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평론 뇌허불교학술상 수상자로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이 선정됐다. 수상저서는 ‘초기불교사상’(2021, 팔리문헌연구소)이다.뇌허불교학술상은 광우 스님이 뇌허 김동화(1902~1980) 박사의 학덕을 기리고자 제정됐다. 1983년 제1회 수상자 김영태 박사를 시작으로 매년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 최고의 학자에게 시상해왔다. 그러나 광우 스님의 병환과 원적으로 그간 중단됐다가 최근 불교평론과 광우 스님이 주석했던 정각사(주지 정목스님)의 협의로 시상이 다시 시작됐고, 20년만에 마성 스님이 수상자로 선정됐다.불교평론은 “스리랑카
대승불교권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경전을 거론한다면 ‘금강경’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금강경’은 불립문자를 내세우는 선종에서도 소의경전으로 삼을 만큼 널리 신봉되어왔다. ‘금강경’의 핵심은 일체의 상(相)을 여읜 마음으로 머묾이 없는 보시를 행하라는 데 있다.이 경에서 가르치는 상은 세 가지의 뜻을 지니는데 하나는 형상의 뜻을 지닌 니미따(nimitta)의 상, 또 하나는 특성의 뜻을 지닌 락샤나(lakṣaṇa)의 상, 나머지 하나는 생각의 뜻을 지닌 산냐(saṁjñā) 상이다. 이 가운데 ‘금강경’에서 주로 강조하고 있는 상
중국 시안(西安)에서 황허(黃河)의 서북쪽 고비사막을 지나 험준한 톈산산맥(天山山脈) 줄기를 넘어 로마까지 이어지는 7000㎞ 길. 고대의 동서문명을 이은 실크로드의 관문은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의 동쪽 끝자락이 만나는 곳에 자리한 ‘오아시스 도시’ 둔황(敦煌)이다.거친 모래바람을 뚫어가며 힘겹게 걸음을 내딛다 닿은 오아시스. 생의 끝자락일 것만 같았던 그곳에서 마신 한 모금의 물이 타들어가는 목마름을 적신다. 비단과 도자기를 싣고 가던 대상(隊商),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난 모험가 모두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는 흙산 절벽에 구멍을
현미경이 생물학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듯 신경과학계에도 일대 전환을 이룬 발명품이 있는데 자기공명영상(MRI)장치이다. 자기공명영상 장치를 통해 알게 된 색다른 발견 하나가 신경가소성에 대한 인식이다. 런던의 택시 기사들은 공간감각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유달리 발달돼 있다. 좁고 복잡한 런던 시내를 달리다 보니 해당 부위가 특별히 발달된 것인데, 이것은 학습에 따라 인간의 뇌 구조가 바뀌며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신경가소성 이론에 따라 특별하게 주목받는 분야가 있다. 명상이다. 과거에는 뇌가 학습에 따라 바뀐다는
‘12·12 쿠데타·6·29 선언’의 주역이자 ‘보통사람’을 내건 첫 직선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이하 노태우)이 10월2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유족 측은 이날 “아버지께서 평소에 남기신 말씀”이라며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 내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저의 과오들’에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강제진압이 함축됐음은 알겠다. 그러나 직접 용서를 구할 기회가 생전에 충분했음에도 이
사람에 대해 ‘부정적(否定的)’이라는 말은 일상에서 안 좋은 의미로 쓰인다. 세상일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살지 않으면서 일이 안 되는 쪽으로만 생각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것은 ‘비판적’이라는 말과 다르다. 어떤 사안을 비판적으로 본다는 것은 그것의 옳고 그름을 따져본다는 뜻에 가깝다. 요즘같이 만사를 긍정적으로만 보다가는 바보 되기 쉬운 세상에서 더욱 필요한 태도일지도 모른다.‘부정(negation)’ 또는 ‘부정적(negative)’이라는 말은 자비심이 깃든 언어를 써야 할 불자가 사람에 대해 적용하기를 원치 않을 표현이다. 그
“부처님께서는 ‘나’와 ‘남’이 하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이므로 보시는 불자로서 당연히 실천해야 할 일입니다. 법보신문의 법보시캠페인을 통해 모든 중생이 불법과 인연 맺어 서방정토에 극락왕생하길 염원합니다.”권기일 반야호흡오음염불회장이 법보신문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했다. 권 회장은 “병원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병마와 힘든 싸움 중인 환자들, 악업 짓고 매일 참회하는 재소자들 등 모든 중생이 법보시 캠페인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접하길 기원한다”며 “그 인연의 씨앗이 꽃으로 활짝 피어 모든 고통과 번뇌에서 벗어나고 업도 소멸되
