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의 시대별 비구니 삶과 승가의 활동에 대해 다룬 논문들을 엮은 책이다. 동아시아 비구니에 대한 해외의 연구업적 가운데 대표적인 글들을 한 권에 살펴볼 수 있다. 동시에 그동안 한국비구니에 대해 쓰인 논문들도 널리 알림으로써 앞으로의 연구방향 및 주요쟁점들을 제시하고 있다. 여성과 불교, 특히 출가수행과 삶에 대한 국내 학계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길 바라는 편집자의 노력이 ‘응용불교학’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여성과 불교, 비구니 연구에 전기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향순 엮음, 민속원, 5만원.[1680
석가모니부처님이 열반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설하신 가르침을 담은 경전이다. 동아시아 전통의 선종에서는 ‘사십이장경’ ‘위산경책’과 더불어 불조삼경 중 하나로 불릴 만큼 중요하게 여겨진 상징적 경전이었으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낯설다. 영화 스님은 2008년 미국의 베트남 사찰에서 이 경전을 영어로 강설했으며 이 내용을 녹취한 것을 우리말로 번역했다. “일심으로 수행하라”는 부처님의 간절한 당부를 전하는 영화 스님은 특히 ‘일심’을 강조하며 “일심이 정념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영화 스님 강설, 어의운화, 1만5000원.[1680호
성인제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장애인불자모임 보리수아래(회장 최명숙)가 2020년부처 추진하고 있는 ‘보리수아래 감성작품집’ 발간 사업의 14번째 결실이다. 보리수아래는 뇌성마비장애인 성인제 시인의 첫 시집 발간을 시작으로 이경남, 김영관, 홍현승, 이순애 등 장애시인들의 시집 11권, 수필집 2권을 발행했다. 이번 시집에는 저자가 매일매일 세상과 소통하며 써온 시 70여편을 실었다. SNS를 통해 소통하고 있는 누군가는 이미 좋아요를 눌렀을 듯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시들이다. 성인제 지음, 도반, 1만2000원.[1680호 /
교조와 경전이 없는 힌두교에서 ‘마하바라타’는 대서사시인 동시에 사실상 경전으로 여겨진다. 방대한 이야기 ‘마하바라타’ 가운데에도 사촌 간의 전쟁을 다루고 있는 ‘바가와드 기타’는 ‘힌두교의 신약’이라고도 불리며 간디를 비롯한 인도의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운동의 지침’으로 삼은 명실상부한 인도 대표 고전이다. 저자는 ‘마하바라타’와 함께 힌두교의 또 다른 경전으로 여겨지는 ‘라마야나’를 참고해 이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속에서 현대인들에게 지혜, 행위, 신애의 가르침을 전한다. 김영 지음, 북튜브, 1만8000원.[1680호
초의선사의 다맥을 이은 한국 유일의 ‘초의차’ 계승자 박동춘 박사가 초의 사상에 대한 기존의 연구 성과에 최근 발견된 초의선사의 새로운 자료를 모두 망라한 ‘초의선사의 다도연구’를 출간했다. 조선 후기, 우리 차는 절멸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때 혜성처럼 나타나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던 차 문화와 전통을 되살린 것이 초의 선사다. 그러나 다맥은 다시 흔들렸다. 겨우 되살려 놓은 다법은 조선의 국운 쇠락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이라는 굴곡 속에서 가는 실낱처럼 위태했다. 그러나 다행히 맥은 끊어지지 않았고 근대에 이르러 다풍은 응송 스
“교학이 없는 신행은 맹종하기 쉽고 신행이 없는 교학은 체득하기 어렵다. 불교철학은 마음과 행위의 과학이며 수학과 같아서 한 치의 오차도 없다.”냉철한 진단과 선언으로 책의 서문을 연 백송정목 스님은 30여년 동안 원효 스님의 불교학을 탐구하고 염불수행에 매진했다. 이를 통해 성취한 요지를 한 권에 담았다. “오직 한 권으로 대·소승 경론과 선어록을 꿰뚫고 자연히 깨닫는다”고 천명한다. 스님은 ‘대승기신론’ ‘기신론소’ ‘무량수경종요’ ‘아미타경소’를 중심으로 불교의 요체를 밝히고 염불문을 탐구하고 ‘왕생론’의 ‘오념문’에 의거해
