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법사님들이 군포교 일선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상을 받게 돼 죄송스럽고 부끄럽네요.' 제34주년 군승의 날 기념법회에서 군포교 일선에서의 활동상을 인정받아 조계종 총무원장 표창을 받은 정인성 법사는 '동료 법사들에게 그저 부끄러울 뿐'이라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군포교 일선에서 정진중인 군법사는 120여 명. 많은 법사들이 고생을 하는데 자신에게만 이런 상이 주어져서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정 법사는 90년 처음 임관한 이래 6개의 사단 법당을 거치며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전방 부대만을 고집해 온 정 법사는 '장병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얻는 보람이 더욱 크다'며 전방 부대를 고집하는 이유를 밝혔다. 법당에서 찾아오는 장병들을 맞이하는 것보다 전방 오지에서 근무하는 장
11월 24일 오전 8시, 일산에 살고 있는 류태곤(42·忍行) 씨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 오늘은 자신이 속해 있는 은평구청불자회에서 관내 사찰인 삼천사로 김장담그기 봉사활동을 떠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총무를 맡고 있는 그가 도착한 시간은 9시 무렵. 약속한 시간보다 1시간 먼저 도착한 류 씨는 다른 봉사자들이 버무려 놓은 배추를 장독으로 옮기는 일을 맡았다. 철도 기관사-구청불자 정기 참여 이날 은평구청불자회 회원 12명이 사찰 신도들과 함께 담근 7000여 포기 배추는 1년내 사찰의 밑반찬이 될 뿐 아니라 등산객 점심공양에도 요긴하게 쓰이게 된다. 류태곤 씨는 '불교를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일했다'며 '몸은 피곤해도 맛있게 먹을 이웃들을 생각하니 힘이 저절로 솟는다'고 말했다.
'선원공양' 새 신행모델 안거마다 최소 2천명 이상 무주상 보시 하안거·동안거 기간에 삼삼오오 짝을 이뤄 선원을 찾아 대중공양을 올리는 모임이 늘고 있다. 이들 모임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묵묵히 수행 승가를 뒷바라지하는 무주상보시를 실천하고 있어 새로운 신행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본지가 현재 동안거 선원을 운영중인 비구·비구니선원 90여 개 가운데 해인총림을 비롯한 5대 총림 등 20명 이상의 대중 스님이 수행중인 선원 40곳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 주 1회 이상 대중공양을 올리는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17개 선원에 이르렀다. 선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중공양을 목적으로 선원을 찾는 불자들은 5∼6명 정도가 한 팀을 이
'우린 스님들에게 대중공양을 올리기 위해 사찰순례를 떠납니다.' 대중공양을 통해 수행승가 외호에 나서고 있는 서울 구로 관음포교원(원장 일명 스님)의 '대중공양 순례'가 안거철을 맞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의 사찰순례는 답사나 기도, 관광 차원에서 사찰을 찾는 여느 사찰순례와는 다르다. 각자 경비를 추렴해 정성스럽게 마련한 음식을 이고 지고 안거(安居)하고 있는 스님들을 찾아 대중공양을 올리는 것이 주목적이다. 일종의 대중공양 전문 사찰 순례단인 셈이다. 관음포교원이 대중공양 사찰순례를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부터다. 관음포교원 원장인 일명스님이 보편화되지 않은 대중공양을 확산시키기 위해 관음포교원을 찾는 신도들과 함께 전국의 선원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대중공양을 올리기 위해 찾아가는
사찰의 전각에는 많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이 벽화의 목적은 불교의 가르침과 경전의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데 있다. 특히 넓은 벽면에 그려지는 벽화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경전의 내용이 압축돼 담겨 있다. 말이 통하지 않거나 글을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림을 보면 뜻을 이해할 수 있기 마련. 그런 점에서 사찰 벽화는 그 자체로 훌륭한 교재가 된다. 사찰 전각 벽화로 가장 애용되는 소재는 부처님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도와 십우도이다. 주로 사찰의 대웅전 등 주법당의 벽에 그려지는데 법당 안쪽이나 바깥쪽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팔상도는 부처님의 일생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여덟 가지 상황을 그린 그림이다. 팔상도는 도솔천에 있던 보살이 흰코끼리를 타고 어머니가 될 마야
