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년 불자 모임을 대거 조직하고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청소년·청년 연합 정기법회를 마련하는 등 전법 시스템의 내실을 다진 교종본찰 봉선사가 다목적 수행센터 등 가람 중창 불사를 통해 ‘복합 문화 전법도량’으로 발돋움한다.조계종 제25교구본사 남양주 봉선사(주지 호산 스님)는 선명상 지도와 문화공연 공간으로 활용할 ‘봉선사 명상 체험센터’(가칭) 건립 불사에 올해 돌입한다. 경내에 자리하고 있던 일주문 앞 (구)연꽃유치원 앞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연면적 1132평 규모로 지어진다. 봉선사는 이를 위해 193억원을 확
태고종 신년하례법회에 교계의 이목이 쏠렸다. 총무원, 중앙종회, 호법원 등의 주요 종무기관이 한목소리로 한국불교 제2종단으로의 재도약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각 지방 종무원을 방문하며 화합을 당부했던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태고종도가 하나 된 마음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가 바라던 종단의 모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중앙종회 의장 시각 스님은 “종단 현실을 올곧이 살펴 새로운 태고종을 위한 여건과 환경이 조성되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했고, 호법원장 혜일 스님도 “종단발전을 이루는 갑진
실크로드는 지난 수천 년간 문화와 문화를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해왔다. 그 길을 통해 로마, 중동, 인도, 중국, 한국의 문화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발전해왔다. 또한 당시 문화교류에 앞장섰던 구법승들도 이 길을 통해 서역을 오갔다.이에 따라 서안에서 우루무치까지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길에서 중국 최고의 역경승 현장법사가 머물렀던 대자은사와 대안탑, 늙은 거사의 비원이 서려 있는 법문사, 비련의 여인 을불황후가 있는 맥적산석굴, 지상 최대의 미술관이자 사원으로 일컬어지는 돈황 등 실크로드가 낳은 최대의 걸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성산여행사
‘산은 어진 사람에게 길을 열고(山開仁者路)/ 물은 지혜로운 사람에게 마음을 씻어준다.(水洗智人心)/ 맑은 경쇠소리 어디서 들려오는가(淸磬從何處)/ 작은 암자는 숲속에 가려 있겠지.(小庵隱樹林)’(설담 스님의 시 ‘방부용암·訪芙蓉庵’ 전문)부용암을 찾아가는 설담(雪潭·1741∼1804) 스님의 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만행(萬行) 길에서 체득한 깨달음이 있었기에 산과 물이 내어놓은 길을 따라 무심히 걷고 있을 터다.선어록에서 보듯 오도기연(悟道機緣)은 언제 어느 곳에서든 일어난다. 밥을 짓다가도, 기왓장 깨지는 소리에도, 날아가는 들
서울 불광사(주지 동명 스님)가 1월1일 경내 보광당에서 세알법회를 봉행했다. 세알법회는 삼보를 비롯한 선지식, 보살전에 인사드리고 대중이 함께 새해를 맞는 불교전통의례다.법회는 세알의식을 봉행하고 상호 세배를 올리는 식으로 진행됐다.주지 동명 스님은 “한주 정암 혜성 스님을 비롯한 사중스님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마왕 파피야스 일화를 들려줬다. 스님은 “마라를 물리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며 “부처님께서 당신의 원력, 성도해 중생을 제도하는 것 그 외에는 한눈을 팔지 않으셨다. 그렇듯 올해는 불광이 나아갈 길을 분명히 세우고 곁눈
수많은 고승들은 청춘의 한복판에서 깨달음을 이뤘다. 2011년 본지가 조사한 43명 고승들의 평균 오도 나이는 32.4세였다. 그 가운데 30대가 절반이 넘는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14명으로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승가공동체는 혈기 넘치는 청년이 모여있는 집단이었고, 불교는 활기넘치는 청춘의 종교였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선사들의 목숨을 건 수행도 결국 굳건한 보리심과 맑은 식(識),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체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한국 선불교의 중흥조 경허 스님(1846~1912)도 젊음의 꽃이 만개
부산 금정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금정총림 범어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10대 화엄사찰 중 하나다. 근대기 한국 선의 중흥조 경허 스님이 머무르며 수많은 선지식을 양성했던 선찰대본산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대종사 여산정여(如山正如) 스님은 지난해 10월 말 범어사 산중총회에서 금정총림을 이끌 새로운 방장 후보에 만장일치로 추대됐고, 11월 1일 조계종 중앙종회 인준을 거쳤다.범어사에서 벽파 스님을 은사로 산문에 든 정여 스님은 지난 50여 년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아왔다. 스님은 순
