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접한 좌선 체험 후 김혜경 교장은 “내 머리 속에 이렇게 많은 생각이 들어있음”을 알고 삶을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명상을 배운 아이들은 한결같이 ‘선생님, 마음이 편해졌어요’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들이 사회에 진출한 다음 불교나 명상과는 담을 쌓은 채 살다가도, 언젠가는 그때 그 편안한 기억을 떠올릴 것이고, 그때 다시 부처님을 찾아올 것입니다. ” 주례여중 김혜경 교장을 만나러간 부산에는 이미 봄의 물결이 도시 한복판에 들어서 있었다. 교정에 들어서자 목젖까지 보이도록 웃는 소녀들 마냥 목련은 함박웃음을 짓고, 개나리며 벚꽃이 첫 꽃망울을 팡팡 터뜨리고 있다. 주례여중 교장실에는 목련만큼이나 곱고 환한 미소의 김혜경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례여중 김혜경 교장 선
서울불교청년회(회장 김대원)가 제18회 연꽃노래잔치에 참가할 어린이를 모집한다. 서울불청이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불심을 고취시키고 건전하고 밝은 찬불가 창작 및 보급을 위해 마련한 연꽃노래잔치가 4월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개최된다. 참가 부문은 독창과 중·합창 2개 부문으로 지정곡 또는 창작 찬불가로 동참할 수 있다. 부처님을 사랑하는 어린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이번 대회 동참 희망자는 4월 18일 오후 6시까지 서울불교청년회 사무국으로 접수하면 된다. 대한불청은 “입상 어린이는 찬불가 음반 취입 기회가 부여될 뿐만 아니라 대한불교소년소녀합창단에 입단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어린이들이 불심과 법우애를 키울 수 있도록 사찰과
김도순 불자는 “봉사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겸손’과 ‘감사’를 배웠기에 봉사를 통해 보답하는 것 뿐”이라며 활짝 웃었다. 3월 22일 서울 중랑구 신내노인요양원 2층 수선실. 전동재봉틀 소리가 요란한 이곳에 할아버지 한 분이 무엇이 급한지 연신 들락거리더니 수선된 바지를 받아들고 아이처럼 기뻐한다. 5평 남짓한 공간에 수선을 기다리는 옷가지들이 수북이 쌓인채 김도순(62) 씨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찢기고, 터지고, 해진 옷들은 이곳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만큼이나 각양각색의 사연을 담고 수선실로 옮겨져 이내 김도순 씨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탈바꿈된다. 꽃다운 나이에 찾아온 장애 벌써 이곳 수선실에서 봉사를 시작한지도 4년의 세월이 흘렀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매주 수요일마다 어르신들의 상
좁은 공간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불서들의 보금자리 경서원. 이규택 사장은 이 곳을 불자들과 부처님이 만나는 법석으로 가꾸어 가고 있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옆에 자리 잡은 경서원. 허름한 건물 사이에 끼어있는 대여섯 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불서를 아끼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조계사 못지않은 오래된 도량이다. 감각적인 즐거움과 화려함을 선호하는 요즘 세태로 인해 몇 안 되던 불교전문서점들마저 하나둘 문을 닫더니 이제 조계사 우정국로에서 경서원은 불교서적만을 다루는 유일한 곳이 되어버렸다. 법해 이규택(65·사진) 사장, 불교출판업계에 종사한 40년 세월 중 30여 년을 그는 이곳에서 책과 더불어 살아왔다. 짧게 깎은 머리에 테 넓은 안경, 약간은 어눌한 말솜씨에 청바지를 즐겨 입는 그에게서
한국과 캄보디아 주요 인사들이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적힌 한글 현판 제막식을 갖고 BWC의 준공을 선포했다. 두 나라 사부대중 500여명은 힘찬 박수와 환호로 BWC의 출범을 축하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공동의장 성관·효림 스님) 산하 사단법인 실천불교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앙코르와트의 나라 캄보디아에 종합복지타운을 준공했다. 실천불교는 2월 18일 오전 앙코르와트의 관문인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보육과 교육, 복지 시설을 두루 갖춘 종합복지타운 ‘Beautiful World of Cambodia(이하 BWC)’의 준공식을 봉행했다. BWC는 불교국가에 대한 종합적인 복지·교육 시설을 지원하는 조계종 차원의 첫 사업으로 동남아시아 내 조계종의 거점 마련은 물론 주변 불교국가와의 교류와 지원을
“바깥으로만 향하던 마음의 화살을 이제는 안으로, 안으로 다잡아 넣고자 합니다. 청산처럼 말없이, 창공처럼 티 없이, 탐욕도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고자 합니다.” 한 사람의 스승을 떠나보내는 자리, 아쉬움과 고마움, 추억과 그리움이 가득한 자리에서 연분홍 꽃수가 놓아진 고운 한복 차림의 스승은 헤어짐의 인사말 대신 나옹 스님의 가사를 화두처럼 던졌다. 2월 14일 관악구 봉천동의 작은 연회장에서는 강산이 네 번 바뀌고도 남을 44년의 세월을 교육자로 살아온 진정순 교장(63·당곡초등학교) 선생님의 퇴임식이 열렸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과 생각 속에 젊음을 묻고 물과 거름을 주는 농부처럼 학교와 교육을 가꾸어 온 스승의 퇴임식은 44년의 세월을 함께 지켜본 동료 선생님들과 진
일제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전기호)는 2월 9일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예방하고 징용자 유골송환 해결을 위한 불교계의 지원을 요청했다. 전기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 내 각 사찰에 안치된 한국인 강제징용자 유골의 현황파악을 위해서는 일본불교계에 대한 한국불교의 협조요청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불교계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지관 총무원장 스님은 “유골송환 문제는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마땅히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라며 “문제해결을 위한 양국 정부의 태도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또 위원회의 요청에 대해서 “차기 ‘한·일 불교문화교류협의회’를 통해 유골 현황파악을 위한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겠다”며 문제해결의 측면지원을 약속했다.