대중공양은 오로지 불도(佛道) 이루기를 기원하고, 수행에만 전념하는 스님들에게 음식물이나 생필품 등을 올리는 보시행의 일종으로, 옛부터 선방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이어져 왔다. 대중공양의 유래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인 목련존자 생존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목련존자가 아비지옥에 빠진 어머니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부처님께 간청하자, 부처님은 '성현대중께 공양을 올리면 선망조상과 현세의 부모님, 친족 영가들이 악도에서 벗어나 즉시 해탈하여 복락을 누릴 것'이라고 하시며 스님들이 여름 안거를 끝내는 날을 기려 공양을 올리도록 명하셨다. 부처님께서 대중공양의 공덕을 처음 설법하신 게 바로 이 때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드는 많은 재가불자들이 수행승가를 위해 음식이나 재물, 사원을 보시했다는 것은 여러 경
대중공양이 갖는 공덕에는 현세의 이익을 바라지 않는 무주상보시의 의미가 깃 들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돌아오는 복이 있겠지'하고 은연중에 바라는 마음을 갖는 이도 있다. 이런 마음을 갖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을 내게 된다. 상을 내는 마음이 행동으로 표출되면 함께 대중공양을 올리는 불자들이나 공양을 받는 스님들 모두에게 불쾌감을 주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공양을 준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런 저런 말을 많이 하거나, 자료를 남기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는 등의 행동이 바로 그것이다. 또 '이곳까지 오느라 얼마나 힘들고 경비를 많이 들였는데'하는 생각에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며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행동 역시 대중공양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 가운데 하나다. 또한 사람이 여
수행정진에 여념이 없는 스님들에게 대중공양을 올리는 것이 새로운 신행모델로 자리잡아 가면서 '대중공양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불자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선원 대중공양 경력 15년의 김은정 씨는 '뜻을 같이하는 몇몇이서 조용하게 다녀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수행하는 스님들에게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 김 씨는 특히 '언제 어느 선원을 찾아가든지 그 곳의 원주 스님과 사전에 논의를 하는 것이 대중공양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지름길'이라며 '대중공양 일시와 내용물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원주 스님과 사전에 협의할 것'을 강조했다. 선원의 살림살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원주 스님을 통해 가장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 김 씨는
절에 가면 예불을 하고 스님의 좋은 말씀도 듣고, 기도를 하는 것이 신행의 기본 패턴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생활과 접목된 신행 생활의 필요성을 절감한 스님들과 불자들의 요구에 의해 절에서도 각종 문화강좌와 봉사단이 운영된다. 문화 강좌와 불교교양대학 등을 통해 소모임을 만들기도 하고 같은 관심과 특기, 취미를 중심으로 모여 취미생활과 신행 생활을 같이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한성포교원 화엄회는 꽃꽂이 모임으로 회원은 6명이다. 회원이 많지는 않지만 모임이 생긴지 벌써 5년. 6명의 회원들은 초파일과 성도절, 백중 등 중요 행사와 지장재일, 절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 때 법당에 꽃꽂이를 한다. 스님이 꽃꽂이하는 것을 돕기 시작하면서 모임이 생기게 됐다. 얼마 전부터는 회원들이 직접 돈을 모아 꽃을 마련
