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d몬 작가의 ‘데이빗’은 “사람은 무엇으로 정의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작게 태어난 까닭에 어미의 젖도 물지 못했던 데이빗은 농장주의 아들인 조지의 생일선물로 안겨지면서 운명이 바뀌게 된다. 데이빗은 놀랍게도 인간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간단한 의사 전달만 했지만, 나중에는 조지와 자유롭게 소통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지경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데이빗은 돼지인가? 사람인가?”라는 화두를 갖게 된다. 말(言)은 인간의 전유
‘신과 함께’ 3부작 중 2부에는 이승편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승세계가 아닌 이승세계의 신들이 등장한다. 저승차사들이 폐지를 수거해 살아가는 할아버지(김천규)를 데려가려고 하자 성주신들이 맞선다는 게 주된 서사이다. 할아버지는 초등학생인 어린 손자(김동현)를 돌보고 있는 까닭에 독자들로부터 절로 동정심을 유발한다.김천규 할아버지를 낡은 집에서 데려가려는 것은 저승차사들만이 아니다. 철거용역들은 집을 비우지 않는 할아버지를 협박하고 집안의 살림살이를 내던지기 일쑤이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 집을 뺏기고 고아가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는 불교문화를 어떻게 대중화할지에 대한 답을 제시한 작품으로 1부 저승편, 2부 이승편, 3부 신화편 등 총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저승편에서는 39세에 과로사한 김자홍이 저승세계 국선 변호사인 진기한과 함께 49일간 재판을 받는 내용과 사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차사 강림도령, 일직차사 해원맥, 월직차사 이덕춘이 유성언이라는 억울하게 죽은 군인의 원한을 풀어준다는 내용이 유기적으로 결속돼 있다.이승편은 초등학생인 김동현과 어린 손자를 보살피고 사는 김천규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다. 할아버지를 데려가려는
‘고수’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주인공인 강룡의 캐릭터이다. 강룡은 무예를 대결하는 순간이 아니면 우유부단하다 못해 희극적이다. 만두를 폭식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이러한 식탐 때문인지 비만인 것처럼 묘사되기도 한다.이러한 강룡의 모습은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의 주인공 포와 유사하다. 포가 국수집 아들이듯이 강룡은 만두를 파는 객점의 배달원이다. 주먹을 가르는 소리보다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가 더 큰 포처럼 강룡도 평소에는 만두에 군침을 흘리기 바쁜 무예와는 거리가 먼 인물로 그려진다. 하지만 포도, 강룡도 무예를 겨루는 대
류기운이 쓰고, 문정후가 그린 ‘고수’는 황룡사의 고승 명정대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서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직접적으로 불교적인 소재를 차용하고 있지 않는 까닭에 불교 웹툰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무협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불교사상이나 불교문화에 입각해 해석이 가능한 화소(話素)들이 많다.한국 무협 웹툰의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용비불패’의 후속작인 이 작품은 사파무림의 절대자로 군림했던 독고룡의 마지막 제자인 강룡이 스승을 배신한 파천문 사천왕(혈비, 귀영, 막사평, 환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무림에 나타나면서 시
작품 속 파란의 가방에 담긴 은장도는 밝음이가 자살을 계획했음을 암시한다. 그런데 이 은장도는 할머니가 유물로 남겨준 것이다. 작품 속에서 밝음이는 할머니가 소녀시절에 끌려가 몸소 겪어야 했던 치욕과 고통의 과거를 목도한다. 일본군에게 능욕을 당한 뒤 자살하려는 할머니를 위무하는 것은 다름 아닌 파란이다. 파란의 말을 듣고서 할머니가 하는 말은 가슴 저릿하다.“그래야 나중에 너를, 예쁜 파란이와 씩씩한 밝음이를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아팠지. 너무너무 아팠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았지. 온 몸에, 영혼에까지 새겨진 고통과 상처는 지
다음에 연재된 웹툰 ‘초월(初月)’은 이상훈이 글을 쓰고, 이현세가 그림을 그린 작품이다.이 작품은 구성상 액자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작품의 외부는 삼각산 진관사에 템플스테이를 하러 간 파란이라는 여주인공이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하고 사문(沙門)에 든다는 내용이고, 그 내부는 파란이 밤마다 진관사의 수륙재에 모이는 아귀, 측간귀, 처녀귀 등 외로운 넋들과 함께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대장부 초월 스님의 행장을 살펴본다는 내용이다.이 작품은 연재되기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초월 스님의 행장을 담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여성주의를 다룬 작품이지만, 남성중심사회에 여성들이 맞서 싸우는 대결구도를 띠지는 않는다. 작품 속에서 남성중심사회의 폭력성에 맞서고 있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 아니라 불교의 자비정신인 것이다.작품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숙이가 어머니와 함께 사찰의 지장보살상에 기도를 올리는 장면이다. 숙이는 달걀을 구하러 갔다가 어미닭이 버린 병아리를 발견하고 뽀뽀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성껏 키운다. 그러던 중 해송이 몸살에 걸리자 할머니는 숙이가 보는 앞에서 닭 모가지를 비틀어 죽이고, 저녁 밥상에 보란 듯
공명 작가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엔씨소프트가 공동주최한 ‘제1회 NC 버프툰 글로벌 웹툰스타 오디션’에서 장려상을 받은 작품이다. 현재 버프툰에 연재중인 이 작품은 이상화 시인의 시 제목을 그대로 제목으로 차용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상화 시인의 시에서 ‘빼앗긴 들’이 국토와 민족혼이라면, 공명 작가의 웹툰에서 ‘빼앗긴 들’은 여성의 인권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아래의 글로 시작한다.‘스님을 찾아가 나는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하였다. 스님은 작은 불상을 하나 건네주시며 지그시 웃으셨다. 그리고
‘바람’은 선의 세계인 천신들과 악의 세계인 적류들이 경쟁하면서 서사의 입체성을 확보한다. 선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작가는 천신, 영지, 적류의 무리가 복잡다단한 선연과 악연의 고리에 얽혀 있다는 설정을 가미했다. “신중탱화 중에는 제석천과 수라가 함께 있는 탱화가 있다”는 작가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판타지의 선악구도 전통을 불교적으로 승화하고 있는 것이다.작품의 후반부는 크게 제철이 지옥문으로 가면서 납에게 참회하는 대목과 천신의 장수인 천수성이 적류의 본방에서 수라의 수장인 현문과 다투는 대목으로
반메 작가의 ‘바람’은 레진코믹스가 주최한 제3회 레진세계만화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다. 이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선조 25)부터 1602년(선조 35)까지이고, 공간적 배경은 조선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장르가 판타지와 무협이다 보니, 등장인물들이 때로는 까마득한 전생의 시간에 가 있기도 하고, 때로는 지구의 생태계가 아닌 우주공간에 가 있기도 한다. 판타지는 마법과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이야기이고, 무협은 무예에 능한 협객의 이야기인데, 이 작품 속에서 판타지나 무협이라는 장르적 특성은 결국 불교적인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