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깨달음을 사람들 근기에 맞춰 전한 말씀이 팔만사천이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을 옮긴 경전도 수없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부처님 말씀을 옮긴 경전 중 어디 하나 괜한 것이 있겠는가. 용처가 조금씩 다를 뿐이다. 우리가 몸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비타민이 약효에 따라 각기 역할을 달리하는 A, B, C, D 등여러 종류가 있듯이 경전도 마찬가지다.그렇다면 모든 비타민의 장점을 모아 놓은 종합비타민 같은 경전은 없을까?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은 이같은 물음에 ‘화엄경’을 첫 손에 꼽았다. ‘화엄경’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그
부처님의 가르침을 짧은 경구로 농축한 ‘법구경’은 가장 널리 알려진 불교 경전이다. 부처님께서 어떤 사건이나 에피소드의 끝에 간결하고 함축적인 게송을 읊어 깨달음으로 인도한 가르침의 정수가 집약된 경전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들 가운데 그 ‘법구경’ 탄생의 밑바탕에 ‘법구경 이야기(주석서)’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법구경 이야기’는 ‘법구경’ 게송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 관련해서 읊었는지 설명하는 배경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처님의 일대기이자, 초기불교의 역사이며, 불교의 기
남북이 극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마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듯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다. 4·13 총선을 앞두고 여당과 청와대, 여당 내 친박과 비박, 야당의 친노와 비노, 국민의당 내분까지 정치권은 복잡한 정치지형을 형성하면서 여러 갈래의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 사는 곳곳에서 갈등과 대립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와 ‘너’에 대한 분별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결과다. 그러면서도 그 분별 속에서 어제보다는 오늘, 과거보다는 현재가 더 발전한 단계라고 굳게 믿고 있다. 또 저들보다는 우리, 너보다는 내가 더 나
이 세상 그 무엇도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이것과 저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결코 무관하지 않은 상호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부분 사람들은 ‘나는 나’ ‘너는 너’라는 식의 사고와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고와 행동은 각자 하는 일에서도 마찬가지였고, 학문을 다루는 학자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그러나 최근 들어 곳곳에서 고유영역의 파괴와 교류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학계는 ‘인종갈등, 환경파괴 등 전 지구적 과제는 자연과학적 지식과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이 통합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부처님은 출가 전 한 왕국의 왕자 신분으로 동서남북 네 문을 둘러보던 중 늙고 병들고 죽은 자를 보면서 세상의 모순에 직면,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그리고 마지막 문에서 수행자를 만나 출가를 결심했다. 결혼을 못해서, 아이를 낳지 못해서, 돈이 없어서, 권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류사회의 최상층부에 있었음에도 그 사회의 모순을 간파하고 떠났던 것이다. 부처님은 그렇게 기존 질서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그것을 뛰어넘어 다 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답을 찾기 위해 출가했고, 결국 그 답을 찾아 대중들이 자신의 삶에서 갖는 문제를 해결
50여년 전 겨울 산방, 청년 법정이 성철에게 물었다. “사람이…, 정말 성불할 수 있습니까?”성철이 답했다. “자신이 이미 부처임을 아는 것, 그것이 성불이다.”스무 살이나 어린 법정의 물음에 성철이 조곤조곤 답을 내놓았다. 성철은 혹독한 고행과 엄격한 자기 수행의 원칙을 고수하며 초인의 이미지를 보여온 근현대 한국불교의 대표적 선승이다. 그리고 법정은 수도자의 자세와 품위를 잃지 않은 삶과 글로 세간에 큰 가르침을 주었던 선지식으로 대중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이처럼 사뭇 다른 이미지를 간직한 두 스님이 한 자리에
