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님의 ‘반야바라밀다주’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는 번역비평이 있다. 범본에 대한 문법적 분석을 통해, 반야바라밀다가 주문이 아니라 반야바라밀다의 상태에서 설해진 주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태승, 대·소본 반야심경의 비교를 통한 반야바라밀다주 고찰, 인도철학, 54, 2018)학술적 고찰로 예리함을 보였다고 하겠으나, 현장 스님은 반야바라밀다의 상태에서 설해진 주문을 반야바라밀다주로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경전문학이라는 표현도 있거니와, 경전의 번역을 또 하나의 경전문학으로 보면 반야바라밀다주로 표현하지 못할
휴가철이다. 잠잠해지는가 싶던 역병이 다시 창궐하면서 여행은커녕 가족끼리 식사 한 끼조차 어렵게 됐다. 여기저기서 한숨이 터져나올만하다. 이왕지사 어디 가는 게 여의치 않다면 불서로 휴가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몇 뼘쯤은 넓힐 수 있는데다가 여행경비 절약은 덤으로 따라온다.법보신문은 불교출판문화협회 소속 출판사 대표들에게 휴가 때 읽으면 좋을 불서를 추천받았다. 9명의 대표들이 각각 2권씩 모두 18권을 추천해왔으며 중복되는 책은 없었다. 좋은 책 만들기를 일생의 업으로 알고 살아가는 장인들이 고르고 골라
“밤마다 부처님을 안고 잠들며/ 아침마다 역시 함께 일어난다네. 다니거나 머묾에 늘 서로 따르고/ 앉거나 누움에도 함께 머무네.”부대사(497~569) ‘심왕송(心王訟)’의 유명한 구절이다. 굳이 힘쓰지 않아도 결코 불법에서 벗어나지 않은 깨달은 이의 허허로운 모습이 손에 잡힐 듯하다. 본래 부처인 우리의 미혹함을 깨우치는 자애로운 가르침이기도 하다.부대사의 삶과 어록을 우리말로 번역한 ‘부대사어록’이 출간됐다. 부대사는 ‘금강경’을 해설한 다섯 스님의 가르침을 모아 엮은 ‘금강경오가해’ 속에서 만나 볼 수 있는데, 부대사의 전기와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6월14일 ‘법거량의 기능과 역할, 필요성’ 제하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윤 대표는 지난해 12월11일 ‘전등록’과 ‘백장청규’ 등 선문헌에 대한 고찰로 오늘날 선수행 풍토를 지적했으며, 1월26일에는 ‘누가 더 오래 앉아 있느냐’가 수행의 척도가 되고 있는 선원 문화를 고찰했으며, 3월3일에는 ‘한국선의 병통, 불립문자의 곡해’라는 기고를 보내왔다. 한국 선수행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윤 대표는 ‘당송사원의 생활과 철학’을 저술해 불교평론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무자화두 10종병에 대한 고찰’ 등
‘벽암록’보다 100년 늦게 출간된 ‘종용록’은 그 내용이 부드럽고 온화할 뿐 아니라 중국 모든 분야의 문헌을 총망라하고 있어 선가의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간화선을 추구하는 한국불교에서는 간화선 교과서로 불리는 ‘벽암록’에 비해 여전히 낯선 이름이다. ‘종용록’이 묵조선의 가르침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간화선을 표방한 한국불교에서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았던 영향이라 할 수 있다.‘종용록’의 본래 이름은 ‘만송행수평창천동각화상송고종용암록’이다. 북송말 남송초 천동정각(1091∼1157) 선사가 옛 공안 100칙을 엄선해 공안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육로와 해로를 통해 주변 지역으로 전파되었다. 전통적으로 한국불교는 중국 지역으로부터 수입되었다. 경전도 한문으로 번역된 책을 사용했다. 그리고 각종 제도도 소위 ‘중국화’된 불교였다.물론 우리가 능동적으로 받아들인 제도이지만, 일제가 이 땅을 식민지하여 ‘일본화’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운 ‘대한민국’ 시대가 열렸으니, 지난 역사 전통에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수정할 것은 수정해야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제도의 수립도 필요하다. 그 중의 하나가 ‘교구’ 제도 운영이다.이하에
“너무 멀리 찾지 말자. ‘길을 가면서도 집을 떠나지 않는다’고 했듯이 무엇을 추구하든 무엇을 하든 간에 그대가 지금 서 있는, 걸어가고 있는 그 자리가 행복한 곳이다. 곧 목적지와 과정이 하나여야 하고, 그 과정의 길이 행복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을 역임하고 동국대와 중앙승가대에서 강의하고 있는 정운 스님이 지난 10여 년간 불교 안팎의 언론매체에 연재해온 글들 중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삶의 이정표로 삼을 만한 글을 엄선해 ‘살다보면 살아진다’로 엮었다.출가를 반대하는 모친 몰래 집을 나
