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신도들에게 간화선 수행을 권해서는 안 된다. 방 거사처럼 사는 사람이든가, 혹은 『서장』에 등장하는 정도의 뛰어난 인생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간화선을 할 수 없다. 망상만 늘고 아만심만 키운다.” 신규탁(연세대 철학과) 교수는 12월 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조계종 불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현대사회의 종교적 변동과 간화선의 대중화’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여해 재가불자들에게 간화선 수행을 권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재가불자들에게 수행을 권하지 않는 대신 간화선을 실제 수행하는 전문가 집단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간화선의 필수조건이 계와 율인 만큼, 율법을 수지하는 특수한 출가자들에게 간화선이 전승되어야 한다는 게 신 교수의 생각이다. 그리고 수행
‘조사선의 핵심을 담아 간화선을 체계화한 대혜 종고 선사는 어떤 스승이었을까. 그리고 어떠한 가르침을 전했고, 왜 제자들이 보고 있던 경전을 불살라버렸을까.’ 대혜 종고 선사를 이해하고 가르침을 들을 수 있는 법회가 열린다. 축서사는 대혜 종교 선사를 주제로 한 철야 참선법회를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9시에 마련한다. 무여 스님이 직접 지도하는 참선 철야법회는 2007년 1월부터 열어온 간화선 기초과정에 이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축서사는 철야 참선법회에서 본래 완전한 자아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삶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갈 것을 당부하고 있다. 054)672-7579 심정섭 기자
매일 12시간 좌선-경행…매주 토요일 철야정진 “하루 중 아무리 바쁠 때라도 화두가 끊어지지 않고 꿈속에 밝고 밝아 항상 한결 같아도, 잠이 깊이 들었을 때 문득 화두가 막연하면 다겁으로 내려오는 생사고를 어떻게 하리요.” 조계종 종정을 역임한 성철 스님이 생전에 석남사 결사대중을 위해 썼던 글이다. 많은 대중으로부터 존경받던 스님은 열반에 들었어도 그 가르침은 아직도 많은 수행자들에게 귀감이 되어 오늘날까지 정진의 힘이 되고 있다. 고심정사 시민선방 겁외선원이 바로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수행하는 공간이다. 성성하게 화두를 들고 있어서인지, 겁외선원에서 수행중인 백발의 재가선객들 눈에서는 밝은 빛이 나고 있었다. 고심정사(주지 원택)는 부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해인사 백련암의 포교당이다.
“성품을 보라고만 말했을 뿐, 업 짓는 것은 말하지 않았나니 설사 업을 짓더라도 미혹한 사람과는 달라서 온갖 업이 그를 구속하지 못하느니라.” 중국 선종의 초조 보리달마는 혈맥론 중 “살생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어떻게 부처를 이룰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하고 있다. 보리달마가 한국불교의 선 수행에 영향을 미친 중국 선종의 초조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달마가 설했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우곡선원이 ‘달마혈맥론’을 통해 달마의 법을 전하는 법회를 마련했다. 우곡선원은 12월 18일부터 일산선원에서 격주 화요일 우곡 장명화 법사의 직강으로 달마혈맥론 법회를 연다. 장명화 원장이 이끌고 있는 우곡선원은 정법에 입각한 참선수행으로 위없는 깨달음을 얻고,
중국의 유마거사로 불리는 방거사의 가르침을 하나 하나 배울 수 있는 법석이 마련됐다.선종수사찰 강남 봉은사는 11월 28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방거사 어록 강설』의 저자인 혜담지상 스님을 초청, 재가불자들이 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수행에 매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방거사의 어록 강좌를 열고 있다. 방거사는 8세기 중반에서 9세기 초 마조·석두선사 등이 선풍을 드날리던 시대에 수행하며 마조선사 아래에서 수행하고 그 법을 이었다. 출가승의 길이 아닌 재가 거사로 살았던 방거사는 일상생활이 신통하고 묘한 작용이며 도의 현현임을 체득하고, 그러한 경지에서 당대 유명한 선사들의 날카로운 기봉에 당당하게 맞서 조금도 흔들림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세간에서는 그를 부처님 재세
매일 아침 졸린 눈을 비비며 아침 공양도 거른 채 학교로 향하는 청소년들에게 방학은 일종의 해방구다. 그러나 입시에 발목을 잡힌 요즘 학생들에겐 방학 역시 그리 편하기만 한 기간이 아니다. 따라서 전국 사찰에서는 방학을 맞아서도 또다시 반복되는 학업과 일상에 지쳐 가는 청소년들이 마음을 쉬고 자신을 찾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산사에서 아침 예불 종성을 들으며 깨어나 맑은 음식으로 공양을 하고, 단정히 앉아 마음을 비우는 참선을 통해 정신적 풍요를 채워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겨울수련회가 바로 그것. 숲길을 산책하면서 일상의 집착에서 벗어나고, 답답한 마음을 풀어놓고 마음껏 자연과 하나되는 마음자세로 본래 내 모습을 찾는 일은 잠시 입시전쟁을 잊어도 좋을 만큼의 경험이기도 하다. 청화 스님의 수행정신이
