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학교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중학생 딸이 이름표를 부착하지 않아 벌점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이 이름표 부착을 잊을 수도 있지, 주의를 줘도 될 만한 일에 점수까지 매긴다는 생각에 불쾌했다. 그러나 아내는 이런 벌점들이 모여 수능에 영향을 미친다며 아이를 다그쳤다. 성적평가로도 모자라 생활태도까지 점수를 매겨 평가하는 몰인정한 교육에 비애가 느껴졌다. 독재자 빅브라더에 의해 감시당하는 미래사회를 그린 조지오웰의 장편소설 ‘1984’의 모습이 우리의 학교 현장이라는 안타까움이 일었다.교육부, 인성교육 시행 두고사교육 시장
가뭄이 심상치 않다. 땅이 온통 푸석거린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강우량은 예년의 60% 수준이다. 강원도 춘천 소양강댐의 저수율이 26.8%, 충주댐은 23.3%에 불과하다. 작은 저수지들은 벌써 허연 배를 드러냈다. 가뭄에 따른 농작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농업용수가 없어 모내기를 못하거나 모내기를 한 논들도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있다. 이렇게 전국의 논 2181ha, 밭 2766ha가 말라붙었다. 여의도 면적의 20배에 이르는 규모다.강우량 예년의 60% 불과농작물 피해 갈수록 확산환경파괴 따른 재앙임에도정부, 성장외치며 환경양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없다. 5월20일 첫 감염자 발생 이후 4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감염됐다. 발생초기 보건당국은 “메르스는 전염성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3차 감염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국민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3차 감염이 확인됐다.정부의 무능과 거짓말이국가적 재난의 근본원인국민 보호 못하는 정부가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워보건당국이 또 “공기 전파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감염의심으로 격리된 사람이 1000여명에 이르는 것을 보면 이 또한 믿을 수 없
민주주의가 특정계급에 의한 국정운영보다 뛰어난 제도라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소수보다 다수의 의견이 모아졌을 때 진실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생물통계학자 프랜시스 골턴(1822~1911)은 재미있는 논거를 제시했다. 골턴은 황소의 체중을 알아맞히는 가축품평회를 구경했다. 황소의 무게를 맞춘 사람에게 상금을 주는 행사였는데 참석자 누구도 황소의 무게를 맞춘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참석자들이 써낸 무게를 전부 합산해 나눠보니 1197파운드로, 황소의 무게 1198파운드와 거의 일치했다. 골턴은 이런 결과를 1907년 세
거액을 들여서라도 함께 식사를 하고 싶은 한 사람을 꼽는다면 불자들에겐 당연히 석가모니 부처님일 것이다. 경전 가득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겼다지만 팔만사천가지 경전의 바다에서 헤매다보면 문득 부처님이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부처님을 직접 친견만 할 수 있다면 한 끼 식사에 모든 것을 내놓는다한들 무엇이 아깝겠는가.경매결과 1000만원 낙찰은스님 사회적 영향력 보여준 것워런버핏의 점심식사기부보다혜민스님의 위로 말이 더 귀해국민적 힐링멘토로 잘 알려진 혜민 스님과의 저녁식사가 경매로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경매사 K옥션은 ‘문화예술사랑
네팔에 리히터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났다. 불교와 힌두교를 탄생시킨 영혼의 땅 네팔이 슬픔에 잠겼다. 수도 카트만두를 비롯해 네팔 곳곳이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변해버렸다.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본 네팔은 처참했다. 무너진 건물 곳곳에 너부러진 주검들, 을씨년스런 화장장의 모습과 울부짖는 네팔인들의 절규가 아프게 다가왔다. 과학이 발달하고 인류의 미래가 우주로 향하고 있다지만 자연의 폭력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대륙의 판과 판이 부딪치는