동국대 개교 11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가 5월4일 동국대 본관 중강당에서 개최됐다.동국대는 5월4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소수 내빈 및 수상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개교 115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은 총장 기념사, 이사장 치사, 총동창회장 축사, 근속상 수여, 동국학술상·우수연구자상·대학원학술상 수여, 공로상 수여, 자랑스러운 동국불자상 수여, 자랑스러운 동국가족상 수여 등 순으로 진행됐다.윤성이 동국대 총장은 기념사에서 “학생 50명 남짓의 작은 규모로 시작했던 우리 대학이 어느덧 35만명의 동문을 배출한 자랑스러
“사랑도 너무 강하면 상처를 줄 수 있고, 자비도 너무 강하면 불편함을 줄 수 있는데 슬픔과 노여움으로 인한 상처는 오죽하겠습니까. 우리가 평소 부처님의 말씀을 배우고 수행하고 실천하는 것은 이렇듯 힘든 시련이 닥쳤을 때 인연법을 생각하고 괴로움에 빠지지 말고 그저 감사하며 행복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자 함입니다.”산사에서 기도하고 수행하며 법회를 통해, 혹은 방송과 유튜브로 부처님 법을 전하고 있는 철원 심원사 주지 정현 스님이 인연 있는 이들에게 수행자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것들을 전하기 위해 책으로 엮었다. 스님이 고달픈 세상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오대산본 조선왕조실록·의궤 환수’에 월정사가 직접 나선다고 한다. 2019년 9월 3537m² 규모의 지상2층 조선왕조실록·의궤 박물관이 오대산에 완공됐음에도 진본은 국립고궁박물관에 둔 채 영인본만 보내고 묵묵부답인 정부를 더 이상 믿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 正毅)는 경술국치 해인 1910년 11월 조선의 관습과 제도를 조사한다는 미명으로 ‘불온서적’ 압수를 명했다. 조선총독부 관보에만 근거해도 51종 20여만 권이었는데, 조
“한 번 이뤄지면 한 번 죽고 한 번 성대하면 한 번 쇠퇴하기 마련이다. 꽃 지고 잎 떨어지는 세월 많이 겪었거니 구름이 뒤집히고 비가 오는 것, 몇 번이나 보았던가. 삼가 바라옵건대 상량한 뒤로 천룡이 호위하여 태산 반석처럼 길이 견고하고 신명이 지켜주어 하늘과 땅과 함께 오래오래 유지하되며 납자들이 늘 주석하여 언어와 사려가 끊어진 자리에서 선풍을 드날리고 도인들이 출현하여 알 수 없는 이치 중에서 심등을 이어지이다.”1962년 희찬 스님(1922~1983)은 오대산 월정사 동별당 상량식에서 이같이 발원했다. 한국전쟁 당시 모두
‘푸른빛 나는 보석이 박힌 보관을 쓰고, 목걸이를 하고, 허리와 목을 꺾은 삼곡(三曲) 자세를 취해 부처님을 시봉하고, 왼쪽 팔뚝에는 끈을 묶어 고귀함을 상징하고, 오른쪽 손에는 하얀 연꽃을 들고 아래를 그윽하게 내려다보시는 보살의 시선은 거룩한 침묵 속에서, 온 중생들을 연민해 마지않는 대비(大悲)의 모습 그 자체이다.’(각전 스님 저서 ‘인도 네팔 순례기’ 중)‘인도 서부 아우랑가바드(Aurangabad)의 아잔타 석굴(Ajanta Caves)에 들어섰다. 가로 35.7m, 세로 27.6m 규모의 제1굴. 중앙광장을 둘러싼 20
지난 2015년 인구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불교와 천도교는 그 교세가 비슷하다. 그런데 원불교는 ‘불교-개신교-가톨릭’에 이은 제4대 종교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정부에서도 이를 당연하게 여기며, 천도교 쪽에서도 아무런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있어서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이 상태가 앞으로 오랜 동안 굳어질 것 같다.그런데 원불교가 언제, 어떻게 해서 ‘4대 종교’의 틀 안에 자리를 잡게 되었을까.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여러 차례 국장·국민장이 치러졌는데, 2006년 10월 최규하 전 대통령의 국민장에 이르기까지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3월3일 ‘한국선의 병통, 불립문자의 곡해’라는 기고문을 보내왔다. 윤 대표는 지난해 12월11일 ‘전등록’과 ‘백장청규’ 등 선문헌에 대한 고찰로 오늘날 선수행 풍토를 지적했으며, 1월26일에는 ‘누가 더 오래 앉아 있느냐’가 수행의 척도가 되고 있는 선원 문화를 고찰한 글을 보내왔다. 윤 대표는 ‘당송사원의 생활과 철학’을 저술해 불교평론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무자화두 10종병에 대한 고찰’ 등 논문이 있다. 편집자오늘날 한국 선불교의 큰 병통 가운데 하나가 ‘불립문자(不立文字)’에 대한 곡해다. ‘不立文
