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보종찰 송광사 서울 분원인 법련사(法蓮寺)가 창건 50주년을 맞았다. 서울 불자들의 신심을 고양해 온 법련사가 교계 안팎으로 미친 영향력은 지중하고도 지대했다. 사찰서점의 효시인 불일서점(1984), 교계 최초의 전문 미술관으로 기록된 불일미술관(1995)과 전통찻집인 연다원(蓮茶院) 등은 불교 생활 속에 우리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시민들에게 각인시켰다. 불일출판사(1984)와 불일회보(1980)는 부처님의 지혜를 올곧게 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도심 포교의 새 지평을 연 법련사는 불교사에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갑진년(甲辰年) 청룡(靑龍)의 해가 밝았다. 돌이켜보면 2023년은 역동의 한 해였다. 지난해 4월 한국불교의 중흥을 향한 도약과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자는 의미를 담은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경주 남산의 열암곡 마애불을 바로세우기 위한 불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쾌거였다.전대미문의 상월결사 인도성지순례 ‘부처님과 함께 걷다’도 원만 회향했다. 108명으로 구성된 순례단은 ‘세계평화·생명존중’을 발원하며 부처님께서 걸으신 전법의 길을 따라 43일간 1167km를 도보로 순례했다. ‘교만과 분노가 아닌 존중과
용산 대통령실 불자회장에 이관섭 신임 정책실장이 내정됐다고 한다. 최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해 “할머니·할아버지부터 어머니·아버지까지 절에 다닌 불교 집안”이라고 소개까지 한 것을 보면 이 실장의 불자회장 취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듯싶다. 비서·국가안보 실장과 함께 대통령실의 3대 축의 하나인 정책실장이 맡았으니 기존 정무수석의 불자회장에 비하면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 물론 불자회장의 고위직 여하에 따라 이 단체의 위상이 좌지우지되는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음을 고려하면 무게감은 더하다.‘용산
부처님께서 처음 깨달았을 때의 경계를 설파하고, 그 경지(법계·法界)에 도달하는 이론과 방법을 전하는 경전이 있다. 대승불교 교리의 정수요, 정점이라는 이 경전은 워낙 방대하고 심오해 ‘화엄대해(華嚴大海)’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동서양의 철학에서 사유해 온 물음에 답을 보여준다는 경전, ‘화엄경’이다. ‘화엄경’ 해석의 최고봉으로는 중국 당나라의 청량 징관(淸涼 澄觀·738~839) 스님이 지은 ‘화엄경소초(華嚴經疏鈔)’를 꼽는다. 중국의 화엄사상이 ‘불교사상의 극치’라고 평가받는데 일조한 주석서다. 우리나라 전통 강원(지방승가대
서울시가 ‘송현공원’에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가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세훈 시장은 송현공원 조성과 관련해 ‘비우는 다지인’을 강조하며 ‘이건희 기증관’ 외 다른 시설물은 들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누차 밝혀왔다. 그런데 돌연 11월9일 서울시청 시장실을 찾은 이승만기념재단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까지 발표하며 송현동 부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시장의 이러한 갑작스러운 행보는 임시정부보다는 해방 후 정부
지상의 꽃들이 화사하게 피던 5월 출판된 산문 시집 ‘계룡산에서 자연을 노래하다’는 놀라움을 선사했다. 시적 상상력이나 서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진솔하게 적어 간 글의 행간과 저자가 직접 앵글에 담은 70여 종의 꽃, 새, 나비의 사진에서 자연이 전하는 이치와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고 보았기 때문이다. 툭 던진 듯한 시 한 수가 다가왔었다. ‘계곡 물소리 문득 빗소리로 생각했는데(溪聲便誤 春雨聲)/ 맑은 태양이 번뇌 씻어주니 근심 사라지네(淸陽洗濯 風塵憂)/ 산새들이 웃음으로 마음을 전하니(山鳥傳心 微妙法)/ 산승은 자비로 그대를 쓰