一光東照八千土 (일광동조팔천토) 大地山河如杲日 (대지산하여고일) 即是如來微妙法 (즉시여래미묘법) 不須向外謾尋覓 (불수향외만심멱)한 줄기 빛으로 팔천토 비추니 대지산하가 해처럼 밝아지네. 이것이 여래의 미묘한 법이니 모름지기 밖에서 찾지 말라.하동 쌍계사 화엄전에 걸린 주련이다. 직역은 쉬우나 뜻을 새기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앞의 두 구와 뒤의 두 구가 문맥상 맞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광(一光)·미묘법(微妙法)을 간파하지 않고는 100년을 들여다보아도 그 깊은 뜻 꿰뚫지 못할 것이다. 법보신문에 연재 중인 ‘법상 스님의
불법승 삼보에 대한 신실한 예경과 불교중흥의 발원으로 행선에 나선 삼보사찰 천리순례단이 승보종찰 송광사와 법보종찰 해인사를 참배한 후 마지막 순례지인 불보종찰 통도사 문턱에 다가섰다.상월선원 만행결사는 10월17일 밀양 표충사를 출발해 울산 캠핑월드까지 25km를 행선했다. 순례 17일차를 맞은 삼보사찰 천리순례단은 시월 한파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새벽 표충사에서 예불을 모신 후 불보종찰 통도사로 향하는 마지막 고개인 해발 800m의 사자평으로 향했다. 정상까지 이어진 7km의 순례길은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됐고, 지난 16일간 평
천년고찰 양주 청련사에서 음력 9월9일 중양절을 맞아 과거의 악업을 소멸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법석을 마련했다.양주 청련사(주지 상진 스님)는 10월14일 경내에서 생전예수시왕생칠일재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사부대중 2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된 법회는 자신도 모르는 업을 지었을 사바세계 중생들을 일깨우고 세상을 떠난 영가들을 위로했다.법회는 청련사 심향합창단의 음성공양으로 시작됐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연꽃 피어오르리’ 등 불자로서 부처님을 따르겠다는 다짐이 담긴 곡들은 합창단의 음성을 타고 경내에 울려퍼졌다. 이어진 순
서울 불광사·불광법회(주지 진효 스님)가 10월9일 보광당에서 불광 창립 47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했다.법회는 ‘보현행자 바라밀 천일기도’ 및 ‘불광정기 법회’ 등 지난 1년간 활동 영상 상영, 떡케이크 절단, 봉행사, 축사, 기념법문, 창립발원문 낭독, 축하공연, 보현행원,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회주 지정 스님은 봉행사에서 “세월은 유유히 흐르고 있으나 여전히 광덕 큰스님의 덕화로 우리 모두 이 자리에 모여 불광 창립 47주년을 기념하고 있다”며 “불광의 역사에 크고 작은 고난이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아픈상처가 있어 치유해야
코로나19로 대면법회가 어려워져 많은 수행단체가 온라인 위주로 소통하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다. 많은 불자들이 온라인으로나마 수행하며 정진의 끈을 놓지 않고 있으나 혼자 수행하는 것과 단체수행은 다른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네이버 밴드에 개설된 반야호흡오음염불회(般若呼吸五音念佛會)가 첫 대면수행법회를 열고 오프라인 수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반야호흡오음염불회(회장 각의 권기일)는 10월9일 오후 2시 서울 법련사(주지 진경 스님) 대웅보전에서 회원들에게 호흡오음염불의 유래 및 특징을 비롯한 염불법, 계수공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많은 이들은 매일 경전을 읽고 쓰고 논의하며 참선 수행에 정진한다. 이들이 이토록 애쓰는 이유는 이번 삶이 다하기 전에 깨달음을 얻어 해탈과 열반에 이르고자하기 때문일 것이다. 해탈이란 나고 죽는 윤회의 굴레로부터 벗어남이고, 열반은 번뇌의 불길이 꺼져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를 의미하니까, 불자들이 지향하는 해탈과 열반은 모두 자유와 관련되어 있다.이와 같이 수행의 목적이 자유인 불자의 인생관은 환희가 충만한 상태로서의 행복을 추구하는 서구인과는 많이 다르다. 서구인에게는 영혼이 있어야 하고, 그 영혼이
