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 오르는 길 바위틈 좁은 통로에 몸이 끼었다. ‘이쪽과 저쪽의 경계’에 걸려 오도가도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그녀를 ‘저쪽’의 가족들이 바라보며 약을 올렸다. 오래도록 그 일이 기억에 남은 건 적지 않은 쓸쓸함과 서운함 때문이었으리라. ‘한 지붕 아래서 잠을 자는 가족들’조차 킥킥거리니 한평생 살아온 세상이란 또 얼마나 어색한 것일까. 하지만 작가의 마음이 그 자리에 머물렀다면 수필집 ‘슬픔을 사랑합니다’는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코앞만 보고 조급함에 넓게 벌리고 내딛던 다리는 두 손을 모으는 마음으로 좁혀야 했다.
집착은 왜 괴로움의 원인이 되고,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무엇일까. 마음챙김이 수행이 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지금 여기를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스스로를 존중하는 연습, 마음챙김’은 뇌과학 및 진화생물학의 성과들을 불교이론에 접목시켜온 저자의 두 번째 마음강의 책이다. 공부공동체인 ‘남산강학원’과 ‘감이당’에서 2019년 진행했던 선물강의를 기반으로 새롭게 집필했다. 고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저자는 해인사, 송광사, 백장암 등에서 정진한 선수행자이며, ‘대승기신론’ ‘육조단경’ ‘중론’ ‘금강경’ ‘반야심경’ ‘법성게’ ‘섭대
시(詩)라는 한자가 언어(言)로 지은 절(寺)이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듯이 시는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교의 전래와 함께 수많은 스님들이 시를 남겼고, 오늘날 전하는 향가도 대부분 스님들의 작품이다. 통일신라말 선종이 발달하면서 수많은 선사들이 자신의 깨달음을 시로 표현한 오도송과 선시들을 남겼으며, 이러한 전통은 고려와 조선을 거쳐 근현대까지 이어졌다.1971년 3월14일 대구 파계사에서 발족한 승려시인회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조오현을 필명으로 쓰던 무산 스님을 회장으로 지현, 병석, 성우, 정휴 스님 등 2
‘삼국유사’를 바탕으로 불교가 인도에서 직접 가야로 전해졌음을 추적했다. 서기 48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의 가락국 도래와 파사석탑 기록은 해양으로 불교가 전래됐다는 남방불교설의 시작점이 된다. 또 국내 허황옥 루트인 ‘허황옥 신혼길’ 3일의 여정을 최초로 밝혔다. 이는 허황옥의 실체를 밝히고 역사 바로 세우기로 이어지고 있다. 도명 스님 지음, 담앤북스, 1만9000원.[1636호 / 2022년 6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
선생님이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할까? 선생님과 부모 마음이 편해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이 책은 학교 현장에서 열린 법륜 스님과 선생님들의 만남 시간에 나눈 대화를 정리한 책이다.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내놓고, 스님과 대화하면서 공감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이 담겼다. 법륜 스님 지음, 정토출판, 6000원.[1636호 / 2022년 6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캐네디언 글렌 초이는 대학시절과 청년기를 한국에서 보낸다. 판소리와 동양철학에 매료되고 낭만적인 출가까지 꿈꾸지만 엄청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계속되는 도전과 실패에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내려놓아야 알게 된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고 몸과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다. 최석원 지음, 사유수, 1만5000원.[1636호 / 2022년 6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우리를 망치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우리 의견이다.” 스토아는 고대 아테네에서 제논이 창시한 학파로 서양 고대 철학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인지행동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스토아주의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통해 역경에 맞서고, 욕망을 누그러뜨리고, 불안을 직면해 용기 내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도널드 로버트슨 지음, 황금거북, 1만7000원.[1636호 / 2022년 6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1636호 / 2022년 6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부처님 가르침을 대기설법이라고 한다. 듣는 사람의 이해능력과 마음상태를 살펴 최적의 가르침을 설하는 것이다. 물론 부처님의 가르침은 누구나 부처라는 믿음 속에서 진행된다. 무명에 가려진 불성을 몰록 올라오게 하거나, 번뜩이는 깨달음은 그래서 각자의 몫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불성을 일깨우고, 깨달아 부처가 되는 것은 온전하게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말이다. 이런 부처님의 대기설법과 비슷한 것이 코칭(Coaching)이다. 코칭은 사람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자신의 마음을 발견하게 하고, 이를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일련
