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틱낫한 존자님. 한국의 제자 지현은 향 사르고 구 배 드리며 전별하는 예를 표합니다.저희의 삶과 수행의 길에 이해와 사랑 그리고 평화와 행복의 씨앗을 심어주신 스승님의 열반 소식은 밝은 한낮에 갑자기 태양이 사라진 듯한 아득함입니다. 저희는 스승님의 열반을 애도하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 채 망연자실하고만 있었습니다. 그때, 큰스님의 자비로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지금 스무리띠(smṛti) 사마타(samatha) 프라즈나(prajna)의 수행으로 사랑과 연민을 기르고 기쁨과 평정된 마음으로 고통받는 중생들을 깊이 이해하고
현재의 한국불교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승단의 이미지 실추, 출가자 감소, 신도 수 급감 등 갖가지 요소들이 불교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 게다가 내부적으로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것은 한국불교의 사상적 기반인 대승불교의 가르침이 불교 내부로부터 공격을 받아 서서히 와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교가 한국에 유입된 이래 불교 밖의 종교나 사상에 의해 교리를 공격당한 적은 별로 없다. 조선조의 정치가나 유학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불교를 무지막지하게 탄압했지만 교리를 비난한 예는 흔치 않다. 기껏해야 정도전이 쓴 ‘불
50여년 간 ‘우리도 부처님 같이’라는 기치 아래 청소년·청년·대학생 중심의 ‘청보리운동’을 이끌어 온 김재영 법사의 ‘붓다스터디 제4부’다. ‘붓다스터디’는 세수 85세인 저자가 불교인생 50년을 돌아보며 ‘세상에 꼭 남기고 가겠다’던 스스로와의 약속이다. 2017년 붓다스터디 1부 ‘화엄코리아’를 펴낸 이후 ‘붓다의 일생 우리들의 일생(2018)’ ‘새롭게 열린다, 붓다의 시대(2019)’를 거쳐 5년간 이어온 대장정이 맺은 또 하나의 결실이다.4권의 붓다스터디 시리즈는 2014년 설립한 붓다 빠리사 학교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지난해 공립합창단의 종교편향에 대한 불교계의 항의와 여론이 거세었다. 그리하여 총무원 사회부에서 불교음악원으로 국·시립 합창단의 연주현황을 조사·분석해 달라는 의뢰가 있었다. 처음에 몇몇 프로그램들을 보니 그간 익히 알아왔던 베토벤, 모차르트, 헨델의 미사곡이나 레퀴엠들이 보였다. “이런 것은 예술곡인데 너무 과민한 것 아닌가?” 그러나 전국의 연중 프로그램을 조사하면서 “이건 아니다”는 분개감을 억누를 수 없었다. 무엇이든지 정도와 균형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단체가 이럴 수가….필자는 청소년기부터 성
“불이와 화쟁 정신으로 희망을 만들어가야”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귀하디귀한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이하여 국민과 불자여러분 모두에게 평화와 행복이 함께하길 기원드립니다.코로나19와 이후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인해 일상으로의 회복은 더디기만 합니다. 마부위침(磨斧爲針)이라 하였습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 듯이 아무리 이루기 힘든 일일지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끈기 있는 인내로 반드시 이루고야 만다는 뜻입니다.지혜로운 우리 국민들께서는 품고 있는 호랑이와도 같은 강직함과 인내심으로 지금의 위기를
“설봉선사는 현사사비를 일컬어 재래인(再來人)이라고 했다. 불보살이 중생제도를 위해 다시 온 사람이라는 의미다. 윤창화 대표가 꼭 그렇다. 그는 자신의 서원과 불보살님의 가피로 일생을 불교출판을 위해 산 재래인이다.”(시인·선어록 번역가 석지현 스님)“나의 외우(畏友)인 그는 출판인으로서 불자로서 인간으로서 참으로 성실하고 진지하고 선한 사람이다.”(홍사성 ‘불교평론’ 주간)“단순히 책을 펴내는 수준을 넘어 뛰어난 안목으로 필자들 저술 작업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근대 불교출판인의 모범이 안진호 스님이라면 이후 현대 불교출판인의 넘버