도심속 참선수행 도량을 기치로 무각 스님이 2002년 9월 개원한 공생선원이 동안거를 맞아 재가불자들이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별도의 참선방을 개설했다. 공생선원은 강의와 법회 그리고 지역복지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언제나 개방된 참선 공간 속에 수행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스님과 함께 담선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공생선원 동안거 선원은 오전 6시 10분부터 50분 수행, 10분 방선 형식으로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심정섭 기자
한국불교사에서 근현대 선지식으로 손꼽히는 성철 스님의 사상과 가르침을 다시 들을 수 있는 강좌가 마련됐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부설 불교인재개발원은 성철 스님이 백일법문을 설한지 40주년을 맞아 스님의 사상을 조명하고 현대적 의미를 되살리는 기회를 갖기 위해 강좌를 개설했다. 12월 3일 첫 강좌를 시작한 백일법문 대중강좌는 2008년 2월 18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불교인재개발원 교육관에서 진행된다. 백일법문은 성철 스님이 1967년 해인총림 방장에 취임해 첫 하안거를 맞아 총림대중에게 매일 설법한 날이 백일 가까이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이 가운데 교리부분만을 정리한 책이 『백일법문』이다. 성철 스님은 8년 장좌불와, 10년 묵언 수행 등 오랜 수행을 통해 깨달은 사자후를 토해내며 사부대
“한국 선불교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초기 선종기 달마선 본래의 모습을 올바로 이해하고 이에 복귀하는 일이 시급하다.”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겸 전남대 종교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인 박건주 박사가 『중국 초기 선종 능가선법 연구』를 통해 현재의 한국 선불교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박 연구원은 “먼저 알고 닦는 것이 불교 수행의 근본이며, 이러한 근본 수증(修證)체계에 의하지 않는 수행 풍토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책에서 『능가경』의 교의와 선리를 중심으로 초기 선종기 선사들의 선사상을 비교 고찰하고, 이를 통해 선사들의 핵심 선지에 접근하고 있다. 그는 또 초기 선종기의 선법이 “『능가경』의 선지를 근간으로 하고, 여타 대승경론의 심의를 함께 아
15년 동안 매일 아침 108참회기도-1시간 좌선올 초 후각 상실…“부처님 제자로 살겠다” 발원 동안거가 시작되면서 전국의 수선납자들이 좌복을 다시 펴고 활구를 들었다. 그리고 재가선객들도 주말 혹은 매일 시민선방을 찾아 안거 정진에 동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방 문을 넘어설 시간조차 없이 바쁜 재가불자들 역시 가정과 직장을 법당 삼아 수행에 참여하고 있다. 디자이너 손혜진(수성행·50) 씨. 부산 동래구 복천동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의상실이 있고, 이곳에서 빠듯한 하루 일과를 보내는 그녀의 하루 시작은 여느 사람들과는 다르다. 오전 7시면 어김없이 정갈하게 법복으로 갈아입고 집에 별도로 마련한 불단에 향을 사르고 맑은 차를 올린다. 이어 108배 참회기도를 하고 좌복 위에 앉아 숨을 고른다. 그
공부하는 수준에 따라서 화두가 다른가.허공에 좋은 허공과 나쁜 허공이 따로 없듯이, 화두에는 좋고 나쁨이 따로 없다. 그러나 사람마다 성질과 업이 달라 천차만별인 것처럼 성질이 급한 사람에게는 급한 화두가, 느린 사람에게는 느린 화두가 맞다. 차제법에서 볼 때는 예를 들어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는데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느냐(萬法歸一 一歸何處)’하는 화두를 드는 사람이 있는데, 이 자체가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째서 뜰 앞에 잣나무라고 하는가 하고 간단하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화두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화두는 언제 어떻게 받아야 되나.화두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봐야 한다. ‘내 몸이 참나가 아니고 참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며 진정으로 나를 깨달아보고자 하는 신심이 일어났을 때, 그리고 이
조계종 포교원은 간화선의 수승함을 널리 알리고 재가불자들의 발심을 독려하기 위해 11월 18일 오후 2시 김천 직지사 만덕전에서 전국선원수좌회 대표 혜국 스님을 초청, ‘간화선 수행법에 대한 담선법회’를 주제로 법석을 펼쳤다. 종단의 첫 공식 담선법회로 알려진 이날 법석에는 1000여 명의 사부대중이 운집했고, 나옹선사의 화두참구법을 게송으로 읊으며 법문을 시작한 혜국 스님은 때론 온화하게 그리고 때론 격정적 모습까지 보이며 재가불자들이 간화선 수행의 길에 들어서서 흔들림 없이 수행정진 할 수 있도록 법을 설했다. 혜국 스님은 대혜종고 스님의 스승이자 『벽암록』의 저자인 원오극근 선사의 편지글인 『월오심요』가운데 윤상인에게 주는 글을 들어 법문을 이어갔다. “어느 것이라도 마음을 두기만 하면 하늘과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