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과 보살님들의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서, 영상으로만 하던 청소년 법회를 1년 만에 대면법회로 진행했습니다. 물론 인원 제한으로 다 모이지는 못했지만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뜻밖에도 하은이가 BTS를 좋아하는 스님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아끼고 아껴, 비닐 포장도 그대로인 BTS의 CD와 굿즈를 부끄러워하며 줍니다. 마음이 너무 예쁩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할머니가 “하은이 덕분에 BTS의 UN 총회 연설을 온 가족이 다 봤다”며 “팬심을 말릴 수 없다”고 놀립니다. 그리고 “내 평생 처음으로 UN 회의를 생방송으로
오늘 법문은 ‘부처님의 가르침’, 이런 제목으로 말씀드립니다.불교를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을 교학이라고 합니다. 교학에서는 부처님 설법의 가르침을 종류별로 나누는데 상당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것을 교상(敎相)이라고 합니다. 그 교상을 판단하고 해석한다고 해서 판석(判釋)이라고 하며 합쳐서 ‘교상판석’이라고 했습니다.교상판석의 대체적인 내용을 ‘오승차별(五乘差別)’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교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니 다섯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다섯이 무엇인가. 인천승(人天乘), 인간과 천상에 태어날 사람에게 하신 법문, 성
올 하반기 21명의 새로운 불교박사가 탄생했다. 법보신문 조사결과 2021학년도 하반기 불교 관련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자는 9월초 현재 2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대학별로는 동국대가 1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동방문화대학원대가 4명, 금강대·경북대·경주대·대구한의대·부경대·아주대·홍익대가 각각 1명이었다. 이를 분야별로 나누면 인물(6), 불교미술(3), 의례(3), 신앙(3), 명상(3), 심리(1), 음악(1), 불교행정(1) 관련 순이었다. 인물에 집중한 논문은 모두 6건이었다. 이 가운데 문헌을 통해 선승(禪僧)의 수행관
봉암사 결사정신을 계승하고 한국불교 수행가풍을 되살리기 위해 헌신했던 은암당 고우 대종사의 영결식이 봉행됐다.조계종 원로 은암당 고우 대종사 전국선원수좌회장 장의위원회(장의위원장 무여 스님)는 9월2일 오전 10시30분 조계종 종립선원인 문경 봉암사에서 ‘은암당 고우 대종사 영결식 및 다비식’을 봉행했다. 고우 대종사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고자 모인 스님들과 불자들의 발걸음은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영결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암사 입구에서부터 여러 차례에 걸친 발열 체크, 소독, 마스크 착용 등이 엄수된 채 봉행됐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미술학과를 졸업한 청년 화원들의 모임 무아정(無我情)이 두 번째 회원전을 갖는다.경주 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달에서 9월12일까지 열리는 ‘미륵展-경주 미래를 열다’에는 김민희, 신상영, 연주선, 임재희, 정혜영, 조혜인 등 무아정 회원들의 작품 25점이 전시된다. 미래의 부처인 ‘미륵’을 모티프로 비단과 삼베, 종이, 면 등에 바탕에 천연안료인 석채, 토채, 금을 활용해 조성한 작품들이다. 미래의 부처님이 어떻게 나투실지 고민한 내용을 전통불화에 기반해 미래를 맞이한다는 의미를 담아 화폭에 옮겼다.임재
우리가 반야바라밀다로 지혜의 완성에 이르러 깨달음을 얻게 되면 온갖 괴로움을 없애게 되고(除一切苦),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게 된다(眞實不虛). 제일체고는 ‘반야심경’ 들머리의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 온갖 괴로움과 재앙을 건넘)과 같은 것이다.‘반야심경’의 두괄적 말씀을 총결적으로 재론한 것이라 하겠다. 총결분이다 보니까 하나를 더 부가하였는데, 그것이 진실불허이다. ‘진실불허’ 이 네 글자가 어느 날 큰 울림이 되어 자신에게 다가와야 지혜공부가 진척된 것이라 할 수 있다.같은 반야부 경전인 ‘금강경’의 이상적멸분과 구경무아분에는 무
