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화엄경’ 80권을 분류하는 전통의 방법으로 ⑴회(會), ⑵처(處), ⑶품(品), ⑷설주(說主), ⑸오주인과(五周因果), ⑹사분(四分) 등 여섯이 있음을 지난 회 연재에서 언급했다. 여섯 분류 중, 하나하나 모두 ‘화엄경’ 이해에 의미 있는 한몫을 한다. 특히 ‘보현행품 제36’과 ‘여래출현품 제37’의 두 품의 내용 이해에는 ‘오주인과(五周因果)’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오주인과’의 분류법은 39품 전체를 인과 관계로 나누어 보는 방법인데, 이 방법에 따르면 제36품은 인행(因行; 수행이라는 원인)에
성림당 월산 스님(聖林月山, 1913~1997)은 한국불교의 중흥을 이끈 고승이다. 금오태전 선사(金烏太田, 1896~1968)의 법을 이어 간화선을 진작시키고 선원과 강원을 개원해 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법주사, 신흥사, 동화사, 불국사 등 교구본사 주지를 맡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혼탁해진 사찰을 일신해나갔다. 총무원장·종회의장·원로회의 의장 등 조계종 주요 직책을 역임하며 종단의 기틀을 세웠고 한국불교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이와 함께 스님의 뚜렷한 업적의 하나가 법보신문 창간이다.스님은 화두를 깨친 선의 종장이
신라 불교사의 전성기인 중대(654~780)에는 다양한 불교학파들이 발전하는 가운데 새로운 불교인 화엄종의 학승들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특히 후반기인 750년을 전후하여 황룡사의 승적을 가졌거나, 황룡사를 무대로 활동하던 화엄학승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음을 앞에서 지적하였다. 이러한 학승들 가운데 특히 부석사를 중심으로 활약한 의상 계통의 법손들과 별개로, 화엄사를 중심으로 호남에서 화엄종의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학승으로 연기(緣起)가 있었다. 종래 화엄사의 창건에 대해서는 구구한 설이 있었고, 화엄사의 창건주로
1988년 창간한 법보신문이 올해로 창간 35주년을 맞이했다. 불국사 월산대종사의 원력으로 새로운 불교,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사명감을 안고 일성을 울린 법보신문은 지난 35년 동안 수많은 불자들의 성원과 관심 속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침을 겪기도 하고 독립언론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 앞에서 35살을 맞이하는 법보신문은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1980년대 한국은 처절한 봄의 계절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옛말에 ‘한 마을에 강사는 둘이 못 살아도 도인은 둘이 산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학문하는 강사끼리는 서로 시기 질투하면서 싸우지만, 도인들은 마음이 관용적이며 너그러워 함께 한다는 뜻이다. 물론 불교계만이 아니라 유교·도교 등을 포괄한다고 본다. 당대(唐代)는 중국 불교[특히 선종] 최고의 르네상스 시대였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동시대의 선지식들은 자신에게 찾아온 제자일지라도 자신과 연(緣)이 맞지 않으면 다른 선사에게 제자들을 보내었다. 곧 파벌 싸움이 아니라 제자를 지도해 법을 전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한편
하안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문경 사불산 자락엔 납자들의 성성적적(惺惺寂寂)한 기운이 여전했다. 고려시대 나옹 스님이 출가하고 원효, 의상, 성철, 청담 스님이 수행한 대승사 묘적암은 지금도 고승들의 선기(禪氣)가 곳곳에 서려있었다. 도반들과 함께하지 않았으면 선승들에게만 허락되는 이 금단의 구역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환희로움에 가득 찬 순례자들의 눈빛은 어느새 샛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매달 전국의 기도‧수행도량을 찾아가는 33기도순례단(지도법사 석중 스님)이 9월9일 문경 사불산 대승사(주지 일균 스님)에서 제5차 기도정
