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제35대 총무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최근 특정 스님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에서 보이듯 조계종은 이미 뜨거운 선거 국면으로 접어든 상태라고 하겠다. 조계종이 차지하고 있는 한국불교와 한국사회에서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과거 선거와는 분명 달라진 수준의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선거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제도다. 지구상 곳곳에는 아직도 온전한 의미의 선거제도를 확보하고 있지 못한 국가가 많다. 설령 민주주의에 기반한 선거제도를 확보하였다 하더라
“이름에 무엇이 들었는가? 장미는 다른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똑같이 향기롭지 않은가.” 셰익스피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명대사다. 그렇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를 어떻게 부르든 죽고 못 사는 연인이라는 점에 차이가 날 리가 없다. 그런데 그런 논리가 동남아에 있는 ‘월남’ 혹은 ‘베트남’이라는 나라에는 잘 적용이 되지 않는다. 월남과 베트남은 같은가, 다른가?중국 최초의 통일제국 진나라가 멸망한 직후 100여년간 현재의 중국 남부 일대와 베트남 북부에 걸치는 영역을 지배한 왕국이 있었는데, 그 국호는 한자어로 남월(南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길에 이루어진 장진호 전투 추모연설을 보게 되었다.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감동을 준 연설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듯하다. 이 연설이 외국을 방문했던 다른 대통령의 연설과는 배경 등에서 많이 다르겠지만, 우리말로 당당하게 연설하는 장면을 보면서 몇 가지 지난 일들이 생각나고, 또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하여 꼭 짚고 넘어갈 일이 있다. 국가 원수로서 외국을 방문한 경우, 제발 그 나라 말로 연설한다고 필요 없는 애를 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미국 또는
우리나라가 “다종교사회이면서 평화가 유지되는 세계적인 모범 사례”라며 안심하는 이들이 많다. 과연 그럴까. 설사 현재의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할지라도 앞으로 계속 이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고 낙관할 수 있을까? 미국 테니시 주에 있는 하트송 침례교회(Heart-song Baptist Church) 교인들은 교회 옆에 이슬람 센터가 새로 들어선다는 소식을 듣고 “이슬람 센터의 입주를 환영합니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공사가 지연되어 라마단 기간에 맞춰 센터가 문을 열기 어려울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이 교회 스티브 스톤 목사는 교회에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말라 갈라진 논에서는 모들이 타들어가고 있다. 예사롭지 않은 가뭄에 농부가 아니어도 쨍쨍한 하늘이 원망스러운 이 때, 한줄기 단비 같은 청량한 게송이 울려 퍼졌다.“아, 거룩하여라, 해탈복이여[善哉解脫服]/ 가장 수승한 복전의 옷이로다[無上福田衣]/ 내가 지금 이 가사를 받들어 수하노니[我今頂戴受]/ 널리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지이다[廣度諸群迷]”지난 6월12일, 반야사 원욱 스님과 신도가 200명에 가까운 스님들에게 가사와 장삼을 공양하는 공승재 법회를 거행한 것이다. 공승재라 하면 대개의 불자들은 대만의
지난 2014년 8월27일, 조계사 대웅전에서는 매우 뜻깊은 행사가 개최되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호국의승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한 추진위원회 발족식’ 행사였다. 이날 행사장에 모인 사부대중은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호국의승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는 그날까지 다함께 정진해 나가자는 결의를 다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일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47개의 국가기념일을 공식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가기념일은 ‘역사적 의의 및 국가 정
