 수학과 김명호 교수는 대학 입시에 출제된 수학 문제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로 인해 재임용 과정에서 탈락했다. 대학의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는 게 이유였다. 김 교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하고 항소심에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되고 말았다. 이에 분노한 김 교
박보영 전 대법관이 원로법관으로 재임용돼 여수시법원에서 일하게 됐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고위직 법관이 일선으로 복귀해 재판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특별할 게 있을까 여길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법원은 1995년 법조경륜이 풍부한 원로 법조인들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의미로 시·군판사로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해 왔다.그러나 이 제도의 실효성은 미미했다. 퇴임 대법관 출신이 원로법관에 지원한 사례도 없었다. 대법관 출신으로 대형 로펌에 들어가거나 변호사로 개업하면 수임료가 수백억 원에 이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불교학자들이 불교계를 대하는 유형은 크게 4가지로 구별할 수 있을 것 같다. 첫번 째는 ‘분리형’으로 불교학과 불교계를 명확히 구분 짓는다. 많은 학자들이 속하는 이 유형은 자신의 학문과 불교(계)를 결부시키지 않고 연구 활동에 전념하는 경우다. 믿음이나 종교 체험이 객관적 연구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도 여긴다. 두 번째는 ‘수행형’이다. 불교학을 연구하는 동시에 출가자 못지않게 참선, 염불, 위빠사나 등 수행에 매진하는 경우다. 이들은 방학을 이용해 집중 수련을 하는가 하면 남방국가에 가서 직접 수행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한다.세
경허·만공선사 선풍을 잇는 덕숭총림 방장을 역임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사면초가에 내몰리면서 눈길을 끄는 두 명의 스님이 있다. 전 옥천암 주지 정범 스님과 전 불학연구소장 허정 스님이다. 법랍은 정범 스님이 여러 해 많지만 두 스님 모두 1969년생으로 덕숭총림 수덕사가 출가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두 스님에게 설정 스님은 비록 은사는 아니지만 문중의 큰 어른이다. 그렇지만 이들 스님이 지금 설정 스님을 바라보는 관점은 물과 기름만큼이나 확연히 다르다. 종회의원 정범 스님은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에 선출되면서 의도적으로 거리두
불교계가 연일 깊은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던 설조 스님이 단식을 그쳤지만 여전히 조계사 인근에는 선정적인 구호와 피켓들이 난무한다. 몇몇 거친 이들의 입에서는 욕설에 가까운 말들이 쏟아진다. 현 총무원장은 물론 이제는 전 총무원장의 책임론까지 들고나온다. 수많은 비판의 언어들 중에는 사실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항의성 집회라는 성격상 특정 인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책임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더라도 때때로 과도한 경우들이 없지 않다. ‘불자 300만 감소’ 문제도 그중 하나다.
조계종 제2교구본사 주지 성월 스님이 재임을 않겠다고 선언했다. 차기 주지후보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 전날인 7월16일이었다. 지난 4년간 범계 의혹으로 불교계 혼란의 중심에 섰던 성월 스님이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이제 용주사 교구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성월 스님의 주지임기 4년은 어느 교구본사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갖 시비와 갈등이 끊이질 않았다. 시작은 2014년 7월, 성월 스님이 주지후보로 나서면서부터였다. 용주사 내부 문도회에 의해 승적을 위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호법부에
21세기 최고의 역경사라는 퇴현 전재성(66) 박사. 그가 이번에는 새로운 ‘앙굿따라니까야’를 선보였다. 지난 2008년 11권으로 출간한 ‘앙굿따라니까야’를 이번에 역주와 색인 등을 대폭 보완해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다. 덕분에 초기불교에 관심 있는 불자들은 물론 전문 연구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을 맡고 있는 전 박사는 우리시대 최고의 불경 역주가로 꼽힌다. 지난 30여년의 세월 동안 그는 새롭게 번역한 우리말 불경을 들고 늘 우리 곁을 찾아왔다. 전 박사가 지금까지 펴낸 책들은 원고지로 환산하면 수십
지난 6월24일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여성 운전을 금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여성이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여성운전에 반대하는 두 남성이 여성 소유 차량을 불태우는 일이 벌어졌다지만 이런 반발도 일시적일 뿐 성 평등 요구를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이와 함께 최근 미국 성공회 공동기도문 개정 논의는 종교계도 더 이상 성 평등 문제를 외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미국 성공회는 7월4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총회에서 1979년 개정된 ‘성공회 기도서’의 개정안을 논의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하는 기도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