‘현토역해 신화엄경합론’을 번역‧출간해 우리 민족문화사에 영원히 빛날 금자탑을 쌓았다고 칭송 받는 화엄학의 대가 탄허 스님은 예지적 능력이 화제가 되면서 그 진면목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선지식이기도 하다.스님은 미래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신화엄경합론’ 번역에 전념하는 한편, 통일시기가 도래하고 우리나라가 태평양시대를 주도할 국가로 부상할 것을 예견하면서 도의적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역설했었다. 여기서 도의적 인재는 화엄사상으로 무장하고 동체대비 원력과 언행일치를 갖춘 사람으로, 다양화되고 파편화된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와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대표 심정섭)은 2월23일 네팔 출신 닐만씨에게 500만원을 전달했다. 성금은 2021년 1월27일~2021년 2월23일 독자들과 전국 불자들이 십시일반 정성으로 보내온 금액 중 일부다. 특히 법보신문 보도를 통해 사연을 들은 전 직지사 주지 법등 스님이 특별후원금 300만원을 닐만씨에게 지정기탁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한국에 온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닐만씨는 1월4일 회사 구내식당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동료들의 도움으로 곧바로 이송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위빠사나 수행이 알려지고 많은 이들이 수행에 참여하면서 초기불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 초기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초기경전은 인간 붓다가 만난 대중들의 고통 해소를 위한 설법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알기 쉽도록 평이하게 기술돼 있다. 하지만 교리나 설법이 대승불교에 비해 체계화돼 있지 않고, 설법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내용이 다르게 들릴 수 있는 약점도 지닌 게 사실이다. 그래서 궁금증을 더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초기불교-붓다의 근본 가르침과 네 가지 쟁점’은 박광준 일본 북쿄대학 교수가 초기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
독립운동가·학자·수행자·정치인·교육자로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던 백성욱 박사(1897~1981)를 집중 탐색한 ‘민족사상’ 특집호가 발행됐다.한국민족사상학회(회장 정경환)가 최근 ‘민족사상’ 제14권 제3호를 발행해 백성욱 박사의 철학사상을 집중 조명했다. 이번 호에는 △백성욱 박사의 삼지사회조직론에 관한 연구(정천구) △백성욱 박사의 불교철학 연구(정천구) △백성욱 박사의 세계관과 정치철학에 관한 연구(정경환) △백성욱 박사의 경제사상에 관한 연구(김강녕) △백성욱 박사의 과학관과 수행정신: 인간 수행과 우주원리의 등가성(원혜영)
“지금 한국 선은 좌선병에 걸려 있다. 좌선에 속박, 경도되어 있다. 장자불와에 속박되면 그것은 ‘좌박’이다.”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1월26일 법보신문 기고를 통해 잘못된 한국 선의 수행풍토를 지적했다.윤 대표에 따르면 현재 한국선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화두는 좌선병을 치료하는 일이다. 하루 평균 8~12시간씩 행하는 좌선 시간을 4시간 이내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을 어록제창을 비롯해 독참, 청익, 개인 사유 시간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윤 대표는 “우리나라 선원은 상당법어, 독참, 청익, 납자 제접, 법거량 등 모든 지도 및 오
명상이나 마음공부라는 말이 친숙한 시대다. 그렇다면 명상이 무엇이고 마음공부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이에 답을 줄 명료한 안내서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동사섭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공부를 지도해온 용타 스님의 ‘마음공부-잘 생각하고 느끼기’와 ‘생각이 길이다-행복하도록 생각하기’다. 불교의 근본 가르침과 선불교, 현대심리학, 상담학 등을 받아들여 ‘동사섭’을 창시하고 한평생 수행지도를 해온 용타 스님의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책이다. ‘마음공부’는 명상지도자협의회에서 발표한 ‘명상과 깨달음’이라는 글과 상담가 세미나에서 발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