이 글의 주제와 관련해서 대승보살의 결정적 중요성은 이타(利他)로써 자리(自利)하는 삶, 다른 이들을 치유함으로써 스스로 치유하는 삶의 등장이다. ‘바즈라드흐바자(Vajradhvaja)경’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보살은 (다음과 같이) 결심한다: 모든 고(苦)의 짐을 내가 짊어지겠다. 나는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견뎌낼 것이다 … 그리고 왜?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나는 모든 존재의 짐들을 짊어져야 한다 … 나는 이 세상 만물을 생로병사 윤회의 공포로부터 구출해야만 한다. [‘Conze et. al. trans’, 19
헌법 제20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제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이다.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에 대한 간결한 조항임에도 인류의 전 역사를 관통하는 경험이 녹아 있다. 과거 종교의 국가 지배나 종교간의 갈등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정교분리 조항으로 종교의 정치활동은 제약받는가. 아니 종교는 정치에 이미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의 인구가 국민 전체의 반에 해당하는 상황 자체가 이미 정치와 종교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보여준다.불교는 한반도에 들어올 때부터
오늘은 백중 6재 법회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백중은 하루 기도로 끝내는 것이 보통이었고 오래 하면 일주일 동안 기도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많은 사찰에서 49일간 기도를 하게 됐고, 또 100일간 기도하는 사찰도 종종 있습니다. 49일간 혹은 100일간 기간을 정해 지장기도를 하면서 돌아가신 분들을 축원하며 스스로 정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서산 스님의 ‘선가귀감’에는 “출가해서 수행자가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랴, 편하고 한가함을 구하는 것도 아니요, 따뜻하게 입고 배불리 먹기 위해서도 아
이 두 가지 ‘믿음이 은산철벽’ ‘일미진중함시방’ 문구는 꾸준하고 성실한 염불수행의 뼈대가 됐다. ‘나무아미타불이 팔만대장경이다’는 내용도 알아차리는 연결통로가 되었다.‘나무아미타불’ 염불수행의 신묘함을 알리고 싶다. 48대원을 성취하시어 서방극락정토를 주관하시는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수지·칭명하며 늘 생각하는 염불수행에 대해 일반인들은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토행자의 입장에서는 ‘나무아미타불’ 한마디가 온 우주를 덮고 있는 아미타부처님 48대원의 참 뜻과 성불의 과보를 모두 온전히 포함하고 있는 완벽한 성어(聖語)다. 아울러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롤스의 사회정의론이 기반으로 삼고 있는 도덕 무관심적인 이성주의는 불교의 세계관이나 윤리관과는 대단히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생각을 더 진전시켜 보면 놀라운 관련성을 발견하게 된다. 개인과 공동체 내에서의 개인의 위치라는 관점에서 볼 때, 불교의 무아설은 ‘사회적 동력’ 즉 자아에 대한 확장된 해석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무아설을 상즉상입(相卽相入, mutual penetration)하는 연기적 관점에서 보자면 각각의 자아는 다른 모든 자아들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이것은 롤스와의 재
‘내 책을 쓰는 데 바탕이 된 많은 원전들이 아직 영어로 번역되지 못했다. 앞으로 언젠가 불교 사상의 주요 문헌을 번역한 선집이 독자들에게 제공되어, 여기에서 겨우 간단히 서술한 부분들이 입증될 수 있기를 바란다.’ -에드워드 콘즈.그의 말처럼 1951년 에드워드 콘즈가 저서 ‘Buddhism:Its Essence and Development’를 발표할 당시 많은 불교 경전들은 아직 영어로 번역조차되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어, 팔리어 혹은 산스크리트어 원전 대부분은 서구인들에게 불교에 관한 아무런 정보도 줄 수 없었다. 오늘
모태신앙이라는 말이 있다. 어머니의 태(胎)에 있을 때부터 가지게 된 신앙이란 뜻으로 자기 의지나 결정권과는 상관없이 태어나면서부터 부모(혹은 모친)에게서 전수받은 신앙을 가리키는 기독교적 용어다. 기독교인들은 이 말에서 신앙의 순수성을 드러내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강요와 억압, 주체성이 결여된 수동성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 선(禪)에서 보면 등에 커다란 널빤지를 짊어진 채 전체는 못보고 일부분만 보는 외골수를 일컫는 ‘담판한(擔板漢)’이기 십상이다.‘어리둥절 깨달음’에 등장하는 열아홉 살 소녀 선정은 ‘담판한’을 단호히