얼마 전 암벽등반 선수 김자인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23층을 맨손으로 올랐다. 조그마한 체구로 초고층 건물을 거미처럼 오르는 강인한 모습, 그것을 지켜보며 응원하고 환호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생중계됐다. 이로써 김 선수는 전 세계 여성 가운데 가장 높은 건물(555m)을 맨손으로 등반한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완등에 성공한 뒤 김 선수가 한 인터뷰 동영상은 SNS에 널리 공유되며 많은 이들에게서 ‘좋아요’를 받았다.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국민들께, 도전하고 또 성공하는 제 모습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
명진 스님 일에 타종교인까지조계종 반역사적 집단으로 매도유신잔당 취급은 선을 넘은 것종교내부 일 간섭한 적 있었나조계종 그렇게 가벼이 여기면서 명진 스님 왜 복적 시키려 하나각계 원로들이 조계종에 명진 스님 승적박탈 철회를 요구하였다. 그 원로라는 분들은 대부분 필자가 평소에 존경하여 마지않는 분들이다. 그러한 분들이 대한불교조계종을 완전히 폭파시키고, 새로운 종단을 출범시키려 나선 것인지? 개인적으로는 그것도 그리 나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의 문제는 그게 아니다. 종단의 핵심세력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과 우리는 긴 역사에 걸쳐 ‘갈등과 원한’ 관계를 이어왔다. 멀리 임진왜란까지 들 것도 없이, 지난 세기 초반 35년 동안 저들에 강점당해 모든 것을 수탈당하였고 심지어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고유한 말과 글 그리고 성씨(姓氏)까지 그들의 것을 강제로 사용하는 설움을 겪었다.저들의 잔학한 행위에는 종교도 빠지지 않았다. 총칼에 앞서, 또는 총칼과 함께 선교사를 보내어 정신적 식민지로 삼는 서구 제국주의의 수법과 똑같이 일본의 종교, 특히 불교 각 종파는 경쟁적으로 한국을 포교 시장으로 삼고 침략의 첨병으로 앞장섰다.천만다행으로 일제
가정의 달 5월에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현안인 노인문제를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7%를 넘어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통계청 자료(2016년)의 예측보다 1년 빠른 올해 말에는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2026년에는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평균수명 100세 시대’, 돈 없이 늙고 병들어가는 노인들에게는 축복이 아닌 재앙이다. 노인과 관련해서 제기되는 문제를 보면 ‘노인빈곤, 노후파산, 독거노인, 노인학대,
지난 겨울동안 우리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라는 구호를 자주 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격(國格)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기도 하였다. 계량화하여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국격은 나라가 지녀야할 상식적인 수준의 품격을 이르는 말이다. 오랜 혼란기를 거쳐 우리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새롭게 선출하였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빠른 시일 안에 나라다운 대한민국의 모습, 추락한 대한민국의 국격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최
국제정치는 강대국들이 두는 장기요, 약소국은 장기판의 말이라는 얘기가 있다.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 정도의 차는 있겠지만, 국제정치사에서 힘의 논리가 적나라하게 실현된 예가 의외로 많다. 그리고 요즘에는 그 얘기가 정말 남 얘기로 들리지 않는다.미국은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인 4월25일이나 그 인접한 어느 시점에 여섯 번째 핵 실험이나 탄도탄 시험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떠다니는 군사기지’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로 전진 배치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탄과 핵 기술이 미국 본토를 현실적으로 위협할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북한의 문
최고 지도자가 어떠하냐에 따라 나라 운명이 좌우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몇 차례에 걸쳐 뼈저리게 느꼈다. 사람에 따라 선택은 다를 수밖에 없고, 또 후회도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올바른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탄핵이라는 역사상 처음 있는 사태를 겪은 지금에야말로 올바른 지도자 선출의 중요성이 더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그런데 요즈음 대선 주자들의 토론을 언론매체를 통해 접하면서 우리가 또 다시 신중한 선택을 하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최고 지도자로 나선다는 사람들이 표를 의식해