신년이나 부처님오신날 특집호를 제작할 때 신경 쓰이는 것들이 있다. 종단 지도자 메시지의 우선순위와 지면크기를 정하는 일이다. 불교계에는 크고 작은 종단들이 많다. 그래서 언론사마다 종단 지도자의 메시지를 싣는 순서와 크기에 대해 나름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이런 기준에 대해 항의가 잦아졌다. 조계종에 이어 제2종단으로 불리던 태고종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전승관 둘러싼 내홍으로 태고종 위상 급격히 하락종법 지키지 않는 종회로상식 이하 불법까지 난무종단의 역사와 규모를 보면 태고종이 조계종 다음의 제2종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꼭 1년이다. 아침 일찍 학교를 향해 집을 나서는 아이들을 하릴없이 쳐다봤다. 새삼 고마웠다. 1년 전 꽃잎 흩날리는 화창한 봄날, 꽃처럼 예뻤던 단원고 학생들이 낙화처럼 져버렸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아이들과 일반 탑승객 304명이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희생됐다. 배가 반쯤 침몰한 급박한 시간에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들 모르게 배를 버리고 도망쳤다. “움직이지 말라”는 선장의 지시를 믿고 따랐던 착한 아이들은 그대로 바다 아래로 쓸려가 버렸다.꽃잎처럼 아이들 져버렸지만세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
학생들의 한 끼 식사를 놓고 세상이 시끄럽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학교급식비 예산지원을 거부하면서 무상급식 논쟁이 정치권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무상급식에 대한 논쟁이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2011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진퇴를 걸고 서울시민에게 무상급식에 대한 찬반을 물었다. 시민들은 무상급식을 택했다. 오 시장은 하릴없이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무상급식은 전국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무상급식을 주장하던 교육감과 자치단체장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무상급식은 이제 대세가 된 느낌이다. 무상급식 반대를 외쳤던 새누리당도
4월16일은 세월호 참사로 꽃다운 아이들을 바다에 묻은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세월호는 지금도 진도 앞바다 50m 수중에 잠겨있다. 그곳에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희생자들이 남아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세월호 희생자 수색을 중지하면서 인양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기술적인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지만 간간히 “인양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며 비수를 날리는 것을 보면 뒤틀린 박근혜 정부의 속내가 읽힌다. 우리 정부는 천안함을 비롯해 여러 척의 배를 인양한 경험이 있다. 이탈리아는
사찰 체험 중 가장 감동스런 경험으로 아침예불(禮佛)을 빼놓을 수 없다. 먼동이 트는 파르스름한 새벽, 허파까지 싸해지는 새벽공기를 마시며 청정한 스님들이 법당에 들어서면 침묵보다 무거운 고요가 허공에 가득 쌓였다. 이윽고 사물이 울리고, 장중한 스님들의 예불이 시작되면 지켜보는 이의 마음까지도 함께 맑아졌다.예불 싫고 대중생활 불편해독살이 스님들 갈수록 늘어예불은 만가지 수행의 기본기본 무너지면 불교 무너져예불이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겠지만 사찰에서 예불은 일상으로 이뤄진다. 예불은 아침과 점심, 저녁 3번에 걸쳐 이뤄
사형제 폐지 특별법안 발의가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불살생 종교인 불교계가 사형제 폐지에 찬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동물의 생명까지도 존중해야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이런 이유로 불교계는 2006년부터 사형제 폐지에 나서고 있다.140개국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한국, 18년간 사형 집행 안 해살인은 국가나 개인 모두 범죄범죄는 개인 아닌 국가의 책임그러나 사형제 폐지로 가는 길은 멀다. 무차별 폭행으로 숨진 윤일병 사건을 비롯해 계모에 의한 아동살해 사건과 같은 용인하기 힘든 흉악범죄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비록 전쟁에 패했지만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조선인이 제정신을 차리고 옛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은 더 걸릴 것이다.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놨다. 조선인들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조선의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가 남긴 말이다. 그는 조선을 잔인하게 수탈했던 인물이다. 일본으로 쫓겨 가는 순간까지 저주를 그치지 않았다. 그의 저주는 군국주의로 치닫고 있는 오늘날 일본의 광기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그의 말과 달리 우리는 부강해졌다. 단군 이래 가장 부유한 시대
