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관통도로를 추진해 온 건설회사와 정부가 우회노선 채택을 염원하는 불교계를 다시 한 번 능멸하고 있다. 건설회사들이 “적어도 월드컵 기간 동안은 공사를 중단하고 북한산 도로 건설과 관련한 각종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건설교통부 장관의 대불교계 약속을 저버린 채 불교계를 대표하는 총무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소식이다. 건설회사들이 건설교통부 장관의 말을 무시하는 나라라는 사실도 그렇지만 일개 건설회사가 불교계와 종교계를 대표하는 지도자를 법정에 세워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시키겠다며 달려드는 현실도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는 정도를 벗어난 이러한 상황은 북한산 관통도로 추진과 관련해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일관해 온 건설교통부가 자초한 것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정부와 건
1962년부터 1965년까지 만 3년간 석굴암 복원공사를 주도했던 황수영 박사가 석굴암 유물전시관의 건립에 찬성의 입장을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알다시피 황수영 박사는 누구보다도 석굴암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애정을 갖고 있는 학자이다. 우리는 그런 학자가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석굴암 유물전시관이 석굴암을 망치는 것이라는데 동의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하고자 한다. 황수영 박사는 자신보다 더 석굴암을 아끼고, 평생 한 순간도 석굴암을 잊어본 적이 없다는 말을 할 정도로 석굴암에 대해 지극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학자로 알려지고 있다. 3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석굴암에서 숙식하며 석굴암의 복원과 보존을 위해 심혈을 아끼지 않았던 그이기에 유물전시관이 꼭 필요한 불사라는 견해는
지난해 문화관광부가 펴낸 연감에 따르면 불교계 종립대학의 수가 개신교의 4.5%에 불과하며 가톨릭의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이 같은 수치는 그 동안 불교계가 교육문제에 얼마나 무관심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다. 1600년 된 불교가 불과 100∼200백년 된 서양종교에 그 주도권을 내주게 된 상황도 따지고 보면 그 동안 불교가 지난 세기동안 교육사업에 너무 무관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승가대가 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새삼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중앙승가대를 비롯해 일반대학을 마친 전통강원의 스님들이 불교공부를 계속하기 위해선 동국대 대학원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로 인해 중앙승가대 및 전통강원의
먼저 법장 스님이 2월 24일 조계종의 새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것을 온 불교도와 함께 축하해마지 않는다. 이번 법장 스님의 총무원장 당선은 321명의 선거인단들이 21세기 변화와 개혁의 시기에 적임자로 법장 스님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법장 스님이 종도들의 염원을 담아 94년 종단개혁 이후 지지부진했던 개혁을 다시금 추동해내고 종단체계를 쇄신하는데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믿는다. 과감한 개혁조치를 통해 느슨해진 불교계에 역동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어야 하고, 법전 종정 스님이 밝힌 대사면을 통한 종단의 대화합 조치를 과감히 이행하며, 비대한 종단구조를 과감히 수술해 효율적 행정을 펼치기 위한 결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선거기간 중
대구 지역 출-재가가 지하철 화재로 인해 발생한 대참사를 어루만지기 위해 또 한 번 뭉쳤다. 대구 불교를 대표하는 사찰과 단체인 동화사와 관음사, 사원주지연합회, 불교사회복지회 등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지하철 화재 대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위패가 봉안돼 있는 합동 분향소 인근에 봉사 캠프를 개설하고 구호 활동에 나섰다. 대구 지역 스님들은 대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이들의 고혼을 위로하기 위해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염불을 하고 재가 불자들은 분향소에서 오열하는 유족들을 추스르는 데 기꺼이 마음을 내고 있다고 한다. 대구의 사부대중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49일간을 '희생자를 위한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동안 희생자들의 천도를 염원하는 기도를 봉행한다. 대구 지역 사부대중의 이러한 활동은 분명
불교의 4대 명절 중 부처님 출가절과 열반절은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사이로 잇따라 배치되어 있다. 그래서 이 기간 동안 한국의 불교도들은 이 기간을 경건주간이니 정진주간이니 하며 각별한 마음으로 보내는 것이 보통의 관례이다. 그러나 출가절과 열반절은 그날이 불자들에게 주는 중요한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오신날이나 성도절에 비해 소홀한 대접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에야 불교방송과 불교계 신문들의 공동노력에 힘입어 ‘불교도 경건주간’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행사들이 열린 것이 본격적인 기념행사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나마 2, 3년 지속돼다가 흐지부지 되는가 싶더니 그 후로는 개 사찰 단위로 약간의 기념행사만 치르며 이 두 명절을 그대로 넘겨버리곤 했었다.