지난 두 해 동안 격주로 연재해 온 ‘철학하는 삶’의 마지막 글을 올린다. 내가 24년째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서는 조교수나 부교수는 물론 정교수도 자신의 강의 및 연구 실적 등을 2년마다 약식 보고서로 그리고 4년마다는 A4 용지로 수백 내지 수천 쪽에 달하는 정식 보고서로 제출한다. 제출된 보고서는 학과의 모든 교수가 읽고 함께 토론하고 심사하며, 학장과의 면담과 심사가 뒤따른다. 이렇게 24년을 지내다보니 습관이 들어 이번 법보신문 연재도 뒤돌아보며 보고서를 작성해 보게 되었다.이 연재는 불교계에 서양철학의 통찰과 방법론을 소개
‘좌(坐)는 몸도 마음도 그 자리에 앉는 것, 선(禪)은 마음을 조절해서 잘 쓸 수 있는 작용!’한 문장에 한 호흡 가다듬을 때가 있다. 좀 더 깊은 사유 속으로 초대하기 때문이다. 무각(無覺) 스님의 저서 ‘선은 이론이 아니라 체험이다’에서 본 저 한 문장을 마주했을 때 그러했다. ‘좌(坐)는 일상생활에서 밀물과 썰물처럼 밀려오는 수많은 경계를 보면서, 그 많은 현상이 다 공한 것이고 연기에 의해서 인연하여 잠시 일어나는 것임을 바로 보는 것입니다. 몸도 마음도 그 자리에 앉을 수 있어야 제대로 앉는 것입니다.’무작정 앉는 게 아
생사의 문제에서 삼법인의 의미는 실로 깊다. 불교의 존재론인 삼법인은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의 진리의 도장[法印]이 찍힌 대로 존재함을 뜻한다. 제행무상과 제법무아의 법인은 물론이거니와, 열반적정을 지향하여야 한다는 법인은 의미하는 바 크다. 그렇기에 교학이 진전되면서 일체개고 대신에 열반적정이 삼법인의 하나로 재정립되었다.우리는 누구나 제행무상과 제법무아의 법인과 같이 필시 죽는 존재이다. 이 어김없는 사실을 눈앞에 두고 살면서도 죽음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허둥대며 살다가 죽음을 맞는 것만큼 어리석은
5월의 햇살이 유난히 따가웠던 날, 청주 혜은사 관세음보살 입상 점안식이 봉행됐다.(1992) 증명법사는 당대 선지식 청화(1924∼2003) 스님. 사자좌에 올라 법문 내리려는 순간 관세음보살상의 머리 위로 무지개처럼 영롱한 반원형의 띠가 나타났다. 야단법석에 운집한 300여명의 사부대중이 합장한 채 술렁였다. ‘저 반원형의 빛 또한 허상’임을 직시하고 있던 덕산(德山) 스님이었지만 차오르는 환희를 억누를 길은 없었다.군 제대 직후 시골에서 농사일을 돕고 있을 때 극심한 오한을 동반한 부종이 생겨 진료를 받았다. 신증후군(Neph
“근본경전을 통해 전승되는 붓다의 모든 가르침을 모든 불교의 근본이라는 의미에서 ‘근본불교’라고 불러야 한다.”‘근본불교-붓다의 원음’의 저자 이중표 전남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근본불교와 대승불교의 연결고리를 연구해 온 한국불교학계의 석학이다. 특히 원시불교, 초기불교, 부파불교, 남방불교 등 시대와 공간에 따른 분류 용어에 대응해 ‘근본불교’라는 표현을 제시했다. ‘아함경’과 ‘니까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해온 이 교수는 이들 경전이 모든 불교의 뿌리이자 근본 토대가 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특히 대승불교가 붓다의 사상을 잘
수행을 통해 불성을 깨쳐 성불한다. 불성은 모든 유정물이, 또 나아가 모든 무정물이 가지고 있다는 신비한 속성이다. 불성은 연기(緣起)하여 무상한 삼라만상 가운데서 변치 않고 모든 사물에 두루 존재한다. 대승 일부에서 사물의 존재양상인 공(空)함을 실체화하는 오류를 통해 불변인 진공(眞空)의 묘유(妙有)를 주장했듯이, 불성 또한 불변하는 실재(實在)로 여겨졌다.빛으로 충만하고 무한한 지혜의 근원이면서 깨달음을 성취시킨다는 불변불멸의 불성이 힌두교와 그 전신인 바라문교의 아뜨만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불성과
어떤 보살님이 두 아들이 자꾸 이직을 하고 싶어 한다며 자식을 위해 어떤 기도를 하는 게 좋은지 물어보셨다. 어머니로서 걱정이 되겠지만 이런 때 어머니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 어머니는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 어머니가 행복하고 지혜로워야 자식들도 그렇게 된다. 그래서 행복하고 지혜롭기 위해 건강한 자존감을 가져야 하며, 그것은 공부와 수행, 봉사를 통해 이뤄진다. 지식과 교양, 자비심이 넘쳐야 자존감이 건강해진다.직장에 다니면서 일이 잘 되면 자존감은 좋지만 쉽지 않고 험한 길이다. 직장에 다니든 안 다니든 기도와 공부, 봉사를 하는
“쉽고 재미있는 불교는 아닙니다. 사실 어렵다고들 합니다. 분명한 것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니까야 경전을 근간으로 확실하게 배워서 알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감히 이 책이 ‘불교의 교과서’라고 자부합니다.”지난 10년 6개월 동안 해피 설법회를 이어 온 해피법당 지도법사 해피 스님이 ‘불·법·승’ 삼보(三寶)의 개념을 니까야 에 근간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두 번째 신간을 발행했다. ‘나는 불교를 믿는다’ 라는 제목의 이 책에는 ‘불·법·승 바로 알기’라는 부제가 달렸다. 근본경전연구회가 출판한 두 번째 ‘되돌림 불서’에
