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혼율, OECD 국가 중 9위’라는 신문기사를 보고 너무나 놀랐다. 매체에 따라 이혼율에 대한 차이가 있으나 우리나라가 이혼율이 높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1997년 IMF사태를 겪은 뒤로 경제적인 이유와 성격차이 등에 의한 이혼율이 급증했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불교의 입장에서 이런 뉴스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것이 다른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맞추고 양보하며 살아가는 것이기에, 다른 사람이 그 관계에 대해 간섭하고 충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또한 결혼
조계종 스님들은 철저한 독신의 삶을 영위한다. 치열한 수행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요 신념이다. 그리고 사유재산을 소유할 수 없다. 부처님과 맺은 인연에 따라 형성된 삼보정재이기 때문이다. 독신과 무소유, 조계종 스님들이 사회 대중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수행자라 해도 생로병사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렇다면 노후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왔을까? 농경중심의 전통 사원경제 구조에서는 큰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다. 기본적인 양식공급 문제는 사원 내에서 경작과 탁발을 통해 해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등분
불교에 이해가 깊을수록 근현대 한국불교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불교학자들조차도 대부분 비판 일변도의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그렇게 볼 이유는 충분하다.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친일행위를 비롯해 1950~60년대 독신승과 대처승의 극렬한 다툼과 법정소송, 불교종단의 군사정권 예속, 1990년대 말까지 계속됐던 스님들간 폭력사태, 자기중심의 기복화 된 불교신앙, 비구·비구니 차별과 문중 대립, 깨달음 지상주의와 교학 외면, 만연된 금권·흑색 선거, 불투명한 사찰 재정 등도 그렇다. 이런 문제들은 불교가 근현대기를 거치며 나
중국을 대표하여 파견된 지앙 장군을 만난 후 달라이라마는 피난처인 트로모에서 수도인 라싸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그 나름 정중했던 중국군의 태도가 1951년 10월 갑자기 변했다. 참도에서 티베트군을 진압했던 중국군 3000명이 라싸로 진입해온 것이다. 그들은 중국군에 협력하는 티베트인의 인도를 받고 있었다. 얼마 후 중국군의 규모는 2만 명으로 증강되었다.그 무렵 중국군은 자신들이 티베트와 맺은 ‘17개 조항’을 지키는 듯했다. 그 협정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정당한 매매행위를 통해 물품을 구해야 했다. 하지만 그 무렵부터 중국군은
아놀드 토인비가 예견했듯이 배타적 유일신 관념은 점점 많은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서양의 지성들은 법 중심의 불교에 아무래도 반한 모습이다. 진보적 신학에서는 신을 법의 핵심을 이루는 ‘무’(空)로 보며 무의 신성(神性)에 눈을 떠가고 있다. 과학시대의 현대적 종교성으로는 법, 그 보편적 진리가 마음을 끌기 때문이다.법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지혜의 눈으로 발견한 것이다. 이 법이 널리 전해지도록 듣고 기억하며 남긴 사람이 아난존자다. 법을 기록한 경전의 첫 구절에 등장하는 말이 여시아문(如是我聞)이다. “나는 이렇게 들었다.”