‘반야심경(般若心經)’은 팔만대장경 중 가장 중요시되는 경이며 전 세계의 불교도들이 가장 많이 외우는 경이다. 반면 경전 중 난해해 번역하기가 가장 어려운 경이기도 하다.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해석이 어려운 반야심경의 확실한 이해를 돕기 위해 15년이라는 대장정의 집필 기간을 거쳐 발간된 두 권의 책이 있다. ‘반야심경 정해’와 ‘반야심경, 무슨 말을 하고 있나’, 이 두 권은 이른바 반야심경 번역 및 분석을 응집한 ‘반야심경 종합서’다.무엇보다 이 책은 반야심경의 ‘사라진 퍼즐’을 맞춰서 경문의 본뜻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축
[1635호 / 2022년 6월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부처님의 입멸’ 키워드로초기·부파·대승 경전·논서통시적 연구·결집 첫 성과입멸하신 붓다는 어디에 계시는가. 이는 ‘완전한 열반에 들어간 붓다의 거처’에 대한 질문이다. 싯다르타가 성불해 붓다가 되던 날, 붓다가 증득한 최고의 법은 열반이었다. 그렇기에 붓다의 입멸 후 주처를 확인하는 문제는 ‘열반’, 즉 깨달음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직결된다. ‘붓다의 입멸 에피소드 연구’를 통해 동국대 강사 명오 스님이 던진 이 과감한 질문은 붓다 입멸 후 이를 둘러싸고 수백 년 동안 교단 내에서 이어진 논의와 고민에 대한 방대한 자료의 확인으로
[1634호 / 2022년 6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부산 해인정사 수진 스님이 현토역주를 진행하는 ‘청량국사화엄경소초(淸凉國師華嚴經疏鈔)’ 3차분 13권(18~30)이 최근 출간됐다. 전체 100권으로 진행 중인 ‘청량국사화엄경소초’는 1차분(2020년) ‘화엄현담’ 10권과 2차분(2021년) ‘세주묘엄품’ 7권에 이은 것으로 제2품 여래현상품부터 보현삼매품, 세계성취품, 화장세계품, 비로자나품, 여래명호품, 사성제품, 광명각품, 제10품 보살문명품까지 실렸다.‘청량국사화엄경소초’는 80권본 ‘화엄경’에 소(疏) 60권, 초(鈔) 90권을 붙일 정도로 분량이 방대하다. 대소승 경전
붓다가 길을 나섰다. 음유시인 빙기사를 만나기 위해 항구도시 숩바라까로 향하는 여정. 붓다를 시봉한 제자 아난다는 물었다.“세존이시여, 그(빙기사)는 밧디야 테라(비구장로)가 사끼야국의 왕이었던 시절 그의 아내 아유타를 유혹하여 간음하는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러고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삿된 믿음에 빠져들어 수만 명의 생명과 재산을 파괴하는 종교 전쟁을 일으켰습니다.(중략) 그 비루한 중생을 만나기 위해 여섯 달이나 걸리는 먼 여행길을 떠나시겠다는 것입니까?”붓다가 대답했다.“네가 비난하는 빙기사가 겉으로 보기에는 지은 죄업이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말처럼 기독교에서는 천국만큼이나 지옥을 자주 언급한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쾌락의 정원’ 등은 이러한 서양인의 관념 속에 녹아든 지옥의 모습을 보여준다. 의외로 여길 수 있겠지만 불교에서도 지옥에 얽힌 얘기와 그림들은 차고 넘친다. 단순히 죄 많은 중생이 간다는 육도의 하나로서 지옥 차원이 아니다. 머리카락이 쭈뼛하도록 끔찍한 지옥 풍경을 설명한 불경들이 적지 않고, 시왕도 감로도 등 그림에는 살풍경한 지옥이 눈앞에 생생히 펼쳐진다.이 책은 초기불교에서부터 동아시아불교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와 함께 살아있는 부처로 불리며 세계인들의 영적 스승으로 추앙받았던 틱낫한 스님이 올해 1월21일 세납 96세로 입적했다. 스님은 1961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으며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전 세계를 돌며 반전운동을 전개했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 정부로부터 귀국 금지 조치를 당했지만 스님은 오히려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스님은 1982년 프랑스 서남쪽 보르도 근교에 플럼빌리지(Plum Village)라는 명상공동체를 세우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수행의 기회를
646년 신라 시대 자장율사가 영축산 아래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창건한 도량 통도사(通度寺)는 1377년의 역사 속에서 방대한 불교 세계관을 하나로 응축한 도량이다. 그 공간을 낱낱이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사찰이 무엇인지, 불교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길라잡이가 되기 충분하다. ‘한 권으로 읽는 통도사’는 꼭 알아야 할 통도사의 역사를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한, 한 손에 쏙 잡히는 단행본이다.통도사는 지난 2020년 12월25일 1년 4개월의 집필 기간을 거쳐 통도사의 창건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총망라해 ‘신편 통