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하나이거늘, 저 여섯 맹인은 제각기 자기가 보고 느낀 것만을 가지고 ‘코끼리는 바로 이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열반경‘곽분양도’로 복을 기원하지만실제 곽분양 인생은 고난 연속‘맹인이 만진 코끼리’ 비유처럼자신 관점 넘어 진실 직시해야언니와 함께 어린 시절 추억을 얘기하다 뜻밖의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나는 무척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언니에게는 지긋지긋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나는 아프고 힘든 기억이 언니에게는 신나고 의미심장한 기억으로 추억되었다. 나는 어제 일처럼 생생한 기억을
“모든 공양 가운데 법공양이 가장 으뜸이다.” 보현행원품책장 풍경 그린 ‘책거리 그림’장식용 책 어떤 의미도 없어직접 읽고 실천하는 가운데책을 보시할 때 공덕 쌓아져 나는 좋은 책이 나오면 사서 읽는다. 읽고 나서 좋으면 주변에 선물한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누군가에게 부탁해 책을 사달라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 진도를 더 나갈 때도 있다. ‘할당’을 주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몇 권을 더 선물하라는 할당이다.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내가 선정한 책은 나와 개인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더구나 내가 쓴 책은 포함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화엄경후손들이 만들어준 화첩에‘후회 필요 없다’ 제목 지어자신의 마음 표현한 조영석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려있어슬퍼도 즐겁게 살 줄 알아야 내 부모님은 전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12년 전에, 아버지는 3년 전에 세상을 떠나셨다. 두 분 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고마운 분들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어머니는 12년 동안 한결같이 보고 싶어 목이 메는데 아버지는 그다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는 불효막심한 딸인가. 사람의 도리를 잊어버린 패륜아인가.세 아낙네가 앉아 바느질을 하
“여래의 복전은 하나인데 어찌하여 중생이 받는 과보는 각기 다릅니까?” 화엄경자족하는 삶 그러낸 ‘수의독서’자연에 순응하는 이상향 표현살아 숨 쉬는 것이 바로 행복삶에 만족해야 남 귀하게 여겨자전거를 끌고 냇가에 나갔다. 풀 냄새가 확 끼쳤다. 둘러보니 도로가의 풀을 말끔히 깎아 놓았다. 오늘 작업을 했는지 풀냄새가 진동한다. 추석이 가까워졌으니 벌초할 때가 됐다. 이즈음이 되면 풀은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성장을 멈춘다. 위로만 뻗어 오르던 영양분은 뿌리에 저장된다. 멀대처럼 키만 크고 쓸모없어진 풀은 깎아내도 된다는 뜻이다. 뱀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픕니다.” 유마경검지손가락 첫째 마디에 뾰두라지가 났다. 처음에는 모기에 물린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게 아니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벌겋게 부풀어 오르더니 급기야는 손가락을 구부릴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타자를 칠 수도 없었다. 도대체 이게 뭔데 이렇게 아프지. 들여다보니 그다지 크지도 않았다. 완두콩만 했다. 겨우 완두콩만한 뾰두라지 때문에 이 큰 몸의 신경이 온통 그 아픔에 집중돼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하긴 암세포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데 목숨을 빼앗지만 말이다. 새
“꼭 삭발염의를 해야 출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유마경 “개량한복 입고 가방 메고 절에 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요. 얼마나 복이 많으면 저런 복을 누리고 사나 싶기도 하고….” “저도 그래요. 가능하다면 지금 하는 일 다 때려치우고 절에 다니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자로 잰 듯 그린 정선과는 달리부드러운 필치로 묘사한 김윤겸그림 속 숲에 앉아있지 않아도깨달음 발원하는 그 자리가 법당 환갑이 넘어서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선배를 만나 주고받은 얘기다. 일도 열심히 하고 신심도 장한 선배는 세