불교미술인이 바라본 한국 불교미술의 현실은 정체되고 도태된 과거의 전유물이다. 전통을 계승해야 하는 종교미술의 한계를 수용하더라도 한국불교계에서 횡횡하고 있는 획일화된 불사 행태는 불교미술의 독창성을 사그라들게 한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동국대 미술학과 1기생이었던 손연칠 동국대 명예교수가 50여년 동안 불교미술 현장에서 겪은 현실적 한계를 기록했다. 동시에 저자가 직접 선정하고 공히 인정받는 ‘시대정신을 담은 불사’ 22곳, ‘현대적 혁신 가능성을 담은 불사’ 5곳을 소개하고 있다. 문제의식을 갖고 날카로운 비판을 주저하지 않으면
[1679호 / 2023년 5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불교명상이란 무엇인가, 불교명상을 하면 무엇이 좋은가, 불교명상은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가. 불교명상은 어떻게 하는가. 불교명상의 역사와 개념, 종류와 원리, 실천방법 그리고 효과까지 폭넓게 수록하고 있다. 입문서 겸 실천 가이드이면서 만화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쉽게 접근 가능하다. 명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재미있는 마중물이지만 글에 담긴 설명은 꽤나 깊이있고 세밀하게 실참의 세계로 이끌어준다.방경일 글·정기영 그림, 운주사, 2만원.[1678호 / 2023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짧지만 적확한 비평을 하거나 혹은 교훈적인 이야기를 할 때 사자성어(四字成語)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한자는 한 글자에도 뜻이 있고, 두 글자면 일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으며, 네 글자라면 표현 못하거나 전달할 수 없는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오히려 한자 네 글자로 이뤄진 사자성어는 어떤 내용이나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할 것도 없이 간단명료하면서 교훈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사자성어는 은유적이고 간접적인 화법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화법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 뜻을 알고 나면 또한 단도직입(單刀直入)이며
[1677호 / 2023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천성광등록이준욱 지음, 영곡 스님 역주 / 전6권 / 3148쪽 / 민족사 / 전6권 22만2000원1004년 중국 송나라 고승 도원 스님이 편찬한 ‘경덕전등록’을 계승, 보충해 편찬된 전등사서(傳燈史書) ‘천성광등록(天聖光燈錄)’이 처음으로 완역, 출간됐다. ‘천성광등록’은 ‘천성 연간에 지었으며 ‘경덕전등록’의 확장판’이라는 뜻이다. ‘천성’은 북송시대인 1023년부터 1032년 사이에 사용된 연호다. 즉 이 기간에 편집된 전등서라는 뜻이다. ‘천성광등록’의 저자인 이준욱은 북송의 황제였던 진종(968~1022)의 누이 만수 공
설악무산(1932~ 2018) 스님은 시대와 고락을 함께한 선사다. 젊은 시절 금오산 토굴에서 6년 고행했던 스님은 훗날 설악산문을 재건했으며, 만년에는 백담사 무문관에서 4년 동안 폐관정진하다 입적했다. 이 책은 스님이 백담사 무금선원, 신흥사 향성선원 등에서 안거 수행하는 수좌들에게 설한 결제·해제 법어들과 대중들을 상대로 설한 내용을 육성 그대로 집록했다. 각종 저서에 남긴 서문, 기고문, 서한 등도 수록돼 있다. 김병무·홍사성 엮음, 인북스, 2만2000원. [1677호 / 2023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
구마라집이 번역한 한문본 ‘금강경’을 저본으로 다양한 판본을 참고해 문맥상·의미상 가장 적절한 한자와 어휘를 채택하는 방식으로 ‘정본 금강경’을 만들었다. 대강백 무비 스님과 조현춘 교수가 오랫동안 작업해오고 있는 ‘가사체 경전’ 작업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쉬우면서도 정확한 현대어로 전달하려는 번역 과정에서 싹튼 문제의식이 ‘정본 금강경’으로 재탄생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정확한 ‘한문 금강경’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무비 스님·조현춘 공역, 운주사, 1만2000원. [1677호 / 2023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
