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입적하시기 직전 아난존자가 여쭸습니다. “부처님께서 돌아가시면 저희들은 누구에게 의지해야 합니까.” 부처님은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하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자등명을 법등명 앞에 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등명은 ‘자신의 등불을 밝혀 그 빛을 따라가라’는 뜻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45년간 법을 설하셨기에 그 법대로 살면 되는데, 왜 자등명을 먼저 언급하셨겠습니까. 여러분들은 여기서 ‘스스로’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것을 깨달아야합니다. 내면에 있는 자등의 소리, 자등의 불빛에만 의지하더라도 우리 인생은 충분하다는 것입니
석존이 열반에 들기 전의 모습을 묘사한 기록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너희는 저마다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여라.…그 때 사라쌍수에는 때 아닌 꽃이 피었다. 모든 꽃들도 전부 활짝 피었다. 꽃잎은 석존 공양을 위해 석존의 몸에 떨어지고, 하늘의 만다라화와 찬다니향도 중천 허공으로부터 석존의 몸을 향해 뿌려졌다.” 대단한 함축과 은유기법을 엿볼 수 있다. 부처님은 비유법을 자주 사용했다. ‘법화경’의 일곱 가지 비유법도 그렇고 비유와 예화가 포교인과 인간의 삶에 밀착돼 매
첫 탑 기둥 세우던 날, 백제는 망했다.그날 밤, 장인 아비지(阿非知) 꿈에는 고국 백제가 망하는 모습이 아른거렸다. 의심스러웠던 아비지는 일손을 놨다. 그러자 홀연 땅이 진동하고 볕이 사라졌다. 한 노승과 장사가 금당(金堂) 문에서 나와 그 기둥을 세우고 자취를 감췄다. 백제의 운이 다함을 깨달은 아비지는 탑을 완성했다. 경주 황룡사 9층 목탑이다.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20대조 할아버지 국보 1호 건립가난한 형편서 태어나 17살 때61년 사찰 짓는 목수 기문 입문김덕희·김중희 도편수 스승 삼아달빛
1919년 3월 1일. 그날, 거룩한 함성이 일었다.“대한독립 만세!” 2016년 3월 1일. 진관사가 자리한 서울 은평구 중심 도로엔 현재의 태극기와 다른 형태의 빛바랜 태극기가 함께 내걸렸다. 3·1운동 당시 한반도 땅을 뒤덮었던 그 태극기다. 97년 전 그 날의 함성에 더 귀 기울여 보라는 듯 하늘은 눈을 내려 이 땅을 설원으로 바꿔 놓았다.젊은이들에게 독립 필요성 설파정재 모아 상해임시정부 지원한초월 스님 주석했던 서울 진관사2009년 칠성각 해체·복원하면서3·1운동때 사용했던 태극기 발견원효대사 창건한 사찰 삼천사도서울과
신라 헌강왕(신라 49대. 875년 즉위) 재위 당시 신라는 번영의 최고조에 달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선율에 얹어진 태평가가 밤낮으로 흐르는 경주 땅을 일연 스님은 ‘삼국유사’에 이렇게 적었다. ‘경주서 인근 바다에 이르기까지 집과 담장이 맞닿아 있었고 초가(草家)는 하나도 없었다. 생황소리와 노래 소리도 도로서 끊이지 않았다.’신라 헌강왕이 용 위해 지은 망해사어부 무사귀환 기원 아낙 마음 대변영취산과 문수산 가는 이정표 역할청량산 자락 영취산에는 1400년 전초암 짓고 살던 낭지스님 기록 전해자장 창건한 문수사는 문수산서 기인신
5대 적멸보궁과 ‘왕오천축국전’, 구산선문과 ‘삼국유사’ 그리고 간화선과 ‘직지심체요절’ 등 희대의 불사를 일군 역대 조사들 원력에서 한국불교사를 배우는 강좌가 열린다. 불교인재원(이사장 엄상호)은 2월15일 기자간담회에서 “재가불자 공부 열기 확산을 위한 3차 강좌로 ‘한국불교’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2600년 불교, 대중강좌로 이해하는 길’을 주제로 2015년 9월과 11월 개강한 인도·티베트 및 남방불교, 중국불교에 이은 세 번째 강좌다. 이번 강좌는 한국불교 종지종풍 근원 파악과 실천신앙으로 거듭나는 불교를 제시하고자 마
대학원 다닐 때였다. 도서관에서 일본미술전집을 뒤적거리는데 독특한 조각상이 눈에 들어왔다. 세상에 이런 작품이 있다니. 놀라웠다. 인물상의 주인공은 스님이었다. 당시에 제작된 대부분의 초상조각이 좌상(坐像)인 데 반해 그 인물상은 입상(立像)이었다. 짚신을 신은 스님은 배꼽까지 늘어뜨린 징을 목에 걸고 오른손에는 징을 칠 방망이를, 왼손에는 사슴뿔로 만든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입이었다. 스님은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힌 채 입을 벌리고 있었는데 입 앞에 6명의 작은 인물들이 조각되어 있었다. 이게 뭘까. 스님이 입김을 불