“너는 무엇 때문에 목욕까지 하고, 동서남북상하의 여섯 군데를 향해 예배하느냐?” 육방예경돌에 대한 도취 ‘미원장배석도’참 멋 아는 풍류가 모습 그려내맹목적으로 따라하는 것과 달라껍질 속 본질 바라볼 수 있어야 “지금 뭐 하냐?”“일하는데요.”“무슨 일? 저녁 밥 짓냐?”“아니요…. 글 쓰고 있었어요.”“너의 집에서 동백까지는 얼마나 걸리냐?”“?”낮에 헤어진 시어머니가 전화를 하셨다. 유성에 살고 계신 시부모님을 모시고 당고모가 사는 용인 동백에 갔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태워드린 지 서너시간만에 갑자기 전화를 하셔서 이
“세존이 갖가지 인연과 비유 등 방편으로 법을 설하는 것은 모든 중생이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게 하기 위함이다.” 법화경 사대부 일생 도해한 ‘평생도’영화로움에 대한 소망 담아죽음 앞에선 영화 의미 없어세월 무상함 망각치 말아야 “중학교 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제가 대학생이라니, 정말 세월 빨라요.” 둘째 아들이 지나가는 어린 학생을 보고 무심코 한 말이다. 그 말을 들으니 웃음이 픽 나온다. “너한테 세월이 빠르면 엄마는 어쩌겠냐? 아주 휙휙 날아간다.” 어릴 때는 절대 알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세월의 빠름이
“장자는 바로 그 거지가 자신의 아들임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법화경50년 만에 만난 아들에게 전 재산 물려주려는 장자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부처님 수기, 비유로 표현 “유산이요? 저한테요?” 변호사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먼 친척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내 앞으로 남겨둔 유산이 있으니 와서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세상에…. 살다 보니 별 일이 다 있네. 이게 꿈은 아니겠지.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득달같이 달려갔다. 사실이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할머니가 물려준 땅은 한강변에 있었다. 부자들만 사는 요지 중의 요
“수많은 중생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법을 들으면, 여래는 이때 사람들의 근기를 살펴보고 그의 능력에 따라 진리를 설해준다. 여래가 설하는 법은 일상(一相) 일미(一味)의 법이다.” 법화경 불교경전은 왜 그렇게 방대할까. 성경처럼 간단하면 얼마나 좋을까. 성경은 구약과 신약 두 권뿐이다. 그런데 불교경전은 한 두 권이 아니다.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이다. 팔만대장경을 다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헉 소리가 난다. 어느 세월에 다 읽지? 다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 부처님 제자라고 하자니 왠지 ‘나이롱’ 불자인 것 같은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반야심경 비가 내린다. 오랜만에 비가 내리니 공기가 말끔하다. 당분간은 더위에 헉헉거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감사한 일이다. 오늘은 박물관 가는 길에 그 부근에 있는 단골 카페에 들렀다. 원두를 사기 위해서였다. 원두만 사고 그냥 나오려는데 주인이 한마디 한다. “오늘같이 분위기 좋은 날,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내가 커피 한 잔 대접할 테니 드시고 가세요.” 명성황후 친정 조카 민영익이장승업에 의뢰해서 그린 그림美 대통령에 국서 전하기 전무사귀환 바라며 그렸을 것 심하게 흔들리는 배 타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함을 관조해 깨닫고 모든 고통과 고뇌에서 벗어났다." 반야심경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불교를 모르던 시절이었다. 찻집에 앉아 있는데 스피커에서 장엄한 합창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람 목소리에 대금과 소금이 뒤섞인 숭고한 합창이었다. 합창단 목소리가 어찌나 경건하던지 헝클어진 영혼이 맑게 헹궈지는 것 같았다. 주인에게 제목을 물어 바로 CD를 구입했다. 알고 보니 목소리의 주인공은 합창단원이 아니라 송광사 스님들이었고 음악 제목은 ‘반야심경(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