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형(40, 명각)씨는 5년 전 보림선원과 인연을 맺었다. 35세이던 해, ‘도솔천에서 만납시다’가 인연씨앗이 됐다. 한 번도 실제로 뵌 적 없는 백봉 김기추 거사는 꿈속에 나타나 “앞소식을 알아야 한다”고 경책했다. 그 말이 너무 사무쳤다. 그의 가슴에 깊이 남은 한 마디였다. 그래서 선원에 계속 온다. 좌선하다 백봉 거사 사진을 잠깐 볼라치면, 거사는 웃기도하고 비웃기도하고 울어주기도 했다. 아직 ‘허공으로서 나’를 느껴보진 못했지만 백봉 거사의 따듯한 가르침을 외면할 수 없다. 이번 철야정진에 뒤늦게 왔지만 백봉 거사 육성법
채혜원(53, 성월행)씨는 비로소 보고 느꼈다. 백봉 김기추(1908~1985) 거사의 새말귀와 거사풍을 조금이나마 곁에서 지켜봐서다. 백봉 거사 제자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보고 싶어 참여한 철야정진이었다. 명리학과 주역으로도 풀리지 않는 숙제가 생사문제였다. 아직 해답으로 가는 길에 몇 발자국이나 내디뎠는지 몰랐다. 그래도 공부하는 분위기가 낯설지 않았다. 2박3일 동안 백봉 거사의 9시간 설법, 45분씩 좌선 15번. 정진만 강요하지 않아 좋았다. 특히 백봉 거사 설법을 육성으로 직접 들을 수 있어 감회가 남달랐다. 그에게 백봉
어둠은 깊었고 믿음은 얕았다.보고 듣고 느끼는 ‘참나’ 찾아2박3일 철야정진 10여명 동참김기추 거사 법문으로 입재대의심으로 참구하는 화두보다육신이 인연 따라 생멸한다는사실부터 믿고 새말귀로 참구보림선원 산청선원(선원장 전근홍)에 몸 10여개 앉았다. 저마다 자세는 달랐다.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를 하거나 평좌를 했다. 선정인을 취하거나 편하게 내려놓기도 했다. 구도심은 같았다. 인연 따라 생멸하는 육신이 아닌 보고 듣고 느끼는 ‘참나’를 찾는 마음은 선원에 지긋이 앉아있었다. 2박3일 철야정진을 위해서였다.대의심과 대분심, 대신심으로
하늘이 검다. 먹먹해진 마음에 빗소리 가득했다. 번뇌도 ‘의지’를 자양분 삼아 자랐다. 무심한 시간이 흘렀다. 구름이 비 쏟아내자 하늘은 깊어졌다. 3박4일 호흡, 걷기, 자애명상으로 ‘놓아버리기’를 연습한 이들 마음도 비운 만큼 깊어졌다.몸 고통 조복 받는다는 편견3박4일 집중수련하며 사라져‘때문에’였던 마음은 ‘덕분에’내달리는 수행보다 멈춤 발원입재부터 회향까지 스님 동참수행자, 좌복 정리 등 솔선수범매일 진행된 인터뷰가 회향 전날 밤은 특별했다. 조금씩 맑아지고 가벼워진 마음을 나눴다. 고통을 의지로 넘어서려고 했던 허상철(4
깃털 젖은 새는 날지 못했다.박병규(49, 혜천)씨 마음엔 비가 내렸다. 번뇌로 날개가 젖고 있었다. 모처럼 휴가 내고 왔건만, 마음은 질척거렸고 쉼을 얻기란 어려웠다. 아침엔 잘 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명상에 들어가서 5분이 지나고 한 타임이 끝나니 ‘좋음’은 사라지고 없었다. 우후죽순처럼 솟는 번뇌망상에 들고나는 호흡을 바라보던 시선이 우왕좌왕했다.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앉다 서다를 반복하며 방황했다. 번뇌는 계속 말을 걸어왔다. 귓가에 앵앵거렸다. 몸이 힘들어졌다. 전투모드로 임
시간마저 느렸다. 대나무 숲길은 좁지도 넓지도 않았다. 적당한 시간 걸어 오르면 닿았다. 사찰도 딱 아담했다. 이방인의 발걸음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초록잔디는 소리를 재웠다. 꿈결 같았다.안거기간에 3박4일 집중수련쫓기는 일상서 참된 쉼 찾아전국서 수행자 20여명 동참지나가버린 과거 상처와 기억아직 오지 않은 미래 근심은마음 속 고요 깨트리는 번뇌온갖 번뇌의 짐 내려놓고자알아차림의 힘 기르려 명상이순향(52)씨에게 일상은 늘 촉각을 다투던 전쟁터였다. 3~5분은 생명이자 패스트푸드의 자존심(?)이다. 10분을 넘기면 고객들 잔소리가
