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수행자들이 내뿜는 그윽한 향훈이 오대산을 장엄했다. 1년간 수지 독송해온 ‘금강경’ 사경집을 고이 품은 수행자들의 얼굴엔 행복과 보람, 속죄의 감정이 한낮의 햇살처럼 포근히 감돌았다. 도량 안팎으로 울려 퍼지는 정성스러운 독송은 앞으로 이곳이 새로운 수행 성지로 거듭날 것을 예감하게 했다.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가 4월 13일 ‘금강경 사경 소원성취 소지 대법회’를 봉행했다. 전국 8000여 가구가 참여하고 있는 ‘금강경 봉찬기도 철야정진’의 1주년을 맞아 이뤄진 법회에는 지난 1년간 꾸준히 ‘금강경’
해가 산등성이로 넘어가고, 산사는 조용히 그림자를 입기 시작했다. 하늘에 장막이 짙어질 무렵, 적막을 깨고 대웅전에서 ‘금강경’ 독경 소리 쏟아져 나와 별빛과 어우러져 온 산을 환히 장엄했다.“수보리 여약작시념 여래불이구족상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어둠을 몰아내듯 쉴새 없이 울리는 목탁과 북소리에 맞춰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새벽 1시가 지나자 때늦은 폭설에 만개한 눈꽃 사이로 매서운 추위가 불어닥쳤지만, 일체 번뇌를 내려놓고 본래면목을 찾겠다는 불자들의 간절한 염원에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금강경’을 읽기 전에는 제 마음에
“시간이 흐를수록 부패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갈수록 맛있어지는 음식도 있습니다. 이처럼 출가학교를 회향하는 여러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내면의 등불을 환히 밝혀 온 세상에 희망의 빛을 퍼트리길 바랍니다.”수원 봉녕사(주지 진상 스님)가 2월 17일 ‘제1기 여성출가학교 회향식’을 개최했다. 수행을 통해 삶의 가치와 진정한 행복을 찾아갈 것을 서원하며 1월 22일 입교한 11명의 행자들은 이날 4주간의 출가수행을 마무리했다. 회향식에 자리한 행자들의 머리는 어느새 수북했지만, 얼굴엔 편안함이 가득했다. 부모님의 뜻에 따르거나 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금탑 앞에 선 봉녕사 출가학교 행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은 채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딘다. 이마, 두 손바닥과 무릎을 차디찬 바닥에 대고 절을 올린다. 그리고 부처님께 다가가는 마음으로 또 한 걸음. 이 시간만큼은 나 자신을 낮추고 그동안의 시간을 참회하며 비워낸다.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고요한 봉녕사 경내에 행자들의 석가모니불 소리만 고요히 울린다.수원 봉녕사 여성출가학교(학교장 진상 스님)는 1월 31일 경내 금탑 앞에서 ‘1보1배’를 진행했다. 1보1
수원 봉녕사(주지 진상 스님)가 1월 22일 경내 대적광전에서 제1기 여성 출가학교 고불식을 봉행했다. 1기 여성 출가학교에 입교한 11명의 행자들은 부단한 수행정진을 통해 삶의 가치와 진정한 행복을 찾아갈 것을 서원했다.고불식에 앞서 행자 3명은 삭발식을 통해 ‘번뇌초’라 불리는 머리카락을 잘라내며 마음을 다잡았다.본격적으로 시작된 고불식에는 출가학교장이자 봉녕사 주지 진상 스님, 금강율학승가대학원장 적연 스님(율주), 봉녕사승가대학 석좌교수 도혜 스님, 봉녕사 여성출가학교 도감 도연 스님이 참석했다. 율주 적연 스님이 고불문을
“절밥 먹은 지 30년이 지난 지금 비로소 알았다. 시작의 고통이 클수록 인생의 밑거름이 충분해진다는 것을, 크게 넘어진 고통은 훗날 위기를 버틸 힘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의 문이 두려움일 수도 있다. 설령 그런 상황에 놓일지라도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조금만 시간을 내어 내면을 바라보자. 진정한 깨달음은 늘 시간이라는 다리를 억지로 붙잡고 절뚝절뚝 뒤늦게 찾아오는 법이니까.”‘청년출가학교’와 고3 수험생을 위한 ‘청춘캠프’ 지도법사, BBS불교방송 ‘좋은 아침 원영입니다’를 진행하며 수많은 청춘에게 긍정의
화엄성지 오대산 월정사에서 전 세계 청년들의 출가 체험의 장이 펼쳐진다.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는 1월 8일 대만 우든피시 재단(Woodenfish Foundation, 이사장 이파 스님)과 협약을 맺고 올해 7월 한달 간 ‘인본주의적 불교수행 체험 프로그램(HBMLP)’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인본주의적 불교수행 체험 프로그램’은 우든피시 재단 이사장 이파 스님이 2002년부터 대만, 중국, 태국 등에서 해마다 열어온 집중 정진으로, 대학생 등 청년들이 아시아 지역의 유수한 사찰에서 불교수행을 체험할 수 있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수원 봉녕사 대중의 신년 인사를 받는 자리에서 “스님들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올해 신축 병동을 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진우 스님은 1월 4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수원 봉녕사 주지 진상 스님의 예방을 받고 이 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율주 적연, 승가대학 석좌교수 도해, 총무원 재무부장 우하 스님이 함께 했다.진우 스님은 먼저 “제가 교육원장 취임하고 (승가교육 현장 간담회 차)봉녕사를 찾았을 때 스님들께서 환대를 많이 해주셨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못 만난
