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발표된 종교별 신도수 통계 결과를 놓고 승, 재가 모두에서 무척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부처님 가르침은 항상 ‘지금’과 ‘현재’를 중시한다. 일부의 표현처럼 한국불교의 미래는 암담한 모습으로 그려질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 땅의 불자라면 우리는 바로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놓고 보다 더 진지한 대화와 토론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승가교육 현실, 이것은 한국불교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대표적 요소
경제 컨설턴트 해리 덴트의 ‘인구절벽’이라는 저서가 소개되면서 요즘 ‘인구절벽’이라는 용어가 드물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 출간 전 미국 행정부에서 사용하던 ‘재정절벽(fiscal cliff)’을 본뜬 조어(造語)라고 하는데, 인구 변동은 장기간에 걸쳐 추세적으로 증감하며 또 여러 지표들을 통해 충분히 예견되는 것이므로 ‘인구’에 불측의 급전직하를 비유하는 ‘절벽’을 붙인 것은 그다지 적당한 조어법이 아닌 듯하다. 그렇지만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라는 용어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 용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알 수 있
또 하나의 성숙하지 않는 논쟁이 성숙하지 않은 한 단락을 맺었다. ‘제국의 위안부’라는 표현 등으로 형사 재판에 올랐던 박유하 교수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법원의 판결 자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매우 적당치 않은 일이다. 중요한 것은 법의 판결이란 최소한의 마지막 선에 대한 것을 판단할 뿐이란 점이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계속 논쟁이 이어지겠지만, 쌍방이 근본적으로 태도를 바꾸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계속 미성숙한 소모적 논쟁이 이어지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될 요소가 이 사건에는 충분하고도 넘치게 있다. 우선 이 사건의
승가와 재가를 가릴 것 없이 불교인들 중에는 가톨릭을 ‘완벽한 집단’처럼 여기거나 지나칠 정도로 높이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그 이유는 과거 역사에서 어떤 식으로 했든 가톨릭이 불교와 다른 이웃종교에 피해를 주거나 불쾌감을 느낄 정도로 공격적 선교를 하지 않고 신부나 수녀들은 ‘깨끗하다’는 이미지가 일반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또 로마 ‘교왕청’(나는 교황청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의 통제를 받는 전 세계 교구들이 교구 내의 신부·수녀와 평신도들을 일사불란하게 제어하고 있어서 혹 문제가 일어나더라도 교회 안에서 처리하는
올해는 닭의 해다.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의 조합으로 표현되는 60간지 중 34번째 정유(丁酉)년이라 닭의 해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닭들이 살처분 되어 가히 ‘닭의 홀로코스트’가 자행된, 그래서 올해는 닭의 해일 수밖에 없다.지난해 11월16일 처음 발생한 고병원성(H5N6형 바이러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어느 정도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현재까지 AI에 감염되었거나 예방적 조치로 인해 살처분 된 가금류는 총 3123만 마리로 집계됐다. 또 매일 평균 60만 마리가 몰살돼 사상 최단기 최악의 피해를 기록했다. 애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한민국 사회는 그야말로 뜨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대규모 촛불시위는 추위 속에서도 격렬하게, 하지만 지극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전개되었으며 결국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을 목전에 둔 상황까지 이끌어내고 말았다. 세계인들은 앞다투어 대한민국 국민들의 촛불시위를 찬탄하고 있다. 누적 인원 1000만명을 돌파하는 그 순간까지도 오로지 촛불 하나에 의지하며 민주주의와 정의를 외친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위대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우리는 국민 모두가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천명하는 국가에서 살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가 종교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종교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지난 10년 사이 52.9%에서 43.9%로 9.0%p나 감소했다는 점이다. 그 주된 원인은 젊은 층(10대~30대)에서 종교인구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각 종교별 인구변동도 대단히 크게 나타났다. 10년 전 861만이던 개신교 인구는 그 사이 106만이 늘어난 967만(19.7%)으로 나타난 반면, 같은 기간에 불교 인구는 1058만에서 297만이 줄어든 791만(15.5%), 가톨릭은 501만에서