불교는 한때 출가를 하는 종교라는 선입견 때문에 동양의 ‘효(孝)’와는 다소 동떨어진 종교로 취급 받아 조선시대에는 억불정책이라는 탄압을 받기도 했었다. 불교의 구성원인 비구, 비구니는 독신 출가자로서 한 평생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며 깨달음을 추구하는 출가수행자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곁을 떠나 삭발을 하고 바깥세상에서 살아오던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출가수행자로서의 삶을 추구해가는 것이다. 이런 출가제도와 비구, 비구니의 모습을 얼핏 보면 자신만을 위해 가족을 떠난 이기주의자와도 같은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실제로 그러한 이유
파송 주체인 조계종의 독신의무 규정을 위반한 군승에 대해 국방부의 자격정지·전역조치가 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서울고법 행정10부는 지난 4월26일 공군소령 박모 군법사가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현역 복무 부적합 전역 처분 취소’ 항소를 기각했다. △신뢰보호 및 소급적용 금지 원칙 위반 △현역 복무 부적합 사유 위법성 등 박모 군법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박모 군법사에게 “현역 복무가 부적합하다”며 전역조치를 내린 국방부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다.법원은 △군종 분야 병적편입 대상 종교 가운데 불교에서는 조계종만이 선정
정부가 올해부터 종교인도 근로·자녀장려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확대한 가운데 독신비구 종단을 표방하는 조계종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조계종은 4월22일 재무부장 유승 스님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2019년부터 근로·자녀장려금 수급 대상에 종교인이 포함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공표했다.근로·자녀장려금은 정부가 저소득 가구에 세금 환급 형태로 소득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종교인과세가 시행되면서 종교인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조계종은 “종단 소속스님들은 근로자가 아닌 ‘출가수행자’이기에 지속적으로 근로소득 개념에 반대해왔다
최근 조계종의 독신의무 규정을 위반한 현직 군승에 대해 국방부가 그 자격을 정지하고 전역 조치한 것이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앙종회의원 정범, 등안 스님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종책질의를 제기해 관심을 모은다.정범, 등안 스님은 214차 임시중앙종회에서 총무부와 군종특별교구 등을 상대로 ‘혼인한 군승 재판결과’와 관련한 대응책을 묻는 종책질의를 각각 제기했다.214차 중앙종회 종책질의서에 따르면 공군소령 박모 군법사와 해군소령 김모 군법사는 조계종스님의 신분으로 지난 2001년과 2004년 군
2018년 11월 상가락시타는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 부고 기사에는 그가 국제 네트워크로서 FWBO를 창시하고 이 신불교 운동에 서양의 철학, 심리치료, 예술 등을 포함시켰으며, 또한 전통불교와 다르게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비승가적 계율을 도입하기도 했다는 점을 그의 업적으로 부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결성된 지 50년이 지났고 이제 창시자가 세상을 떠난 이 시점에서 삼보불교공동체는 또 한 번의 기로에 서있다. 일반적으로 불교 공동체는 제1세대의 카리스마적 구루가 입적하게 되면 급격하게 그 세력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상가락시타는 전통불교의 요소를 혼합하고 또한 서양불교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아시아문화의 더께를 가능한 한 제거한, 엄밀한 수행체계를 창안해냈다. 삼보 불교공동체의 한 법사는 그들의 수행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명상, 염송, 그리고 상좌부불교의 빠알리어 경전을 공부합니다. 그렇지만, 보살의 명호를 염송하고 대승경전인 ‘반야심경’을 낭독하는 의례도 있지요. 공부와 강의는 대승경전이나 대승의 교리에 기반을 두고 진행되지만 밀라레파, 파드마삼바바, 다키니(여신), 구루(스승) 그리고 금강승의 네 가지 기초수행도 만날 수 있습니다. 중국
노학자의 실루엣은 여전히 우뚝했다. 줄무늬가 살짝 보이는 셔츠 위로 반듯하게 자리 잡은 넥타이와 짙은 회색 머플러, 챙이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패도라를 쓴 모습은 멀리서 보아도 흐트러짐 없이 단정했을 그의 인생을 대변해주고 있었다.세수 여든에 이른 권기종 교수. 현재 동국대 명예교수인 그는 누구보다 많은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천태종 원각불교사상연구원장, 한국불교학회장,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장을 역임했고 대한민국 1기 군법사이자 1기 교법사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해인사강원(승가대학) 3기 졸업생이기도 하다. 그의 발자취는 그대