영국 출신의 두 자매인 엘리자베스 키스와 엘스펫 K. 로버트슨 스콧이 1920~1940년대에 한국 곳곳을 여행하면서, 화가인 언니는 그림을 그리고 동생은 글을 써서 1946년 ‘Old Korea(올드 코리아)’를 출간했다(국내에서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로 번역·출간). 이 책에는 당시 우리나라 상황을 돌아볼 수 있는 귀한 그림 자료와 설명이 담겨 있다.자매는 당시 한국의 사정을 매우 정확히 알고 있었고, ‘3·1운동’에 대해서도 “놀라운 발상이었고 영웅적인 거사였다. 빈손으로 독립을 촉구한 사람들은 그들에게 돌아올 보
불교계 여성단체를 주축으로 성평등불교연대(약칭 성불연대)가 출범하였다. 성평등문화 구현을 통한 불국토 건설을 기치로 내걸었다. 출범의 계기는, 청정계율수호로 ‘제2의 정화’를 주장하던 선학원 이사장의 ‘여직원 성추행 피소사건’이었다. 뜻을 같이하는 교계 단체들이 동참하면서 드디어 지난 3월16일 연대가 결성된 것이다. 교계 밖에선 탄핵 이후 앞당겨진 대선으로 시끌시끌하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번갈아 내놓은 공약 중에 ‘차별금지법’도 보인다. 이 법안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권고로 2003년부터 논의를 시작하여 2007년 법무부가 입법예고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은 2017년 현재 총 8개의 총림이 있다. 한동안 5대 총림 체제가 유지되어오다가 최근 그 범위가 확대된 것인데, 일부에서는 향후 조계종 총림이 14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이러한 최근의 추세를 감안한다면, 조계종은 바야흐로 ‘총림시대’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총림의 확대 현상과 함께 조계종은 총림의 방장을 추대하는 문제로 적지 않은 내홍을 겪고 있다. 현대 총림을 대표하는 해인사 가야총림은 구성원들의 선거에 의해 방장을 선출하였으며, 통도사 영축총림은 후임 방장 추
탄핵 정국 훨씬 이전부터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간결한 구절은 구호 겸 노랫말로 만들어져 시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헌법수호 의지가 없는’ 통치 권력에 대한 파면이 결정되자 과거 어느 때보다 헌법적 기본질서와 가치에 대한 자긍심이 고조되고 있다.‘1987년 체제’는 부인할 수 없는 몇몇 결함을 갖고 있다. 권위주의를 청산하고자 하는 국민적 열기를 등에 업은 여야 정치 지도자 몇몇이 충분한 공론 수렴 없이 졸속으로 합의했다는 발생사적 결함도 있고, 최고 권력 유고시 승계 공백 문제라는
누구도 승자는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이루어진 마당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마음에 새겨야 할 말이다. 누가 뽑은 대통령인가?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다. 우리가 뽑아놓고 끌어내리곤 승자라고 자랑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내가 뽑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자. 내가 하지 않았다고, 저쪽 편이 한 것이라고 선을 긋는 순간, 우리는 우리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며, 또한 우리 국가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뽑은 것이다. 중간에 어떤 과정을 거쳤든 합의된 결과에 승복하는 것,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정되었으면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야말
지난 2월 중순 열흘 일정으로 이란(Iran) 문화 탐방을 다녀왔다. ‘8년에 걸친 이라크와의 전쟁’ ‘40년 가깝게 이어져온 미국과 서방 세계의 경제 봉쇄’를 견디고 살아남아 지역 강자의 지위를 지키고 있는 저력의 바탕에 수천년 전부터 이어온 이란(페르시아) 민족의 자부심이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여러 도시와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처음에는 사우디 등 순니파 이슬람권 국가와는 달리 화려한 장식으로 눈길을 끄는 쉬아파 사원에 놀라고, 상식으로 알고 있던 바와 다른 젊은 남녀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에 놀랐을 뿐 아니라 페르세폴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이어준다는 ‘Online to Offline(O2O)’의 축약어는 미국 IT 분야 온라인 매체 ‘Tech Crunch’가 소셜 커머스의 성장세를 주목해 2010년 처음으로 언급한 개념이다.O2O는 온라인의 장점인 편리함과 경제성에다 오프라인의 즉시성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다. 애초엔 주로 유통업계의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Online to Offline’에서 ‘Offline to Online’로 쌍방소통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