참으로 마음을 졸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이룬 뭉클함에 가슴 설렌 날들이었다. 국민들의 뜻이 이렇게 한 마음으로 모인 적이 없었고, 그것을 그토록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표현에 담아낸 것도 드문 일이었다. 세계가 주목하는 조용한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촛불시위, 그것이 어떤 결과를 이루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와 또 그것이 좌초되었을 때 그 역풍으로 올 패배감과 좌절감이 얼마나 클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도 컸던 날들이었다. 물론 그러한 촛불집회에 모인 뜻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을 수 있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부처님 재세 시 사위성에 변소를 치우며 생계를 유지하던 니디(Nidhi, 尼提)라는 사람이 있었다. 2600년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인도에서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과 말을 나누거나 할 수 없으니 그 시절에는 오죽했겠는가.어느 날 인분이 가득찬 통을 지고 가던 니디가 부처님 일행을 피하려다 발을 헛디뎌 통 안에 있던 것들이 모두 쏟아지고 부처님과 시자 아난의 가사에도 오물이 묻었다.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하며 용서를 비는 니디를 위로하여 일으켜 세운 부처님은 직접 몸을 씻겨주겠다며 그를 강으로 데리고 가신다. “부처님처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리라 생각하지만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 장래의 꿈이 무어냐고 물으면 대통령이라고 대답하는 아이가 많았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대통령이 가장 위대한 인물로 여겨졌고 그들은 마땅히 그런 큰 꿈 즉, 야망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야망에 대해 다음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모두가 대통령이 되면 농사는 누가 짓고 기차는 누가 운전하고 편지는 누가 배달하나? 면장(面長)도 많이 알아야 하는데 대통령은 얼마나 많이 알아야 할까? 그렇게 열심히 공부할 자신이 있나? 야망은 인생의 굉장한 추진력이 될 수 있다. 꿈을
참담한 시국이다. 국민들이 선출한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스스로 임명한 적도 없고 법적 권한도 없는 몇몇 측근들과 공모해 자기 책임하에 있는 국정을 농단(壟斷)했다는 기막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창조경제니 문화융성이니 하는 뜻도 모를 구실을 내걸고서, 정관계의 핵심 수뇌들이 유신 이래 역대 정권에서 저질러졌던 각종 비리의 종합세트를 ‘창조적으로’ 완성해 오던 것이 하나 둘 들통나고 있다.이로써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 드러났던 국가적 이상 징후들이 국정 시스템 마비에 기인했음이 분명해졌다. ‘이게 나라냐’는 손 팻말은 세월호 참사가
근본과 말단이 뒤집힌 이야기들이 이 사회에 비일비재하게 일어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 본말이 뒤집힌 극단을 보는 듯하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검찰조사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이다.애당초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조사를 받겠다고 한 시점에서부터 이미 근본과 말단은 뒤집혔다.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 원수이다. 그리고 검찰은 엄연하게 행정부 소속의 기관이고,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지도자일뿐 아니라 행정부의 수반이다. 그 대통령이 자신의 부하라 할 수 있는 검찰의 수사를 받겠다고 했다. 그것을 마치 무슨 속죄를 하는 듯
최근 논란되고 있는 인사들청불회장 등 역임했던 인물그들이 바른길 갈 수 있도록불교지도자들 직언을 했어야최근 몇 달 동안 ‘최순실-차은택’에게 대통령이 휘둘리고 정부의 여러 부처들이 농락당해온 것이 밝혀지면서 이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온 나라를 흔들고 있다. 이 분노의 대열에는 세대· 지역과 보수· 진보의 차이도 없고,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점에서 모든 국민들이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그러나 공교롭게도 ‘최-차’에게 끌려 다니며 어리석은 짓을 일삼아온 대통령 곁에서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고위 인사들 중에서 ‘청와대불자회(
