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만 눈을 밝히고 있었다. 빛 따라 버스 한 대가 움직였다. 정차한 곳에선 스님과 하얀 옷을 맞춰 입은 이들이 내렸다. 승차하는 사람들을 합장 반배로 성심껏 맞이했다. 다음 정차할 장소는 문경 희양산이었다. 의왕 청계사 향기법문 108선원순례단(단장 성행 스님, 이하 순례단)이 모두 오르자 버스는 스스로 불을 밝혔다. 그리고 새벽 어스름 뚫고 신라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희양산파 종찰로 향했다.의왕 청계사서 2012년 창립사찰과 선원 등 41곳 참배하안거·동안거에 대중공양단장 성행 스님 늘 솔선수범가는 곳마다 목탁 치며 안내1월
우리나라에서 석탑의 존재는 각별하다. 중국에서는 벽돌탑, 일본에서는 목탑이 많이 세워진 반면, 우리나라는 석탑이 유행하여 그 개성이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석탑이 처음부터 세워졌던 것은 아니고, 먼저 목탑과 전탑이 유행한 다음 아마도 백제에서 처음으로 석탑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래서 언제, 왜 백제에서 석탑이 창안되었는가 하는 문제는 우리나라 석탑 연구사에 있어서 첫 장을 장식한다. 물론 중요한 문제이니만큼 격렬한 논쟁도 불러일으켰다. ‘왜 발생했는가’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언제 발생했
글로벌 시대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향한다. 떠나는 이들도 많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도 많다. IT강국으로 도약하면서 관련 분야 전문가나 예비 전문가들은 더욱 한국을 궁금해 한다. 단순히 한국만 궁금한 것이 아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한국의 종교까지도 그들에게는 종종 호기심과 배움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한국을 궁금해 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역사, 문화 그리고 전통종교까지 아울러 한꺼번에 보여줄 장소는 어디일까.한국서 수학 등 지도봉사하다2박3일간 경주불교문화 체험불국사·석굴암·기림사 탐방석굴암 건축
겨울방학 기간 동안 한국에서 수학·과학 교육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는 미국 MIT 재학생들이 천년고도 경주를 순례했다. 서울과 경기권에서 머무는 이들에게 이번 순례는 한국의 역사와 전통은 물론 불교의 정신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MIT-Korea Program에 참가 중인 미국 MIT 공과대 재학생 10명은 1월9~11일 2박3일간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 곳곳을 돌아보며 한국의 전통문화와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1월 한 달의 일정으로 서울, 경기 등에서 청소년들의 수학·과학 교사로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
1994년 의현 총무원장 체제를 무너뜨린 조계종 개혁회의가 종단개혁에 착수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았다. 비록 총무원과 중앙종회를 장악했지만 지방의 주요사찰은 여전히 의현 총무원장의 지지 세력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언제라도 주요사찰에서 나오는 막강한 재원을 이용해 개혁회의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개혁회의가 출범과 동시에 과거 청산을 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도 이런 이유였다.개혁회의, 해종 특위 구성사찰감사·해종 행위자 조사143명 해종 행위자로 지목선별 통해 74명 징계 회부호계위원회 판결 두고 논란같은 사
19살에 교장수집 발원한 의천20대 후반에 정원법사와 인연직접 송에 와 공부할 것 권유임금·어머니 만류 물리치고1085년 마침내 송 유학 감행50여 고승 만나 불법 공부3000여권의 불교전적도 모아“지난해 2월에 쓰신 편지 한 통과 손수 지으신 책을 받아들고 돌아와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법사께서는 제게 언어의 밖에서 종지(宗旨)를 터득한 그 뜻이 나의 마음과 같다며, 바람을 타고 와서 입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전할 수 있다면 하늘에서 바늘을 떨어뜨려 겨자씨를 맞히는 듯 기쁨이 클 것이라 하셨습니다.또 문하에 들어올 것을 권면하셨기
