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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불광미디어, 최승호 초청이라니

  • 데스크칼럼
  • 입력 2024.02.16 21:30
  • 수정 2024.02.18 15:44
  • 호수 1717
  • 댓글 9

MBC 사장 재직하던 18·19년
봉축만 다가오면 추측·의혹 보도
불교계 씻을 수 없는 상처 남겨
법원 ‘허위’ 판결에도 침묵하더니
돌연 불광미디어 강사로 등장

최근 교계에선 ‘MBC PD수첩’이 특정 교구와 관련된 인물을 취재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방송 날짜가 잡혔다거나, 언제쯤으로 미뤄졌다는 이야기도 이어지고 있다. ‘MBC PD수첩’이라는 이름과 동시에 교계에서는 “부처님오신날만 다가오면 교계에 찬물을 끼얹었던 MBC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그 중심에 서 있었던 최승호 당시 MBC 사장에 대한 불쾌한 기억들이 회자된다.

2018년 5월 MBC PD수첩. 당시 방송에 출연해 조계종 교육원장이 유흥업소를 출입했던 것처럼 주장했던 유흥업소 사장은  실제로 유흥업소에서 스님을 본 적이 없으며 법명조차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MBC PD수첩 방송캡쳐]
2018년 5월 MBC PD수첩. 당시 방송에 출연해 조계종 교육원장이 유흥업소를 출입했던 것처럼 주장했던 유흥업소 사장은  실제로 유흥업소에서 스님을 본 적이 없으며 법명조차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MBC PD수첩 방송캡쳐]

2018년 부처님오신날을 불과 3주 앞두고 MBC는 PD수첩을 통해 당시 조계종 교육원장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다. 부처님오신날 1주일 후인 29일에는 교구본사와 단체에 대한 의혹을 다룬 2탄을 내보냈고 그해 봉축 분위기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후 이 보도는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고 2023년 1월 서울중앙지법은 2018년 PD수첩에 출연해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던 여성의 주장에 대해 허위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여성에게는 징역 1년 6월이 선고됐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이 나온 후에도 MBC는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불교계를 향해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불자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MBC의 보도는 그 이듬해에도 재연됐다. 2019년 부처님오신날이 채 3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MBC는 또다시 의혹성 보도를 쏟아냈다. 조계종 총본산인 조계사가 국고보조금을 횡령했다는 건설업자의 주장을 MBC 간판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한 것이다. 그러나 이 보도 어디에도 국고보조금 횡령에 대한 증거는 없었다. 조계사의 입장도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이라는 막강한 언론권력 앞에서 조계사는 순식간에 폭탄 맞은 꼴이 되고 말았다. 방송 다음 날 300여 명의 신도들이 모여 규탄집회를 열었지만 MBC는 끝내 어떤 답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그날 저녁 MBC는 조계종의 숙원 불사인 10·27법난기념관 건립이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가족의 재산 불리기에 이용된 사업처럼 보도했다. 김 전 차관이 부임하기도 전 기념관 부지가 확정됐고 김 전 차관의 소유 건물은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음에도 MBC는 마치 불교계가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던 김 전 차관의 재산을 불려주려 한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MBC의 편파적 보도에 분노한 조계사 불자들이 항의집회를 가졌지만 MBC는 끝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MBC의 편파적 보도에 분노한 조계사 불자들이 항의집회를 가졌지만 MBC는 끝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부처님오신날만 되면 반복되는 MBC의 ‘아니면 말고’ 식 보도 배경을 두고 교계에서는 당시 MBC 사장이던 최승호 씨를 주목했다. 2012년 공영방송 총파업을 이끌어 MBC에서 해고된 최 씨는 비슷한 시기 봉은사 주지 재임에 실패하고 조계종에 대해 독설을 쏟아내던 명진 스님을 적극 지지했다. 특히 2017년 9월 한 집회에 참석해 “공영방송이 복원되면 불교 관련 비리 의혹을 MBC에서 내보내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랬던 최 씨가 2017년 12월 MBC 새 사장으로 선임되자 교계에서는 “최 사장이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각종 의혹성 보도를 쏟아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졌다. 하지만 2020년 최 씨는 MBC를 떠났고 결국 불교계는 MBC와 최 전 사장으로부터 어떠한 정정이나 사과도 받지 못한 채 지금까지도 부처님오신날만 다가오면 서늘하게 저려오는 상처를 떠안게 됐다.

남수연 국장
남수연 국장

그런 최승호의 이름이 다시 눈에 띈 건 불광미디어가 주최한 강연 ‘붓다 빅 퀘스천’의 강사 명단에서다. 2월 17일 자이나교를 주제로 개최한 ‘붓다 빅 퀘스천’ 강사로 최 씨를 초청한 것이다. 2008년 자이나교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이 인연이 된 듯하다. 그가 자이나교에 대해 얼마나 깊은 지식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최 씨가 교계에 남긴 상처가 지금도 선명한데 불광미디어가 ‘붓다 빅 퀘스천’에 굳이 그를 강사로 부른 이유가 무엇인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그가 MBC를 이끌던 시기 벌어졌던 편파적 불교 보도에 대해 최 씨는 지금껏 그 어떤 책임 있는 자세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최 씨를 불자들 앞에 굳이 세우고자 한다면 그로부터 들어야 할 이야기는 단 하나, 참회다. 언론의 힘을 앞세워 교계에 가했던 근거없는 비판에 대한 진정한 참회 없이 불자들 앞에 선다면 최 씨가 무엇을 이야기 하든 그것은 불자에 대한 모독인 동시에 불교계에 대한 기만일 뿐이다.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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