재직한 대학에서 은퇴한 2년 후인 2008년 필자는 전공분야인 지진학의 대중 교양서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하여 그 지진활동은 일본이나 캘리포니아같이 판 경계에서 발생하는 지진과는 사뭇 다르다. 판 경계에서는 인접한 판들이 연간 수cm 속도로 상대운동을 하기 때문에 대규모 지진들이 많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그 지진활동에 다소의 규칙성이 있다. 그러나 판 내부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그 매커니즘이 불분명하며 발생 빈도가 낮고 패턴도 매우 불규칙하다. 바로 이점이 한반도의 지진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하고 있다
6월30일 기준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었다는 법무부의 발표가 얼마 전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9%에 해당한다. 이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5년 안에 체류 외국인은 300만명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이주 경험이 이주민의 종교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논의는 이민자들의 국가인 미국에서 중요한 관심 주제이지만, 실은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그다지 사회학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합리성이 증가하는 산업사회에서는 세상의 탈주술화(disenchantment)가 심화되고 종교의 권위가 약화되리라는 관점
내년에는 우리나라가 인구 구조 역전의 시대로 접어든다는 전망이다. 유소년(0~14세) 인구수보다 노인 인구수가 더 많아지게 된다는 말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경계를 해 왔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여러 정책들을 쓰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인구 역전현상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결국 경계심이 아직도 부족하며, 극복을 위한 노력도 미흡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평균수명과 기대수명이 빠르게 늘어가는 추세이기에 고령화 추세는 피할 수가 없겠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일반론을 넘어서는 급격한 진행을 보이고 있다. 여타 선진국들
주어사는 가톨릭성지 앞서스님들이 목숨까지 내걸고 천주교 공부장소 제공한 곳 불교 흔적까지 지우려는가톨릭 행위 동의할 수 없어1492년 콜럼버스가 현재 아이티(Haiti) 땅에 첫발을 밟은 날을 기념하여 미국에서는 오랜 동안 10월 둘째 월요일을 ‘콜럼버스 날’로 지켜 왔지만, 그 땅의 본래 주인이었던 원주민들에게는 이 날이 ‘땅과 생명을 빼앗긴 역사가 시작된 비극의 날’일 뿐이다. 그들은 “바다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백인들을 우리 선조들이 발견하여 그들에게 물과 먹을 것을 주어 살려준 ‘구원의 날’로 기념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9월12일 경주에서 규모 5.1, 5.8 그리고 19일 4.5 등 일련의 지진들이 발생해 지진공포의 쓰나미가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 필자가 이 뉴스를 TV에서 접했을 때 우선 그 규모에 비해 피해가 경미함에 안도의 숨을 돌렸다. 지진학자인 필자는 언젠가 경주에서 이보다 훨씬 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리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발생 그 자체는 의외로 생각되지 않았다. 필자는 1978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7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서울대에 지구물리학 교수로 부임했다. 그 후로 지진에 관한 세 개의 중요한 사건을 경험했다. 첫째는 197
수도권 상수원 보호구역인 경기도 여주 이포보와 강천보 취수원 상류 바닥에서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채취돼 큰 충격을 던졌다. 이 보도는 전날 사전 조사를 통해 4대강 사업으로 유속이 느려진 한강 수계 상류 네 곳 가운데 세 곳에서 실지렁이를 확인한 것을 알리는 조치였다.주로 시궁창 같은 곳에 서식하는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지정한 수생태 오염 지표종으로, 그것이 사는 물은 사람이 마실 수 없는 것은 물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저질의 하천수다. 펄이 쌓인 하류가 아니라 상류의 취수원에서 그런 지표종이 발견되었다
몇 군데 모임에서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런데 우연인지 몰라도 그 이야기들의 대부분이 두테르테 대통령을 칭찬하는 발언들이었다. “우리나라도 속 시원하게 그런 강력한 정책을 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었다. 들으면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극단적인 정책에 대한 갈증이 있을 정도로 갑갑함이 누적되어 있었는가 하면서도, 이런 방식의 사고가 갖는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필자로서는 필리핀의 상황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마약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