'청소년 자원봉사요? 강요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원수 6000 여 명…4년새 2배 이대원 공주청소년 자원봉사센터(원장 환성 영평사 주지 스님)사무국장은 청소년들의 겨울방학이 1달 여 넘게 남았지만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쉽게 싫증내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이면 금새 짜증내 버리는 것이 요즘 세대들의 특성이라, 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지난 여름방학 프로그램 평가에서 나온 일들을 꼼꼼히 점검하고 지역 학교 선생님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도 이 국장의 몫. 공주 지역 청소년들을 포교하고 이들에게 유익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는 공주청소년 자원봉사센터는 올해로 창
한 해를 돌아보고 마무리하는 12월이 되면 가는 해를 아쉬워하며 들뜨기 마련이다. 또 연말이면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고향 친구, 친지, 가족들과의 망년회다 송년회다 하여 갖가지 모임들이 넘쳐나기 마련이다. 친목을 위한 모임도 필요하겠지만 주위의 불우 이웃을 돌아보고 외로운 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은 어떨까. 교계 복지관이나 사찰에서 여는 자원봉사자 후원의 밤이나 불우 이웃을 위한 캠페인에 참여한다면 뜻 있는 연말이 될 것이다. 사회복지시설과 사찰에서도 불우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한 해 동안 불우 이웃을 위해 봉사해온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후원의 밤, 망년회 송년회를 대신해 불우 이웃을 위한 문화 한마당, 바자회등을 준비하고 있어 그 동안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던 불자들이
'기자가 뛰어든 불교 현장'은 신행-복지-NGO 등 다양한 분야의 교계 현장을 기자가 직접 뛰어들어 체험한 생생한 기록이다. 이번 주에는 이재형 기자가 의정부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 주관하고 있는 자비의 도시락 배달에 참여했다. 월요일 오전 8시 20분. 기자는 1호선 의정부행 전철에 서둘러 올랐다. 오늘은 의정부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좋은 모임)에서 자비의 도시락 배달 동행취재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좋은 모임'은 지난 97년 4월 경기북부 지역에 위치한 사찰 70여 개 및 지역 불자들의 발기로 설립된 단체로, 현재 5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 지역 불교사암연합회와 공조체계를 이루며 의정부, 동두천, 양주군을 비롯한 경기북부지역에서 푸드뱅크(food
한 때 돈 빌리고 물건 사는 신용카드를 갖지 않는 사람은 마치 현대인이 아닌 것처럼 여기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카드로 인한 신용불량거래자들이 저지르는 갖가지 일들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친구 세 사람이 동업을 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 그들은 그 돈을 맡길 사람을 찾다가 목욕탕 여주인에게 맡기면서 '우리 셋이 다 모였을 때에만 돈을 내주시오'라고 말했다. 세월이 지난 후 세 친구가 같이 목욕탕을 앞을 지나다가 한 친구가 다른 두 친구에게 잠시 볼일이 있다고 하며 기다리라고 하였다. 그 친구는 목욕탕으로 가서 맡긴 돈을 달라고 하였으나 여주인은 세 사람이 와야만 줄 수 있다고 버티었다. 친구는 멀리 서 있는 친구를 가리키며 세 명이 다 있으니, 약속이 맞다고 주장했다. 결국 목욕탕 여주
지난 98년초 전주 송천동에 살고 있는 강장렬(64·道一·사진) 씨는 30여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면서 '이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직면하게 됐다. 다섯 아이들도 이제는 다 장성해 자신의 길을 가고 있고, 그리 많지 않은 연금이지만 아내와 생활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상태였다. 오랜 고민 끝에 강 씨가 선택한 것이 바로 장애인 봉사였다. 평소 이들에게 관심은 있었지만 바쁜 직장일 때문에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이런 가운데 알게된 것이 바로 '손수레봉사단'이다. 그는 전주 시내 장애인들을 돕는 봉사자 모임인 '손수레봉사단'에 가입해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평소 운전이라면 자신있던 강 씨가 맡은 분야는 차량운전봉사. 그가 운전하는 차는 장애인들