불교 교단사와 계율에 관한 세계적 석학인 일본의 사사키 시즈카 교수의 저서 ‘출가란 무엇인가?’는 초기불교 승단의 구성에서부터 율장, 승단의 시설,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출가에 관한 세세한 부분의 내용을 현대 승단과 비교 분석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현전 승가가 붕괴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초기불교의 가르침, 그중에서도 율장의 본질을 연구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초기 승단이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이해받을 수 있기 위한 노력과 율장의 운영을 현대사회에 맞게 재해석하지 않는다면 승단의 미래에 희망이 없음을 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완벽하지 않은 문제들로 가득하다. 멀리 볼 것 없이 자신을 돌아보면, ‘나’부터 그렇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남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뒤돌아 후회하는 일이 적지 않고, 공부를 하거나 일을 처리하는 것도 생각처럼 잘 해내지 못하는 등 부족함이 적지 않다. 가족이나 친구, 동료 등 주변을 돌아봐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 말을 듣지 않는 아이나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 남편이나 아내의 못마땅한 습관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그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 뉴스를 보고 있으면 세상 또한 다툼과
성태용(건국대 철학과 교수) 본지 논설위원의 부친 성주흥 옹이 2월13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202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월16일 오전 7시다. [1332호 / 2016년 2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불교계 유일의 독립언론으로 출범한지 10년을 넘긴 법보신문이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아 부처님 가르침을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해 구성원 모두의 지혜를 모아 공익법인 ‘일일시호일’을 새롭게 출범하게 됩니다.법보신문 나눔 활동 이어공익적 가치 실현에 최선상생의 문 여는 일 동참해공덕 쌓고 성불 씨앗 삼길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 외치셨다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중생들에게 인간의 존엄함을 일깨워주는 ‘인간평등’의 선언이었습니다. 이는 곧 누구도 사람과 사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에게는애시당초 우러를 하늘이 없어그의 얼굴에는작은 모래 한 알만 떨어져도동그랗게 파문이 이는 물이 없다.언제 어디서나 정직하고 순수한 물이 물이 없는 얼굴에집을 짓고 사는 벌레가 있는데그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은피일까? 메뚜기일까?오늘 매화꽃 띄운 차 한 잔 권하며사람이 대체 무어냐고 묻고 싶은저 물이 없는 얼굴, 물이 없이 없는 얼굴들… -‘물이 없는 얼굴’ 전문전 조계종 교육원장 청화 스님이 그동안의 수행에서 얻은 지혜를 언어 이전의 언어, 그 비언어적 선어로 드러냈다. 지난 2009년 ‘무엇을
“수레를 몰고 몰아 산정에 당도하니/ 수레는 간데없고 산조차 무너졌다./ 문득 피식 웃고 형상 없는 철모를 벗어버리니/ 정월의 금정골 솔바람에 몸과 마음이 청량하다.”학생 시절에 대불련 충북지부장으로, 군에서는 제38보병사단 군종병으로 활동했다. 농협대 교수로 퇴임한 이후에는 육군 제1공병단과 제3군수지원 사령부에서 민간성직자로 법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불교 삼보회 이사장으로 불법홍포에 전념하고 있는 박호석이다. 그는 스스로 불교공부를 하면서 부처님 당시의 언어를 고집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금의 생각
오늘도 학교 문을 나선 아이는 가방을 멘 채 집이 아닌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엄마가 공부에 한이 맺혔는지, 쉴 틈을 주지 않고 짜놓은 스케줄을 따라 방과 후에도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옮겨 다니느라 파김치가 되고 만다. 물론 불평하는 아이에게는 늘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인다.그런데, 정말 이것이 아이를 위한 일일까. 아이 의사는 관계없이 학원 스케줄을 짜놓고 기계처럼 학원만 가고 오면 공부는 저절로 되는 것일까. 답은, 절대 그렇지 않다 이다. 밥 먹는 습관, 잠자는 습관이 다르듯이 공부하는 습관도 저
