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 갓 입문한 행자 손에 가장 먼저 쥐어지는 책인 동시에 한국선불교의 중흥조인 경허 스님 같은 대선사조차 평생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 바로 ‘초발심자경문’이다. 통도사와 동화사 승가대학에서 강사와 강주를 역임하며 후학들을 지도해온 양관 스님이 이 책을 다시 펼친 이유는 코로나19와 그 여파로 모든 것이 어렵고 힘들어진 시대, ‘우리를 붙들어주고 발심하여 수행해 나가는 가르침을 읽고 조금이라도 용기를 낼 수 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수행자뿐 아니라 재가불자 또는 일반인에게도 ‘초발심자경문’의 가르침은 자신이 결심한 길 위에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동서양의 많은 종교들이 사후와 사후의 세계를 설명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불교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불교가 죽음의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달라이라마가 평생 가까이하고 수없이 강의하기도 했던 ‘입보리행론’만 살펴봐도 그렇다. 행복한 삶에 이르기 위해 무엇을 직시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며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를 다루지만 동시에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문제에 깊이 천착해 들어간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사실 그대로 보라고 가르치며 직시하기 두려워
인류의 기술은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인간의 지성과 철학은 우주를 망각했다. 근대의 과학 발전에 기반을 두고 인간 중심의 철학을 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철학이 사변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우주과학과 함께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아일보 기자와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을 역임한 저자 손석춘 건국대 교수는 법보신문 논설위원으로도 활약하며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각성시켰다. 손석춘 지음, 철수와영희, 2만원[1638호 / 2022년 6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
내 자녀가 성소수자라면, 혹은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커밍아웃’을 하거나 직장 동료 중에 성소수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그들을 대해야 할까.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호불호, 또는 사회의 통념이나 흐름에 따른 선택을 떠나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는 것은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적어도 ‘절대 하면 안 되는 말이나 행동’을 알려주는 점에서 필수 교양서가 될만하다. 지니 게인스버스 지음, 허원. 1만6000원.[1638호 / 2022년 6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
장애인불자모임 보리수아래 회원인 김소영 시인의 첫 시집이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더 많은 기회가 박탈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없어지고 기회 앞에 위축되거나 물러섬 없이 당당한 나이기를 기도한다”는 저자는 글을 통해 당당히 홀로서기에 도전한다. 개인 시집은 처음이지만 보리수아래 10주년 기념 공동시집 ‘단 하나의 이유까지’와 아시아장애인공동시집 ‘우리가 바다 건너 만난 것은’ 등을 통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왔다. 김소영 지음, 도반, 1만원[1638호 / 2022년 6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
2018년 발간된 ‘보리도차제광론 1-예비수습편’에 이어 두 번째 권으로 ‘하근기, 중근기 편’이다. 티베트불교의 대학승으로 추앙받는 총카파 대사가 1402년 집필한 책으로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거치게 되는 단계와 각 단계별 수행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역자는 달라이라마 한국어 공식 통역관을 역임하고 현재 나란다불교학술원에서 티베트원전 번역에 매진하고 있다. 총카파 지음, 박은정 번역, 나란다, 3만원.[1638호 / 2022년 6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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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성지안 스님(喚醒志安, 1664~1729)이 일반인에게는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에 불법이 어떻게 전승됐는지에 관심을 갖는 순간 ‘환성지안’이라는 불세출의 고승은 거대한 산맥처럼 다가온다. 태고보우에서 청허휴정으로 이어지는 선의 적통을 계승한 대선사이며, 통도사, 대흥사, 금산사, 백양사 등 전국 각지를 종횡무진한 화엄의 대종장이기 때문이다. 선종 5가의 핵심적인 개념을 정리하고 스님이 직접 견해를 피력한 ‘선문오종강요’는 백파긍선, 초의의순, 추사 김정희, 우담홍기, 축원진하 등을 중심으로 100여년간 펼쳐진