“업보가 나쁜 것인가?”질문에 질문이 돌아왔다. 김선영씨는 쉬이 입을 열지 못했다. 김원수 바른법연구원장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끈끈한 관계, 즉 깊은 인연일수록 업보라 했다. 중생 아닌 부처님 입장에서 고통스러운 관계라는 의미랬다. 대상에 마음이 들러붙으면 고통스럽다는 가르침이다. “아들에게 붙은 마음을 떼라.” “떼고 싶지 않다.”바른법연구원장 즉문즉설 ‘부처님께 바친다’ 뜻 설명‘금강경’ 마음닦는 법 배워자만·이기심 등 분별 소멸세미나서 개인체험도 공유김씨는 거부했다. 그녀는 중학교 1학년인 아들 성적을 위해 학원에 보내면
“금강반야바라밀경, 법회인유분, 여시아문 일시불 재사위국기수급고독원 여대비구중 천이백오십인 구이시 세존식시 착의지발 입사위대성 걸식어기성중 차제걸이 환지본처 반사흘 수의발 세족이 부좌이좌(金剛般若波羅蜜經, 法會因由分, 如是我聞 一時佛 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與大比丘衆 千二百五十人 俱爾時 世尊食時 着衣持鉢 入舍衛大城 乞食於其城中 次第乞已 還至本處 飯食訖 收衣鉢 洗足已 敷座而坐) …중략… 응화비진분, 수보리 약유인 이만무량아승지세계칠보 지용보시 약유선남자 선여인 발보살심자 지어차경 내지 사구게등 수지독송 위인연설
마음도 썩는다. 아상(我相)으로 인해 끊임없이 일어나는 분별심을 닦아내지 않으면 탁해진다. 썩고 탁해진 마음에서 천년 보배인 부처님을 발견하긴 어렵다. 일상에서 쉼 없이 정진해도 분별은 마음을 괴롭힌다. 미처 못 닦아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는 대중들은 3박4일 동안 출가한다.사회복지법인 바른법연구원매년 3박4일 ‘금강경수련회’10대부터 89세 노보살까지전국 각지에서 50여명 동참8개 분임 나눠 독송·신행담묵언·1일 2식 등 수행 청규입재부터 곧 ‘금강경’ 독송“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
신은정(33, 반해)씨는 ‘자기부처’를 찾진 못했다. 적어도 가슴에 ‘감사’라는 단어를 새겼다. 그는 1000배든 3000배든 절절한 마음으로 참가했던 절수행이 빚은 환희를 잊지 못했다. 서비스업에 종사한 그는 웃는 얼굴과 달리 속은 스트레스로 멍들어 갔다. 감정통제가 어려웠다. 심장이 빠르게 뛰면 상기돼 죽을 것만 같았다. 과민성대장염도 겹쳐 1년에 두 차례는 응급실로 실려 갔다. 약을 먹어도 신장에 세균감염이 발생하는 신우신염이 재발했다. 악재는 가혹한 현실로 그를 덮쳤다. 교통사고까지 겹쳐 허리와 목에 디스크가 생겼다. 직장도
물러설 곳은 없었다. 문 잠기고 창 닫혔다. 대구 법왕정사에 한 여름 밤공기가 끈적하게 눌러 앉았다. 제대로 절 한 번 하겠다고 온 20대 여성, 공포로 얼룩졌던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꿈을 실현하겠노라 앉은 직장인, 새엄마를 향한 원망의 찌꺼기를 씻고 싶은 50대 주부, 또 한 번 철야정진으로 몸과 정신을 맑게 만들려는 중년남성 등등. 80여명이 품고 온 저마다의 발원도 좌복 위에 눌러 붙었다.2001년에 시작…15년째 철야매월 마지막주 토·일요일 정진접족례·호흡 절 교육부터 시작예불 올린 뒤 자정부터 수행쉼없이
“스타타가토스니삼 시타타파트람 아파라지탐 프라튱기람 다라니….”해인사 백련암 장엄한 능엄주아비라기도 1품 끝자락 장식3박4일 동안 법당서 공양·수행수행도반 서로 격려하며 회향성철 스님의 법명·화두 받아해인사 백련암 감원 원택 스님“떠도는 마음 꼭 붙들어 매야”능엄주가 법신진언과 공명하던 가야산에 장벽을 쳤다. 어떤 마장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결계였다. 108배 예불대참회, 법신진언 합송으로 ‘참 나’를 찾고자 애쓰는 수행자들을 보호하는 단단한 방패였다.부처님 정수리에서 나왔다는 능엄주 합송은 아비라기도 1품의 마지막을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