한국·스리랑카문화사회복지재단 감사 난다라타나(Nandaratana) 스님이 11월 10일 새벽(현지시간) 스리랑카에서 입적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애도문을 통해 “난다라타나 스님의 입적에 깊은 슬픔과 애도의 말씀을 올린다”며 “양국 불교 교류는 물론 우호증진에 크게 기여한 스님이 다시 사바세계에 오시어 중생구제와 불교발전에 힘써주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이 외국인 스님의 입적에 애도문을 내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난다라타나 스님은 세납 열 살 때 패엽경으로 유명한 스리랑카 중부 마텔리주 알루비하라 사
2024년 4월 총선 출마를 앞둔 참모진 교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을 순차적으로 개편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인사이기에 교계의 이목도 쏠리고 있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고 있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시민사회수석 후보로 거론된 김정수 전 육군사관학교장은 예비역 육군 중장이다. 국민 통합에 매진할 시민사회수석에 예비역 육군 중장이 물망에 오른 건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이다. 더욱이 그는 대한예수장로회 안수집사다. 특전사령관을 거쳐 육군사관학교장이 됐을 당시 이임사
상월결사 회주이자 불교광장 총재인 자승 스님이 “20만 청년 불자가 동참하는 달라이라마 초청 대법회를 서울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10월31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종책 모임 불교광장 간담회서 자승 스님은 탈 종교화 시대를 맞이한 작금의 현실에서 전법의 절박함을 토로하며 “내년(2024) 3월 종회 전까지 추진 계획을 수립해 달라”고 집행부에 당부했다. 중앙종회 최대 규모의 종책 모임인 불교광장의 추진 속에 총무원과 교구본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힘을 더한다면 20여 년 동안 갈망해 왔던 ‘달라이라마 방한’은 성사될 수 있다고 본다
서울 홍제동 안산 자락 아래에 자리한 비로자나국제선원.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계에 알리는 허브 역할을 자청한 이 선원을 세운 건 자우(慈禹) 스님이다. 강원과 선원, 스리랑카 유학 등으로 이어진 경학과 수행을 거친 후 인도네시아 해인사포교원 주지를 맡아 현지 포교에 매진했다.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에 머무르며 ‘한국불교의 세계화’와 ‘불교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06년 10월 서울 무악재에 비로자나국제선원을 열었다. 어린이 영어 담마스쿨, 영어 담마캠프, 외국인 참선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서울 도심 포교의 지평을 넓힌
제주 정방사가 10월 8일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창건 백 년 맞이 기념 및 2025 APEC 제주유치 성공기원을 위한 제17회 산사음악회’를 열었다. 태고종 행정부원장 능혜 스님, 태고종 제주 종무원장 휴완 스님, 위성곤 국회의원 등 내·외빈과 신도 300여명이 참석했다.정방사 주지 혜일 스님은 “이슬이 ‘샘’이 되고 ‘내’가 되어 바다에 이르는 물의 순환은 윤회의 과정과 같다”며 “마음의 평화를 위한 산사음악회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태고종 행정부원장 능혜 스님은 “정방사의 산사음악회가 질적 양적으로 향상되며 더 깊어지고 있다
첩첩산중의 심산유곡으로 들어서는 것만 같다. 마을에서 불과 1km 멀어졌는데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우렁차다. 곤신봉(1131m)과 매봉(817.5m)에서 솟은 물은 장장 6km를 흐르며 크고 작은 소와 폭포를 빚어냈다. 계곡 내에 있는 소에서 살던 용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을 전해온 사람들은 그 소를 용소(龍沼)라고 했다. 하여, 이 계곡의 이름도 용연계곡(龍淵溪谷)이다. 계곡에 산재한 암반 사이로 흐르는 초록빛 맑은 물과 계곡 주변의 짙게 물든 단풍이 어우러지는 가을 풍경이 일품이다.용연계곡의 물줄기도 여기 사기막저수
“… 이러한 모든 것(경전)들 가운데 여러 경전의 핵심을 하나로 꿰뚫은 것은 오직 이 기신론뿐이다.”(은정희 역주 ‘원효의 대승기신론 소·별기’ 중에서)마명(馬鳴) 스님은 “중생들이 불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릇됨이 없이 여법하게 실천수행” 하도록 이끌고자 ‘대승기신론’을 썼다. 교계에서는 ‘불교 입문서’로 알려져 있으나 ‘대승기신론’의 마지막 장까지 독파하기란 여간 녹록하지 않다. 대승불교의 반야, 공(空) 사상과 유식 철학을 통하지 않고는 이 명저의 핵심어 ‘진여일심(眞如一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망망한 ‘기신론의 바