이찬훈 인제대 인문학부 교수 기고소설 ‘발원’ 강신주씨 해제문 비판원효와 의상은 나이 초월한 도반한쪽 패자로 폄하하는 것은 ‘유치’화쟁정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글‘황당 소설’ 안 됐는지 돌아봐야이찬훈 인제대 인문학부 교수가 12월6일 철학자 강신주씨가 김선우의 소설 ‘발원 : 요석 그리고 원효’(민음사)에서 의상대사를 폄하한 것과 관련해 이를 반박하는 글을 법보신문에 보내왔다. 이 교수는 기고문에서 “원효와 의상은 8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초월해 끊임없이 서로 사상적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평생 아름다운 우정을 나눈 도반이었다”며 “원효와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하는 정토신앙은 타력문인 것 같지만 자력문이다. 아미타불은 결국 중생의 자심 속에 깃들여져 있는 불성이며 정토는 불성의 발현에 의해 펼쳐진 이 세계의 본래모습이다. 불성은 일체제불의 근원이며 무량정토의 본성인 것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자신의 마음과 이 세계를 떠나 아미타를 부르고 정토를 구한다면 필시 외도 경계에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중생이 아미타불 믿는 것은자기 불성 믿는 것과 동일마음속 번뇌·미혹 사라지면아미타불 친견해 극락왕생아미타불은 불성을 불격화시킨 것이며 서방정토는 일진 법계를 대상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사진을 정리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여기저기서 찍은 사진을 보니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에서부터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일본까지 불교유적지가 있는 곳이면 거의 다 가보았다. 그런 나를 보고 누군가는 ‘그 작은 체구로 안 다닌 곳이 없군요’라며 놀렸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보폭이 짧아서 그렇지 걷는 데는 긴 다리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4년 전에도 인도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인도여행은 어지간해서는 마음내기 힘든 여정이다. 거리도 멀고 기후도 다르고 잠자리도 불편하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는다.
11월4일 아름다운동행에‘원효, 춤추는 붓다’ 지원금홍법문화재단(이사장 정우 스님)과 구룡사는 11월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아름다운동행(이사장 자승 스님)에 독립영화 ‘원효, 춤추는 붓다’ 제작지원금 3000만원을 지정기탁했다.‘원효, 춤추는 붓다’는 신라시대 고승 원효대사의 삶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원효대사의 삶과 사상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제작됐으며 내년 5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70%가 촬영됐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김선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촬영 중으로 그동안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신이 내린 작품들을 볼 수 있어 행운이다. 고려불화는 부드럽고 온화하며 섬세하고 유려하다.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청우불교원 금강경독송회한국정신문화 알리기 10년‘원효’ 등 책 74만권 보시석굴암 등 영상 27종 제작7000회 상영 65만명 시청60대 영국 여성은 런던 한국문화원에서 상영한 ‘고려불화’ 영상물에 감탄했다. 미국 코네티컷주 로키힐 도서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던 미국인 부부는 “어떻게 저런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상상이 안 간다”며 성덕대왕신종인 에밀레종에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성덕대왕신종이나 고려불화 그리고
문화재 환수에 앞장서왔던 혜문(42,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스님이 ‘최근 애를 낳았다’고 선언한 가운데 자신이 절에서 나온 이유로 최근 봉선사 주지로 임명된 일면 스님의 상좌 탓으로 돌렸다. 또 자신이 애를 가진 것이 부처님 뜻으로 본다고 주장해 파계로 인한 환속을 지나치게 합리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10월24일 ‘한겨레’ 토요판에 환속기절 떠난 이유로 일면 스님 상좌 탓봉선사 주지는 아이 가진 후 선출출가 전 아들 낳은 부처님 거론하며“내가 아버지 된건 부처님 뜻” 주장문중 스님 “파계한 것은 지탄 대상”한겨레는 10월24일
