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고, 다시 세 걸음. 첫 번째 걸음을 떼어놓으며 인간들의 탐욕을 참회하고, 두 번째 걸음을 내딛으며 스러져 가는 뭇 생명을 연민하고, 세 번 째 걸음을 걸으며 뭇 생명을 살리겠다는 굳은 서원을 한다. 오체를 지극하게 낮춰 절할 때는 참회와 연민과 서원을 성취케 해달라며 기도를 올린다. 이름하여 3보1배. 지난 7월18일, 서울역 광장에서 출발해 LG건설 본사, 신세계백화점을 거쳐 조계사까지, 비구와 비구니, 재가불자, 환경단체 회원 등 50여 명이 함께 한 북한산 국립공원 살리기 3보1배는 장엄하고 경건하고 엄숙했다. 지하도에서, 횡단보도에서, 인도에서, 서울 한 복판에서 스님들은 생생하게, 활발하게 살아 있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었다. 버스나 승용차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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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0 16:00
이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