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자라면 대부분 암송하고 있을 경전, 모든 법회에서 독송되는 경전 ‘반야심경’을 정토회 지도법사이자 평화운동가인 법륜 스님이 풀었다. ‘반야심경’은 260자의 짧은 경전이지만 ‘불교의 중심 사상이 모두 들어있다’고 할 만큼 결코 쉬운 경전이 아니다. 600여권에 달하는 반야부 경전 전체의 핵심을 가장 짧게 요약한 경전이기 때문이다. 불교의 핵심 사상인 ‘연기법’ ‘무상’ ‘무아’ 그리고 대승의 요지인 ‘공’에 대한 설명 등 그야말로 불교의 정수가 농축돼 있는 묵직한 경전이다. 평범하고 직설적인 언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사유로
“우리가 모든 생명 있는 것에 자비를 베풀 때까지는 우리는 평화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의 이 말은 이 책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면 슈바이처 박사의 명언은 실현가능성 없는 허공 속의 독백임을 알게 된다. 인류에 의해 파괴되고 착취당하는 지구를 보면서 그저 지구와 생명과 환경에 대한 작은 관심과 이해, 그리고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실천만이라도 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갖게 된다. ‘함께 살아갈 인연’은 지금 이 순간 지구촌에 벌어지는 재앙과 같은 현상들에 대한 불교적 견해와
불교와 장자철학을 엮어가며 사유의 유사성을 살펴본다. 부처님 깨달음의 핵심인 연기법, 사성제, 팔정도부터 유식사상에 이르기까지 불교의 중요한 사상들을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장자철학과 일맥 상통하는 지점을 찾아간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장자의 해체적 사유’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장자를 통해 선불교를 만나고, 선불교에 매료되어 여러 조사의 다양한 어록들을 보며 본격적으로 불교공부를 시작했다. 정용선 지음, 빈빈책방, 2만5000원.[1644호 / 2022년 8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주역’을 둘러싼 겹겹의 오해를 벗겨내고 보면 ‘천변만화하는 우주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는 동양철학의 최고봉 가운데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중용과 노자, 장자 등 수많은 동양사상의 뿌리가 된 주역을 미신과 선입견으로부터 해방시킨다. 도올 김용옥은 운명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숙명론에 대항해 자신의 운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척하고 창조해 나가라는 독려임을 밝힌다. 그 속에서 독자는 스스로 현실의 문제를 타개해 나갈 새로운 힘을 얻는다. 김용옥 지음, 통나무, 3만9000원.[1644호 / 2022년 8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초고령사회에서 ‘나이 듦’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노화와 죽음 그 자체보다 삶의 주기에 따른 인간관계와 사회관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 의료, 인문, 사회 등 각 분야 전공 교수들로 이뤄진 연구팀은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행복하게 나이드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다각도에서 조명했다. 품위를 유지하고 인간의 존엄을 상실하지 않으며 나이드는 ‘웰에이징’이 새로운 개념으로 제시된다. 건양대학교 웰다잉 융합연구소 지음, 구름서재, 1만8000원.[1644호 / 2022년 8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