“불교 성지순례는 불교를 공부하며 경전에서 보았던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불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꼭 경험해보고 싶어 하는 인생의 버킷리스트이기도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인도 성지순례를 한 번이라도 하고 나면 부처님의 생애는 물론 경전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힘이 더 커지는 경험을 하기 때문에 불자님들에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아제여행 ㈜케이투어’ 구광국 대표는 성지순례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불교의 역사적 현장을 살펴봄으로써 부처님 생애를 이해하고 경전 공부에 대한 힘을
지난주 연재에서 ‘화엄경’에서 전하려는 중요한 메시지로 “오비로법계(悟毘盧法界), 수보현행(修普賢行)”을 뽑았다. 비로자나부처님의 원력으로 펼쳐지는 법계 ‘위에’ 또는 그 ‘속에’ 인과 연이 만나 펼쳐지는 인연생기(因緣生起)의 모습을 제대로 체험해가면서[悟], 그런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보살행을 실천하자는[修] 것이 ‘화엄경’ 구성작가의 의도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오(悟)’와 ‘수(修)’는 선후 관계가 아니고 상즉(相卽)의 관계이다.‘화엄경’ 구성작가는 ‘이세간품 제38’에서, 보살행 실천자들의 다양한 수행을 여섯 ‘단계’로 보여주
의상의 관음신앙 이해에서는 ‘삼국유사 낙산이성 관음정취조신’조가 일찍부터 기본사료로 활용되었다. ‘낙산이성 관음정취조신’조는 조목 이름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낙산사 창건과정에서 의상뿐 아니라 원효와 범일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있으며, 관음보살과 함께 정취보살이 같이 봉안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고려 후기 몽골 침략 과정에서 관음신앙이 새롭게 주목받게 된 사실도 전해주고 있다. 그러므로 의상의 관음 진신 친견 설화의 부분만 발취해 해석하는 종래의 편의적 접근방법으로는 의상의 관음신앙 진실과 이후의 변화 과정, 낙산사 연혁의
“스님 불 들어가요. 어서 나오세요.” 유독 추운 날이었다. 12월3일 경기도 화성 용주사에서 엄수된 자승 스님의 다비식. “거화(炬火)!”라는 선창이 들리자 지푸라기 뭉치를 든 스님들이 불을 붙였다. 그러자 가사·장삼으로 둘러싸인 장작더미가 훨훨 타오르기 시작했다.현장을 찾은 장세철 ㈜고려건설 회장(제9교구본사 동화사 신도회장·62)의 눈시울이 이내 붉어졌다. 그 순간 작은 불씨 하나가 그의 겉옷에 달라 붙었다. 불씨가 점점 커지자 옆사람이 깜짝 놀랐다. “저기요! 불, 불!”하고 소리를 지르며 장갑 낀 손으로 그의 팔을 툭툭 쳤
부처님께서 처음 깨달았을 때의 경계를 설파하고, 그 경지(법계·法界)에 도달하는 이론과 방법을 전하는 경전이 있다. 대승불교 교리의 정수요, 정점이라는 이 경전은 워낙 방대하고 심오해 ‘화엄대해(華嚴大海)’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동서양의 철학에서 사유해 온 물음에 답을 보여준다는 경전, ‘화엄경’이다. ‘화엄경’ 해석의 최고봉으로는 중국 당나라의 청량 징관(淸涼 澄觀·738~839) 스님이 지은 ‘화엄경소초(華嚴經疏鈔)’를 꼽는다. 중국의 화엄사상이 ‘불교사상의 극치’라고 평가받는데 일조한 주석서다. 우리나라 전통 강원(지방승가대
“월암당 정대 대종사는 일찍이 근대 선문의 고봉정상(高峰頂上)이었던 전강영신 선사의 문하에서 축발(祝髮)한 이래, 평생 이사무애(理事無礙)한 원융의 삶을 살아간 대종장(大宗匠)이었다.”(신흥사 회주 무산오현 스님)“총무원장으로 계실 때 혼란스럽던 종단을 안정시키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건립하면서 종단 발전의 초석을 다진 업적은 모든 종도들이 길이길이 감사해야 할 일이다.”(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정대 스님은 대한민국에, 불교계에 그리고 나에게도 영원히 살아계신 큰 어른이다.”(박지원 전 국정원장)월암당 정대 대종사는
태고종 전 종정이자 현대 한국불교의 선지식으로 추앙받던 덕암 스님의 열반 20주기를 추모하는 다례재가 봉행됐다.덕암문도회(회장 혜일 스님)는 12월11일 서울 불이성 법륜사에서 ‘태고종 제13·16대 종정 덕암당 흥덕 대종사 열반 20주기 추모다례재’를 봉행한다. 이날 다례재에는 덕암문도회장 혜일 스님을 비롯한 문도스님들과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행정부원장 능해 스님 등 종단 집행부 주요 소임자들이 참석해 덕암 스님의 20주기를 추모하고 가르침을 되새겼다.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태고종의 정신적 지주이며 지금의 태고종을 있게 한 덕암
3주 동안 언급했던 대로 공안 형성에 마조는 선구자 역할을 하였다. 이 원고에서는 마조의 선기 방편이 불교사적 위치에서 어떤 관점으로 평가되고 있는지, 또한 선의 역사상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고존숙어록’에 의하면, 위산영우(771∼853)와 앙산(807∼883)의 선문답이 등장한다[위산이 스승이고, 앙산이 제자]. 위산이 앙산에게 물었다. “백장이 마조 스님을 다시 만났을 때, 서로 간에 불자(拂子)를 든 인연이 있었다. 이 두 존숙의 뜻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것은 대기의 대용을 드러낸 것입니다.