원자력 발전소가 이 땅의 자랑이었던 때가 있었다. 나라는 가난했어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원전 국가라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정부에서는 원자력 에너지를 효율이 높은 최첨단 친환경 에너지라고 선전했다. 그래서 그런 원자력 발전소가 좁은 국토 곳곳에 자리하고 있음이 뿌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1986년 건설 중인 원자로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열에 폭발해 버렸다. 현장에서 수백 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누출된 방사능으로 반경 30km 일대가 생명이 살 수 없는 폐허로 변해버렸다. 충격적인
칼은 풍요로운 음식을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하고 살인무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 칼과 같은 도구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아마도 세기의 발명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고 게임을 하고 책을 읽는다. 물건을 사는 것도, 백화점에 갈 필요도 없이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처음 가는 길도 스마트폰 하나면 찾아갈 수 있고 모르는 것도 검색만 하면 척척 해결된다. 스마트폰을 통해 소통의 지평도 크게 확대됐다. 카톡이나
한국갤럽이 지난해 조사한 ‘한국인의 종교’ 설문결과를 1월에서 2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1984년 시작해 올해로 다섯 번째 조사결과다. 통계결과에 따르면 전 국민의 50%가 종교인으로 조사됐다. 조사 때마다 작은 변화는 있었지만 종교인구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종교에 대한 부정 여론 63%성직자 불신도 90%에 육박국민 호감도는 불교가 1위스님 타락은 곧 불교 몰락통계의 결과를 살펴보면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느껴진다. 종교라는 큰 틀에 숨어있지만 불교가 처한 비루한 처지도 잘 드러나 있다. 청빈과 자비 대신
달라이라마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 한 부분이 시큰해진다. 중국의 식민지로 전락해 갖은 모욕과 핍박을 받고 있는 티베트 민족의 처지가 슬프게 와 닿기 때문이다. 티베트의 자치를 요구하며 분신한 100여명의 동족들을 보면서 느꼈을 달라이라마의 참담한 심정이, 그럼에도 매일 중국인들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달라이라마의 무량한 자비가 아픔으로 다가온다.한국불자 위해 법회 동시통역달라이라마 친견 소중한 기회본지, 80세 맞아 법문 연재불자의 삶 되돌아보는 계기“중국이 우리나라에서 범한 잔학한 범죄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음속으로 중국 사
국민들의 대다수가 행복하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 언론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37.7%만이 행복하다고 밝혔다. 나이가 많을수록 소득이 떨어질수록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무엇보다 자녀들이 자신들보다 행복한 사회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3%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과거의 부모들은 힘들고 고생스러워도 자식들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살았다. 그러나 오늘의 부모들은 희망 없는 세상에 자식들을 내려놓아야 하는 불행한 미래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세계
조계종 종정을 역임했던 해인사 방장 도림당 법전 스님이 지난 해 말 입적했다. 40여일 전이다. 법전 스님은 불퇴전의 수행력으로 세간의 존경을 받았다. 성철 스님의 제자답게 선방에 앉으면 움직이지 않고 며칠이고 수행에만 전념해 ‘절구통 수좌’라는 찬사를 받았다.해인총림 방장 스님 추대 놓고불필요한 힘겨루기 양상 우려방장 ‘주지추천권’ 개정 필요권위는 권력 아닌 수행서 생겨그런 스님이기에 조계종도 법전 스님을 종정으로 모셔 오랫동안 깨달음의 길을 물었다. 절집에 큰 스님들의 빈자리가 갈수록 늘고 있어 법전 스님의 부재가 그 어느 때보
올해 조계종 총무원 예산이 480억 원이다. 무소유를 지향하는 불교에서 무슨 예산타령이냐고 타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불교라고 세상을 등지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스님들을 길러 수행의 빛을 밝혀야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상에 펴기 위해 포교도 해야 한다. 가난한 이웃들을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다. 돈은 세간의 일이라지만 출세간을 온전히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조계종 총무원 예산 480억 원이 적은 예산은 아니다. 그렇다고 넉넉하지도 않다.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단일교회로 매년 1200억 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