액션, 코미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담은 다채로운 영화들은 삶의 축소판이다. 저자 이안씨는 영화평론가이자 춘천SF영화제 운영위원이며 월간 ‘통도’에 ‘영화, 불교’라는 칼럼을 쓰고 있다. 그에게 영화는 삶이 던지는 질문들의 대답을 찾는 방편이자 그 자체로 화두다. 생과 사, 자비와 용서, 생명, 수행 등 불교적 시선으로 영화 30편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풀어내는 과정 속에서 불교의 가치와 가르침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이안 지음, 담앤북스, 1만7000원.[1644호 / 2022년 8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1644호 / 2022년 8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승조 스님(僧肇, 384~414)은 동아시아 불교사에서 별처럼 빛나는 존재다.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연을 접었지만 그가 남긴 ‘조론(肇論)’은 불멸의 경지에 올랐다. 승조가 서역에서 온 거장 구마라집 스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중국 전통의 무(無) 개념을 공(空)으로 녹여 반야와 열반의 참뜻을 제시한 논문 모음집이 ‘조론’이다.‘조론’은 ‘중국불교의 교과서’로 일컬어진다. ‘조론’으로 인해 반야의 공사상을 근간으로 삼는 삼론종이 싹 텄다. 선의 전성시대 기라성 같은 선사들도 ‘조론’을 인용해 언어 이전의 세계를 노래했다. ‘오랑캐의
우리의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의식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불교에서는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법(法)이라 부른다. 우리는 이들 감각으로 사물과 세상을 인식하고 어쩌면 진실이라 생각하며 산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고구정녕으로 이들 감각이 진실이 아니기에 결코 집착하거나 매몰되는 것을 경계한다. 특히 ‘반야심경’은 이들 감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진실이 아니기에 공(空)임을 체득하면 헛된 생각을 멀리 떠나 최상의 깨달음을 얻는다고.독실한 불자로 대학시절 감각이란 무엇이며, 감각이 세상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깊이
고전평론가 고미숙씨가 쓴 석가모니부처님에 대한 평전이다. 제목의 ‘청년붓다’는 청년시절의 석가모니부처님만을 다뤘다는 뜻이 아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을 ‘청춘’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말한다. 고미숙 평론가는 초기경전 ‘숫타니파타’를 동반자로 삼아 ‘청년 붓다’의 여정과 사상을 기록하고 있다. ‘나는 불자가 아니다’로 서문의 첫 머리를 시작한 저자는 고전평론가로서 동양고전이 유불도(儒佛道)의 교차이며 특히 2017년 감이당에서 진행한 ‘불경세미나’를 통해 초기경전과 대승경전을 접하면서 ‘붓다와 마주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고 인
만해 스님(1879~1944)의 삶과 사상을 기억하고 계승하려는 노력은 오랜 세월 이어져왔다. 만해 스님을 주제로 다룬 논문과 저술도 2000여편에 이르고, 만해학회와 만해연구소 등 학술연구단체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년 만해문학상, 만해백일장, 만해축전 등이 진행 중이며 백담사, 만해마을, 남한산성, 홍성에 각각 만해박물관이 건립됐다. 이렇듯 전 국민적 차원에서 한 인물의 사상을 계승·실천하고 있음은 만해 스님을 제외하고 다른 사례를 찾기 어렵다.근현대불교사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만해 스님이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역사
‘돈오입도요문론’은 마조(馬祖, 709~788) 스님의 제자 대주혜해(大株慧海) 스님의 저술이다. 혜해 스님은 마조 스님 문하에서 깨달은 바가 있어 스님을 6년간 모시고 살았다. 그 후 월주 대운사로 돌아와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살며 ‘돈오입도요문론’을 직접 기록했다. 뒷날 가필이나 삭제한 글이 없는 온전한 수행자의 생생한 저술이다. 마조 스님도 생전에 이 글을 극찬하며 인가하셨다고 전한다. ‘육조단경’ ‘신심명’ ‘증도가’와 함께 선종의 필독서로 여겨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송광사 인월암에서 주석하며 경전과 선어록 번역에 진력해
만화희찬 스님(1922~1983)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한 것으로 6·25한국전쟁 때 전소된 오대산 월정사 중창에 헌신한 만화 스님의 생애와 삶을 조명한 최초의 책이다. 1부에서는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이 스님의 성장과 출가과정, 출가 이후의 수행, 한암 스님 시봉 및 열반과정, 월정사 중창 등을 상세히 다뤘으며, 관련 사진들도 수록하고 있다. 2부에서는 ‘오대산 중창과 만화희찬 선사’라는 주제로 6편의 논문이 실렸다. 자현 스님 등 지음, 민족사, 2만8000원.[1643호 / 2022년 8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
