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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평위 “이승만기념관 강행하면 서울시와 관계 단절”

  • 교계
  • 입력 2024.02.28 11:31
  • 수정 2024.02.28 13:34
  • 호수 1719
  • 댓글 10

종교평화위원회, 2월 28일 성명 발표… 강력 대응 선언
오세훈 시장 직접 겨냥해 "교계 우습게 여기는 몰상식”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 스님, 이하 종평위)가 2월 28일 성명을 발표하며 "불교계 요구에도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강행할 경우 서울시와의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경고했다. 

4·10 총선을 한달 반 앞두고 뉴라이트 세력을 의식한 오 시장의 '말 바꾸기' 정책으로 정치권 갈등을 넘어 종교계 혼란까지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종평위는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비우는 디자인을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훼손하고 이승만기념관 건립 강행하고 있는 오세훈 시장의 움직임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선포했다. 

종평위는 “지난해 11월 이승만기념관부지선정위원장과의 비공개회담 후 시민사회와 불교계의 거센 우려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음을 공개한 것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서울시장이 국민 사이에 갈등을 조장해 분열을 유도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2년 7월 (송현녹지광장 부지를) ‘시민을 위한 열린 녹지 광장으로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다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을 믿었다. 그러나 시민과의 약속을 깨고 이곳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이번 발언은 상식적으로 시민과 불교계를 우습게 여기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서는 역사의 평가가 이뤄지겠지만, 그가 종교 방송 설립과 군종 장교 제도 도입 등에서 특정 종교에게만 특혜를 주고 불교와 천도교 등 민족종교는 차별했다”며 “이른바 정화 유시로 불교계 분열을 일으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점은 용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종평위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국민 화합을 저해하고 종교 간 갈등을 부추기는 기념관 건립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 △시민과 약속대로 송현 녹지 광장을 시민을 위한 광장으로 조성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에 덧붙여 “요구를 무시하고 이승만기념관 건립이 강행될 경우,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와의 관계 단절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오 시장은 종평위 성명 발표 하루 전인 2월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남권 대개조 구상’ 기자설명회에서 “송현광장에 이건희미술관 외에는 들여놓지 않겠다는 입장이 변한 것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두 개(이건희미술관, 이승만기념관)의 건축물이 차지하는 면적이나 층수에 대해 정확히 알면 그런 걱정은 불식될 것”이라며 “비우는 디자인에 대한 서울시 원칙은, (건물을) 안 짓는 것보단 조금 가려지겠지만 북악산을 다 볼 수 있을 정도의 개방감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복궁 동쪽에 위치한 송현광장은 서울광장의 3배 규모로 2028년 이건희기증관이 들어서기로 예정된 곳이다. 지난해 5월 오 시장은 송현광장에서 열린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 참석해 송현광장에 이건희기증관 외의 다른 시설물은 짓지 않고 시민을 위한 녹지공간으로 남겨두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오 시장은 “도심 한가운데 비어있는 곳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며 “많은 분이 즐길 수 있는 컬렉션 외에는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다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오세훈 시장은 이승만기념관 건립계획 즉각 중단하라”

성 명 서

  지난 2월 23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송현녹지광장 부지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9일 이승만기념관부지선정위원장과의 비공개회담 후 시민사회와 불교계의 거센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을 강행하고 있음을 공개한 것으로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임명직 공무원뿐 아니라 서울시장 등 선출직 공무원은 무엇보다도 국민의 화합에 앞장서야 한다.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선출직 공무원인 서울시장이 국민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여 분열을 유도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난 2022년 7월 시민에게 개방되고, “시민을 위한 열린 녹지 광장으로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을 믿었다. 그러나 시민과의 약속을 깨고 이곳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이번 발언은 상식적으로 시민과 불교계를 우습게 여기는 몰상식한 행위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하여는 역사의 평가가 이루어지겠지만, 그가 종교 방송 설립과 군종 장교 제도 도입 등에서 특정 종교에게만 특혜를 주고 불교와 천도교 등 민족종교를 차별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정화(淨化) 유시로 불교계 분열을 일으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점은 용서하기 어렵다.

  이번 이승만기념관 건립 문제는 이제까지 서울시가 저질러 온 행태에 대하여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오세훈 시장에게 다음과 같이 요청한다.

-.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 화합을 저해하고 종교간 갈등을 부추기는 기념관 건립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 오세훈 시장은 시민과의 약속대로 송현 녹지 광장을 시민을 위한 광장으로 조성하라.
-. 위와 같은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강행할 경우 우리는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와 관계 단절을 포함하여 강력한 대응을 할 것임을 경고한다.

불기2568(2024)년 2월 28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장 향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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