꽃샘 추위가 다시 맹위를 떨치던 2월 5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미얀마 선원(주지 산디마 스님)에 화사한 웃음꽃이 만발했다. 11살 재원이(본명 허재원, 경남 합천군 가회 초등학교 4년)를 위한 빅 이벤트, 즉 단기출가 의식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미얀마 전통적 출가 의식인 ‘신쀼’로 이뤄졌다. ‘신쀼’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유성출가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남방 불교의 독특한 출가 전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유행처럼 동자승의 단기 출가가 이뤄지고 있지만, 미얀마의 ‘신쀼’는 출가와 동시에 스님이 되는 말 그대로 출가 의식이다. 따라서 재원이는 이날 ‘신쀼’를 통해 사미계를 받고 수행자로 첫발을 디디게 될 것이다. 화려한 치장 부처님 유성출가 본떠 출가 의식 전 화려하게 치장한 재
인로왕번(引路王幡)을 자수로 새긴 작품. 그는 자수를 놓으며 ‘부처님 감사합니다’를 가슴에 새긴다. 유난히도 눈이 많이 오던 2001년 겨울 어느 날. 시계 침이 새벽 3시를 가리키는 시간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최 씨는 마음을 다잡고 집을 나섰다. 전라도 순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로 시집와 가장 힘들었던 그 해 겨울. 더 이상 갈 곳 없는 막막함에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흐를 뿐이었다. 여리고 여린 여인네의 가냘픈 마음은 갑자기 들이닥친 현실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이리저리 굴리고 찢기고 파헤쳐진 볼품없는 사과 같았다. 그는 한 번도 가본 적 없었던 도선사로 무작정 발길을 돌렸다. 대문 밖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볼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한 방울 한 방울은 가슴에 맺힌 설움과 힘겨움을 애써 ‘괜
정혜 스님은 가난한 절의 주지이지만 늘 주변에 나누어주고 베푸는 넉넉함이 있기에 마음만은 누구보다 부자다.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날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문안드리고 여쭈었다. “보살은 몇 가지 법을 성취해야 보시바라밀을 행하고, 육바라밀을 갖추어 깨달음을 이룰 수 있나이까?” “보살이 보시할 때에는 모든 생명을 먹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벽지불에서 범부에 이르기까지 평등한 마음으로 사람을 가리지 않고 베풀어야 하느니라. 자기의 눈이나 재물 등 귀중한 것을 주더라도 애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하느니라. 보살이 보시할 때는 자기만의 깨달음을 위해서 하지 말고, 모든 중생들의 공덕을 위해서 하느니라. 보살이 보시할 때에는 보시바라밀을 가지고 나머지 다섯 가지 바라밀도 모두 이루
새벽 공기의 차가움은 여전히 버겁다. 추위를 막아줄 번듯한 벽도 아닌 비닐하우스에서 맞는 한 겨울의 새벽은 아무래도 몸을 움츠러들게 한다. 새벽 4시. 오정숙 씨는 가족들이 잠들어 있는 시간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몸가짐을 단정히 한다. 지난 1993년 3월 정토회 만일결사에 입제한 이후 지금까지 거르지 않고 계속해 오고 있는 새벽기도를 시작하기 위해서다. 예불과 독경, 108배를 마친 오 씨는 마음을 다해 기도문을 읽는다.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당신이 진실한 불자의 인연 맺기를 발원합니다. 제가 자비심 내어 당신을 이끌어드리겠습니다. 해탈하겠습니다.” 오 씨의 입에선 하루 종일 이 기도문이 떠나질 않는다. 차를 타거나 길을 걸을 때, 손을 놀려 무엇인가 일을 하고 있을 때도 입으로는 기도문
한 달에 20일 이상 자원봉사를 하는 박 씨는 ‘봉사란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단순한 보람을 넘어 자신의 참다운 가치를 찾는 일’이라고 말한다. “할배요, 머리 다 짤랐심더. 어떤니껴?” “음! 내 맘에 쏙 들어. 10년은 더 젊어진 것 같구먼. 동네 할머니들이 나 좋다고 졸졸 따라다니면 어떻게 하지? 허허허.” “할배가 좋다니까, 지도 참말 좋심더.” 1월 3일 서울 송파구 인성장애인복지관 3층 집단프로그램실. 막 머리를 다듬은 노인 한 분이 흐뭇해하며 미용봉사자 박순희(57) 씨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5평 남짓한 공간, 박 씨를 비롯한 미용사들의 분주한 손놀림과는 달리 파마를 말은 뒤 전기헤어캡을 쓰고 있거나 가만히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이 여유롭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어디에선가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