불교 사회복시설을 비롯한 비인가 복지기관이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한 추석을 맞이했다고 한다. 일년 중 가장 넉넉하고 풍요로워야 할 한가위 '추석'이지만 불자들의 후원이 50% 가까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모든 기관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복지 기관에서는 후원 급감과 함께 자원 봉사자가 부족해 복지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하니 복지사들과 복지 사업에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지역 스님, 불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불교 복지관들이 정말로 걱정하는 것은 '후원 급감'과 '자원 봉사자 부족' 등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각 복지시설에 불고 있는 이런 어려움의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태풍 '루사' 때문이라고 한다. 생활 터전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수재민과 수해 지역의 복구
청년불교의 활성화를 위해 매월 색다른 이벤트를 마련하며 청년회 결집력 강화에 힘써 온 조계사 청년회가 신입회원의 가입 연령을 만 35세 이하로 제한한다고 한다. 그동안 50대 회원까지 거느린 교계 청년회를 놓고 "청년회냐 노인회냐"하는 비아냥 섞인 비판이 있어온 점을 고려할 때 조계사 청년회의 회원 연령제한은 우선 반길만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또 청년회 활성화라는 대전제를 놓고 모든 회원이 연령제한 문제에 공감해 과감하고 결단력 있게 동의한 점 역시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청년회원의 연령 문제는 비단 조계사 한 곳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많은 청년회가 회원의 부재현상 속에 고령자들의 입회와 활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고령화가 문제로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의 진각종 비하 발언에 따른 후유증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진각종 청년회에서 조계종 총무원 청사 앞에서 항의 침묵시위를 벌였고, 진각종 차원의 비난 성명서가 발표되는 등 파문이 확산되는 조짐이다. 불교바로세우기 재가연대에서도 발언이 경솔했음을 지적하는 성명이 나왔고, 일간 신문에서는 이를 흥밋거리 기사로 취급하는 등 한동안 파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는 이번에 빚어진 갈등이 실수 차원을 넘어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진각종이 불교종단협의회의 부회장 종단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왔고, 밀교 또한 대승불교의 주요한 부분이라는 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동시에 이 문제로 지나친 갈등이나 반목이 조성돼지 않
제31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불교계의 변화와 불교중흥을 위한 계기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과거 선거에서 드러났던 폐해를 일소하고 당선자와 낙선자가 모두 승자가 되는 선거축제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 교계의 여론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 세몰이나 문중간의 대결, 부정한 방법으로 표를 얻는 구습은 재현되지 말아야 하며 종책선거, 공명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 빗발치고 있음도 두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선거가 본격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현재(2월 중순)까지도 종책 대결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선거법에 규정된 선거운동기간이 아니어서 본격적인 정책대결이 어렵다는 후보군 일각의 해명이 있지만,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 나타난 유력 후보들의 애매모호한 태도나 변화를 두려
헌법재판소가 '설령 사회 공공의 이익을 앞세웠다 하더라도 전통 사찰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맞지 않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이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가 1월 30일 부산 선암사가 제기한 '구 전통사찰보존법 위헌 소원'에 관한 판결 요지를 살펴보면 '전통사찰의 대여·양도 등은 문화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면서도 국가 기관이 전통사찰 경내지를 공공의 용도로 수용 할 땐 별도로 규제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과 전사법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그 동안 건설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 기관이 걸핏하면 공공의 이익만을 앞세워 전통 사찰의 토지를 마구 수용해 아파트나 위락 단지를 짓는 행위에 경종을 울린 의미는 있는 판결로, 전통 사찰의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며 어떤 사람은 현대문명이 달려가는 것을 대자연의 임종식을 지켜보는 것 같다고 한다. 지금 우리의 국토를 바라보는 일이 가족을 잃는 슬픔을 보는 것처럼 안타깝기 그지없다. 노 당선자 약속 지켜지길 처음 고속철도가 천성산의 심장부를 관통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산이 울고 있다고 느꼈다. 산이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소리를 듣고, 이에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늪에서 나고 자라는 아주 작은 벌레와 이름 모를 꽃들과의 약속이었고 숲을 지키는 작은 새들과 달아나는 노루와 고라니를 향해 중얼거린 약속이었다. 그 날 이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거리와 행사장에 서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활동해왔다. 우리 주위에서 사라져 버린 많은 생명들에게 참회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