미국에서 불교는 1960~70년대가 토대를 쌓고 성장하는 시기였다면, 1980~90년대는 고통스런 성장과정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많은 불교 센터에서 규모가 크면서도 친숙한 공동체들은 카리스마적 스승의 지도 아래 발전해왔다. 아시아 불교에서 볼 수 있는, 독신과 출가라는 승가의 규율은 대부분의 경우 보다 더 느슨하고 세속적인 ‘확대가족’ 공동체 형태로 교체되었다. 샌프란시스코 선원의 스즈키 순류(鈴木 俊隆) 노사(老師)는 이런 수행공동체를 일러 “승려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인도 아니다(非僧非俗)”고 하면서, 서양 선 승가의 특징을
1954년 5월20일 이승만 대통령이 발표한 ‘불교정화 촉구’ 유시는 불교계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교단과 사찰운영은 독신 비구승이 담당하고 대처승은 사찰 밖으로 나가라”는 현직 대통령의 발언은 조선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불교계를 불신과 다툼으로 내몰았다. 이후 10여년간 ‘비구․대처 갈등’이 본격화됐고, 전국 사찰은 폭력과 소송으로 몸살을 앓았다. 삼보정재는 대부분 법정다툼으로 소진됐으며, 사회적으로 불교계 위상은 한 없이 추락했다.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스님들이 계율을 어기고 부인을 거느리는 풍토가 만연된
오늘은 여러분에게 어떤 날이었나요? 의미 있고 즐겁게 보낸 것 같아 보람을 느끼고 있나요? 에너지는 방전되었지만 실속이 없는 날은 아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루를 돌이켜 보면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과 무엇이든 하고 싶은 날. 누구도 만나지 않고 간섭받지 않으면서 쉬고 싶은 날도 있고요. 어떤 날은 누구라도 만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여기에 좋고 나쁨은 없습니다. 자신이 만족하면 되는 것이죠. 그런데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갈 때 행복한지 모르는 건 문제입니다. 자신의 성향을 알아서 나다운
1940년대 말부터 1970년대까지 순천 송광사 주지를 3번 지내면서 조계총림의 승풍을 진작시켰던 취봉 스님이 지난 8월9일로 입적 35주기를 맞았다. 이를 계기로 보성 대원사 회주 현장 스님이 취봉 스님의 상좌인 원공 스님이 구술한 얘기들을 토대로 정리해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현장 스님은 취봉 스님에 관련된 일화와 어록 등을 소개한 뒤 “폭력적인 투쟁이나 소송 없이 불교정화의 모범이 된 송광사 이야기는 조계종단에 커다란 교훈으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편집자 송광사의 취봉 노스님은 일본 임제대학을 졸업한 현대적인 학식과 교양
지난 6월29일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태고종 방문 이후 양 종단 간 통합론이 떠도는 가운데 조계종 집행부가 “사실왜곡”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조계종은 7월9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에서 “지난 6월29일 설정 스님의 태고종 방문 이후 조계종과 태고종간 통합 이야기가 왜곡됐다”며 “지난 2월 태고종 집행부의 조계종 방문에서도 비슷한 말씀이 있었고, 각종 회의에서 말씀한 수준일 뿐”이라고 통합설에 선을 그었다.앞서 태고종은 보도자료를 통해 6월29일 설정 스님이 태고종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과 만나 “과거 태고종 간에 갈등이 있었
한국 재래의 사회습속이나 토착신앙은 새로 전래된 불교와 갈등을 빚어 순교자를 배출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교와 타협하여 그것을 수용하는 토대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불교가 수용되기 이전의 사회습속이나 토착신앙은 불교의 한국적 전개의 방향을 규정하였으며, 그렇게 전개된 불교는 이후 한국인들의 삶의 방식과 정신세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바탕이 되었다. 그러므로 한국불교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바탕이 된 재래의 습속이나 신앙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며, 나아가 불교와의 상호 관련성에 대해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4차 산업시대는 디지털 영역이 현실적인 사물세계를 주도하면서 편리와 합리성을 바탕으로 전체가 통합되는 사회이다. 즉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테이터에 기반한 사물인터넷의 통합적인 가치와 인공지능에 의한 합리성이 지배하는 측면이 바로 4차 산업시대인 것이다.4차 산업확대, 새로운 문제 내포소외·행복추구 이질적 양면 공존출가는 자유·행복추구 욕구 충족출가감소는 사회적 환경 변화와불교 내적 모순이 중첩된 결과현대인의 보람·행복 욕구 수용출가 문제 해소할 수 있는 해법4차 산업시대에서 작은 기기들은 스마트폰처럼 언제나 인터넷과 연결되는 기계 속
미투운동을 통해 드러난 진보의 모습이 추악하기만 하다. 문학과 연극과 영화, 정치를 통해 보여줬던 약자에 대한 눈물, 정의로운 말과 행동이 위선과 거짓말이 돼 버렸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사건은 놀랍기만 하다. 앞에서는 인권과 양성평등을 외치면서, 뒤로는 여성 비서를 수시로 성폭행한 그의 범죄행위에 환멸이 인다.미투운동을 통해 드러난 성폭력의 본질 중 하나는 권력에 의한 범죄라는 점이다. 가해자가 남성이지만,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결국 남성이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그래서 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