조계종 제4교구본사 차기 주지에 현 주지 정념 스님이 단독 출마했다. 이에 따라 정념 스님은 2004년 이후 6회 연속 월정사 주지에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제4교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2월12일 월정사 새 주지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앞두고 11월30일~12월2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현 주지 정념 스님이 단독 출마했다.정념 스님은 12월9일 중앙선관위 자격심사를 거쳐 12월12일 교구본사주지로 선출된다. 산중총회법에 따르면 교구본사 후보자가 1인이 등록한 경우 산중총회 성원 여부와 관계없이 만장일치로 후보자를 선출한다.정
출가절벽시대를 맞아 출가자 감소 위기 해결을 위해 수원 봉녕사가 일반 여성 대상 첫 출가학교를 운영한다. 수원 봉녕사는 승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의 출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나아가 발심 출가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수원 봉녕사(주지 진상 스님)는 제1기 봉녕사 여성출가학교 참가자를 모집한다. 1월21일~2월17일 4주간 진행되며 봉녕사에 머물며 한국 전통 승가 수행과 삶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여성출가학교 학교장은 주지 진상 스님, 도감은 봉녕사승가대학 학감 도연 스님, 입승 포교국장 능윤 스님, 습의사는 정현
‘사소한 것은 없다’의 저자인 삼척 천은사 주지 동은 스님이 11월18일 오전 10시부터 원주시 터득골북샵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북토크를 갖는다.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확 트인 자연을 무대 삼아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어떻게 우리 삶을 풍성하게 채우는지에 대해 저자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열린 대회 마당이다. 동은 스님은 “과연 삶에서 사소한 것이 있기나 한 걸까?”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동은 스님만의 사유와 견해를 바탕으로 감성 넘치는 글이 아름다움과 통찰력을 선사해준다.‘사소한 것은 없다’는 지난달 10월31일 열린 제2
저출산과 탈종교화로 출가자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발심 출가한 행자들의 절반 이상이 3개월도 되지 않아 환속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찰 내의 권위주의적 문화와 행자 교육에 대한 전문성 부족 등이 주된 이유로 거론돼 행자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이 출가자 감소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해 발족한 출가장려위원회(위원장 혜일 스님)가 행자 교육 내실화를 위해 ‘상설행자교육원 개설’을 검토하기로 했다.출가장려위원회는 10월24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조계종이 출가인 확대를 위한 ‘출가장려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장은 교육원장 재임 초기부터 ‘출가인 확대’를 종단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피력해 왔던 혜일 스님이 맡았다. 첫 회의에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갈수록 출가자 감소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종도가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강조하며 “혜일 스님을 중심으로 한 위원들이 좋은 대안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혜일 스님은 “5년 안에 매년 출가자가 200명이 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불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저출산과 종교인구 감소로 출가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한 해 평균 500여명에 달하던 출가자가 최근 60명대로 주는 등 ‘출가절벽’ 시대를 맞고 있다. 이대로라면 1700년 유구한 전통을 이어오던 한국불교의 명맥마저 단절될 수 있다는 위기론이 불교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이 출가자 감소의 대안을 모색하고 출가자 확대를 위한 범종단적 대응방안을 준비하기 위해 ‘출가장려위원회’를 발족했다.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9월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출가자 확대를 위해 출가장려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들을