경주 불국사 주지 후보에 종우 스님이 선출됐다.11교구 불국사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성타 스님)는 9월5일 주지 후보를 위한 산중총회를 열고 참석자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산중총회는 구성원 99명 중 38명만이 참석했다.종우 스님은 월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불국선원 선원장과 분황사 주지를 역임했다. 스님은 주지 후보로 선출된 직후 인사말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데 사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앙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범여 스님은 산중총회 직후 종우 스님에게 당선증을 교부했다.대구지사=김영각 지사장[1261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가 8월14일부터 12월31일까지 동 연구소 내 출토유물보관동 전시실에서 ‘寺寺星張(사사성장) 塔塔雁行(탑탑안행)’을 주제로 신라 사찰 출토 유물 기획전시회를 개최한다.‘寺寺星張 塔塔雁行’은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에서 신라 전성기 경주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절들은 하늘의 별처럼 펼쳐져 있고, 탑들은 기러기 떼처럼 줄지었다’는 의미다.이번 기획전에서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는 황룡사, 분황사, 사천왕사, 망덕사 등 경주 지역의 신라 사찰 출토 유물 100여점이 새롭게 전시되며, 1300
사람들이 사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담과 문으로 둘러싸여 있다. 고고학을 원용해 보면 적어도 청동기부턴 주거지에 이런 담과 문의 시설이 발견된다고 한다. 담과 문은 둘 다 외부와의 격리를 의미한다. 담장이야 물론 말할 것도 없이 외부 사람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시설이고, 문은 나가고 들어가는 출입을 목적으로 하지만, 안과 밖을 구분하거나 차단하는 목적이 더 강한 것 같다. 적어도 사람들은 그렇게 믿는다. 물론 사전적(辭典的)이고 일반적인 의미에서야 그럴 지도 모르지만 이 문이 불교의 터울 안에 들어오면 여기에 좀 더 철학적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 스님)이 4월11~12일 경주일원에서 ‘2014년 조계종 외국인스님 연수’를 개최했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올 외국인스님 연수에는 국내거주 62명 스님 중 54명(비구 15명, 비구니 5명, 사미 31명, 사미니 3명)이 참석했다.연수는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선배스님에게 듣는다’와 ‘대화의 시간’이, 2부는 2014년도 종단 주요사업 안내가, 3부에서는 한국불교 및 한국문화 체험이 진행됐다.1부 ‘선배스님에게 듣는다’에서는 아시아권 스님 24명이 인도출신 연등국제선원 주지 혜달 스님을, 유럽·미주
말은 강인함·생동감 대변불법 이끄는 전법의 상징백마사·법주사 설화 등장민간신앙서 신성한 동물말과 불교 말은 박력과 생동감으로 대변된다. 외형적으로 순발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미끈하고 탄탄한 체형, 기름진 모발, 각질의 말굽 등의 특징을 지녀 강인한 인상을 주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말은 예로부터 고분미술·토기·토우·벽화 등에 자주 등장했으며 민담과 전설 등 민간에서 구전되는 이야기에서도 빠지지 않고 언급됐다. 특히 말은 상서로운 동물로 상징돼 하늘의 사신이나 중요한 인물의 탄생을 예언자 역할을 담당했다. 12지 가운데
법화신앙·유가유식사상발해불교 주류로 언급돼밀교연구 이뤄지지 않아 발해문물전시관서 소장한육비보살입상도 밀교유물정소 스님도 깊게 관련돼 ▲발해에 밀교신앙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서울대 소장 소조불좌상. 현재 서울대학교 박물관에는 발해시기 제작된 묘관찰지인(妙觀察智印) 혹은 아미타정인(彌陀定印)이라 부르는 수인을 결하고 있는 소조불좌상이 몇 구 전하고 있다. 정확한 출토지는 알 수 없으나 상경성(上京城)에서 출토되었다고 전한다. 발해 역사상 최후의 수도였던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의 치소(治所)였던 상경성은 성왕(794~795)의 즉위한 794년에 천도하여 발해가 멸망하는 926년까
11월6일(수) ▲참여불교재가연대 ‘리더스포럼-후쿠시마원전사태 이후, 우리의 밥상은 안전한가’=저녁 7시, 서울 만해NGO교육센터. 02)2278-3417 ▲정토회 ‘법륜스님 2030 청춘멘토링’=저녁 7시30분, 인천대 공연장. 02)587-8911 11월7일(목)▲고양 흥국사 ‘대입수능시험 원만 성취 기도’=오전 9시, 경내. 02)381-7970 ▲동산불교대 ‘불교입문교리강좌’=매주 목요일 오후 12시, 서울 동산불교회관 동산법당, 2014년 1월 23일까지. 02)732-1206 ▲평창 월정사 ‘동안거 100일 기도 입재’=오전 9시30분, 경내, 2014년 2월14일까지, 033)339-6600 11월8일(금)▲서울 국제선센터 ‘합격발원 108일 기도’=매일 오전
1909년 이후 매년 방한해최초의 한국문화재연구 주도관련자료 4000여점 남겨 2010년부터 한·일 공동으로세키노 자료 연구조사 착수 ▲세키노가 건판 사진·필름·탁본·실측도면·모사도 등의 형태로 남긴 자료는 문화재가 훼손되기 이전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사진은 좌로부터 경주 원원사지, 경주 남산 보리사 석불좌상 광배,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의 필름. 한국의 문화재 관련 연구는 20세기 초 일본의 연구자들에 의해 시작됐으며, 현재 도쿄대학에는 대학원 공학계연구과, 종합연구박물관 등에 그들이 조사한 한국관련 자료가 상당수 남아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건축학과
