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깊을수록 빛은 더욱 밝게 드러난다고 했던가. 근래 우리 사회의 젠더문제는 짙은 신음소리를 내며 병들어 가는 것 같다. 일상 공간 깊숙이 그리고 친밀한 인간관계 속에서까지 여성의 몸에 대한 폭력과 증오범죄가 만연해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현재 한국 젊은 여성들의 자살율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보고를 통해 여성들이 겪는 고통의 깊이를 가늠해 보게 된다.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속에서도 새로운 젠더문화가 기존의 틀을 발랄하게 깨뜨리면서, 몸과 자아에 대해 보다 긍정적 인식의 양상으로 일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이 변화는 젠더에 대한
우리말 ‘삼귀의’의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는 참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스님들은 모두 거룩한가? 거룩하지 않은 스님들께는 귀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스님들이 ‘삼귀의례’를 할 때는 자신을 포함한 스님들께 귀의한다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고승대덕들에게 귀의한다는 마음으로 이 ‘삼귀의례’를 하는 것인가? 이 우리말 ‘삼귀의’는 스님들 용이 아니라 재가자용일 뿐인가?첫 번째 물음 “스님들은 모두 거룩한가?”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스님들은 그 개개인의 덕성과 행실에 관계없이 모두 거룩한 존재라면, 이것은 “사람 위에
우리나라 남성에게는 국방의 의무라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때문에 군가산점제도가 시행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군복무는 대체로 남성에게만 해당하므로, 자칫 성차별의 문제를 수반할 수 있어 결국 폐지됐다. 이 과정서 여성이 제기한 주장 중, 여성만의 특수성인 출산이 대두되기도 했다.평등은 언뜻 단순한 하나의 잣대처럼 보인다. 그러나 군복무와 출산의 문제처럼, 그것은 때에 따라 성에 의한 특수성이 작용할 수 있다. 또 육상이나 수영, 농구에서는 우월한 신체조건이 노력보다 경기력을 압도하기도 한다. 즉 평등은 단순이 아닌, 복합 조건 속에서
지난해 불교계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차별금지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 발의되면서 큰 산 하나를 넘겼다. 하지만 2021년에도 여전히 ‘차별’은 우리 사회의 아킬레스건이자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불의는 참아도 불평등은 참지 못한다’는 말이 회자 될 정도로 사회는 차별과 불평등에 민감하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으며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촉발된 급변과 불확실성의 확산은 차별과 불평등의 문제를 더욱 민감한 역린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모든 불평등과 차별이 개혁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는 오늘날, 당대 최고의
“오늘날 흥천사가 아름다운 도량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희망을 꿈꿨던 신도님들과 역경 속에서도 헌신해 온 종무소 대중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흥천사가 모든 분의 꿈이 이뤄지는 도량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진할 것입니다.”10월17일 서울 돈암동 흥천사가 전법회관을 개원했다. 전법회관은 불사도감 금곡 스님이 2011년 주지로 부임한 이후 10여년간 진행한 중창불사의 결실이기도 했다. 스님은 이날 주마등처럼 스쳐간 지난 세월의 기억들을 하나하나 소환했다. “자네를 믿네”라는 신흥사 조실 설악무산 스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매각
상월선원 만행결사 불교중흥·국난극복 자비순례 21일 대장정이 회향했다.자비순례 결사대중은 10월27일 새벽 4시 서울 봉은사를 출발해 위례 상월선원을 순례한 후 다시 봉은사로 돌아오는 마지막 행선에 나섰다. 결사대중은 3시간여 걸어 위례선원에 도착해 봉국사에서 준비한 잣죽으로 아침공양을 했다. 이어 3시간여를 걸어 봉은사에서 회향식을 갖고 21일 일정의 자비순례를 마무리했다.결사대중은 이날 총 26km의 거리를 더해 지금까지 510km를 걸었다. 결사대중은 행선 중 묵언정진하며 내딛는 걸음마다 불교중흥과 국난극복을 발원했다. 특히
만행결사 자비순례 21일 500km 대장정의 마무리를 하루 앞두고 마침내 봉은사에 도착한 결사대중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은 ‘감사’였다.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도전을 끝까지 함께 해준 도반에 대한 감사, 결사대중을 위해 묵묵히 봉사해준 외호대중에 대한 감사, 그리고 다시 만나기 힘든 기회를 만들어준 회주 자승 스님에 대한 감사였다. 10월21일 만행결사 20일째를 맞이해 오전 10시경 마침내 최종 목적지인 봉은사에 도착한 결사대중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보우당에 모여 지난 20일의 발걸음을 돌아보며 자자의 시간을 가졌다.자신의