올바른 교육·수행을 기치로 신행운동을 펼쳐온 불교인재원(이사장 엄상호)이 성철스님 열반 30주년을 맞아 동안거 동안 ‘백일법문’ 공부를 개강한다.백련불교문화재단과 함께하는 이번 공부는 12월7일부터 내년 2월22일까지 11주 동안 매주 수요일 오후 7~9시에 조계사 앞 열린선원(두산위브 836호)에서 이뤄진다. ‘성철 스님(1912~1993)의 백일법문’을 함께 읽고 해설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교재인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은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추대된 성철 스님이 동안거 동안 ‘불교란 무엇인가’ 주제로 지도한 것
탄허당 택성 대종사는 대강백이자 선사로 근현대 한국불교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선지식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불교뿐 아니라 유교와 도교 경전을 섭렵했고 방대한 화엄학 관련 자료들을 집대성한 ‘신화엄경합론’을 발간해 ‘화엄경’의 대중화를 이끈 화엄학의 대가이기도 했다. 그랬던 스님의 일대기가 탄신 110주년, 열반 40주년을 맞아 소설로 재탄생했다. 저자는 한국 문단에서 대표적인 불교 소설가로 정평이 나있는 백금남 작가다. 그는 1985년 삼성문학상과 1987년 KBS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십우도’
법관찰 위빠사나명상에서 첫 번째는 5장애(五障礙), 오개(五蓋) 명상법이다. ‘장애’라고 한 것은 수행의 과정에서 다섯 가지 거친 번뇌들이 수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오개에서 ‘개(蓋)’는 덮개를 의미하는데, 번뇌가 수행자의 마음을 가리거나 명상 대상을 덮어버리기 때문에 덮개라고 했다. 유리창에 커튼을 치면 바깥이 보이지 않고, 빛나는 보석도 헝겊으로 덮어버리면 보이지 않는다. 위빠사나명상은 대상을 정확하게 보고, 명료하게 알아차리는 명상이다. 그런데 번뇌가 마음을 오염시켜서 수행의 진전과 향상을 방해한다. 그런 의미에서 5장애는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인연과 함께 사라져간 자승 대종사의 임종게를 접하고 오랜 시간 먹먹했다. 많은 사람들이 정점에서 홀연히 모든 것을 내려놓으셨다고 했다. 정말 그렇다. 그동안 남의 말하기 좋아하던 사람들이 스님의 삶을 험담했지만 정말 이제는 자신들의 험담을 반성하고 참회해야 할 시간이 아닐까 싶다. 살아계실 때 사람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고, 수많은 사람들과 누구보다 수많은 인연을 맺어 오셨다가 홀연히 일체를 놓아버렸다. 우리 사회에 스님의 임종을 두고 너
해봉당(海峰堂) 자승(慈乘) 대종사(大宗師)의 갑작스러운 입적 소식을 접한 심정은 고통스럽고 비통하다. 사부대중의 크나큰 의지처이자 이 시대의 큰 스승이 한순간에 떠났으니 그 슬픔과 허전함은 말할 수 없이 깊고 크다. 자승 대종사가 걸어온 여정에서 우리는 스님의 고뇌를 읽을 수 있다. 그 고뇌가 한국불교의 위상을 격상시켰음을 또한 새삼 알 수 있다. 제33·34대 총무원장(2009∼2017)에 취임하며 내 건 두 개의 슬로건은 ‘소통과 화합을 통한 불교중흥’ ‘자비와 화쟁으로 이웃과 함께’였는데 과감한 결단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