‘산에 사는 스님 달빛 탐내(山僧貪月色)/ 병 속에 물과 달을 길었네(幷汲一甁中)/ 절에 돌아와 깨달았으리(到寺方應覺)/ 병을 기울이면 달도 따라 비게 되는 것을(甁傾月亦空)’ (이규보의 ‘영정중월(詠井中月’)찻물 길러 갔다가 때마침 우물에 뜬 둥근 달도 담았더랬다. 물병을 기울여 다관에 물 따르니 달은 어디로 새었는지 없다. 그래도 스님은 낙담하지 않고 되레 미소를 보인다. 진짜 달은 우물이 아닌 하늘에 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산사 속 무욕(無慾)의 일상을 잔잔하게 그려냈다. 진주 월아산에도 멋진 달이 떠오른다. 산의 형상이
강화 8경의 으뜸은 적석사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일몰, ‘적석낙조(積石落照)’다. 길, 산, 섬, 호수, 바다. 그리고 논·밭 사이로 난 길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에 떨어진 붉은 노을이 빚어내는 풍광은 장관이다. 해수관음상 이마에 붉은빛이 감돌면 기도하던 사람은 자연스레 뒤돌아 이 절경을 마주하는데 그 찰나 서방정토를 꿈꾼다. 불자뿐인가. 절길 따라 고려산에 오른 사람 모두 노을 속에 자신을 맡긴 채 숨을 고른다. 세파에 요동친 마음을 쉬게 하려는 거다. 왜일까? 적석사 주지 제민(濟民) 스님은 “평온을 안겨주기 때문일 것
‘八公山銀海寺(팔공산은해사)!’ 은해사 사천왕문의 편액이 길손들을 맞는다. 땅에서 ‘툭’, 한 번의 날갯짓으로 가볍게 날아오르는 학의 자태를 닮은 듯한 아주 독특한 서체. 한눈에 보아도 동곡일타(東谷日陀·1929∼1999) 스님의 글씨다. 짙은 안개 드리워지거나, 구름이 피어오르면 은빛 바다가 물결치는 듯하여 은해사(銀海寺)라 했는데, 신라의 진표 율사도 ‘한 길 은색 세계가 마치 바다처럼 겹겹이 펼쳐져 있다(一道銀色世界 如海重重)’라며 감탄했다. 절 마당으로 이끄는 누문(樓門) 보화루(寶華樓)의 편액은 추사가 썼다. 그의 묵향을
‘호서(湖西)의 금강산(金剛山)’이라 불리는 덕숭산의 우거진 녹음 사이사이로 날아든 꽃향기가 절의 뜨락에 내려앉는다. 산사가 내어 준 숲속의 오솔길 어디를 걸어도 싱그러움과 달콤함을 만끽할 수 있는 화창한 봄이다. 산사의 정취에 한참을 취한 후 지난 3월 덕숭총림 수덕사 주지로 임명받은 도신(道信) 스님을 청련당에서 친견했다. 원인 모를 이유로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는 살길을 찾아 자식 곁을 떠났다. 그때 세 명의 여동생 금자, 마리아, 금순은 해외로 입양됐고 8살의 아들은 비구니스님을 따라 덕숭산으로 들어섰다.(1969) 큰
불교계 대표 국제구호협력기구 더프라미스(The Promise). 한국에서는 96번째로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로부터 유엔과 협력하고 유엔 사업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특별 협의적 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 자격을 부여받았다. 이 지위를 받았다는 건 비정부기구(NGO)로서의 공신력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재난 있는 곳에 더프라미스가 있다’는 말이 회자 될 정도로 더프라미스는 해외 봉사와 긴급구호 활동에 진력해 왔다. 2008년 미국 NGO 마칙(MACHIK)과 협력해 중
김해 해성사(海星寺)는 도심 사찰이자 종합불교회관이다. 지하 2층, 지상 3층, 연 면적 8,481㎡(2570평)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2층은 주차장이고, 지하 1층에는 국제회의를 열 수 있는 컨벤션 센터가 갖춰져 있으며 1층에는 종무소 및 관음전, 2층에는 대법화당, 3층에는 대웅보전이 들어서 있다. 2017년 12월 해성사 종합불교회관 기공식을 가진 후 2022년 11월 대웅전에 삼존불을 봉안하며 낙성식을 봉행했으니 조성 기간만도 5년인데, 그 불사를 이끈 주인공은 지금의 해성사 주지 월도(月道) 스님이다.부친은 신심 돈독하기
“파사현정의 기치를 들고 35년 동안 정론직필을 고수해 온 법보신문은 불교계의 양심과 지성을 대표하는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도 덕림사 주지 휴완(休完) 스님이 군 법당, 병원 법당, 교도소 등에 신문을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덕림사는 제주도 함덕 해변가 상업지구에 자리하고 있다. 대웅전과 휴심당, 요사채, 차실 등이 향나무, 야자나무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광을 빚어내는 도심 사찰이다. 대웅전(현 요사채) 하나 서 있던 991㎡(300여평)의 덕림사를 2975㎡(900여평) 규모의 사격으로 일신시킨 장본인이 휴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