천수백년 전 산문을 연 의미를 되새기는 개산대재가 전국 곳곳에서 봉행되는 가운데 올해는 특별한 법석이 함께해 의미를 더한다.금정총림 범어사는 개산 1337주년을 기념하는 개산대재와 함께 최근 국내 경매에서 낙찰 받은 칠성도 2폭에 대한 귀환 법요식을 가졌다. 범어사(주지 수불 스님)는 10월17일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범어사 1337주년 개산대재 법요식 및 칠성도 봉안법회’를 봉행했다. 개산대재에 앞서 대웅전에는 칠성도 두 폭의 이운식과 함께 점안식을 봉행, 귀환을 알리는 법회를 가졌다.이운식 행렬은 박물관을 출발해 일주문, 휴
금정총림 범어사가 개산 1337주년을 기념하는 개산대재와 함께 최근 국내 경매에서 낙찰 받은 칠성도 2폭에 대한 귀한 법요식을 가졌다. 이윤희 범어사 신도회장에 감사패범어사(주지 수불 스님)는 10월17일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범어사 1337주년 개산대재 법요식 및 칠성도 봉안법회’를 봉행했다. 특히 이날 개산대재에 앞서 대웅전에서는 최근 국내 경매에서 낙찰 받은 범어사 칠성도 두 폭의 이운식과 함께 점안식을 봉행, 귀한을 알리는 법회를 가졌다. 이운식 행렬은 박물관에서 출발해 일주문, 휴휴정사를 거쳐 대웅전까지 이어졌으며 취타
부산 기장군 장안사가 개산 1342주년을 맞아 개산조 원효 대사를 기리고 지역 주민들과 어우러지는 문화축제를 마련했다.장안사(주지 정오 스님)는 10월10일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개산 1342주년 기념 제1회 개산문화축제를 봉행했다. 개산 후 처음으로 문화법석을 펼친 이날 행사에서는 개산조인 원효 대사 다례재를 비롯해 다채로운 전통문화 공연의 장이 마련됐다. 식전행사, 법요식, 콘서트 등 총 3부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2부 법요식에서는 원효문화상, 원효효행상 시상식도 마련해 지역 예술인 및 주민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주지 돈관 스님)는 10월24일 경내에서 ‘영천 은해사 1206주년 개산대재’를 봉행한다.국가 안녕과 지역 발전을 기원하며 열리는 개산대재는 혜철국사와 역대조사 부도전 참배로 시작된다. 이후 조사전에서 다례재가 봉행된다. 신라 현덕왕 1년인 809년 산문을 연 은해사는 창건주인 혜철국사를 비롯해 원효대사, 일연국사, 설총대사 등 역대조사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다례재를 매년 봉행하고 있다. 지역 기관장 및 신도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될 법요식에서는 돈관 스님의 법문이 이어진다. 올해는 특히 수덕사
단풍 흐드러진 가을 산사를 찾아 떠나는 사찰순례는 가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백미다. 무르익은 가을 속 호젓하게 자리한 산사는 그 자체로 아름다움과 경건함을 전하는 힐링 장소이기도 하다. 가을 산사를 향한 이같은 기대감과 더불어, 그곳에 당도하기까지 어떤 교통편을 택하는지에 따라서도 여행의 맛이 달라진다. 올 가을엔 기차를 타고 특별한 순례 여정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무엇보다 올해에는 KTX호남선이 개통하고 포항역이 문을 열면서 순례객들의 선택범위도 대폭 확대됐다.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된 백제역사지구도 2시간만에공주·부여서
한기리에 사는 여인 희명의 아이가 태어난 지 5년 만에 갑자기 눈이 멀었다. 하루는 그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분황사 좌전 북벽에 그린 천수대비 앞에 나아가서 아이에게 노래를 지어 빌게 하였더니 마침내 눈을 떴다. 그 노래는 이러하다.일연, 세상에 희망 주기 위해인각사에서 ‘삼국유사’ 편찬현장답사·자료수집으로 완성한국 문화유산의 보고로 칭송단종 유배지 그린 ‘청령포도’슬픈 이야기 생생히 깃들어이야기만 들은 후 그렸다면결코 현장감 표현 못했을 것“무릎을 꿇으며 두 손을 모아 천수관음 앞에 빌어 사뢰옵니다.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평야 품은 모은암산을 품은 백운암2000년 전 가락국 옛 이야기 오롯이 간직"만어사에서 해탈해 미륵이 됐다는 용왕의 아들. 살날이 멀지 않았다는 사실에 한탄의 나날을 보낸 용왕의 아들이 신승(神僧)을 찾아가 여생을 보낼만한 길지를 일러 달라 했지. 오늘, 범상치 않았던 그 스님이 머물렀다는 산, 무척산(無隻山)을 오르고 있다. ‘무척’이란 ‘견줄만한 게 없는’, ‘기대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만큼 아름답기 그지없는 독보적인 산이란 뜻이다.만어사 자리한 만어산 곁에 의미심장한 산 하나 우뚝 솟아 있는데 천태산이다. 낙동강과 삼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