필자는 최근 특별한 책을 만났다. 그 책은 비구니스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정열적인 활동을 한 효탄 스님(서울 심택사 주지)이 당신의 수행, 학문, 불사 등을 총 정리한 책인 ‘풍향집’(2권, 집옥재, 비매품)이다. 필자는 한국 근현대 불교를 연구하면서 수많은 스님들에 대하여 인터뷰를 하고, 증언 자료집을 내고, 논문과 책을 펴냈다. 때문에 스님들이 펴낸 책(회고록, 일대기, 법문집, 수필)이 나오면 만사를 제쳐 놓고, 그 책을 구해서 읽었다. 그런데 이번에 접한 효탄 스님의 ‘풍향집’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보
근현대 한국불교에서 잡지 ‘불교’가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했다. 1924년 7월 창간돼 1933년 7월까지 9년간 통권 108호가 발간된 ‘불교’는 일제강점기 간행된 대표적인 불교종합 잡지였다. 교리와 신앙 문제뿐만 아니라 불교 부흥 및 근대화 방안, 역경(譯經) 결과물, 불교문학 등 당대 불교계 동향과 인식을 보여준다. 만해 스님을 비롯해 권상로, 김태흡, 백성욱, 허영호, 장도환, 안진호 등 당대 불교지식인들의 활동도 상세히 살필 수 있다. ‘불교’지가 근대불교사 및 문화재 연구에 필수이고,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적인 이유도
1991년 3월 정엄 스님은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동국대 선학과에 재학하면서 화엄학을 보다 깊이 연구하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스님은 화엄사상에 매료됐다. 돌이켜보면 1981년 해인사로 출가하면서부터인지도 몰랐다. 해인사는 신라시대 세워진 대표적인 화엄사찰의 하나였고, 은사 보광 스님과 선학과 교수였던 인환 스님도 자신을 학문의 길로 이끌어주었다.선학과 졸업과 동시에 일본으로 향한 스님은 우여곡절 끝에 그해 9월 도쿄대학 대학원에 연구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그곳에는 또 다른 운명의 스승이 기다리고 있었다. 화엄학
불자라고 다 부처님 생애나 기본 교리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교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욕망과 집착을 충족하는 수단에만 머무른다면 불자라고 할 수 있을까.이 책은 불자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주는 경전 독송집이다. 오랫동안 초기불교 경전에 근거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부산 해피법당 해피 스님이 편찬했다. 스님은 불자들이 정체성을 회복해야 불자다워지고, 불자다워져야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불교 중흥도 불교를 잘 아는 불자의 양성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그러려면 부처님이 직접 설한 가르침으로 되돌아가야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인도·동남아·동아시아 등 불교국가 사원과 탑을 장식했던 ‘자타카(Jātaka)’가 우리말로 번역됐다.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이 최근 남방 팔리대장경의 ‘자타카’ 경문과 '자타카' 주석을 모두 분리 복원해 번역한 ‘부처님의 본생이야기-자타카 전서’를 펴냈다. 팔리어 '자타카'를 완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고지 2만8176매 방대한 분량을 사전 종이인 얇고 질긴 재질의 박엽지를 사용해 총 2816쪽, 번역 및 1만6763개의 주석을 담아 한 권의 지퍼 인조가죽 양장본으로 엮었다.‘자타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