외국에서 가톨릭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탓에 절에 다닐 기회가 없었다. 가끔 새벽에 ‘천수경’을 독송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유일한 불교 기억이다. 부처님을 처음 마주한 건 초등학교 5학년 즈음이다. 집에 있던 어느 책 속에서 발견한 석굴암 본존 석가여래 엽서. 온화하고도 평온한 미소를 짓고 계신 부처님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당시엔 불심이 생기지 않았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고민이 있을 때 가끔 부처님 엽서가 떠오를 뿐이었다.대학 진학을 위해 한국에 돌아와서야 불교에 관심이 생겼다. 집안과 연이 있던 한 암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절에 다
앞선 연재에서 언급하였듯이 탈종교는 초자연적 유일신관에 대한 거부감과 기적과 같은 초자연적 힘을 인정할 수 없는 과학적 세계관이 근본 원인이며, 이기적 욕망을 정당화하고 부추기는 기복적 종교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처님은 2500여년 전 우리 모두의 앞에서 상자를 열어 빈 상자임을 보여주신 분이다. 불교는 계시가 아닌 이법(理法)을 강조하고 신(神)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율법(律法)이 아닌 행위의 선함으로 도덕적 기준을 삼는다는 점에서 기독교와 다르다. 연기론이 강조하는 인과성은 겉으로 보기에
‘조계종 출가자 10년 뒤 한 해 평균 50명’ ‘조계종 행자 30% 교육과정서 포기’ 전자는 11월 초 열린 정기 중앙종회에서 대두된 사안이고, 후자는 최근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이 ‘조계종 기초교육의 변화와 행자의 퇴사 문제 검토’ 논문을 통해 짚어낸 현실이다. 조계종의 승가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안이다.종단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출가자 급감에 따른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함께 대비책들을 내놓은 바 있다. 단기 출가학교·템플스테이 활성화가 대표적이다. 산사의 일상과 기본수행을 체험하며 출가를 선택할 경우 자신
제 60년차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중앙회장 선거에 3명이 입후보했다. 이는 대불련 역사상 가장 많은 후보가 입후보한 것이자 3년 만에 치러지는 경선모드다. 이 같이 중앙회장 선거가 다자대결 구도로 전환되면서 대불련 활성화 기회는 물론 침체된 청년포교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회장단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최시선, 이하 선관위)는 11월20일 열린 선관위 회의에서 후보자 등록을 마친 3명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선관위는 최근 최종 후보를 확정짓고 중앙회장 후보자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공고에 따르면 60
“사람들은 가끔씩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집니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물론 자신의 선택을 책임질 수만 있다면 어느 쪽이든 다 괜찮을 것입니다. 다가올 일을 걱정하거나 불행을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현명하고 성실하게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일수록 그 불안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은 삶의 이정표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 부처님 말씀은 물론, 스님들의 법
법보신문 ‘36대 총무원 집행부 2주년 성과와 과제’ 설문조사 결과는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종무행정에 대한 종단 리더들의 중간평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의미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승려복지’와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탄력을 받아 당초 예상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과제도 안게 됐다. 학인 수 감소에 따른 기본교육기관 조정 결단을 내려야하기 때문이다.‘출가인구 감소’ ‘승려의 고령화’는 자연스레 스님들의 노후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는데, 원행 스님도 승려복지가 더 이상 선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