우리 사회는 올 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비롯해 폭등하는 전셋값, 장기불황과 취업 불안, 노후생활 불안이 증폭되면서 불안정한 사회구조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처럼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국민들의 불안감이 몇 년째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출판 시장 역시 지난해에 이어 침체기의 연속이었다.학술·어린이 관련서 증가필사 가능한 사경류 급증매출부진 대안 강구 과제혜국 스님 신심명 약진 속법륜 스님 대세 저자 확인조용헌 새로운 강자 등극한국출판인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출판사의 71%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태왕의 지겨운 잔소리를 어떻게 벗어날지를 궁리하는데 태왕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낸다. 오랜 가뭄을 끝낼 수 있도록 궁에서 사라진 사무를 비밀리에 찾아오라는 것이다. 이련은 그런 중요한 임무를 왜 자신에게 맡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련은 어떻게든 발뺌을 하고 싶었지만 결국 호위무사 아달구와 함께 사무를 찾아 나선다.”이련, 훗날 고구려 제18대 왕좌에 오른 고국양왕이 되는 그는 이 땅에 처음으로 불교를 받아들인 고구려 소수림왕의 동생이자 광개토대왕의 아버지임에도 어린 시절 유약하기 그지없었다. 때문에 후사가 없었던 소수
한창 꿈 많을 나이인 스물에 땅 끝 마을 해남 대흥사를 찾았다. 그렇게 불가에 첫 발을 디디며 출가자가 됐다. 세속의 습을 버리지 못한 행자 시절에 밥하기, 청소하기, 빨래하기 등의 일을 비롯해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새벽 예불과 정진을 이어가면서 시나브로 출가 수행자의 면모를 갖춰갔다. 하지만 밤늦게까지 책을 읽고 시를 쓰다가 새벽이면 번번이 일어나지 못해 주지스님에게 쫓겨나기도 했다.수행자의 길은 세간에서보다 더욱 뼈를 깎는 고행과 부지런함이 있어야만 가능한 길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감정에 지배당하는, 아직 깨닫지 못한 중생이기에
“부처의 전지(全知)에 관해서 산스끄리뜨 전승은 과거·현재·미래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부처의 마음에 매 순간 나타난다고 말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마음의 본성이 맑고 자각하는 것인데, 일단 모든 장애가 마음에서 제거되고 나면 마음이 대상들을 아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빠알리 장경의 구절에 나타난 것을 보면 부처님은 모든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 순간의 의식으로 그들 모두를 동시에 지각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부처님이 무슨 일을 하고 있든 간에 모든 것에 대한 지식이 항상 부처님 안에 있는 것이냐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은 진리인 연기에 연원을 두고 있는 ‘공(空)’사상은 반야부 계통의 대승불교사상으로 알려져 있다. 불교에서는 현상계를 유전하는 모든 존재는 인연화합으로 생멸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고정불변의 자성이 없다고 말한다. 일체 만물은 단지 원인과 결과로 얽힌 상호의존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무아이고, 무아이기 때문에 공(空)인 것이다. 여기서 공은 양극단을 떠난 중도이고, 이것이 곧 부처님이 깨달은 내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인간은 저마다 불변하는 자기동일성을 확인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존재란 관계성의 존재이며,
당나라 때 영가현각이 지은 ‘증도가’는 모두 1814자 267구로 이루어진 깨달음의 노래다. 그러나 마음공부에 뜻을 둔 사람들과 공부를 나누고 있는 심성일은 “선지식이 주장자를 들어 보이는 뜻이 주장자를 들어 보이는 데 있지 않듯이, ‘증도가’도 이름이 ‘증도가’일 뿐”이라며 새로운 해설서를 선보였다.‘깨달음의 노래: 현대인을 위한 증도가 선해’를 펴낸 저자는 선종의 고전으로 애송되어 온 ‘증도가’를 재료로 삼아, 우리가 알아야 할 단 하나의 진실을 시종일관 친절하게 가리켜 보이고 있다. 분리된 세계 속 개인이라는 헛된 꿈에서 깨어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몇 권을 써도 모자랄 것이다.’어머니나 할머니에게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지금 나이 70을 넘긴 여인네들의 가슴속에는 그만큼 한이 서린 응어리가 들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게 가슴에 맺힌 게 많은 그네들의 지나온 삶 이야기는 대부분 푸념이고 신세한탄에 머물기 일쑤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 말 그대로 어렵고 힘든 삶을 수행으로 삼은 이들이다.‘아들에게 남기는 어머니의 마음공부’를 펴냈던 최혜자 씨도 그런 경우다. 연좌제 때문에 제대로 꿈을 펼쳐보지 못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