“상월선원과 만행결사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은 불교의 미래를 위해 사부대중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1일간 사부대중이 보여준 하나의 공동체가 한국불교의 미래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이 10월26일 서울 봉은사 보우당에서 열린 만행결사 자비순례 자자회에서 한국불교를 중흥시키고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데 사부대중의 구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날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두두물물 개유불성(頭頭物物 皆
“자비순례 결사대중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상월선원 결사정신 계승하겠습니다.” “자비순례 회향을 축하드립니다.”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결사대중들이 10월26일 회향지인 서울 봉은사에 도착했다. 자비순례 20일차인 이날 결사대중은 남양주체육문화센터에서 18km 거리의 봉은사까지 묵언정진하며 걸음을 옮겼다. 결사대중은 대구 동화사에서 서울 봉은사까지 20일간 총 484km를 행선하며 두 번의 대중공사와 낙단보 마애불 친견법회, 아도화상 헌향재 등을 봉행하기도 했다.맑은 햇살이 일렁이는 강변을 따라 걷는 결사대중의 발걸음은 한결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가 19일째를 맞아 서울과 이웃한 남양주시에 도착했다. 회향식까지 이틀을 남겨둔 자비순례는 일정을 변경해 10월26일 서울 봉은사에서 숙영하고 27일 새벽 상월선원 순례 후 봉은사로 돌아와 회향식을 갖는다.자비순례 결사대중은 10월25일 자정 양평 양서문화체육공원을 출발해 남양주체육문화센터까지 26km를 행선했다. 지금까지 이동한 누적거리는 466km다. 이틀간 연속된 철야정진을 포함해 19일간의 누적된 피로와 차가운 날씨까지 결사대중의 얼굴에는 고단함이 가득했다. 그럼에도 흔들리는 몸과 마음을 다잡으며 앞
칠흑 같은 어둠 속 앞선 이의 발걸음 따라 목적지로 향했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18일차는 달과 별을 벗 삼아 철야순례로 진행됐다.올가을 들어 가장 차가운 날씨가 예보된 10월24일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결사대중이 밤새 29km를 행선했다. 하루 전 대중공사를 갖고 자정을 기해 출발한 결사대중은 서울 봉은사에 한 걸음 더 다가가 60km 지점까지 접근했다.이날 철야순례는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까닭에 주말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고 결사대중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 결사대중은 1℃까지 뚝 떨어진 날씨와 철야로 인한 졸음을 극
“21일간의 자비순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불교중흥이라는 목표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걷는 내내 스스로를 돌아보고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좋은 수행이었습니다. 특히 가을로 접어든 자연이 주는 무설법문은 어떤 가르침보다 큰 깨우침을 주었습니다.”불교계언론사 대표로는 유일하게 자비순례에 참여한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는 걷는 걸음걸음이 힘겨움 속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삶에 대한 좋은 교훈들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자비순례의 첫 출발지였던 대구 동화사는 서울에서 버스로 3시간 안팎의 길이었습니다. 그 길을 21일에 걸쳐 걸
산뜻한 새벽 공기 가르며 맑은 물새 소리에 발걸음을 포갰다. 한 걸음 한 걸음 더해 모아진 거리가 천리를 넘어섰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가 10월22일 16일차를 맞아 411km 지점에 도달했다.새벽 여주 금은모래캠핑장을 출발한 결사대중은 30km를 걸어 양평 소노문리조트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사부대중이 합장과 박수로 천릿길을 걸어온 대중을 맞이했다. 결사대중은 이곳에서 휴식을 가진 후 23일 ‘한국불교의 과제’를 주제로 대중공사를 진행한다.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조용석 지도위원장은 새벽 결사대중으로