▲경주 불국사(주지 성타 스님)는 지난 10월12일 경내 범영루 앞에서 제41회 신라불교 영산재를 봉행했다. 경주 불국사(주지 성타 스님)는 지난 10월12일 경내 범영루 앞에서 제41회 신라불교 영산재를 봉행했다. 신라문화제의 하나로 열린 영산대재에는 주지 성타 스님, 관장 종상 스님, 이영숙 신도회장, 최양식 경주시장 등 1000여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해 법흥왕과 표훈대사, 신라 김대성 재상, 박정희 전 대통령, 월산 성림 대종사 등 5명의 위인을 기렸다. 이 자리에서 주지 성타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영산재는 불국사를 창건하고 중창하신 선조님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가정과 개인의 행복을 기원하는
불교문화재연구소, 시굴 결과 발표문헌 속 미탄사지 실체 첫 확인나한, 일본 호류지 제자상과 유사 ▲미탄사지 추정 대형 금당지. ▲신라 최초의 나한상으로 추정되는 미탄사지 출토 나한상. ‘삼국유사’에 이름만 등장하는 경주 미탄사지에서 대형 금당지와 토제 나한상이 발견됐다.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각림 스님)는 “지난 5월1일부터 진행한 경주 미탄사지 시굴조사를 통해 미탄사지의 실체를 처음 확인했다”며 “문화재청 관계자와 문화재위원 및 관련학자들을 모시고 7월4일 오후 2시 시굴조사 현장보고회를 개최한다”고
전국 순회하며 즉문즉설 법회직설적인 촌철살인 답변으로국민의 갖가지 고민 해결해 “마음병 치유하는게 불교핵심”“모든 병의 원인은 남 탓에서”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은 말이 많다. 쏟아지는 질문이 많아서다. 즉문즉설로 답을 해주니 말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말이 많아도 스님은 인기다. 촌철살인의 직설 때문이다. 일거리가 없다. 실직은 늘고 취업은 바늘구멍이다. 하루살이처럼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이들, 부도 등 경제적 파탄으로 시름하다 생명을 끊으려던 이들, 방황하는 청소년들, 갈등의 골이 깊어져가는 부부들…. 모두 스님의 말에 공감하며 감동을 받는다. 스님은 물질만능주의가 빚은 소시민들의 정신적
5월1일, 경주 미탄사지서 유적 발굴조사2017년까지 1차 5개년 계획으로 수립 ▲신라시대 창건된 사찰로 ‘삼국유사’에도 언급돼 있는 경주 구황동 미탄사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오래된 절터들이 급격히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이 중요 절터에 대한 첫 시·발굴조사를 실시한다.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 발굴조사단(단장 각림 스님)은 문화재청과 공동으로 5월1일 오후 2시 경주 구황동 미탄사지(味呑寺址)에서 ‘정토재(淨土齋)’를 시작으로 미탄사지 시·발굴조사에 착수한다. 이 사업은 보존·관리가 시급한 절터 가운데 역사·문화·교육 및 관광 자원화 효과가 큰 절터부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학술조사를 시행해 정비하고자 올해부터 2017
삼태기 스님이라고 불린 혜공자신 따르며 흉내내는 원효에 네 행동이 타인에 행복 못주면 나·너 모두 손상시킴 일러줘 ▲일러스트레이터=이승윤 신라시대, 혜공(惠空)이라는 신비한 스님이 있었다. 일정한 거처도 없이 표표히 거리를 떠돌던 그는 가끔씩 절에 들러 우물 속으로 들어갔고, 우물에 들어가면 몇 달씩 나오지를 않았다. 그러다 우물에서 나올 때쯤이면 꼭 푸른 옷을 입은 하늘나라동자가 먼저 나타나 그의 출현을 예고하였고, 우물에서 나온 그의 옷은 늘 뽀송뽀송하였다. 그는 커다란 삼태기를 걸머지고 미치광이처럼 산발에다 옷고름까지 풀어헤치고 쏘다녔다. 하지만 곁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고질병이 저절로 나았기에 귀족의
시모다 교수 등 학자 16명 참여 황룡사지·분황사·기림사 등 답사 외국학자들 석굴암에 깊은 감동 대학 간 불교학 협력사업 추진 ▲일본 도쿄대학 시모다 마사히로 교수와 통역을 담당한 이자랑 박사(왼쪽). 일본 도쿄대학 시모다 마사히로(56) 교수는 석굴암을 본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일본에서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짙은 감동이었다. 인간의 손길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지극한 숭고함이 배어있었다. 문득 유달리 신심이 깊었던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내가 왜 불교를 연구하고 있을까. 새삼스런 의문과 동시에 불교를 학문으로서만이 아닌 진리로 받아들이겠다는 다짐도 새롭게 다졌다. 시모다 교수는 한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