여기에 등장하는 12명의 여성수행자들은 전 세계 불교계에 신선한 통찰을 던지는 존재들이다. 저자는 이들이 헤쳐나간 삶의 여정을 구체적으로 더듬어가며 ‘여성’이자 ‘법사’로 살아가는 과정을 인터뷰해 역경에 맞서고, 삶을 통찰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여성수행자들의 삶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여성수행자의 균형 있는 롤모델을 제시하고, 여성의 영적 통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준다. 미카엘라 하스 지음, 담앤북스, 2만3000원.[1643호 / 2022년 8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불화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미술품이 아니라 불자들의 신앙 대상으로 봉안되는 장엄물이다. 그래서 성보를 제작하는 불화장의 삶은 수행자와 비슷하다. 임석환은 국가무형문화재 초대 불화장이자 우리나라의 유일한 불화장보유자이다. 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소년이 인간의 본성회복을 위해 소를 찾아가는 것에 비유한 ‘심우도’에 따라 구성했다. 특히 불화를 만드는 제작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사진들이 눈길을 모은다. 방영선·이채원 지음, 문보재, 1만7000원.[1643호 / 2022년 8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
이 시집은 난해함에서 상당히 자유롭다. 쉬운 언어로,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구조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인은 가슴 저미고, 떨쳐버릴 수 없는 기억들을 붙들어 시에 담았다. 겁쟁이, 공황장애, 외로움, 자상함, 모범 교사, 나쁜 교사, 좋은 남편, 나쁜 남편 등등. 때로는 애절하고 때로는 시니컬하다. 소소한 듯싶지만 그래서 울림도 크다. 저자는 국어교사이며 2015년 조계종 신행수기 대상수상자이기도 하다. 김호준 지음, 트임9, 1만6000원.[1643호 / 2022년 8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신심명’의 첫 구절은 ‘지극한 진리는 어려울 것이 없다[至道無難 唯嫌揀擇]’이다. 그러나 경험하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깨달음, 삼매, 해탈, 열반, 참된 진리 등 그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인생을 바쳐 그것을 찾으려는 이들에게조차 어렵고도 어렵다. 도법 스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확철대오’라는 허수아비 앞에서 벌벌 떨었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한없이 초라하고 서글펐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정곡을 찌른다. “붓다는 일관되게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도 어렵게 되는 까닭은 중도실상에 대한 무지와 착각이 조작해낸 양변
사상의학의 근본인 마음과 기를 근거로 꽃차가 일으키는 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1년에 출간한 동명의 책 두 번째 권이다. 꽃차에 대한 기본정보를 바탕으로 꽃차의 약성과 성분, 제다법, 블렌딩, 음용법, 마음·기작용으로 구성했다. 책에서는 사상의학이 분류하는 네 가지 체질에 따라 각각에 맞는 꽃차 83가지를 분류해 소개하고 있다. 태음인은 서늘한 하늘색을 바탕으로 32개의 꽃차, 소음인은 차가운 파란색을 바탕으로 18개의 꽃차, 소양인은 뜨거운 빨간색을 바탕으로 26개의 꽃차, 태양인은 따뜻한 주황색을 바탕으로 7개의 꽃차가 권해
‘법구경’은 가장 오래되고 널리 읽히는 경전이다. 수행자가 지키고 새겨야할 수행 지침과 모든 이들이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지혜와 윤리규범이 담겨 있다. 형식도 게송이어서 읽기 쉽고 기억하기 좋아 예로부터 불교 입문서로 간주돼 왔다. 남방 상좌부에서는 ‘법구경’을 외우지 못하면 비구계를 수지할 수 없었다고 할 정도다.흔히 ‘법구경’은 저자가 없다거나 오나라 지겸으로 간주해왔다. 한역경전에 “오부(五部)의 사문(沙門)이 제각기 경전에서 4구 또는 6구의 게송을 채취해 베껴 그 정의를 따라 품목별로 품을 만들어 12부경을 참작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