3000 대중 노래-타종으로 계미년 새해 열었다 임오년 12월 31일 타종축제 '3, 2, 1 데에엥 데에엥….' 계미년 1월 1일 0시가 되자 토함산 자락 석굴암 대종은 삼천대천 세계에 '새해가 막 열렸다'는 법음을 토해냈다. 체감 온도 영하15도에 살을 도려낼 듯한 매서운 삭풍에도 4시간 동안 '새해맞이 토함산 제야의 종 타종식' 행사를 올곧게 지킨 3000여 사부대중은 '남북통일'과 '나라의 안녕','가족과 이웃의 복' 등을 발원하며 양띠해 계미년의 출발을 축원했다. 마음이야 제각각이었으나 참여 대중 모두는 '계미년 한 해에는 제발 모든 사람이 잘 되어야 한다'는 넉넉한 마음을 내는 듯 주위 사람의 손을 맞잡았다. 경주 불국사(주지 종상 스님)가 주최하고 경주시
중앙승가대대학원 초대 대학원장에 임명된 홍선(포교사회학과) 스님은 '현대 불교학은 '객관화'라는 이름으로 불교를 지나치게 대상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교육과 연구를 통해 불교를 바르게 이해하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계는 물론 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스님들을 배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92년부터 포교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스님은 대학원이 굳건히 자리잡기 위한 가장 큰 과제로 승가학의 정립과 재정적인 안정 등을 꼽았다. 승가학이 제대로 정립될 때 교계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고 더불어 재정적인 안정도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다. 또 스님은 대학원 내의 수행풍토 조성을 위해 대학원생 스님들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교수는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 이외에도, 이번처럼 대 내외에 글을 써야 하는 일이 있는데 이는 나에게는 논문 쓰는 일 보다 더 힘들게 하는 일 중의 하나다. 그래서 글 쓰는 일을 안 하려 피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써야할 때는 여간 마음에 부담이 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수필 쓰는 법에 관한 책을 정독하면서 공부해 보았으나 어렵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러나 칼럼이나 논설체도 수필의 범주에 속하는 것을 알게 됐고, 차츰 수필에 대한 눈을 뜨게 된 것 같다. 1989년에 발행된 수필가 윤모춘의 저서 『수필문학의 이해』는 내 서가에 있는 수필쓰는 법에 관한 책 중에서는 늦게 발간된 셈이지만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서 소개하고 싶다. 수필의 형식, 문체의 종류, 문장의 수사와 수필
드립니다' 12월 7일로 2년 6개월간의 달라이라마 방한 동북아 대표부 대사 임기를 마치는 자툴 린포체 대사는 11월 26일 한국을 내방해 참여불교 재가연대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 동안 달라이라마 방한과 티베트 문화 보급, 티베트 난민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펼쳐온 달라이라마 방한 준비위원회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자툴 대사는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달라이라마 방한을 성사시킬 수 없었던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내년 4월 달라이 라마 방한 추진에 관련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툴 대사는 동북아 대표에 거쳐 호주 대표부 대사를 맡게되고, 동북아 대표 후임자로는 호주 대표부를 역임했던 대사가 그 뒤를 이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섭 기자 hsk@
전라도 담양 일대는 죽제품과 죽제 기술로 널리 알려져 있는 대나무의 고장이다. 작가 김인경의 작업실이 그 지역의 대숲 속에 있다니 무척 신비스럽고 독특할 것 같았다. 주지하다시피 대나무는 그 곧은 특성 때문에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강직함과 절개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으며, 사군자 중에서도 으뜸으로 칠만큼 그림의 중요한 소재의 하나로서 다루어져 왔다. 대밭 속의 작업실이라 하여 나는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에 나오는 조그만 집, 대나무 속에 은둔한 듯한 오두막집을 연상하였다. 사공도(司空圖)의 '충일(沖逸)'이라는 시구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바람에 스치는 대의 울림을 마음에 담고 집을 나섰던 것이다. 나는 어쩌면 세상살이를 잠시나마 훌훌 벗어 던지는 정신적인 일탈을 무의식적으로 갈망하고 있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