태고총림 선암사(주지 시각스님)는 신축년 동안거 해제 법회를 11월 19일 오전 10시 선암사 대웅전에서 개최했다.이날 해제법회는 총무국장 선암사 총무국장 원일 스님의 사회와 혜승 스님의 집전으로 방장 지암, 선원장 상명, 주지 시각, 입승 원우 스님을 비롯해 임각, 보안 스님 등 입방스님들과 대중스님, 전통강원 학인, 그리고 불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방장 지암 스님은 법어를 통해 "참선에서는 번뇌망상, 시비분별을 내려놓고 오로지 지극한 마음으로 화두를 대해야 한다. 지극한 마음이란 지성심(至誠心)이요, 진실심(眞實心)이다
천년고목에 단풍이 들고 낙엽은 뿌리로 돌아갑니다. 만상이 휴식하는 겨울철 납자는 결제할 선방에 김장울력하고 안거에 들어갑니다. 아, 무슨 복력으로 이 결제의 주인공이 되었을까?‘좌선에 달리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망상이 고요하니 좌(座)요, 화두가 성성하니 선(禪)이다. 성성과 적적이 하나가 되면 하루가 가기 전에 이 일을 성취한다. 성성과 적적은 차치하고 어떠한가? 보궁에 무단히 살면서 하는 일이 없으니 사해와 건곤이 법왕의 품속이로다.’(만공 스님 법문)천안대비로도 엿볼 수 없는 이 물건! 이~뭘까? 일체가 부처님입니다. 백
한국불교음악학회(회장 한명회)가 최근 ‘불교음악문화’ 제2호를 펴냈다.특집논문으로는 △통영 안정사의 기록과 역사(이종수/ 순천대 사학과 교수)△통영 안정사의 의례전통과 율조에 관한 연구(윤소희/ 한국불교음악학회 학술위원장) △안정사 작법무에 대한 연구(이애현/ 한국춤협회 부이사장) △안정사 불교의례의 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와 발전 방안 모색(홍태한/ 전북대 무형유산정보연구소) △통영 안정사의 문화적 자산 활용방안(이재수/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이 담겼다.투고논문으로는 △영산재 엄정팔방편의 의미와 구조-‘범음산보집’의 영산작법절차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전자를 비관주의라고 하고, 후자를 낙관주의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두 가지 시각 모두 올바른 것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왜냐하면 불교는 비관주의도 아니고, 낙관주의도 아니며, 현실주의이기 때문이다. 붓다는 철저하게 현실에 바탕을 둔 인생관과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 붓다는 제자들에게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똑바로 직시하라고 가르쳤다.초기불교에서는 ‘모든 형성된 것들은 덧없다[諸行無常]’, ‘
숨 쉬는 모든 순간을 깨달음과 열반을 향해 나아가는 데서 그 존재이유를 찾는 이가 불자다. 스스로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이의 깨달음을 위해 매순간 혼신의 힘을 불태우는 삶이 그가 정진하는 삶이다. 불자라면 불도의 완성을 서원하지 않는 삶에 의미를 두기 어렵다. 그리고 그 서원은 근본적으로 모든 이의 성도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존재세계 전체가 불자의 깨달음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정토(淨土) 세계다. 그곳에는 사방을 둘러보고 위아래를 살펴보아도 모든 사물이 열반을 성취하는 데 쉽게 쓰이도록 이루어져 있다. 정진하는 불자에게 좋은
정토심 최희정 불자가 법보신문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했다. 최 불자는 “수행현장과 스님의 법문을 비롯한 각종 불교계 소식이 가득한 법보신문은 알리미 같은 신문”이라며 “알찬 소식이 가득한 법보신문을 읽고 많은 사람이 부처님의 가피를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희정 불자는 아미타불 염불을 수행하는 정토행자다. 20세에 불심 깊으셨던 어머니를 따라 불법에 귀의했다. 처음부터 정토행자였던 것은 아니었다. 믿음은 있었지만 절실하게 수행한 적은 없었다. 그런 그가 나무아미타불 염불수행을 정진하는 정토행자의 삶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다. 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