15일차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는 따뜻했다. 모처럼 포근한 날씨에 추위 걱정 없이 행선에 집중했고, 걸음걸음 전해진 정성들로 마음까지 훈훈했다.하루 전 15일차 코스 점검을 위해 답사에 나선 진행팀은 출발부터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숙영지를 출발해 7km 지점에서 첫 번째 휴식을 계획했는데 100여 대중이 함께 쉴만한 공간은 물론 화장실조차 찾을 수 없었다. 유일한 관공서인 보건소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작은 시골동네라 적당한 장소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마침 그때 보건소를 찾았던 윤병관 샘말정미소 대표가 정미소에 벼를 말리는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결사대중에는 청년불자들도 함께한다.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 김정도(28) 불자는 만행결사 자비순례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순례 참가를 결정했다. “불교 종립대학 학생대표자로서 꼭 참가해보고 싶었습니다. 왼쪽 어깨에는 동국발전의 책임을, 오른쪽 어깨에는 불교 중흥의 염원을 싣고 걸음걸음을 통해 원력을 보태고 싶었습니다.”결사대중 가운데 젊은 나이인 김 회장이지만 자비순례가 예상했던 것처럼 쉽지는 않았다. 평발인 그는 남들보다 오래 걷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첫날부터 발에는 물집이 잡히고 걸
“대구 동화사를 출발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백km를 왔습니다.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결사대중으로서 걷는 이 길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시켜 주고 있습니다. 자비순례 경험이 앞으로 알파인 스노보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알파인 스노보드 국가대표 정해림(26) 선수가 상월선원 자비순례에 결사대중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정 선수는 지난해 한국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에 올랐고 평창 동계올림픽 평행대회전 부문에서도 20위를 기록했다. 일정대로라면 합숙훈련
물의 도시 충주의 새벽은 안개로 가득했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짙은 안개는 충주의 가을 풍광을 꼭꼭 숨긴 채 날이 개고 해가 떠도 좀처럼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흐린 시야에 그나마 선명한 것은 곧게 뻗은 도로의 경계선뿐. 결사대중은 그길 따라 앞선 이들의 발걸음을 부지런히 좇으며 앞으로 나아갔다.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10월20일 14일차 일정은 안개 속에서 진행됐다. 결사대중은 이날 짙은 안개 덕에 깊은 내면의 세계와 마주하며 수행에 전념할 수 있었다. 27km를 걸으며 화두를 들거나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거나
“형광조끼를 입고 자전거를 타며 휘슬을 불고 야광봉을 흔드는 모습이 생소해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자비순례에 동참한 출가대중 가운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주저 없이 자청했습니다. 자비순례 21일간 ‘결사대중의 안전’을 화두로 소임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대구 보현사 주지 지우 스님은 결사대중 중 가장 먼저 출발해 가장 늦게 휴식을 취한다. 결사대중 앞과 뒤를 내달리며 교통을 통제하고 위험요소를 살펴 진행요원들에게 전파한다. 숙영지에 도착해 모두가 쉬는 시간, 스님은 운영팀과 함께 다음날 자비순례 코스를 답사한다. 휴식
하루 전 충주에 도착한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결사대중이 남한강 물길 따라 서울 봉은사로 향해 나아갔다.10월19일 자비순례 13일차 35km 행선이 충주 일원에서 진행됐다. 이날은 자비순례 일정 가운데 가장 긴 코스인데다 이동거리의 절반가량이 충주 도심과 맞닿아 어느 때보다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결사대중도 지역 경찰의 협조 아래 휴식시간을 줄이고 속도를 높여 빠르게 도심 구간을 통과했다. 덕분에 오후 4시 회향이 예정됐던 13일차 순례는 3시간 앞당긴 오후 1시 즈음 마무리됐다.이날을 비롯해 지난 13일간 자비순례가 안전하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후 맞이한 첫 주말 사부대중 100여명이 찾아와 행선에 동참하며 불교중흥과 국난극복의 의지를 다졌다.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결사대중은 10월18일 충북 괴산에서 충주까지 12일차 일정을 진행했다. 출발은 전날 문경새재를 넘은 피로를 덜기 위해 2시간 늦은 오전 6시 시작됐다. 출발 즈음 수은주는 2℃를 가리켰고 차가운 공기가 만들어낸 물안개는 가을 새벽을 한층 아름답게 만들었다. 결사대중은 순례 길에서 우연히 마주한 보물 제97호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을 향해 합장반배하며 신심을 다졌다.순례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