종교와 과학은 양립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신화를 기반으로 한 종교와 증명을 통해 성립되는 과학과는 서 있는 토대 자체가 다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과학적 명제들이 증명될수록, 과학적인 진보가 빨라질수록 자주 거론되는 종교가 있다. 불교다.대다수 종교들은 세상이 신에 의해 창조됐다고 주장하지만 불교는 세상이 형성됐다고 가르친다. 불교는 유일신을 인정하지 않는다. 신의 뜻에 따라 해석해야 할 세상 자체가 없다.불교는 원치 않는 고통의 원인을 본질을 알지 못하는 무명(無明)때문이라고 가르친다. 진리에 대한 무지함, 세상의 본질 혹은
‘침묵의 의미는 단순히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입니다.’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는 ‘시대의 스승’ 법정 스님의 맏상좌 덕조 스님의 두 번째 이야기다. 덕조 스님은 2009년 서울 길상사 소임을 내려놓고 송광사 선원에서 정진을 시작했다. ‘입을 다무는 침묵’이 아닌 ‘마음 속 심연을 들여다보는’ 10년의 시간을 보낸 스님은 2019년 산문을 열고 나와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이사장 소임을 맡으며 대중과의 깊은 소통을 시작했다. 2015년 첫 에세이집 ‘마
‘내 평생의 역사 속에 명멸되었던 슬픔과 기쁨, 고뇌와 좌절, 성공과 실패가 모두 불교의 믿음에 의존해서 극복되었다. 내 인생 중에 가장 잘 선택한 것은 불교와 철학이요, 이는 곧 동국대 불교대학 철학과를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에필로그 ‘나의 삶, 나의 종교’ 중에서.송석구 동국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이렇게 단언한다. 동국대 총장을 비롯해 동덕여대와 가천의과대 총장,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장,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 삼성경제연구소 고문을 역임하는 등 학계와 정·재계 두루 요직을 거친 그가 불교 안에서 자신의 삶
‘마음공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초심자들의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이다. 20여년간 참선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무심선원 김태완 원장이 2002년부터 2020년까지 구도자들로부터 받은 갖가지 물음에 답한 글 326개를 선별해 수록했다. ‘초심자를 위한 입문편’이 부제이지만 마음공부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누구든 펼쳐볼만 하다. 김태완 지음, 침묵의향기, 2만2000원.[1637호 / 2022년 6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십 년간 산사의 정원을 가꾸고 있는 현진 스님이 기록한 사계절에는 꽃과 바람, 자연이 전하는 깨달음이 가득하다. 꽃과 계절의 순환을 보며 인간에게도 각자의 때가 있음을 발견하는 스님은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위로한다. 때가 되면 다시 새잎이 돋고 꽃을 피우는 정원처럼 자연의 섭리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 준다. 현진 스님 지음. 담앤북스, 1만5500원.[1637호 / 2022년 6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누구나 마주하는 오늘을 누구보다 맛있게 살아내는 이가 있다. 바로 구독자 39만의 요리 유튜버 보현 스님이다. 책은 그런 스님의 요리 비결과 인생살이 노하우가 모두 담긴 요리 에세이다. 스님은 요리 유튜브 영상 중 유독 반응이 좋았던 인기 집밥 메뉴들을 선별해 집에서 따라 만들기 좋도록 2~3인분에 맞춘 조리법들을 소개한다. 보현 스님 지음, 중앙books, 2만원.[1637호 / 2022년 6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행복한 삶은 누구나 공통된 소망이다. 그러면 행복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 행복문화연구원장 원빈 스님은 “반드시 가겠다고 다짐하는 서원과 행복을 향해 직접 움직이는 행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거친 삶 속에서도 어둠이 아닌 빛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스님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원빈 스님 지음, 도서출판 이층버스, 1만5000원.[1637호 / 2022년 6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1637호 / 2022년 6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인도 고대신앙 베다의 신화 속 지모신 ‘크시티가르바’는 지금의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지장보살로 형성돼 동아시아로 전래됐다. 지옥을 관장하는 시왕은 사후 심판을 믿던 도교와 불교가 만나며 등장했지만 여기에 유교의 상례까지 결합하며 사후 일곱 번의 재판에 백일상, 소상(2년상), 대상(3년상)을 관장할 심판관까지 더해진 열명의 판관으로 완성됐다. 문수·보현보살 등이 동자라 불리는 이유는 티없이 맑고 순수한 동심이 곧 부처님의 마음이요, 그 자체로 깨달음의 경지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사천왕, 금강역사, 팔부신중 등 우락부락한 신
사람만 인생의 여정이 있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삼라만상(森羅萬象) 존재하는 일체에게는 모두 삶의 여정이 있다. 마음이 있는 유정(有情)은 생로병사(生老病死)를 하고, 마음이 없는 무정(無情)은 성주괴공(成住壞空)을 한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생겨나서 머물다가 무너져 사라져가는 이치는 같다. 다만 사물은 말을 하지 못하니, 속내를 알기 어려울 뿐이다.그러나 범인(凡人)의 삶에서 비껴서 있는 성인들이나 사유가 깊은 현자들은 사물을 통해 우리에게 삶의 깊은 진리들을 일깨워왔다. 우리의 인생은 겨우 100년에 불과하지만 사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