불교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수행방법과 나라의 전통에 따라 다양한 불교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라와 전통을 초월해 공통된 것은 바로 삼보(三寶)에 대한 예경입니다. 삼보는 ‘무상정등각’의 깨달음을 이룬 석가모니 부처님과 부처님께서 제자들과 미래의 제자들을 위해 남기신 가르침, 그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는 승단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런 청정한 불법승 삼보가 있었기에 불교가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승을 스님들로만 보는 경향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승은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가 모두
‘오징어게임’ 시즌1을 다 보고 나서 한 동안 게임장 안에 갇혀 있는 느낌을 받았다. 구성이 과격하기도 했지만, 그 프레임이 곧 현실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자식을 보러 가는 발길을 다시 게임장으로 돌리는 모습에서 이 게임은 어쩌면 인류가 존속하는 한 종결되지 않을 것 같은 절망을 느꼈다.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돈이 수족인 자본주의 체제에 자신들이 종속되어 있다는 공감대가 가장 클 것이다.나는 게임 중에 허공에 매달린 돈바구니에 게임 참가자 1인당 1억씩의 돈이 그 죽음만큼 쌓여간다는 것에 아
번뇌의 뿌리를 잘라내는 지혜의 칼 ‘금강경’은 가장 폭넓게 읽히는 대중적인 경전이기도 하지만 해설서가 유독 많다. 매년 출간되는 ‘금강경’ 해설서는 10여종, 여기에 개정판과 전자책까지 포함하면 20여종에 이르며, 서점에 유통되는 ‘금강경’ 관련 서적도 200종이 넘는다. 대부분 스님이나 불교연구자가 쓰는 여느 경전들과 달리 ‘금강경’은 소설가, 시인, 법조인, 명상가, 과학자, 경제인, 사회활동가 심지어 목사가 쓴 해설서까지 있다. ‘금강경’이 지니는 파격성과 열린 해석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만 동시에 ‘금강경’에 대한
법보신문에 특별한 독자가 탄생했다. ‘천방지축 문수’와 ‘다정다감 보리’다.자신을 문수·보리 대리인 정도로 불러달라는 이병수 경성대 수학과 명예교수(71·본각)는 “함께 살고 있는 보리와 문수가 월급 일부를 법보시하고 싶다고 해 이렇게 연락했다”고 전했다. 보리와 문수가 받는 월급이 있냐고 묻자 “매일 집을 지켜주는데 당연히 있죠”하며 웃어보였다.이 교수는 2006년부터 법보신문을 구독하고, 오랫동안 교도소 법보시를 실천해온 애독자다. 10년간 540배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온 ‘수행 고수’이자, 퍼지 수학과 간화선의 관계성을
‘믿음’이라는 말이나 행위는 종교 또는 종교적 내용을 담고 있는 책 속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믿음’의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크게 두 ‘겹[층위層位]’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는 경전들 속에 등장하는 소위 ‘믿음’과 관련된 상황이나 ‘믿음’을 표현하는 문장들로 이루어진 옛사람들이 만든 과거의 ‘층[겹]’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런 경전에 믿음을 내는 나 자신이 당면한 지금의 ‘겹[층위]’이다.전자는 역사 속에서 만들어져 지금까지 작동하는 해당 종교 자체의 몫이고, 후자는 그런 종교에 어떤 입장을
신라는 26대 진평왕(579∼632)과 27대 선덕여왕(632∼647) 때에 국왕의 권위 강화에 기여하는 왕실불교가 완성되어 가는 한편 그러한 불교에 대한 비판적인 성격의 대중화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왕실불교‧대찰불교의 한계와 모순에 대한 비판과 대안으로 대중불교‧가항(街巷)불교가 새로 대두된 것이었다. 불교대중화의 선구자로서 혜숙은 시골의 농촌에서, 혜공은 골목 거리에서, 그리고 대안은 시장 장터를 무대로 하여 각각 일반 서민들을 대상으로 불교를 포교하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들은 단순한 불교의 포교사‧전도사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과 교도소 재소자들에게는 때때로 부처님 법이 밥보다 더 귀한 양식이 될 수 있겠지요.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법당을 찾는 불자들, 성찰과 참회의 날들을 보내는 재소자들에게 제 작은 정성으로 부처님 법과 그 법을 따르는 분들의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법보신문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한 박금강성(86) 불자는 평생 부처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살아왔다. 특히 얼마 전 입적한 월주 스님과 인연이 깊었던 금강성 불자는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밥을 주고 아픈 사람에게는 약을 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