천진불어린이합창단연합회 제2대 회장에 울산 황룡사 주지 황산 스님이 취임했다.천진불어린이합창단연합회는 8월6일 부산 영도 무진선원에서 ‘천진불어린이합창단연합회 회장 이·취임식’을 봉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초대회장을 지낸 제주 보리왓 주지 성원 스님이 회장직을 이임한 데 이어 울산 황룡사 주지 황산 스님이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어린이 포교의 저변 확장을 발원했다. 방역 지침에 따라 진행된 이날 행사는 개회 및 삼귀의, 우리말 반야심경, 경과보고, 이임사, 회기전달, 취임사, 격려사, 공로패 수여 등으로 전개됐다.제2대 회장을 맡
“질풍노도의 어린아이가 오십이 넘은 지금도 매 순간순간 혼란스럽고 어디에 마음을 둘지 몰라 방황하다가도 다시 제자리를 찾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어쩌면 전생에서부터 인연이기에 앞서 스님의 공덕 때문이겠지요. 스님, 조금만 쉬시고 속히 다시 오십시오.”“스님의 천진스러운 동그란 눈동자에 맑은 미소가 그리운, 스님께서 계신 금산사가 오늘따라 무척 그리운 날입니다.”김제 금산사 홈페이지에 개설된 ‘월주 스님 추모게시판(www.geumsansa.org/54)’에 7월22일 원적에 든 태공당 월주 대종사를 그리워하는 사부대중의 글귀가 이어지고
“봉원사 사부대중 여러분과 함께 어른 스님 가시는 마지막 길에 정성을 다하고자 합니다.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해 평생 포교하시던 그 모습 잊지 않겠습니다. 무량수 무량광 정토에서 중생들을 잘 이끌어주시길 발원합니다.”태고종 제24대 총무원장 인공당 성욱 대종사 봉원사장 장의위원회(장의위원장 원허 스님)는 8월5일 태고종 총본산인 신촌 봉원사에서 ‘인공당 성욱 대종사 영결식’을 봉행했다. 뜨거운 폭염 아래 모인 사부대중들은 염불을 외며 한마음으로 인공 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대한불교총연합회 공동회장 이건호 법사의 사회로 진행
어린시절 어머니는 시간이 나실 때마다 양산 통도사 등 고즈넉한 사찰을 주로 다녀오시곤 했다. 친할머니는 가족들을 위해 항상 관세음보살님께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이셨다. 자연스레 부처님은 내게 수호자이자 어려운 일을 해결해주시고 도움을 주시는 분으로 각인됐다.중학교 2학년이던 어느날 어머니께서 양산 통도사에 다녀오셨다며 한 권의 책과 붓글씨로 된 서예 1점, 염주 등 몇 가지 불교 용품을 보여주셨다. 어머니는 밝은 표정으로 통도사 가는 길에 우연히 노보살 두 분을 만나 함께 극락암 경봉 스님을 친견했고, 스님께서 책과 직접 쓰신 서예
휴가철이다. 잠잠해지는가 싶던 역병이 다시 창궐하면서 여행은커녕 가족끼리 식사 한 끼조차 어렵게 됐다. 여기저기서 한숨이 터져나올만하다. 이왕지사 어디 가는 게 여의치 않다면 불서로 휴가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몇 뼘쯤은 넓힐 수 있는데다가 여행경비 절약은 덤으로 따라온다.법보신문은 불교출판문화협회 소속 출판사 대표들에게 휴가 때 읽으면 좋을 불서를 추천받았다. 9명의 대표들이 각각 2권씩 모두 18권을 추천해왔으며 중복되는 책은 없었다. 좋은 책 만들기를 일생의 업으로 알고 살아가는 장인들이 고르고 골라
참여불교는 서양의 침탈과 피식민 경험 그리고 전쟁·가난·불평등 등과 같은 현실 인식에 기반하고 있지만, 사회적 참여를 위한 불교적 관점의 이론적 틀을 제공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것은 참여불교인들의 나이브(naive)한 현실 인식이나 사회과학적 지식의 부족 때문은 아니다. 더 근본적으로 내면적 변화를 통해서 개인의 구원을 목표로 하는 종교로서 불교가 갖는 고유한 특성에 기인한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불교에만 해당하는 독특한 것은 아니다. 모든 종교는 개인의 구원과 사회 참여의 요구들을 조화시켜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이
현대불교사의 질곡을 함께 하며 조계종 17‧28대 총무원장을 역임하는 등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 태공당 월주 대종사가 사부대중의 울음을 뒤로한 채 짙푸른 모악산의 배웅을 받으며 환지본처(還至本處)했다.조계종 17‧28대 총무원장 태공당 월주 대종사 종단장 장의위원회(집행위원장 금곡 스님)는 7월26일 김제 금산사에서 ‘태공당 월주 대종사 영결식 및 다비식을 봉행했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에도 월주 대종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한 불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영결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