신라불교의 양대 산맥으로 손꼽히는 의상과 원효 스님에 대한 연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 두 스님의 사상과 행적이 남긴 영향은 신라의 사회와 종교뿐 아니라 우리 역사와 문화 전반을 두루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학적 접근’ 즉 불교시에 대한 연구는 그리 흔한 시도가 아니다. 불교시 연구는 문학사와 사상사가 접목하는 매우 흥미로운 시도이지만 그나마 사상사의 용어와 개념 설명에 치우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학으로서 불교시의 가치, 더 섬세하게는 서정시의 출발점으로서평가한 시도는 더욱 드물다.이 책은 의상 스님과 원효 스님
입체화에 대한 선호나 그걸 표현하는 기법이 ‘동양’이나 불교의 회화에 없었다고 할 순 없다. 가령 중당(中唐)기 작품인 돈황 막고굴 제220굴의 설법도나 오대십국 시대 작품으로 보살과 팔부신중을 그린 제6굴의 벽화는 스푸마토 기법을 이용하여 얼굴이나 신체에 입체성을 부여하는 아주 때 이른 시도를 보여준다. 북주시대의 작품인 290굴의 ‘비천도’는 명도를 달리하는 두꺼운 선을 이용해 입체감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가령 돈황석굴의 그 많은 벽화 가운데에서도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 스푸마토를 이용한 입체화의 기법이 이처럼
기상하고 괴이하게 말하면 선지식이라 하고해박하게 많이 알면 성인(聖人)에다 견준다.비록 경전을 잘 알고 시부(글)에 능하다 해도마음자리가 밝지 않으면 모두 다 헛일이다.奇談恠語稱知識(기담괴어칭지식)愽覽多聞擬聖流(박람다문의성류)雖善經書詩賦筆(수선경서시부필)未明心地盡虛頭(미명심지진허두)-월봉무주(月峯無住, 1623-?)단어풀이부터 하고 가자. 기담괴어(奇談恠語)는 기이한 얘기와 괴상한 말을 말한다. 지식(知識)은 선지식(善知識)의 줄인 말이다. 다시 말하면 큰 지혜를 지닌 사람을 뜻한다. 박람다문(愽覽多聞)은 널리 보아 많이 앎을 의미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가 9월2일 경내 화엄원에서 청계사 주지 성행 스님(한국스카우트 불교연맹 연맹장)을 초청해 9월 화엄법회를 봉행했다.법회에는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해 부주지 우석 스님(사성암 주지), 종회의원 연규 스님(향일암 주지), 빛고을포교원 주지 연수 스님 등 스님들과 천하람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등 사부대중 200여명이 동참했다.한국스카우트 불교연맹 연맹장 성행 스님은 “이 화엄 도량은 모든 것을 다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대방광불화엄경’”이라며 “이것을 어떻게 펼치냐에 따라서 화엄의 세계
올 하반기 25명의 새로운 불교박사가 탄생했다.법보신문이 2023년도 하반기에 새로 나온 논문을 조사한 결과 불교 관련 주제 박사학위 취득자가 8월31일까지 2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별로는 동국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금강대·동방문화대학원대·고려대가 2명씩, 강원대·남서울대·이화여대·조선대·충북대·한국교원대가 각각 1명씩 배출했다.이번 불교 논문은 분야별로 골고루 나왔다. 불교인물 관련 논문 5편, 수행·신행 5편, 순수교학 4편, 불교사 3편, 불교예술 3편, 불교의례 2편, 법률·교육·심리 등 응용 분야에서 3편이 나
하동 쌍계사 불교조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한국미술사연구소(소장 문명대)가 10월7일 오후1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내 교육관 제1강의실에서 ‘천년선찰 하동 쌍계사의 불교조각’ 학술대회를 개최한다.13교구본사 쌍계사 주지 영담 스님의 축사와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의 기조발표 ‘쌍계사 불상의 성격과 대웅전 삼세불상 및 고려 건칠아미타불상의 종합적 연구’로 시작되는 이번 학술대회는 △쌍계사 나한전 십육나한상의 연구(손영문, 문화재청 문화재상임전문위원) △쌍계사 명부전의 지장시왕상 연구(심주완,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행정관) △쌍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